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9월 14일 9:00 오전

신간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외

삶이 예술로, 예술이 삶으로

글 이미라 기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하사이시 조 저 | 박제이 역

“아침에는 아무것도 없다가도 비록 미완성일지언정 밤이 되면 새로운 곡이 세상에 탄생한다. (···) 이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곡이 정말 좋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
히사이시 조(1950~)는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오랜 세월 사랑받는 영화에 음악을 입힌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다. 2004년부터는 뉴재팬필하모닉 월드드림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해 다양한 스타일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 책은 그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약 2년간 ‘클래식 프리미엄’지에 연재한 글을 엮은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작곡과 지휘 활동을 하는 음악가의 일상과 발상의 근원, 사색의 원점 등 거장의 철학과 제언이 강약을 조절하며 포진해 있다. 인간 히사이시 조의 음악적 일상에 거장 음악가의 철학을 버무린 에세이다.

책세상 | 1만5천원 | 02-704-1250

 

 


들리는 음악, 들리지 않는 생각

신혜승 저

“문득, 할머니의 무릎이 떠올랐다. 눈물이 났다. 할머니의 무릎에서 듣던 그 노래들···. 음악은 이런 것이었는데···. 이 감동을, 이 공명을 잊고 있었구나.”
독일 개신교의 구약 학자인 헤르만 궁켈이 만든 ‘생의 자리(Sitz im Leben)’라는 용어는 특정한 텍스트의 기원을 규명할 때 사용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음악이 생성된 ‘생의 자리’는 어디일까?
음악이 생성된 생의 자리를 찾아 떠난 신혜승이 진심, 사랑, 시공간, 상상이라는 네 개의 카테고리 안에서 음악을 통한 소통, 공감, 치유, 창조, 구원, 위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양음악에 대한 그 동안의 악보중심의 작품연구, 작곡가 연구, 장르사 연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리현상으로서만이 아닌 문화로서의 의미도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음악이 생성된 곳, 음악의 본연이 무엇인지 찾아가며 그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과 감동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노폴리 | 1만6천원 | 02-3272-6692​

 


이 한 권의 베토벤

오지희 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방법으로 베토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만큼 베토벤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수많은 책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피아노, 작곡과 이론, 서양음악학을 공부한 후 현재 백석문화대학 교수이자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인 오지희는 이 책을 통해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낸다. 책은 ‘베토벤의 삶’과 ‘베토벤의 음악’ 두 장으로 나뉘어 있다. ‘베토벤의 삶’에서는 다양한 컬러 이미지와 함께 베토벤의 삶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베토벤의 음악’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월광’ ‘열정’과 피아노 협주곡 ‘황제’, 현악 4중주 ‘라주모프스키’와 교향곡 등 그의 대표작들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불멸의 거장, 베토벤의 삶과 음악 세계로 초대한다. 이 한 권으로 당신도 베토벤과 친해질 수 있다.

예솔 | 1만3천5백원 | 02-3142-1663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

음악미학연구회 편

베토벤의 무엇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걸까? 음악미학연구회가 미학적·사회학적인 관점으로 베토벤에 접근했다. 2018년부터 3년간 베토벤에 대한 주요 연구 현황을 조사하고, 번역의 가치가 있는 문헌을 선별해 집중 탐구했으며, 수차례의 세미나와 토론을 거쳤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미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베토벤의 중요한 음악적 여정과 삶의 고뇌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사회학적 관점으로 그를 둘러싼 정치·문화·사회적 환경을 음악과 함께 비추어 본다. 베토벤을 가까이 보기 위해 세 편의 글과 피아니스트 최희연의 인터뷰도 담았다. 2부에서는 니콜라스 매튜의 ‘정치가 베토벤’(2011), 헬무트 로스의 ‘E-Musik 근대의 예술종교: 베토벤과 또 다른 신들’(2017) 등 최근 베토벤 연구 동향을 보여주는 다섯 권의 서적을 소개하고, 그 가운데 한 챕터를 완역하여 실었다.

모노폴리 | 2만7천원 | 02-3272-6692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윤혜정 저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예술 거장 19인의 삶과 철학을 담아낸 인터뷰집이다. 20여 년간 ‘보그’ ‘바자’ 등의 피처 디렉터이자 국제갤러리 디렉터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만나 온 윤혜정이 창조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예술가 19인을 엄선했다. 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독일의 출판장인 게르하르트 슈타이틀, 철학이 담긴 만화로 큰 반향을 일으킨 다니구치 지로, 해체주의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 세계적 개념미술가 김수자, 프랑스 문학의 대가 아니 에르노, 시대를 위로하는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독창적 미학의 연출가 영화감독 박찬욱 등 고유하고 대담한 삶을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시선과 꿈, 사유를 담아 풍요로운 영감의 시간을 선사한다.

을유문화사 | 2만3천원 | 02-733-8153

 

#책 속으로 #미술가 김수자 #영화감독 박찬욱
#51쪽 #261~263쪽 #504쪽 #을유문화사

 

#51쪽
지난 2018년 겨울, 강남 한 카페에서 김수자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포옹으로 인사했다. 그때 김수자가 나를 천으로 귀한 무언가를 싼 보따리처럼 완전히 감싸 안았는데, 그 느낌이 여전히 생생하다. 두 팔이 아니라 자기 존재 자체로 나의 영혼과 몸 그리고 실존 자체를 끌어안는 느낌. (···) 타인과 몸을 맞댔을 때 부지불식간에 서로의 세계로 진입하는 경험은 흔치 않지만, 생각해 보면 김수자와의 만남은 늘 그런 순간을 선사했다. 눈빛은 (바늘처럼) 꿰뚫는 동시에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특유의 낮은 목소리는 (이불보처럼) 다정하면서도 단호했다. 일견 비정한 이론으로 무장한 미술 세계에서, 그렇게 김수자는 내게 통찰과 연민의 관계로 각인되어 있었다.

#261~263쪽
윤혜정 본인이 창조한 캐릭터라 해도 유독 마음이 가는 사람들이 있을 듯합니다만.
박찬욱 딜레마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 이렇게 해도 나쁘고 저렇게 해도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주로 그걸 묘사하는 편이죠. 투쟁하는 사람들, 탈출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늘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에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딜레마나 사소한 도덕적 문제라도 극적으로 과장해 놓으면 그 본질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게 가치 있는 작업이 되는 거죠.
윤혜정 영화를 만들 때 스스로에게 유독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나요?
박찬욱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 싶은 길도 있고, 내가 만들어 낸 기존의 것과 달라야 한다는 스스로의 요구가 있죠. 두 가지가 상충될 때도 있고요. 또 예술 창작은 매 순간이 그 예술 매체의 역사 전체와의 대결입니다. 이를테면 카메라가 여기에 놓여야 맞는데, 어떤 감독이라도 그렇게 할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한순간도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 걸 만들되 그저 다르기 위해서 달라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게 늘 고민이에요.

#504쪽
윤혜정 철학, 과학 개념 등 세상 이치를 음악 재료로 삼고 있습니다. (···) 이러한 음악철학이 삶 전체에는 어떤 궁극적인 영향을 줍니까?
류이치 사카모토: 가끔 지구도, 태양계도, 우주를 구성하는 모두가 저마다의 궤적을 돌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마찬가지로 우리 몸속 DNA도 나선형으로 회전하고 있죠. 우리 주변에는 회전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원 운동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싶은 거죠. 어쩌면 인간만이 인위적으로 직선을 긋는 존재인 것 같아요. 자연 속에서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잖아요. 저 역시 인간 중심의 직선적인 음악이 아니라 자연에 맞는, 순리에 맞는 원적인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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