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현대춤 뉴 제너레이션 페스티벌

발판과 통로의 역할을 수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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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0월 2일 9:00 오전

REVIEW

8월 29·31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오정윤 ‘네’ ©김두호

한국현대춤협회가 주최하는 뉴 제너레이션 페스티벌(New Generation Festival)은 보다 전문적인 무대로의 발판이자, 더 나가서는 대학과 직업단체의 간극을 좁히는 통로 역할을 맡고 있다. 김복희 초대회장을 시작으로 32회째인 올해는 손관중 한양대 교수가 주관했다.

첫날은 우지영·서민영·박수윤·최윤지가 각기 안무·출연했다. 김영희무트댄스 단원 우지영의 ‘뭍, 시작하는 용기’는 스승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강한 악센트로 상체를 수축하는 故 김영희 교수의 몸짓이 재연되었고, 네 출연자가 제례적인 포즈를 취하며 그리움을 표현했다. 발레블랑 단원 서민영이 이인규와 듀엣으로 선보인 ‘사이의 존재’는 바닥에서 공중까지를 자유롭게 활용한 움직임의 난도가 높고 흐름이 자연스러웠다. 커다란 사각 판자 소품이 동작 구성에 일조하며 제목의 이미지를 착실히 담아냈다. 국립무용단원 박수윤의 ‘O;비아(非我)’는 기교와 에너지가 넘치는 8인무다. 전구 불빛을 차례로 끄면서 “나는 너를 만들고, 너는 나를 만든다”는 추상적 의미에 접근해갔다. 무술 동작을 통한 대결 구도, 활력 안에 담긴 정돈된 기교가 출중했다. 완성도 높은 춤의 향연을 통해 새롭고 독보적인 한국무용 계열로 부상했다. 발레뽀에마 수석단원 최윤지는 플래시 불빛·우비 등을 활용해 마주침을 묘사한 ‘마주치다’를 김상진과 2인무로 선보였다.

둘째 날은 댄스플라츠 아트디렉터·선화예고 강사 민수경의 ‘내가 머무는 순간들, 그리고 안녕’으로 막을 열었다. 무너진 벽 모양 세트와 우거진 잡풀 더미 배경에 한 남자가 정지한 상태로 서 있다. 이어 등장한 여자는 두 팔을 살짝 떨거나 머리를 반복적으로 쳐올리거나 그랑 플리에 자세의 발끝걷기로 동작구에 통일감을 준다. 무대 전체가 남자의 상념 속에 등장한 자연의 풍경 같았다. 투사된 물결 영상, 슬픈 노래, 결국 여자는 정중하게 인사한 후 풀 더미 뒤에 눕는다. 죽음에 관한 환상적 이미지 연출이 탁월하다. 박관정의 ‘둑, 파트 2’는 마음의 상처와 치유를 형상화했다. 몸의 한 지점을 손으로 당겨 움직이는 동작 연계는 타인에 의해 자극받는 나를 설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앉은 자세로 발목이나 무릎에 힘주어 전진하기, 두 팔로 힘겹게 다리를 길게 펴주는 방식 등에서 동작 분석적 능력이 드러났다. 제목과 연계된 기교의 창조성이 돋보인 솔로였다.

서울시무용단원 오정윤의 ‘네’는 당당하게 노(No)를 외칠 수 없는 상황을 다뤘다. 속이 빈 육각형 모형을 들고 동작구를 만든 전반부와 ‘예스’를 외치는 7인의 행진이 대비를 이룬 후반부로 구성되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이병진의 ‘모티베이션(Motivation) Ⅱ’는 “방황하는 심리적 관점에 포착… 희망적인 동기부여”를 담은 작품으로, 배경 막과 윙을 모두 올린 열린 무대 한쪽에 일렬로 걸린 검정 작업복들이 보인다. 9명의 군무가 그 옷을 입고 마기 마렝의 ‘메이 비’ 군중 스타일로 몰려다니는데, 잔발이동과 빠른 팔 동작 같은 기교적 다양성을 최대한 살려 차별화를 꾀했다. 이후 작은 플라스틱 상자를 쌓아 올리고, 대사나 노래 립싱크까지 곁들여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들다가 다시 정돈을 시작했다. 인내가 필수적인 삶의 무게를 묘사한 듯하다.

매년 개최되는 뉴 제너레이션 페스티벌에서는 주목할 만한 신인 안무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절반 이상의 아티스트가 분명한 의도를 제시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애령(무용평론가) 사진 한국현대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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