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끌 젊은 예술가’ 선정 10년-국악·연극·뮤지컬·무용

추억의 기록을 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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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7년 1월 1일 12:00 오전

‘객석’이 선정한 101인의 예술가 중 91인이 지난 10년간 남긴 흥미로운 말들을 다시 꺼내 분야별로 모았다.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된 소중한 이야기들 중 국악·연극·뮤지컬·무용을 들여다보았다

남상일(판소리) 2008년 선정
남상일이 200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하고 5년이 지났을 때 ‘객석’은 그를 만났다. 그로부터 다시 5년이 흘러 남상일은 판소리의 대중화를 꿈꾸며 국립극장을 떠났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대중을 만나며 꿈을 실현하고 있다. KBS 1TV ‘국악한마당’을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복면가왕’에 출연하기도 했다. “신이 날 때나 슬플 때나, 심지어 잠꼬대를 할 때도 나는 늘 판소리와 함께 한다”던 당시 인터뷰에서도, 지금도, 그는 늘 에너지가 넘친다.

이유경(가곡) 2009년 선정
2008년 KBS국악대상 가악부문 수상자로 주목받은 이유경. 김영기 문파에 몸담은 그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다. 정가 전공자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박사과정(서울대)을 밟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9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번 몰입하면 만족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노력하고, 공연에서 그걸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그녀는 이제 중견 가객으로 불리며 성실히 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박민희(가곡) 2010년 선정
정가를 전공한 박민희는 유망주 선정 당시 인터뷰에서 “스타일리시한 가수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 현대무용수 안은미 안무의 ‘바리’에 출연했던 그녀는 2013년 ‘박민희의 가곡 실격: 나흘 밤’이라는 다소 공격적인 제목으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이듬해에는 국립현대무용단(안무 안애순)의 ‘이미아직’에 무당 역으로 출연했다. 2016년에는 국립극장 여우락 무대에 올라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엄격한 음악 양식 속에서 자유를 찾는 그녀의 진중한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소연(판소리) 2012년 선정
“혹시 취나물을 아시는지? 처음에는 독특한 향이 낯설지만 그 향이 입속을 맴돌아 익숙해지면, 이름 그대로 ‘취’하게 된다. 나의 소리는 취나물과도 같다. ‘취’하고 싶은 취나물.” 소리의 여러 영역 중 창극에 매력을 느낀다던 이소연은 2012년 유망주로 선정된 이듬해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최근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오르페오전’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원숙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취’하게 했다.

박인혜(판소리) 2013년 선정
2012년 리투아니아 국제연극축제에서 판소리를 소개하고 페스티벌 최고상을 받았던 박인혜는 판소리를 재료로 마음껏 놀 줄 아는 소리꾼이다. 현재 판소리로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을 이끌고 있으며, 2016년에는 허먼 멜빌의 소설 ‘필경사 바틀비’를 판소리로 각색해 남산국악당 무대에 올리는 등 색다른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판소리는 길어도 길어도 끝이 없는 우물과도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에 담아 표현할 수 있는 장르 가운데 하나다.”

이현아(가곡) 2014년 선정
“두산 베어스의 왕 팬이다. 김현수·정수빈 선수를 좋아한다.” 우아하고 꼿꼿한 자태로 애틋함이 묻어나는 정가를 노래하는 이현아. 취미가 무엇이냐 물었더니 야구광의 면모를 보였다. 2016년 두산 베어스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 기뻐했을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에서 활동하며 “후배 장애인 음악가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험난한 길을 닦고 싶다”던 그녀는 여전히 힘든 길을 힘차게 걷고 있다.

김희영(민요) 2016년 선정
“전통음악에 대한 연구와 지속적인 관심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민족의 정신은 뿌리 뽑힌 나무처럼 흩날리는 바람에 여기저기 흔들릴 것이다.” 11세에 경기 12잡가 완창, 15세에 휘몰이잡가 완창을 선보였던 소리꾼 김희영은 자신의 음악 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그녀가 그해 5월 발매한 음악 그룹 시로의 정규 3집 ‘골목환상-모퉁이 돌면’과 7월 선보인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피어나’를 보며 그녀의 음악이 얼마나 단단히 뿌리를 내린 채 바람을 자유롭게 만끽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꽃별(해금) 2007년 선정
지난해 6집 음반을 발매하며 나날이 자신의 색을 짙게 칠해가는 해금 연주자 꽃별. 2015년부터 본지에 여행과 음악이 담긴 에세이 ‘거기서 들려오는 소리’를 연재하며 그녀의 음악만큼이나 따뜻한 글을 전하고 있다. “만약 목숨처럼 소중한 사랑하는 사람이 음악을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지?”라며 귀엽게 고민하던 그녀는 다행히(!) 음악하는 남자(작곡가 조용욱)와 결혼해 남편과 함께 행복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희(해금) 2008년 선정
“한 달여간의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다. 나일 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바라본 석양과 사막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며 들은 ‘이수대엽’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악회 단원으로 활동하던 이승희는 독주 활동과 더불어 FM 국악방송에서 ‘고운 님 고운 음악’을 진행하고,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2016년에는 국립극장 여우락 콘서트, 돈화문국악당 개관 기념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그녀는 여러 분야에서 별처럼 빛나고 있다.

구교임(거문고) 2010년 선정
2005년부터 ‘구교임 거문고 매력’이라는 타이틀로 독주회를 가진 구교임. ‘객석’은 여섯 번째 ‘구교임 거문고 매력’이 열린 이후 그녀를 만났다. 구교임은 후에 두 번의 독주회를 열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2015년 다시 관객 앞에 섰다. 독주회마다 창작곡을 발표하며 레퍼토리 확장에 앞장서온 그녀는 “한결같다는 말은 결코 듣고 싶지 않다”며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열 번째 무대가 관객을 만날 것이다.

신현식(아쟁) 2013년 선정
“존 맥러플린의 ‘샥티’나 키스 재럿의 음악에 있는 즉흥성을 좋아한다. 평화와 자유의 시대정신이 깃든 1970년대 우드스톡의 음악들도 좋다. 존경하는 예술가는 피나 바우슈이고, 연출가 박근형의 작품과 프랑스의 태양극단도 좋아한다.” 아쟁 연주자 신현식은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의 리더로, 다양한 것들에 관심이 많은만큼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2007년 결성돼 2011·2012년 연이어 앨범을 발매한 앙상블 시나위는 2014년 영국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에서 현대화된 국악을 들려주어 호평을 받았다.

안은경(피리) 2011년 선정
“필리핀 깊은 섬 ‘카미귄’이란 곳을 다녀왔는데, 원초적인 자연이 숨 쉬는 동화 같은 곳에서의 3일은 더욱 순수한 나로 돌아가게끔 했다. 이러한 여행의 느낌들이 내 피리 소리에 뒤엉켜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경계를 허물어가며 활동하는 피리 연주자 안은경은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정단원이며, 피리·더블베이스·어쿠스틱 기타·타악기로 구성된 창작국악그룹 ‘안은경 퓨리티’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울(가야금 4중주단) 2007년 선정
“관객을 코앞에서 만나는 소극장 공연을 자주 가지면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제자들이 모여 결성한 가야금 4중주단 여울(기숙희·이수은·안나래·박민정)은 재즈·록·팝 등과 국악을 결합해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뒤바꾸는 연주 단체로 사랑받았다. 이들의 음악 중 ‘잃어버린 가을’과 ‘바다의 오후’는 2011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오마주 투 코리아’에 삽입되며 주목받았다.

불세출(국악앙상블) 2009년 선정
“‘불세출’이란 이름값을 못한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지 않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들이 의기투합한 국악앙상블 불세출(이준·전우석·김진욱·박계전·김용하·박제헌·최덕력·배정찬)은 2007년 팀 결성 이후 8년 만인 2015년에야 첫 공식 음반을 내놓았다. ‘창작국악’ 혹은 ‘퓨전국악’이라는 미명 아래 숱한 이들이 떠올랐다 가라앉던 시간 동안, 불세출은 묵묵히 그들만의 음악을 빚어오며 현대적 감각의 전통음악을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창작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거문고팩토리(국악앙상블) 2015년 선정
“국립국악원 생활국악 공모전을 통해 상금 80만 원이 생겼고, 이를 자금 삼아 공연계에 뛰어들었다. 행복하고 즐거운 공연을 만들자는 취지로 결성됐지만, 매년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어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다.” 어느덧 창단 12주년을 맞은 거문고팩토리(이정석·김선아·유미영·정인령)는 여전히 성실히 활동 중이다. 2015년 9월 폴란드 월드뮤직축제인 크로스컬처 페스티벌에 참여해 동유럽에 거문고의 음색을 전한 바 있다.

박경훈(국악작곡) 2011년 선정
“‘작품이 거기서 거기다’는 말을 듣는다면 작곡가로서의 생명은 끝 아닐까?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곡가로 남고 싶다.” 2011년은 박경훈에게 여러 모로 뜻깊은 해였다. ‘객석’ 유망주 선정과 더불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인력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같은 해 KBS국악대상 작곡상까지 수상했으며, 당시 KBS국악관현악단과의 수상 무대에서 작곡가 본인이 직접 피아노 협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그의 염려와는 달리, 우리는 여전히 그를 기대한다.

홍정의(국악작곡) 2012년 선정
“작곡을 할 때 뾰족하고 섬뜩한 하드록을 듣다가 그 안에서 부드러운 선율을 길어 올리기도 하고, 쇼팽의 잔잔한 선율을 듣다가 강한 비트가 담긴 일렉트릭 음악을 쓰기도 한다.” 월드뮤직 밴드 억스(AUX)의 리더로 활동한 작곡가 홍정의는 “국악을 중심에 두고 다른 음악가들과 협업해 친구같이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던 다짐을 착실히 이어가고 있다. 2014년 뮤지컬 ‘비스티 보이즈’, 2015년 국립창극단 ‘적벽가’,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음악극 ‘꿈.꾸.세’ 작업에 참여했다.

주인영(연극배우) 2007년 선정
10년 전 주인영은 “나의 수평을 유지하면서 죽을 때까지 내 페이스대로 연극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힘 있는 포부를 드러냈다. 2006년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그녀는, 당시 그녀에게 상을 안겼던 배역인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경숙 역으로 최근까지 무대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01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우수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인어; 바다를 부른 여인’에 출연했다.

김보경(뮤지컬 배우) 2007년 선정
뮤지컬을 그만두고 싶은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 무대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어떻게, 그리고 왜 뮤지컬을 그만둔단 말인가!?”라며 펄쩍 뛰던 김보경. ‘미스 사이공’ ‘위키드’ ‘레베카’ ‘잭 더 리퍼’ 등 굵직한 작품들을 거치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뮤지컬 ‘레베카’에서 김보경은 팬들로부터 ‘킴나(나 역으로 김보경이 출연한다는 뜻)’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나 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를 증명하듯, 그녀는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올해의 스타상’을 수상했다.

홍광호(뮤지컬 배우) 2008년 선정
“‘지킬 앤 하이드’에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인터뷰한 뮤지컬 배우 홍광호는 그로부터 2년 뒤 원하던 무대에 올랐다. “노래 잘 들었다는 말이 가장 싫다. 난 가수가 아니라 배우인데, 노래만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연기 잘한다는 말이 훨씬 듣기 좋다.” 2014년 웨스트엔드 25주년 기념 뉴 프로덕션 ‘미스 사이공’의 투이 역으로 런던에 진출한 홍광호는 2016년, 신인 시절 출연했던 창작 뮤지컬 ‘빨래’에 다시 출연했다. 어떤 무대에서도 홍광호는 연기를 참 잘한다.

이진희(연극배우) 2009년 선정
“‘저 배우가 무대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싶다.” 연극 ‘청춘, 18 대 1’(2008)로 평단의 호평을 얻었던 배우 이진희는 연극 ‘킬 미 나우’ ‘햄릿-더 플레이’와 뮤지컬 ‘그날들’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대학로에서 몰리에르 상 수상작인 프랑스 코믹 연극 ‘톡톡’의 아시아 초연 공연(~1월 30일)에 참여하고 있다. 무대를 지키며 자신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그녀의 앞날을 응원한다.

김주완(연극배우) 2010년 선정
박근형 연출가로부터 “연민이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던 배우 김주완은 이후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 ‘청춘예찬’ ‘마라, 사드’ ‘갈매기’ 등 박근형 연출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2014년에는 국립극단(연출 박혜선)의 ‘만파식적 도난 사건의 전말’, 김광보 연출의 ‘사회의 기둥들’에 출연해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차분히 내실을 다지고 있는 배우다.

이율(연극·뮤지컬 배우) 2010년 선정
스물셋 나이에 2인극 뮤지컬 ‘쓰릴 미’의 주연으로 전격 캐스팅되어 데뷔한 배우 이율. 이후 뮤지컬 ‘김종욱 찾기’ ‘아가씨와 건달들’ ‘풍월주’ ‘아랑가’, 연극 ‘나쁜 자석’ ‘프랑켄슈타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중에서도 2012년 ‘키사라기 미키짱’에서 그가 보여준 젊은 에너지는 단연 돋보였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 무대에서 행동과 언어가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는 2017년 3월 5일까지 뮤지컬 ‘보디가드’에 출연한다.

박완규(연극배우) 2011년 선정
“2001년 데뷔 무대였던 ‘불티나’ 무대에 올랐을 때, 처음으로 내가 프로라고 느꼈다. 심장이 터질 듯 떨리고 긴장했는데 관객을 맞이한 순간 기분 좋은 긴장감과 희열이 느껴졌다.” “하나만.”이라는 대사 한 마디밖에 없던 데뷔 무대에서 2010년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과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까지 수상한 박완규.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던 그는 2001년 극단 백수광부 입단 후 ‘과부들’ ‘갈매기’ ‘괴벨스 극장’ 등을 거치며 매해 진보해왔다.

박은태(뮤지컬 배우) 2011년 선정
“기획사에 들어가 2년 동안 앨범 준비를 하며 딜레마에 빠져 있던 중 뮤지컬 ‘라이언 킹’ 오디션을 보게 됐다. 주연은 아니라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그때부터 성악을 배우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다.” ‘모차르트’ ‘엘리자벳’ ‘지킬 앤 하이드’ 등 성실히 쌓아온 레퍼토리와 배역들이 자산이 되어, 박은태는 이제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독보적인 뮤지컬 스타가 됐다. 오는 2월까지 뮤지컬 ‘팬텀’의 타이틀 롤을 맡아 활약할 그의 새로운 얼굴을 기대한다.

박해수(연극·뮤지컬 배우) 2012년 선정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였는데, 이제 서른한 살이 되어 나이와 외모의 밸런스가 맞는 시기가 왔다. 난 이런 내 모습을 사랑한다.” 올해 서른여섯이 된 배우 박해수는 여전히 매혹적인 눈매로 여러 연령대의 다채로운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유망주 선정 이후 그해 동아연극상 신인연극상(2012)을 수상했고, 점차 연극·뮤지컬 외 TV 드라마·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고래 등에 한번 타보는 것이 작은 꿈”이라던 그는 과연 꿈을 이루었을까.

전미도(연극·뮤지컬 배우) 2012년 선정
“나는 이중인격자다.” 평소엔 특별한 취미도 없고 늘 만나던 사람만 만나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무대에 설 때는 늘 도전하길 원하고 새로운 것을 마주하는 데 흥분하는 배우 전미도. 연극 ‘3월의 눈’에서 故 장민호 선생의 연기를 보고 여든의 나이에도 무대를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던 그녀는 최근 뮤지컬 ‘스위니 토드’와 연극 ‘비’를 통해 완벽한 변신에 성공하며 호평받았다. 건강한 에너지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그녀를 보면, 그녀가 꼭 꿈을 이룰 것이란 확신이 든다.

지현준(연극·뮤지컬 배우) 2014년 선정
“배우는 삶을 훈련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노력하면 그만큼 유지하게 되는데, 잠깐이라도 쉬면 금세 제자리로 돌아간다. 생각해보면 그게 공평한 거다.” 지현준은 동료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늘 신뢰를 받는 배우다. 2015~2016년 연극 ‘시련’ ‘빛의 제국’,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명동 로망스’ ‘지구를 지켜라’, 무용 ‘계보학적 탐구’, 다원 ‘클럽 살로메’에 출연하는 동안 그는 자신을 지켜보는 많은 이의 기대에 부응하는, 충만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운선(연극·뮤지컬 배우) 2014년 선정
연극 ‘목란언니’ ‘유리동물원’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 정운선은 의외의 말을 했다. “색깔이 없는 것이 나의 색깔이다.” 유망주 선정 이후 출연한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시련’을 보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녀의 맑은 눈빛은 캐릭터를 완전히 투영해 빛나고 있었다. 그녀가 더욱 투명하고 단단해질 수 있는 매혹적인 역할을 많이 만나길.

박지연(뮤지컬 배우) 2016년 선정
박지연은 단 한 번의 무대 경험도 없던 때에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요 배역인 소피를 연기할 기회를 잡았다. 이후 ‘레미제라블’ ‘미남이시네요’ ‘고스트’ ‘원스’ ‘금강, 1894’의 주연을 줄줄이 차지했다. “아주 먼 미래에 무대에서의 삶을 정리할 때가 오면 ‘참 재미있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녀는 여전히 긍정적인 마음으로 무대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다.

양손프로젝트(극단) 2015년 선정
“‘양’ 씨와 ‘손’ 씨 성을 가진 배우가 모이며 시작되어 그룹 이름에 ‘양손’이 붙게 됐다.” 배우와 연출가의 경계를 허무는 팀인 극단 양손프로젝트(손상규·양종욱·양조아·박지혜).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의 연극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여했으며, 하반기에는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으로 ‘마이 아이즈 웬트 다크’를 무대에 올리는 등 연극계는 물론 대중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성기웅(극작·연출) 2008년 선정
“연극을 둘러싼 담론이 고리타분한 것 같다. 그래서 내 연극을 변호할 논리와 미학까지 스스로 갖춰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 참신한 감각을 지닌 동시대의 논객이 내 작품에 대해 얘기해주었으면.” 극작·연출가 성기웅은 2013년 일본 연출가 다다 준노스케와 협업한 ‘가모메’를 한·일 양국에 올리고, 2015년에는 극작·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와 함께 쓴 ‘신모험왕’을, 같은 해에 준노스케와 협업한 ‘태풍기담’을 양국 무대에 올렸다. 흥미롭고 감각적인 무대를 이어가는 성기웅의 바람은 오늘날 과연 이뤄진 걸까,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박정아(뮤지컬 작곡) 2009년 선정
“예전에 창작 뮤지컬 공연을 보고 나면 속상해서 많이 울었다. 나도 너무 하고 싶은데 기회도 없고…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이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거라서 그만두고 싶을 새가 없다. 계속하고 싶다.” 뮤지컬 ‘사춘기’(2008년 초연)의 작곡가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작곡가 박정아. 이후 ‘트레이스 유’ ‘마마 돈 크라이’ ‘더 넥스트 페이지’ ‘주홍글씨’ 등 여러 편의 창작 뮤지컬을 작곡하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나오(뮤지컬 작곡) 2013년 선정
“음악에 깊이 빠져들수록 ‘스토리텔링’에 관해 고민하게 된다. 연주 안에서 나름의 이야기적 해석이 있어야 청중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은 2011년 창작팩토리 뮤지컬 쇼케이스 1위를 차지해 이듬해 초연 무대를 가진 작품으로, 이나오에게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가져다주었다. 오는 1월 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재공연되며, 이나오가 작사와 작곡에 이어 연출에도 도전한다.

김은성(극작) 2013년 선정
“종이로 만든 집에서 나무로 만든 옷을 입고 구름으로 만든 펜을 들고 사는 천생 연극쟁이라고 할까. 곰을 닮은 외모에 얼굴이 자주 빨개져 별명은 ‘빨간곰’이다.” 최근 몇 년 간 연극계에서 가장 ‘핫한’ 극작가는 단연 김은성이다. 2012년 연극 ‘목란언니’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과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두산연강예술상까지 수상했다. 2016년에는 ‘썬샤인의 전사들’과 ‘함익’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추며 신선한 화두를 던졌다.

김현웅(발레) 2007년 선정
“아직 젊어서 그런지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영화도 보고 싶고, 원 없이 먹고도 싶고.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을 다 해서는 안 되는 직업을 갖고 있다. 속상하지만, 무용이 너무 좋으니까 그런 욕망들을 다 이겨내려 한다.” 2004년 입단 후 훤칠한 외모와 출중한 기량으로 자타공인 국립발레단의 스타 무용수로 활약한 김현웅. 2011년 발레단을 떠나 워싱턴 발레로 이적했지만, 2014년 강수진 단장과 동료들의 배려로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로 복귀했다. 부상으로 인한 휴식차 2016년에는 발레단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지난 10월에는 바가노바 발레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여전히 무용계의 중심에 있다.

김리회(발레) 2008년 선정
“나이 때문인지 춤에서 아직 어린 느낌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이를 떠나 작품에 맞는 캐릭터로 인정받고 싶다.” 열여덟 나이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그해 ‘호두까기 인형’의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 무용수 김리회. “살을 빼야 하는데 먹고 싶은 게 많아 걱정”이라던 소녀는 현재 국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가 되어 뛰어난 표현력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유망주 선정 이후 모스크바 콩쿠르 2위(2009)를 수상했고,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 호수’ ‘스파르타쿠스’의 주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를 펼쳤다.

이현준(발레) 2009년 선정
“고1 때 허리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던 중에 UBC의 ‘라 바야데르’를 봤는데, 너무 좋아서 5일 내내 공연을 봤다.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힘찬 도약에 소름이 돋았고,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이현준은 유니버설발레단 입단 일 년 만인 2008년 수석 무용수로 승급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2012년 10월에는 동료 무용수 손유희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하며 일과 사랑을 모두 거머쥔 행복한 남자가 됐다. 결혼과 동시에 미국 털사 발레로 적을 옮기며 새로운 환경에서 발레를 즐기고 있고, 현재 아내 손유희와 함께 털사 발레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김보람(현대무용) 2011년 선정
“어릴 때 춤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고등학교 때 서울에 올라와 춤이라는 선배를 만나고 대학교에 들어가 춤이라는 스승을 만났다. 지금은 김보람이라는 춤을 찾아가는 길이다.” 백업댄스팀 ‘프렌즈’에서 방송 댄스를 추다가 안성수 픽업그룹에서 현대무용수로 함께하면서 2008년에는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창단해 안무가로도 활동하는 김보람. 이력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은 그의 춤은 음악·미술·연극 등 다양한 분야와의 만남을 통해 ‘한마디로 규정 불가능한’ 김보람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김기완(발레) 2014년 선정
“‘스파르타쿠스’의 권력을 지닌 악의 캐릭터 크라수스가 나와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 역할을 통해 자신도 모르던 ‘또 다른 나’를 발견했다던 김기완은 2016년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의 스파르타쿠스 역으로 무대에 올라 균형감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모습으로 크라수스에 맞섰다. 국립발레단 입단 6년 차. 그의 레퍼토리의 폭이 확장된 만큼 그의 예술 세계도 확장되었다. 김기민(2013년 선정)·김기완 형제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선태(현대무용) 2014년 선정
TV 프로그램 ‘댄싱 9’으로 유명세를 얻은 이선태는 당시 인터뷰에서 “현대무용은 대중에게서 너무 고립되어 있다. 방송을 통해 현대무용이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 다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면 더 많은 이가 들어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그는 안무가 허용순의 ‘콘트라스트(Contrast)’ ‘더 에지 오브 더 서클(The Edge of the Circle)’에 출연하고, 댄스 엘라지 본선에 진출해 영화 ‘올드보이’(감독 박찬욱)의 영향을 받은 ‘노 원 오어 에브리원(No One or Everyone)’을 선보였다. 이선태는 자신의 무한한 내면을 가늠하는 중이다.

임지애(현대무용) 2015년 선정
임지애는 2015년 국립현대무용단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로 언어와 움직임에 관한 작품 ‘어제 보자’를 선보였고, 2016년에는 ‘뉴 몬스터’가 예술경영지원센터 ‘팸스 초이스’에 선정되었다. 안무가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해진 듯한 그녀는, 이렇든 저렇든 여전히 춤으로 질문을 던지는 아티스트다. “별을 보고 즐기듯 춤도 그럴 수는 없을까? 안무가 없어도 춤이 되고, 춤이 없어도 안무가 된다? 컨템퍼러리는 이런 모순적인 질문의 장난 아닐까?”

이수빈(발레) 2016년 선정
“스토리가 있고, 캐릭터가 확실한 작품을 좋아한다.” ‘오네긴’ ‘지젤’ ‘카멜리아 레이디’ ‘마농’을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던 발레 무용수 이수빈은 2016년 10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바가노바 발레 콩쿠르 시니어 부문에서 ‘지젤’ 2막 파드되를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무언가에 푹 빠지면 계속 그것만 알고 싶어 하는 성격 덕에 이만큼 발전할 수 있던 것 같다”며 예쁘게 웃던 이수빈. 그녀의 해외 발레단 입단 소식이 곧 들려올 것 같다.

임진호(현대무용) 2016년 선정
2007년부터 안무가 지경민 외 여러 무용수와 안무가 그룹 고블린 파티를 꾸려 활동하고 있는 임진호. “개인으로서 목표는 ‘늘 행복하자’고, 예술가로서 목표는 ‘늘 함께 행복하자’다.” 일본·벨기에·네덜란드·독일·오스트리아에 초청되어 고블린 파티의 상징인 “비상한 힘과 재주로 사람을 홀리는 익살스런 한국 도깨비” 같은 매력을 선보이고 돌아온 그는 최근 안무작 ‘옛날 옛적에’를 통해 팀원들, 관객들과 함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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