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객석이 추천하는 이달의 장르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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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11월 1일 4:40 오후

국악극 ‘꼭두’

11월 16~2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악극 ‘꼭두’

꼭두는 상여에 인물·용·봉황 등을 형상화해 장식하던 나뭇조각을 일컫는 단어로, 외로운 망자를 호위하며 죽음의 세계로 안내하는 존재이다. 4명의 꼭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국립국악원의 국악극 ‘꼭두’가 지난해 이어 올해 재공연 된다.

영화와 국악의 만남을 시도한 ‘꼭두’는 영화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김태용과 영화 ‘신과 함께’ ‘사도’ 등을 작곡한 음악감독 방준석이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김 감독은 판소리와 고전영화를 접목하여 춘향가를 소재로 한 ‘2016, 필름 판소리 춘향뎐’과 흥보가를 중심으로 한 ‘레게 이나 필름, 흥부’와 같은 작품을 선보이며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왔다.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받으며 예술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음악감독 방준석은 이번 작품에서 전통 국악곡을 활용해 주제곡과 주선율을 구성했다.

할머니의 꽃신을 찾아 나선 어린 남매의 여정을 담은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 2명과 무용수 2명으로 구성된 꼭두 4인방이 활약한다. 영화배우 조희봉·연극배우 심재현과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 이하경·박상주가 꼭두 역을 맡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국악극 ‘꼭두’를 영화화한 영화 ‘꼭두 이야기’는 지난 10월 5일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서 최초로 관객과 만났다. 영화에 사용되는 모든 음악을 국립국악원 연주자들이 직접 극장 무대에서 라이브 연주로 선보이며 신선함을 더했다. 이어지는 감동은 오는 11월 무대를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정치용/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209회 정기연주회(협연 양인모)

11월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정치용

양인모 ©studio BoB

러시아에서 태어나 혁명을 경험하고 미국으로 망명한 공통점을 가진 두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정치용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무대에서 나란히 만난다. 1부에서는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협연으로 연주되고, 2부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으로 채워진다. 특히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코리안심포니 1985년 창단 이후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주하는 작품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원래 단악장 형태로 1915년에 작곡되었다가, 1917년에 3악장 형식의 협주곡으로 다시 완성됐다. 하지만 그해 러시아에서 이른바 ‘10월 혁명’이 일어나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정된 초연이 무산되고, 프로코피예프는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결국 초연은 작품이 완성된 지 6년 뒤인 1923년 파리에서 이뤄졌다. 양인모는 이 곡에 대해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환상적이고 신비한 표현이 담긴 샤갈의 그림 같다”고 묘사한 바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1917년 발발한 ‘10월 혁명’ 이후 러시아를 떠나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는데, 그는 자신의 교향곡 3개 중 2개를 러시아 시절에 작곡했다. 첫 번째 교향곡의 실패로 좌절을 겪던 라흐마니노프는 심기일전하여 두 번째 교향곡인 이 작품을 완성, 19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해 성공을 거뒀다.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낭만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조이오브스트링스 ‘도미부인’

11월 3일 오후 5시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현악 앙상블

조이오브스트링스

이성주

조이오브스트링스가 음악과 무용, 대사가 융합된 드라마 콘서트 형식의 ‘도미부인(Madame Domi)’을 선보인다. 도미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은 원작의 서사구조를 음악으로 새롭게 창작하고, 그 선율을 배우들이 몸짓으로 풀어내며 음악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대의 연출은 송현옥, 작곡은 안성민이 맡았으며, 배우 오주원이 함께 무대에 올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모가 뛰어난 평민 도미의 부인은 권력을 이용해 그녀를 취하고자 했던 백제 개루왕의 위협과 회유에 굴하지 않고 지혜를 발휘해 벗어나지만, 그 대가로 남편의 눈은 뽑히고 고향에서도 쫓겨난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과 재회한 그녀는 행복하게 삶을 마친다. 조이오브스트링스는 도미부인의 심경과 의식의 변화, 그리고 사건의 전개에 따라 다양한 선율로 구성된 9곡의 창작곡을 초연하고, 배우와 교감하는 몸짓으로 공연에 몰입도를 더한다. 입체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조명 또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며 흥미로운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 타이 손 피아노 독주회

11월 7일 오후 7시 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당타이손

198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일어난 이변의 주인공, ‘쇼팽 콩쿠르 동양인 최초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11월 광주에 내한한다. 1958년 베트남에서 태어난 당 타이 손은 하노이 콘서바토리 교수였던 모친에게 피아노를 배웠다.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자 하노이를 떠나 시골로 피난을 떠났는데,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피아노를 구해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한다.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 본격적으로 실력을 쌓은 그는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3개의 특별상(폴로네이즈상·마주르카상·콘체르토상)을 획득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내한에서 그는 슈베르트·드뷔시·라벨·파데레프스키·쇼팽 등 낭만 시기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뛰어난 서정성과 시적 감수성을 유려하게 드러낼 레퍼토리들이 펼쳐진다.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개관 연주회

11월 16·17일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아트센터인천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복합문화공간 아트센터 인천이 오는 11월 개관을 확정하고 16일과 17일 양일간 개관기념공연을 개최한다. 마에스트로의 지휘하는 손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된 아트센터 인천은 독특한 외관과 바다를 품은 전망으로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6일 개관 첫 공연에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10월 1일 취임한 인천시향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병욱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김동원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화려하게 문을 연다. 엘가 ‘위풍당당’ 행진곡 1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을 연주한다. 17일에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 무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2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베토벤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대전시향 서울특별연주회

11월 20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제임스 저드

2016년 대전시향의 제8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활발하게 악단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저드가 서울에서 진행하는 특별연주회 ‘운명의 마수를 느끼다!’를 선보인다. 지난 2년간 발전한 대전시향의 음악을 확인하고,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피드백을 종합해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연주회다. 제임스 저드는 프라하·도쿄·이스탄불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획력과 대담하고 신선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대전시향은 1년에 두 차례씩 한국의 창작 작품을 위촉해 연주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우미현의 위촉작 ‘오케스트라를 위한 빛의 유희’를 초연으로 선보인다. 에네스쿠 콩쿠르·알폰소 렌다노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한 바 있는 우미현과 대전시향과의 첫 작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스타인웨이 전속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알렉세이 볼로딘과의 협연으로 선보이며 강렬한 러시아 피아니즘을 선사한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통해서는 관현악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줄 예정이다.

 

제2회 서울무용영화제

11월 2~4일 메가박스 아트나인

제2회 서울무용영화제

제2회 서울무용영화제가 11월 2일부터 3일간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에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을 네 명의 안무가가 재해석한 영화 ‘잉마르 베리만-안무가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폐막작에는 현대무용의 새 역사를 쓴 이스라엘 출신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미스터 가가(Mr. Gaga)’가 선정됐다.

뉴욕 댄스필름협회·샌프란시스코 댄스필름 페스티벌와 협업을 이루며 국제적인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무용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세계 무용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댄스필름NOW-샌프란시스코 댄스필름 페스티벌 베스트 시리즈’ ‘다시 보고 싶은 무용영화 명작’ 등 다양한 작품을 상영하고, ‘스크린 댄스 워크숍’ ‘무용과 영화의 밤’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개최한다. 국내 무용영화시장의 형성과 지원을 위해 마련된 무용영화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품 또한 상영된다. 올해는 김병준의 ‘플리커’, 박소현의 ‘구르는 돌처럼’ 등 총 10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으며, 선정 작품은 공식 상영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연극 ‘인형의 집’

11월 6~25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극 ‘인형의 집’

헨릭 입센의 3막 희곡 ‘인형의 집’은 치밀한 구성과 사실적 대화를 통해 주인공 ‘노라’가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사회 깊이 각인된 여성의 역할에 만족하며 살던 노라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자아를 찾고 독립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은 1879년 초연 이래 여성 해방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평가받았으며, 작품 속 ‘노라’는 자유와 평등을 갈구하는 전 세계 여성의 상징이 되었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이번 프로덕션은 ‘보이체크’(2003) ‘갈매기’(2008) 이후 예술의전당과 10년 만에 만나는 러시아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와 함께한다. “노라로 대변되는 여성의 해방을 넘어 ‘인형의 집’의 모든 등장인물이 자신을 옭아매는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찾는 삶의 과정을 표현할 예정”이라 말한 그는 익숙한 원작에 새로움을 담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19세기 후반 잠재된 인간의 위선과 기만을 탐구하고 인간으로서의 진실을 확립하려했던 입센의 메시지는 배우 정운선·이기돈·우정원·김도완·홍승균를 통해 시대와 배경, 그리고 성별을 뛰어넘어 21세기 ‘현대인’의 모습으로 투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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