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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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7월 1일 9:00 오전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지휘)/ 레 시에클 Harmonia Mundi HMM905299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가 시대악기 단체 레 시에클과 함께 발매한 음반이다. 교향곡 1번은 총 5악장, 2개의 파트로 나누어진 두 번째 버전 악보를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의 악기로 연주하여 서양 음악사를 바꾼 말러 교향곡의 첫 발자국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있다. 일찍이 음악을 접한 로트는 플루트를 공부하다가 지휘로 전향했다. 2003년 프랑스 당대음악 오케스트라, 레 시에클을 창단하여 17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로 전 세계 투어를 진행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름답고 깊은 고음악의 선율이 마음을 울린다.

 

브람스 교향곡 3·4번

파보 예르비(지휘)/ 도이치 카머필하모니 Sony Classical Japan S80457C

오케스트라의 주요 레퍼토리로 손꼽히는 네 개의 브람스 교향곡 중 3번과 4번을 담고 있다. 교향곡 2번(2017)과 1번(2018)에 이은 브람스 사이클의 피날레다. 교향곡 3번은 초연 이후 ‘영웅’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강렬하고 진취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네 개의 교향곡 중 길이는 가장 짧지만, 구조적인 면이나 감정의 깊이에 있어 더욱 원숙한 면모를 보인다. 브람스가 남긴 마지막 교향곡 4번은 그의 예술적 성향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도이치 카머필하모니의 특성이 잘 발현되었으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탄탄한 해석과 표현이 돋보인다.

 

슈만 교향곡 전집

크리스티안 틸레만(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Sony Classical S80456C (2CD)

현존하는 오케스트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독일의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슈만 교향곡 전곡 녹음이다. 총 4개의 교향곡이 2장의 CD에 차례로 담겨있다. 고전적인 음색을 추구하는 틸레만의 해석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음색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슈만 특유의 내적 정서를 아름답게 구현한다. 슈만 스페셜리스트로도 불리는 틸레만은 악보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한 연출로 슈만의 음악에 더욱 풍부한 색채감을 입혔다.

 

더 아트 오브 판타지

로미나 리쉬카(지휘·비올라 다 감바)/하토르 콘소트 Ramee RAM 1806

로미나 리쉬카의 하토르 콘소트가 연주하는 페라보스코 2세의 비올을 위한 환상곡집 음반이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비올라 다 감바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하토르 콘소트가 2014년에 발표한 앨범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보로 비올만의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페라보스코 2세는 엘리자베스 1세와 찰스 1세 시대 영국 궁정의 비올 연주자로 당대 시대악기 연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곡가다. 첫 곡인 6성 환상곡에서부터 비올의 따뜻하고 내밀한 울림이 인상적이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Op.35 외

유치엔 쳉(바이올린)/ 미하일 플레트뇨프(지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Deutsche Grammophon DG40244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하며 클래식계의 스타로 떠오른 유치엔 쳉의 두 번째 음반이다. 2017년 첫 앨범 ‘몽상(Reverie)’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차이콥스키에 집중한 음반을 선보였다. 콩쿠르 결선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선보여온 바이올린 협주곡 Op.35를 중심으로 ‘우울한 세레나데’ Op.26과 왈츠 스케르초 Op.34를 담아 차이콥스키 특유의 정서를 보여준다. 더욱 성숙해진 음악과 테크닉이 돋보이는 이번 녹음은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이끄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다.

 

바흐 피아노 협주곡집

예브게니 코롤료프·류프카 하지 게오르기에바·안나 비니츠카야(피아노)/ 카머아카데미 포츠담 Alpha 446 (2CD)

바흐 연주로 정평이 난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료프가 아내 류프카 하지 게오르기에바, 제자 안나 비니츠카야와 함께 바흐 협주곡을 녹음했다. 함부르크 음대에서 코롤료프를 사사한 안나 비니츠카야는 어느덧 알파 레이블의 간판급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여전히 코롤료프와 비니츠카야는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세 명의 피아니스트는 카머아카데미 포츠담과 베를린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각 연주자들의 독창적인 바흐 해석과 상호간의 두터운 신뢰가 묻어 나오는 음반이다.

 

더 뉴욕 콘서트

예브게니 키신(피아노)/ 에머슨 현악 4중주단 Deutsche Grammophon DG40241 (2CD)

키신과 에머슨 현악 4중주단은 지난 1월 바덴바덴을 시작으로 여덟 개 도시에서 투어 공연을 펼쳤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4월 27일 뉴욕 카네기홀 실황 음반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4중주 1번, 포레 피아노 4중주 1번, 드보르자크 피아노 4중주 2번까지 판이한 양식의 세 곡이 이어진다. 에머슨 현악 4중주단은 2013년 첼로 주자가 폴 왓킨스로 바뀌면서 새로운 실내악 사운드를 모색하고 있다. 키신의 섬세한 연주가 더해져 앙상블이 단단하다. 특히 앙코르로 선보인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4중주 G단조에서 유연한 아고기크가 두드러진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3중주 Op.50 외

르노 카퓌송(바이올린)/ 키안 솔타니(첼로)/ 라하브 샤니(피아노) Erato 0190295525415

르노 카퓌송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연주자들, 지휘자로도 맹활약하고 피아니스트 라하브 샤니, 그리고 DG 데뷔 음반으로 화제를 모은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함께 피아노 3중주 음반을 발매했다. 2018년 엑상프로방스 부활절 페스티벌 실황녹음으로, 차이콥스키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과 드보르자크 피아노 3중주 3번, 두 명곡을 만나게 되는데, 1840년대 1년 차이로 태어나 동시대에 살며 각각 러시아와 체코의 음악적 토대에서 1880년대 초반에 작곡한 작품이라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김현수·정필립(테너)/ 김주택·조병익(바리톤)/ 고우림·한태인(베이스)/ 김덕기(지휘)/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외 Universal Music DU42203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팬텀싱어’가 모였다. 오페라 아리아를 ‘21세기의 카사노바 길들이기’라는 새로운 스토리에 녹여낸, 젊은 감각의 오페라 앨범 ‘카사노바 길들이기’를 발매한 것. 바리톤 김주택뿐 아니라 테너 김현수·정필립, 베이스 고우림·한태인 등 클래식 음악과 크로스오버 무대에서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참여했다.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서곡으로 시작하는 이번 앨범에서는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모차르트 ‘돈 조반니’, 푸치니 ‘토스카’, 베르디 ‘리골레토’ 등의 주요 아리아와 명곡을 들을 수 있다.

 

이탈리아나

김주택(바리톤)/이영민(피아노)/ 박종호(기타) Decca DD41197

바리톤 김주택이 이탈리아 오페라 데뷔 10주년을 맞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전문 성악 반주자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이영민과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기타리스트 박종호가 함께했다. 이번 앨범은 이탈리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로 자리 잡아 온 김주택의 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탈리아 가곡의 대가 토스티의 작품과 기타 반주로 새롭게 편곡된 나폴리 민요 등 모두 그가 즐겨 듣고 부른 곡들이다. 그는 바리톤의 울림 있는 저음과 테너의 맑은 고음으로 애절한 칸초네와 낭만적인 세레나데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사랑과 죽음

마틴 제임스 바틀렛(피아노) Warner Classics 0190295463205

2014년 BBC 젊은 음악가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마틴 제임스 바틀렛의 데뷔 앨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주제를 노래한 작품들을 그만의 위트 있고 정교한 연주로 풀어냈다. 바흐 ‘당신을 부르나이다 예수 그리스도여’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과 같은 숭고한 곡들을 시작으로, 리스트 ‘순례의 해’ ‘사랑의 꿈’, 리스트가 편곡한 바그너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7번이 이어진다. 트랙 리스트만 봤을 때 쉽게 상상되지 않던 곡들이 사랑과 죽음을 노래하는 그의 건반 위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Vol.1

피터 도노호(피아노) Somm SOMMCD0191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피터 도노호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을 시작했다. 1982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하며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피터 도노호는 작품을 해석하는 통찰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연주 테크닉으로 주목받았다. 숙고 끝에 발매한 이번 음반에서 그는 모차르트 초기 피아노 소나타 2번과 6번, 만년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17번과 환상곡 3번을 들려준다. 경묘한 아름다움과 신선한 해석으로 BBC 뮤직 매거진 이달의 음반에 선정되었으며, 섬세하게 세공된 조각을 보는듯한 연주가 인상적이다.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외

이모젠 쿠퍼(피아노) Chandos CHN20085

우아한 노련미가 돋보이는 영국의 대표적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가 베토벤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녀가 ‘피아노 독주를 위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라고 평했던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이 중심을 이룬다. 고전에서 낭만으로의 이행기에 쓰인 이 작품에서 나긋하면서도 절제된 음색을 가진 이모젠 쿠퍼의 연주는 진가를 발휘한다. 이외에도 ‘바가텔’ Op.119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엘리제를 위하여’가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춘 잉글랜드의 스네이프 몰팅 콘서트홀에서 스타인웨이 모델 D로 녹음했다.

 

그런 새봄

한승석(소리·작곡)/강민수(북) 외 Geum GGC19007

소리꾼 한승석은 위엄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음색을 가졌다. 그는 동시대 판소리가 담지해야 할 가치와 양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한다. 이번 창작 판소리는 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봄은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존재들이 다시금 꿈틀대는 신비로운 계절이다. ‘봄노래’ ‘상춘곡’ ‘그런 새봄’ 등 직접 작곡한 10곡을 실었다. 특히 ‘상춘곡’은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효시라 불리는 정극인의 ‘상춘곡’ 원문 내용을 처음 판소리로 만든 곡이다. 소리꾼 강민수와 조성재·김태영·정광윤이 합창을 함께했다.

 

인간탐구

오재영(더블 베이스)/ 임채선(피아노)/조해솔(드럼) Audioguy AGCD0128

연주와 작곡의 영역에서 부지런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베이시스트 오재영이 트리오를 꾸려 만든 첫 음반이다. 앨범명 ‘인간탐구’는 수록곡을 관통하는 주제다. 지워지지 않는 흉터처럼 남아있는 기억을 묘사한 ‘사이몬의 틀니’를 비롯해 전곡을 작사한 이번 앨범에서 오재영은 사람과 삶에 대해 느낀 감정을 자유롭게 그려낸다. 전형적인 재즈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낯설 수 있으나 트랙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조성하며 곡에 대해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피아니스트 임채선과 드러머 조해솔이 트리오의 일원으로 참여해 연주했다.

 

야간비행

신혁진(작곡) 외 Audioguy AGCD0124

현대 클래식 음악 작곡가 신혁진이 그동안 발표했던 실내악 작품들을 한 앨범에 담았다.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음악에 도전해 온 그는 음악에서의 색채와 패턴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번 앨범에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야간비행’과 신윤복 ‘미인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포함한 총 8곡이 수록됐다. 제주도에서 느꼈던 첫 여름밤을 영감으로 한 곡이나 숲에서 느끼는 신비로운 체험을 말하는 ‘나무의 정령’ 역시 새롭다.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적극 표현하려는 아티스트의 숨결이 물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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