2014 여우락(樂) 페스티벌 가이드

뭉치고 흩어지며, 신나게 놀아보는 한국음악축제!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6월 1일 12:00 오전


▲ 왼쪽부터 양방언·최희선·강은일·정재일·한승석·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고래야·서영도·NOK유니트·이태원·장영규

올해 5주년을 맞이한 이번 여우락(樂) 페스티벌은 음악가들의 신선한 협업이 준비돼 있다.

남산의 기류를 타고 신명 나는 음악의 바람이 불어온다

7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국립극장의 ‘여우락(樂)’은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를 줄여 부르는 음악축제다. 2010년부터 시작된 여우락은 전통예술 및 국악 등 한국 음악에 뿌리를 두고 세계와 소통하는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로 올해 5주년을 맞아 더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프로그램으로 관객맞이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여우락은 음악가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일군 ‘브랜드 뉴(Brand-new)’ 공연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오프닝’ ‘크로스오버’ ‘센세이션’ 3개의 테마 아래 뮤지션들은 ‘+’ 버튼과 ‘=’ 버튼을 누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들만의 음악을 ‘여기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광경을 신 나게 목격하며 한국 음악의 또 다른 미래가 다가옴을 느끼면 된다.

오프닝

양방언+Various Artists = ‘여우락 판타지’


▲ 양방언

‘여우락 판타지’는 예술감독 양방언을 중심으로, 그동안 여우락에 출연했던 연주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을 선보이는 무대다. 양방언과 함께 할 아티스트를 예측해보는 것도 여우락을 준비하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7월 4~5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양방언 김연아 선수가 출연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선보인 ‘아리랑’으로 러시아의 하늘을 뒤덮었다. 양방언은 2011년 제2회 여우락 참여를 계기로 2012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크로스오버

DJ 소울스케이프+세컨 세션+윤석철 = ‘전통과 적용’


▲ 세컨세션

▲ 윤석철

▲ DJ 소울스케이프

한국 음악을 중심으로 재즈와 펑크, 록이 교감하며 세상 어디에도 없을 화학반응을 만들어 낼 무대다. 디제잉으로 재구성한 민요와 산조가 사이키델릭 재즈·펑크·락 등과 숨 막히게 교감할 시간이다(7월 8~9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DJ 소울스케이프 디제이와 프로듀서를 한 몸으로 해내는 전방위 아티스트다. 그의 음악은 탄탄히 쌓아 올리고, 부지런히 무너뜨리며, 꼼꼼히 해체하는, 한마디로 롤러코스터 같은 음악이다.

세컨 세션 김문희(베이스)·민상용(드러머)·이태훈(기타)으로 구성된 트리오. 재즈의 즉흥과 펑크의 그루브를 결합한 ‘재즈펑크’라는 흔치 않은 사운드를 만들어 한국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윤석철 즉흥의 감정을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하이에나 같은 피아니스트. 재즈가 중심이지만 이 시대의 다양한 음악을 담으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매번 ‘개조’한다.

크로스오버

두 번째 달+고래야 = ‘달에 사는 고래’


▲ 고래야

닮은 듯 다른 느낌의 두 팀이 만났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각 팀의 악기들이 합쳐져 거대한 앙상블을 만드는 한편, 제각각 색깔로 한국 음악과 월드뮤직을 넘어서는 그들만의 교감을 보여줄 것이다. 그 교감의 색채는 지극히 이국적이면서도 동시에 토속적일 거다(7월 10~11일, 달오름극장).

두 번째달 김현보(기타·만돌린)·박진우(베이스)·최진경(키보드·아코디언)·백선열(드럼·퍼커션)·조윤정(바이올린)으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이들의 음악에는 바다 건너 이국의 생소한 민속악기가 선사하는 낯섦과 몽환적인 이미지가 공존한다.

고래야 옴브레(기타)·김동근(대금·소금·퉁소)·경이(퍼커션)·권아신(소리)·정하리(거문고)·김초롱(퍼커션)으로 구성된 앙상블이다. 이들의 연주가 시작되면 국악인지 양약인지를 묻지 말자. 그저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동화의 세계로 가 있다.

크로스오버

NOK유니트+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 ‘잡음(雜音)의 미학’


▲ NOK 유니트

▲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국립국악관현악단 스타 단원들과 서영도를 주축으로 한 재즈계의 고수들이 만났다. 시나위의 바람이 재즈의 검 날 위로 미끄러지며 숨 쉴 틈 없는 한 판 승부가 펼쳐진다. 그러나 ‘잡’겠다! 너의 ‘음’을!(7월 12~13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NOK유니트 국립국악관현악단(The National Orche-stra of Korea)의 각 파트를 대표하는 솔리스트들과 원일 예술감독이 연주자로 참여한 유닛 그룹이다. 이번 축제를 뜨겁게 달구기 위해 그동안 여우락이 숨겨놓은 비밀병기다.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서영도(베이스)를 중심으로 정수욱(기타)·신현필(색소폰)·민경인(키보드)·한웅원(드럼)·배선용(트럼펫)·김지석(색소폰) 이상 7명으로 구성된 앙상블로 다양한 음악적 문법을 구사하는 재즈계의 ‘북두칠성’이다.

센세이션

강태환×강권순+박우재 = ‘마지막 마스터’

형식도 규칙도 없지만 색소폰 한 대로 억겁의 우주를 짓는 프리뮤직의 대가 강태환. 이번 무대는 그의 음악세계를 전면에 내걸었다. 가부좌를 틀고 숨으로 쉼표를 지우듯 색소폰에 연속적으로 숨을 불어넣는 순환호흡의 대가 강태환과 젊은 지음(知音)이 이룬 앙상블은 전통과 컨템퍼러리 사이의 풍경을 묘하게 선사한다(7월 15~16일, 달오름극장).

강권순 정가(正歌)가 주 전공이지만 무한한 스펙트럼을 가진 소리의 레이어는 밀도 높은 아우라를 뿜어낸다. 그의 목에는 세상의 수많은 악기들이 보관되어 있는 듯하다.

박우재 거문고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 무용음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연주 도구인 술대 외에 활이나 녹음 음원을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거문고가 나아갈 새 ‘예술’을 개척 중이다.

센세이션

장영규+이태원&음악동인 고물+이희문+정은혜+앵비+프로젝트 놈

= ‘제비·여름·민요’

비빙의 음악감독 장영규와 음악동인 고물을 이끄는 이태원이 민요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흔한 새였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철새가 된 ‘제비’는 과거에 사랑받던 노래였지만 박제화가 되는 오늘날 민요의 운명을 상징한다. 두 작곡가와 영감을 주고받는 뮤즈인 소리꾼 정은혜와 이희문이 함께 한다(7월 16~17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장영규 그는 한 명의 작곡가 이전에 하나의 장르다.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그만의 미니멀리즘은 ‘파격’과 ‘품격’을 동시에 지닌 그만의 음악어법이다. 영화·연극·무용 등 유명한 작품마다 그의 음악이 녹아 있다.

이태원&음악동인 고물 이태원의 음악은 ‘음악’과 ‘음향’ 사이를 묘하게 오간다. 전통음악의 일방적인 차용보다는 다양한 선율과 요소들이 그의 손끝에서 재배치되며 새로운 맥락을 형성할 때 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늘 흥미진진한 일이다. 음악동인 고물은 홍예진(가야금)·고진호(대금)·배승빈(피리)·박연지(해금)·홍상진(장구)·김솔미(철현금)로 구성된 앙상블.

이희문 이희문컴퍼니를 이끄는 젊은 소리꾼이다. 경기민요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이희문을 찾으면 된다. 그는 경기민요의 ‘맛집’이기 때문이다.

정은혜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신재효가 ‘광대가’에서 뛰어난 광대의 조건으로 꼽은 미모(인물)·아니리(사설)·음악(득음)·연기력(너름새)을 두루 갖춘 소리꾼이다. 얼굴 한번 안 본 예술가와의 호흡을 맞추는 솜씨 또한 일품이다.

앵비 꾀꼬리 ‘앵(鶯)’, 날 ‘비(飛)’, 즉 꾀꼬리와 같은 날갯짓으로 경기소리의 비상을 꿈꾸는 여성 소리집단이다.

프로젝트 놈 남성 소리꾼의 불모지인 경기소리계를 주름잡을 4명의 ‘놈’들. 어디든지 재미있게 놀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음악철학이다.

센세이션

한승석+정재일×배삼식 = ‘바리abandoned’


▲ 한승석

▲ 정재일

바리데기 설화에 등장하는 바리공주의 이야기를 두 남자가 들려준다. 단순히 바리의 여정을 그려내기보다는 그 여정 속에서 건져올린 버림과 버려짐, 용서와 생명, 이별과 구원의 조각들을 통해 이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볼 예정이다. 한승석의 소리에 배삼식의 노랫말이 실리고 정재일의 피아노와 멀티플한 연주가 그 소리들을 받쳐준다(7월 19~20일, 달오름극장).

배삼식 그의 언어는 언제든 춤으로, 음악으로, 오페라로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탁월한 구성력과 맛깔스런 가사가 주무기인 극작가다.

한승석 소리꾼 한승석이자 굿음악의 귀재 한승석이며, 타악기의 명수 한승석이다. 새로운 음악을 위해 늘 고민하고 탐구하는 이른바 학자적 광대다.

정재일 10대에 긱스에서 활동하며 이른바 천재 소년기를 보냈고, 현재 슈퍼멀티플레이어로서 영화·공연·전시·퍼포먼스 등 전방위에서 활동 중인 아방가르드 명인이다.

센세이션

최희선밴드+고구려밴드 = ‘꿈의 아리랑’


▲ 최희선

한국의 전통음악과 록이 만난다. 본능적이며 직관적인 록의 사운드와 전통음악의 애잔함과 여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대. 각 음악의 유전자는 따지지도 말고 묻지도 말자. 단지 두 음악이 만나는 가운데 일어나는 섬광의 광경을 즐기면 된다(7월 19~20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최희선밴드 가왕(歌王)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중심에는 최희선이 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이자 지난 20년간 위대한 탄생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에 목말라하는 아티스트다.

고구려밴드 이길영(보컬)·이종훈(드럼)·서민석(베이스)·양안복(기타)·이승주(키보드)로 구성된 고구려밴드는 아리랑의 ‘한’과 록의 ‘파워’를 접목시킨 ‘아리락’을 내놓고 힘차게 달리고 있다.

센세이션

강은일+사이토 테츠+사와이 카즈에

= ‘탄(彈), 세월을 타다’


▲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장르와 국경, 세대를 넘어 한국과 일본의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유구한 역사 속에 전해져온 전통음악을 과거의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리뮤직이 전통음악과 접속을 시도하던 1980년대, 강은일에게 그 세계를 강하게 맛보게 한 일본의 두 음악가와 함께 하는 즉흥무대다(7월 23~24일, 달오름극장).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강은일은 곧 해금이다. 해금플러스는 해금을 어떤 음악과도 ‘플러스’하는 강은일 특유의 음악적 성격이 올곧이 배어있는 앙상블이다.

사이토 테츠 일본의 더블베이시스트로 동해안별신굿 명인 김석출의 무속음악과 조우한 이래, 한국의 전통음악에 심취하여 다양한 시도와 만남을 갖고 있다.

사와이 카즈에 그의 손이 빚어내는 고토 소리는 자국의 전통음악부터 현대음악은 물론 재즈 등과 만나며 세계의 음악사를 방랑한다. 존 케이지를 비롯하여 백남준 등 세계적인 뮤지션 및 예술가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프리뮤직의 신적인 존재다.

2014 여우락 출연진+Various Artists = ‘여우락 올스타즈

앞서 살펴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떻게 될까? ‘여우락 올스타즈’는 2014 여우락을 빛낸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잼 콘서트를 선보이는 시간이다. ‘섞임’과 ‘난장(亂場)’의 미학이 펼쳐질 때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한다. 그리고 막이 내리면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 2015년의 여우락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7월 25~26일,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

사진 국립극장·월간객석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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