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말을 채워줄 무대

국내외 송년공연 & 감상법 PART VI 해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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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2월 2일 12:19 오후

SPECIAL

 

프랑스·영국·독일·미국의 연말 풍경

 

FROM PARIS

파리 오페라 발레 ©Julien Benhamou

크리스마스부터 한 해의 가장 마지막 날인 생 실베스트르(Saint-Sylvestre)까지 프랑스의 연말은 샹젤리제의 가로수들이 반짝이는 트리로 변신하며 동화적인 축제 분위기로 술렁인다. 오페라 극장들은 각각 독특한 감수성으로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아래 샴페인을 마시며 감상하는 축제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파리 오페라 발레는 누레예프 안무의 ‘라이몬다’(바스티유 극장)와 프렐조카쥬 안무의 컨템퍼러리 발레 ‘정원’(가르니에 극장)을 선보인다. 이상과 동경, 그리고 동화적 판타지가 가득한 ‘라이몬다’는 12월 2~31일까지 무려 22번 공연된다. 모든 좌석의 가격이 두 배로 오르는 마지막 31일 공연에는 파티복 착용이 필수다.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된 ‘정원’은 시각적 아름다움과 놀라운 감수성으로 넘쳐흐른다. 여러 캐스팅 중 12월 23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엘레노라 아바그나토의 무대가 가장 기대를 모은다. 12월 6~31일까지 총 23회 공연하며, 이 공연 역시 31일에는 일등석이 150유로에서 250유로로, 가장 싼 좌석은 65유로에서 110유로로 오른다.

리옹 오페라 극장의 오펜바흐 ‘당근 왕(Le Roi Carotte)’과 모나코 댄스 포럼은 12월에 시작해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로랑 펠리가 연출을 맡은 ‘당근 왕’은 홍당무와 채소, 거대 개미와 곤충들의 등장으로 현실과 먼 상상 초월의 세계로 인도한다. 180유로로 진행되는 특급 이브닝(Soirée étroilée) 프로그램에는 오페라 박물관에서 열리는 샴페인과 전식이 포함된다. 몬테카를로 발레는 이번 모나코 댄스 포럼을 통해 마이요의 새 안무작 ‘코펠리아(Coppél-i.A.)’를 선보인다. 배윤미

 

FROM FRANKFURT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독일에서 연말에 공연을 즐기는 흔한 풍경은 이렇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극장 근처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이곳에서 글뤼바인(와인에 계피·과일 등을 넣고 끓여서 겨울에 주로 마시는 술)을 마시면서 화덕에 구운 소시지나 카토펠푸퍼(튀긴 감자전을 사과 무스와 같이 먹는 것)로 배를 채운 다음 극장으로 향한다.

독일에서 연말에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레퍼토리는 단연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이다. 올 12월만 해도 베를린·뮌헨·함부르크등 20개가 넘는 도시의 크고 작은 극장에서 올린다. 모차르트 ‘마술피리’는 계절과 상관없이 많은 곳에서 공연되고, 푸치니 ‘라보엠’도 쾰른·라이프치히·슈투트가르트 등에 오를 예정이다. 연말이면 유쾌한 분위기의 오페레타 공연도 많이 올라가는데, 요즘은 극장마다 자신들만의 특화된 레퍼토리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예전에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가 압도적이었지만, 요새는 이외에도 ‘베네치아의 하룻밤’ ‘빈 기질’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유쾌한 미망인’ ‘미소의 나라’ 등 레하르의 레퍼토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크리스마스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교회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바흐의 나라인 독일 곳곳의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감상할 수 있다. 헨델의 ‘메시아’도 빼놓을 수 없는데, 보통 수난을 다룬 3부를 제외한 2부까지 연주를 하는 편이다.

대도시의 콘서트홀에서는 각종 송년음악회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공연은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키릴 페트렌코와 디아나 담라우가 번스타인과 거슈윈의 음악으로 꾸미는 공연이다. 12월 29~31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이 공연은 이미 한 달 전부터 거의 매진될 정도로 성황이다. 그 외에도 많은 콘서트홀이 ‘질베스터(12월 31일)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나자마자 독일 전역에서 엄청나게 터트리는 폭죽과 인파는 각오하고 귀갓길 안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오주영

 

FROM LONDON

영국의 연말 거리 ©Seongwoo Lee

영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연말 행사는 런던 새해맞이 불꽃축제다. 런던 아이를 중심으로 템스강 전역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전 세계에서 약 3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영국의 대표적인 이벤트이다. 특히 올해는 행사 20주년을 맞아 ‘British New Decade 2020’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영국의 새로운 10년을 기원한다. 2014년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전면 유료화됐음에도 그 인기는 여전해서 런던의 마지막 날은 불꽃축제 티켓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뉘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런던의 공연장들은 축제와 연계한 공연을 중심으로 연말 인기 레퍼토리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템스강변에 위치한 사우스뱅크센터는 불꽃축제와 연계한 빈티지 새해맞이 파티를 연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물론 DJ와 함께 댄스파티를 즐기며 불꽃놀이를 볼 수 있어 7년째 전 연령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바비칸은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무용단과 함께 전통적인 빈 새해맞이 갈라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런던의 두 오페라하우스는 온 가족을 위한 발레 공연을 선보인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니네트 드 발루아가 안무한 발레 ‘코펠리아(Copp?lia)’를,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는 지난 3년에 이어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다시 한번 선보인다. 로열 앨버트홀 또한 버밍엄 로열 발레의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리니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한편, 런던 심포니와 런던 필하모닉은 연말 공연 계획 없이 일찌감치 휴업 상태에 들어간다. 이에 영국의 클래식 애호가들은 하릴없이 아쉬운 연말 저녁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이성우

 

FROM NEWYORK


메트 오페라 송년공연에 오르는 안나 레트렙코 ©Met Opera

뉴욕 브롱크스 출생의 ‘피아노맨’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빌리 조엘은 올해 겨울에도 어김없이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연말 공연을 갖는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총 5회의 공연을 갖는 그는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100회가 넘는 공연으로 최다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 역시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연다. 스타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팝페라 가수로 평가받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2만 명을 수용하는 공간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와 유명 CCM 아티스트 크리스 톰린, 그리고 케이팝 힙합 가수 비와이가 뉴욕에서 연말 공연을 장식한다.

카네기홀의 연말 공연 중에는 뉴욕 팝스가 눈에 띈다. 올해로 33년을 맞는 뉴욕 팝스는 지금까지 300여 회에 달하는 공연을 모두 카네기홀에서 주최할 만큼 연말 시즌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1995년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 대중들을 찾은 바 있다. 12월 말일에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의 송년음악회 역시 진지한 분위기를 벗어난다. 미국 뮤지컬의 대부 스티븐 손드하임의 곡들을 중심으로 음악회가 열린다. 아카데미상·토니상·그래미상 그리고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그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힌다. 같은 날 열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송년음악회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라 보엠’ ‘토스카’, 그리고 ‘투란도트’의 유명 아리아를 부르며 연말을 장식한다. 김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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