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해외 예술계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5월 25일 9:00 오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해외 예술계

해외 통신원들에게 듣는 독일·영국·프랑스·미국 현지의 공연예술계 현황과 대안

 

 

 

 

 

 

독일 예술가를 위한 자발적 움직임

 

지난 3월 10일 오전, 베를린 도이치오퍼는 2020/21 시즌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해 연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판매율이 40퍼센트 정도 감소했지만, 그때만 해도 코로나19가 독일인의 삶에 큰 제약을 가져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베를린 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4월 19일까지 모든 공연과 콘서트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결정은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며 3월 14일, 독일 내 모든 콘서트홀과 극장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지난 4월 15일,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집회와 행사, 공연을 8월 31일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극장과 콘서트홀이 재가동될지도 상당히 회의적이다. 많은 극장 운영자들은 이번 시즌 자체가 취소될 경우, 심지어 올 연말까지 극장을 닫아야 할 경우도 계산에 넣고 있다. 극장 문이 다시 열린다 해도 실질적으로 공연을 올리기까지는 무대 뒤의 복잡한 사정이 따른다. 그래서 극장들은 파행된 이번 시즌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회할지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몇 년 치 프로그램이 미리 정해져서 운영되는 시스템상, 이번에 공연 기회를 잃은 작품 중 평소에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품들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극장이 5월 31일까지 휴관을 연장하면서 그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모든 극장과 콘서트홀이 이번 시즌을 접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7~8월에 개최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마저 취소됐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많은 기대를 모은 페스티벌 ‘BTHVN 2020’(2019.12.16.~2020.12.17)도 3월 14일 이후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종교음악 콘서트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독일 교회도 교단 측에서 6월까지 모든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 때문에 예배를 비롯한 모든 음악회가 중단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겪는 초유의 사태에 각 교회는 온라인 부활절 예배를 준비해야 했다.

 

예술가를 위한 사회적 움직임

4월 20일 이후 다시 정상 가동 된다고 해도,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경우 손실액이 250만 유로(한화 약 33억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연 재개가 늦어질수록 극장과 콘서트홀의 손해가 증가하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가장 타격을 받는 직군은 당장 연주가 끊겨 수입을 잃은 프리랜서 예술가들이다. 3월 23일, 독일 연방정부는 5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체와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500만 유로의 재원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사업을 위한 임대료·대출금·할부금·전기요금 같은 기본 유지비용 등 최대 9천 유로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9월까지 수혜자 재정상태 검토를 미루는, 선지급 후검토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4~9월까지는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를 집주인이 쫓아내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외에도 일거리가 끊긴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1969~)은 해시태그 ‘#성악가후원(Sängerhilfe)’으로 지원을 독려했다. 이 기금은 음악전문잡지 ‘오페라(Oper!)’와 만프레드 스트로쉐르 재단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모금으로, 가수뿐만 아니라 프롬프터·연출가·분장사 등 극장에서 일하는 모든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한다. 일주일만에 10만 유로가 모금되었으며, 1인당 최대 2천 유로를 지원한다(saengerhilfe.de). 독일 오케스트라 재단 또한 음악가 긴급지원 기금을 마련, 2주 만에 90만 유로 이상을 모금했다. 독일 연방정무 문화부장관 모니카 그뤼터스와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등도 이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orchesterstiftung.de/nothilfefonds).

여러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에서는 지역 예술가를 위한 기부 캠페인(Support your local artist)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지불한 티켓값을 환불받지 말자는 ‘나는 환불을 원하지 않아요(Ich will kein Geld zurück)’와 ‘티켓을 가지고 계세요(Ticket behalten)’ 등이 진행 중이다. 이 경우 관객이 기부한 티켓값이 예술가들에게 투명하게 전달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즐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각 극장과 음악가들은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을 모색 중이다. 온라인 스트리밍이 그중 하나. 슈투트가르트 오페라는 ‘집에서 함께 즐겨요(#joinusathome)’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어린이 오페라 ‘황금’과 모차르트 희극오페라 ‘극장지배인’을 선보이며(staatsoper-stuttgart.de/join/join-us-at-home), 뮌헨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도 ‘사랑의 묘약’ ‘그림자 없는 여인’ ‘보리스 고두노프’ 등을 준비했다(staatsoper.de/stream.html). 이외에도 함부르크·라이프치히·드레스덴 등 독일의 주요 극장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온라인 오페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 오주영(성악가·독일 통신원)

 

 

 

프랑스 불가피한 선택과 새로운 시도

 

3월 26일부터 프랑스 전역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통행금지 정책에 들어갔다. 건강상의 문제나 생존에 필요한 물품 구입, 짧은 산책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모든 통행이 금지됐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이 아닌 경우에는 통행이 허가됐다. 모든 문화행사는 금지 및 취소됐다.

사실 프랑스 문화계는 연초부터 연금제도 개편에 반대한 총파업으로 인해 이미 많은 공연이 취소됐다. 3월 9일부터는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1,000석 이상의 좌석 규모를 갖는 오페라나 연주회가 줄줄이 취소됐다. 통행금지 정책은 2주간 지속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5월 11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여름에 개최될 예정인 대다수의 페스티벌도 취소될 우려를 사고 있다.

파리 오페라는 최근 초연된 마스네 오페라 ‘마농’(벵상 유게 연출)을 온라인으로 상영했다. 파리 총파업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회 공연에 그치고 말았던 이 작품을 더 많은 청중에게 소개하기 위함이었다. 바이러스 주 감염지인 뮐루즈 인근의 스트라스부르 랭 오페라는 티리 페쿠(1965~)의 오페라 ‘언틸 더 라이언즈(Until the Lions)’와 베아트리스 마신(1953~)의 발레 ‘피리 부는 사나이’를 다음 시즌으로 연기했다.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있던 아스몬도 페스티벌도 취소했다.

 

 

 

 

소파에서 즐기는 공연

리옹 오페라는 모든 프로그램의 개막을 4월 3일 이후로 연기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를 연장하며 ‘집에서 보는 오페라’라는 이름의 온라인 상영회를 진행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크리스토퍼 오노레 연출)와 현대무용 ‘몽펠리에 당스-멀스 커닝험에 대한 헌정’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4월 9일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은 축제 기간을 7월 24일에서 8월 18일까지로 미루며, 다가올 축제가 제대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우려의 성명을 냈다. 4월 11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빌 음악 페스티벌은 취소됐지만, ‘음악의 8월’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7월 말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파리 오데옹 극장은 ‘연극과 소파’라는 주제로 헨리크 입센의 작품들을 온라인 상영했다. 워너 음반사도 ‘소파 페스티벌’을 개최해 르노와 고티에 카퓌송 형제, 카미유와 줄리 베르톨레 자매의 연주를 인터넷으로 무료 제공한다. 르노 카퓌송은 집에서 자신의 연주를 찍어 무료로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으며, 4월 10일에는 화재 사건 이후 1년 만에 노트르담에서 열린 미사에 참여해 안전 방호복을 입은 채 바이올린을 연주해 보였다.

 

인근 유럽국가의 상황

3월 19일 개막 예정이었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연기됐고, 독일 루르 지방의 유명 축제인 루르 트리엔날레 역시 3월 19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는 4월 1일부터 모나코 TV에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의 ‘백조의 호수’를 시작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대안을 선택했다.

가장 의미 있는 연주는 저녁 8시 프랑스 시민들이 그들의 집에서 창문을 열고 박수를 치면서 각종의 소음으로 벌인 즉흥 연주가 아니었을까. 이 음악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수많은 의료진과, 위험을 무릅쓰고 국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헌정되었다.

글 배윤미(파리 통신원)

 

 

 

영국 위기 속 드러나는 예술의 힘

 

영국인들의 일상이 변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동제한령을 내린 3월 23일 이후 학교는 물론 펍·레스토랑이 문을 닫았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윔블던 테니스 대회·왕실 주최 첼시 꽃 박람회 등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이벤트가 취소되었다. 연일 쏟아지는 불안한 뉴스로 ‘신사의 품격’에 걸맞지 않은 ‘휴지 대란’이 일어났고, 공원에 모인 사람들을 강제 해산시키는 경찰이 등장했다.

 

줄지어 취소된 공연·축제

영국 공연예술계는 빠르게 반응했다. 여럿이 부대끼며 작업하는 공연의 특성상 바이러스에 취약함을 일찌감치 파악했기 때문. 3월 16일 정부가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본격적인 극장 폐쇄가 시작됐다. 바비칸 센터·사우스뱅크센터·내셔널 시어터 등 영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시설이 차례로 문을 닫았고, 전쟁과 질병 등 위기상황에도 자리를 지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 또한 공연을 취소했다. 극장의 휴관은 배우와 스태프의 해고로 이어졌다. 런던극장협회(The Society of London Theatre)의 발표에 따르면, 약 29만 명의 예술 종사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자리를 잃었다. 협회 측은 재개 시기를 6월로 예상하지만, 일련의 상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기간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짐작된다. 축제 단체의 사정 또한 만만치 않다. 유서 깊은 예술 축제인 브라이턴 페스티벌(5.2~24)은 53년 역사상 처음으로 취소를 결정했다.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5.21~8.30)은 7월 14일 이전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그리고 만우절이었던 4월 1일, 거짓말처럼 에든버러 페스티벌(8.7~31)이 축제를 전면 취소하면서 영국 예술계는 다시 한번 큰 충격에 빠졌다. 한편 영국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7.17~9.12)는 아직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달간 진행되는 대규모 축제의 특성상 예술가와 관람객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취소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 협력

영국 정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예술계를 돕기 위해 긴급 문화정책을 내놓았다. 영국문화예술위원회(ACE)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예술가와 단체를 위한 자금으로 1억6백만파운드(약 2,440억 원)를 마련했다. 절반가량은 국가 포트폴리오 지원사업에 승인된 828개 예술기관에, 나머지는 기타 예술 단체 및 개인에게 차등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근로자에게 월 최대 2500파운드(약 380만 원)까지 보전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이는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영국 전체 산업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극장 및 단체에 소속된 예술가와 스태프에게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연예술계는 위기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선 당장 수입원이 끊긴 공연장들은 홈페이지에 별도의 후원 코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회원들에게 후원을 호소하는 이메일을 전송하고 있다. 또한 경영 부담을 가중하는 대규모 환불 사태를 피하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환불액을 적립해 두었다가 차기 공연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제도를 신설하는가 하면,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예술감독 안토니오 파파노와 수석 발레리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가 직접 나섰다. 그들은 티켓을 환불하는 대신, 금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기부할 것을 호소했다.

 

온라인으로 전하는 희망

영국 공연예술계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내셔널 시어터와 로열 오페라 하우스, 셰익스피어글로브는 홈페이지 첫 화면을 온라인 감상에 맞게 새단장하며, 그동안 사랑받은 작품의 영상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로열 앨버트 홀은 ‘로열 앨버트 홈’ 프로젝트(royalalberthall.com)를 통해 풍성한 온라인 라인업을 공개했고, 바비칸 센터는 ‘읽을거리·볼거리·들을 거리’ 콘텐츠(barbican.org.uk)를 모두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국의 예술가들이 자가격리 중에 제작한 영상도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부활절(4.12)을 맞이하여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선보인 헨델 ‘메시아’의 ‘할렐루야’ 합창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의 합창단원들은 매일 돌아가며 ‘손 씻기 영상’을 제작해서 올리고 있고, 영국 의료진(National Health Service)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기도 했다. 웨스트엔드는 70명의 배우가 함께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합창 영상으로 격리 생활에 지친 영국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확산세가 가파른 데다 치명률까지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이 더는 예전처럼 공연장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술가들이 있는 한 우리는 공연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결국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글 이성우(런던 통신원)

 

 

미국 초유의 사태에 민간 후원 줄이어

 

텅 빈 링컨 센터

 

 

 

 

 

 

 

 

 

 

지난 3월 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남아있던 올 시즌 음악회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다른 연주단체들의 취소 행렬에는 가속도가 붙었고, 뉴욕의 모든 공연 예술계가 얼어붙었다. 프리랜서로 생계를 이어가던 수많은 음악가와 함께 공연장까지 위기를 맞게 됐다.

3월 19일 자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메트 오페라의 소식을 실었다. 3월 31일을 끝으로 메트 음악가들의 급여 지급이 중단된다는 뉴스였다. 메트 오페라단의 코러스 정단원으로 활동 중인 바리톤 이요한은 “불행 중 다행으로 4월 중순부터 정부로부터 실업 급여를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9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맞춰 8월부터 리허설이 예정되어있었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극장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십 년 만에 계획된 메트 오케스트라의 해외 투어 역시 무산된 상황.

지난 2월 뉴욕 필하모닉 정단원 오디션에서 최종 선발된 대만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황이정은 “정식 입단 전 3회의 트라이얼 공연에 통과해야 하는데, 뉴욕 필의 모든 음악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식 입단 시기가 언제가 될지 안갯속이 된 셈이다.

주요 공연장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진행하던 카네기 홀은 남아있던 공연을 모두 취소하며, 일부를 내년 시즌으로 연기했다. 링컨센터 역시 봄에 예정됐던 모든 음악회와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포함한 여름 프로젝트까지 전면 취소했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공연장

모든 대면 행사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온라인으로 쏠렸다. 지난 3월 12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킴멜 센터에서 무관중 음악회를 열어 페이스북에서 중계했고, 이 공연은 한 달 만에 조회수 35만을 기록했다. ‘나이틀리 메트 오페라 스트림스’를 시작한 메트 오페라는 대표적인 수익 사업인 온라인 공연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metopera.org). 링컨센터는 ‘링컨 센터 앳 홈’을 런칭해 팝업 클래스룸, 어린이 콘서트를 시작했고, 취소된 음악회로 이루어진 온라인 콘텐츠를 발 빠르게 개발했다(lincolncenter.org). 카네기 홀 역시 4월 13일 조슈아 벨·르네 플레밍·이매뉴얼 액스 등이 출연하는 ‘라이브 위드 카네키 홀’ 온라인 시리즈를 시작했다(carnegiehall.org).

온라인 최대 클래식 음악 매체 중 하나인 ‘바이올린 채널’은 ‘거실 라이브’라는 제목으로 젊은 연주자들의 미니 리사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올린 채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열리는 이 시리즈에 마이클 힐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 니키 초오이,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아이작 스턴 콩쿠르 우승자 낸시 저우 등을 비롯한 수십 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릴레이로 참여했다. 이러한 노력은 무대를 잃은 연주자들을 대중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온라인 관객들의 재정 후원까지 끌어내고 있다.

 

모금과 기금 이어져

미국 현대음악 중흥의 선봉에 서있는 ‘New Music USA’는 현대음악 프로젝트 연주자들을 위한 비상 펀드 27만 달러를 모금하여 총 540명의 연주자에게 500달러씩 지급했다. 또한 매년 문화와 교육 사업에 매년 약 3억 2천만 달러(3,800억 원)를 기부하고 있는 ‘앤드루 멜런 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적인 피해를 입은 미국 예술가들을 위한 특별 지원금 500만 달러를 내놓았고, 포드 재단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 재단들이 뒤이어 후원에 동참해 펀드를 조성했다. 4월부터 9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신청자를 모집한 후, 대상자를 선정하여 1인당 5천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글 김동민(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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