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예술가들’ 외

명인(名人)들의 뚜렷한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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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10월 7일 11:31 오후

BOOK
신간
글 권하영 기자

 

‘일하는 예술가들’
강석경 저

올해 타계한 가야금 명인 황병기를 비롯해 화가 장욱진, 건축가 김중업, 시인 김종삼 등 각계 뛰어난 예술가 15명의 삶과 신념을 탐구했다. 그들의 소탈한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과 인터뷰 당시의 육성이 기록된 책은 독자 앞에 명인들의 혼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1986년 출간 이후 5쇄를 거치는 동안 꾸준히 애독된 책으로, 올해 첫 개정증보판이 발행됐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일부 내용과 문장을 손질했으며, 초판 당시 긴 분량으로 지면에 실지 못했던 연극배우 백성희를 추가로 수록했다. 1950년 국립극단 창립 단원이자 1972년 국립극단 최연소 여성 단장을 지내며 국내 연극 역사를 이끌어 온 그의 업적을 기록했다.
열화당 | 1만6000원 | 031-955-7000

 

‘알렉산드리아 고양이: 마르크 르그라와의 대담’
조르주 무스타키 저 | 장승일 역

프랑스 샹송에 거대한 획을 그은 싱어송라이터 조르주 무스타키와 그의 오랜 친구 마르크 르그라가 나눈 대담을 편집했다. 르그라가 음악과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지면 무스타키가 답하는 형식의 대담에서 무스타키는 알렉산드리아 고양이로 명명된다. 유대계 그리스인으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 지중해 연안 다문화 사회에서 성장한 그의 삶을 반영한 것이자, 영원한 학습자인 동시에 게으름의 예찬자였던 그의 모습을 비유한 말이다.
그가 남긴 300곡이 넘는 샹송 중에서도 1968년 프랑스 5월 혁명의 시대정신을 담은 곡 ‘떠돌이’에 대한 대담이 흥미롭다. 외침보다 힘센 속삭임을 가진, 샹송의 힘과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책이다.
한국문화사 | 1만9000원 | 02-464-7708

 

‘재즈 선언’
윈턴 마살리스·제프리 C. 워드 저 | 황덕호 역

1997년 재즈 뮤지션 최초로 음악 부문의 퓰리처상을 받은 윈턴 마살리스의 재즈와 삶에 대한 신념을 담았다. 재즈의 핵심 개념인 스윙과 블루스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하며, 루이 암스트롱·마일스 데이비스 등 재즈의 대가들과 함께한 경험과 솔직한 평가를 전한다. 각 인물에 대한 글 끝에는 마살리스가 직접 추천하는 해당 음악가의 앨범이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마살리스는 그 역시 재즈는 흑인 음악이라는 데서부터 비롯한 인종주의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재즈와 민주주의는 닮아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둘의 공통점으로 ‘상대가 자유로울 때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신념을 제시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포노 | 1만6000원 | 02-736-1214

 

‘왜(WHY)’
버지니아 울프 저 | 정미현 역

신생 출판사 이소노미아가 발간한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의 1호 도서로,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페미니스트이자 모더니즘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담았다.
‘여성의 직업’ ‘왜’ 등 3편의 에세이에서는 여성에게 주입된 고정 관념을 전복하거나 틀에 갇힌 대학 교육을 비판한다. 이어지는 7편의 단편 소설에서는 ‘유령의 집’ ‘인류를 사랑한 남자’ 등이 수록되어 그녀만의 풍부한 작품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현대 단편 소설을 읽을 때처럼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인문 고전의 묵직한 메시지는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여담’에서는 숨겨졌던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이완과 협업해 선보인 새로운 책 디자인 역시 눈길을 끈다.
이소노미아 | 1만2000원 | 070-7918-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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