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월 똑똑한 공연 네비게이션(3)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2월 22일 9:00 오전

7월 JULY

글 박찬미 기자

#지휘봉 잡는 연주자들

백건우의 데뷔 6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무대가 찾아온다. 그가 구성한 모차르트 프로젝트 오케스트라(7월 중/장소 미정)와 무대에 올라 직접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일 예정으로 제목과 같이 모차르트에 집중한다.

부산시향을 지휘하는 아드리앙 페뤼숑 역시 오랫동안 연주자의 삶을 살았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타악기 수석을 역임하고 서울시향에서 2016년까지 팀파니스트로 활약했다. 페뤼숑/부산시향(16일/부산문화회관)은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과 ‘바다’, 라벨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와 ‘바다 위의 작은 배’로 프랑스 음악의 향연을 펼친다.

13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으로 ‘사이먼 래틀 시대’를 완성한 가이 브라운슈타인은 코리안심포니(9일/예술의전당)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아미하이 그로스를 협연자로 초청해 비올라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바이올린을 든 가이 브라운슈타인과 듀오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김선욱은 KBS교향악단(29일/예술의전당)을 다시 한번 지휘한다. 올 1월 국내 지휘 데뷔(KBS교향악단) 무대 이후 두 번째 만남으로, 더욱 노련미를 갖춘 연주를 기대해 봐도 좋겠다. 김선욱은 피아니스트로 활약해오면서도,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지휘 석사과정을 마쳤고 2015년 본머스 심포니에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아드리안 페뤼숑
ⓒJoong Seok

가이 브라운슈타인

 

 

 

 

 

 

 

 

 

 

 

 

 

 

#6년 만의 내한 말러 체임버

구스타보 두다멜/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18일/아트센터인천)가 인천에 상륙한다. 두다멜이 이 악단을 처음 지휘한 건 2004년이다. 그는 지휘 커리어 초기 베네수엘라에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설립한 유소년 지원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하기도 했다.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1997년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 ~2014)가 창단했다. 2003년부터 대니얼 하딩을 음악감독으로 맞아 오랫동안 함께 호흡해왔다. 2011년 하딩을 종신 명예 지휘자로 추대한 이래로 음악감독이나 수석지휘자를 따로 뽑지 않고 객원지휘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악단과 장기간 호흡을 맞출 음악가에게 ‘예술적 동반자’라는 자리를 내어준다. 현재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미츠코 우치다(피아노), 페카 쿠시스토(바이올린), 테오도르 쿠렌치스(지휘)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20개국 출신 40여 명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 공연장에 상주하지 않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관객을 찾아가고 있다.

ⓒMolinavisuals

#오케스트라와 성악, 그리고 말러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하모니 위로 음성이 꽃피는 작품이 다수 포진해 있다. 최수열/TIMF 앙상블(11일/통영국제음악당)은 윤이상 ‘피스 콘체르탄테’(1976), 백병동 ‘인간이고 싶은 아다지오’(2004), 김지향 ‘레조난스(Resonance)’(2011)를 선보이는 가운데 소프라노 서예리의 협연으로 진은숙의 ‘스낵스&스날스’(2003/4)를 들려준다.

말러는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를 그리는 교향곡 3번에 사람의 목소리도 편성했다. 마시모 자네티/경기필은 소프라노 마리나 프루덴스카야와 이 작품을 선보인다. 프루덴스카야와의 말러는 지난해부터 자네티가 염원해왔던 것이기에 더욱 기대해볼 만하다.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코리안심포니(30일/예술의전당)는 소프라노 이명주와 R.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택했다. 작곡가 윤이상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자랑하는 데이비스는 윤이상의 ‘서주와 추상’과 말러 교향곡 4번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전 이 책

말러를 찾아서

볼프강 샤우플러 저 | 홍은정 역 | 포노

말러에 관한 세계 정상급 지휘자 29인의 인터뷰. 말러 생전부터 그의 악보를 출간해온 유니버설 에디션이 엮은 것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말러가 재평가받게 된 과정을 설명한다. 바렌보임은 반항심으로 말러 지휘를 시작했고, 샤이에게는 새로운 언어의 우주로, 두다멜에게는 특별한 존재로, 래틀에게는 지휘자가 된 동기로 말러가 존재했다. 반면 하이팅크에게는 늘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말러의 음악은 내면적이고,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공통의 목소리를 낸다. 말러의 음악만큼이나 지휘자들의 답변이 다채롭다.

 

 

 

구스타프 말러 위대한 세기말의 거장

옌스 말테 피셔 저 | 이정하 역 | 을유문화사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 말러(1860~1911)의 말은 일종의 예언이 되었다. 말러 탄생 100주년이었던 1960년에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말러 열풍이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

1, 2권을 합쳐 총 1814쪽에 달하는 말러 평전은 마치 그의 교향곡을 처음 마주할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깊은 호흡과 집중력, 그리고 체력과 도전정신을 요하기 때문. 그렇다면 장대한 교향곡의 마침표와 함께 마주했던 전율 또한 책의 마지막 머리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글 이미라

 

 

 

#듀오 주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아코디언이 짝을 지어 무대에 오른다. 첫 타자는 김재영·문태국(8일/금호아트홀 연세). 현악 2중주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인 이들은 라벨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소나타,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op.7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오랫동안 음악적 파트너로 함께해온 이지혜(바이올린)와 김태형(피아노)(1일/금호아트홀 연세)도 만난다. 두 사람은 트리오 가온의 멤버로도 오래 호흡을 맞춰, 듀오의 탄력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이지혜는 2015년부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뮌헨 국립음대에서 실내악과정 석사를 마친 김태형은 독주자이자 교육자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통영에는 첼로와 아코디언의 독특한 조합이 뜬다.

슈테판 후송(아코디언)·율리우스 베르거(첼로)(10일/통영국제음악당)다. 바흐부터 존 케이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다수의 음반상을 휩쓴 독일 출신의 두 연주자는 이번 무대를 바흐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작품으로만 채우는 신선함을 보여준다.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은 ‘현대음악의 대모’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전 이 음반

바흐, 횔츠키

율리우스 베르거(첼로)/슈테판 후송(아코디언)

WERGO WER 6803 2

율리우스 베르거와 슈테판 후송의 호흡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음반.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를 첼로와 아코디언의 색다른 조합으로 들어본다. 아코디언의 음색은 마치 작은 오르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드리아나 횔츠키의 첼로 독주를 위한 작품에서 베르거가 들려주는 깊은 울림도 놓칠 수 없는 인상을 심어준다.

 

 

 

탄생 90주년 맞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1931~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안네 조피 무터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사랑하는 작곡가다. 2014년 서울국제음악제의 초청으로 내한하여 작품을 발표한 것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31년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에서 태어난 소피아 구바이둘리나는 카잔 음악원과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종교에 관심을 두고 있던 그는 음악에 종교적 영감을 불어넣곤 했다. ‘멤피스의 밤’(1968)은 약음기를 낀 트럼펫의 미묘한 음색과 부드러운 현악의 사운드로 영적인 분위기를 직조하며, ‘인트로이투스’(1977)은 가톨릭 미사 전례의 첫 번째 순서에 해당하는 ‘입당송’을 소재로 했다. 기돈 크레머에 헌정한 ‘오페르토리움’(1980) 역시 미사 전례 중 하나인 ‘봉헌송’을 뜻한다.

이런 주제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데서 그의 기량이 드러난다. 2도 간격의 음을 4등분한 미세 음고부터 반음계·온음계·5음 음계 등으로 구성된 모티브들로 신비로운 음향세계를 구축했다. 아시아 등의 희귀 악기들을 수집해 여기에 활용하기도 했다.

#현대 무용

국립현대무용단은 2018년부터 지속 가능한 무용 레퍼토리를 발굴하기 위해 프로젝트 ‘스텝업’(3·4일, 9~11일/예술의전당)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선보인 황수현의 ‘검정감각 360’은 보이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의 경계 너머 소리와 파장에 둘러싸이는 경험을 선사한다. 임지애의 ‘산, 나무, 구름과 호랑이 ver.0’은 이주와 전통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디아스포라의 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인수의 ‘Was one man show’는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안무가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Aiden Hwang

국립현대무용단 ‘춤추는 강의실’

현대무용이 어렵다고? 국립현대무용단은 지난해부터 대담과 공연이 어우러진 토크 콘서트 ‘춤추는 강의실’을 유튜브에서 진행하고 있다.

“무용작품을 볼 때 오직 하나의 메시지, 의미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때로는 이야기하고픈 메시지를 위해 움직임을 소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움직임이 순수하게 그 자체로 존재할 때도 있다. 꼭 텍스트화된 메시지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꼭 메시지를 읽어내야지 작품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강박이라고 본다. 이미 사회에서는 그런 식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한 추상과 조형의 언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안무가 정영두 ‘현대무용 창작자 특강’ 중에서).

남정호(예술감독), 김보람(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을 비롯하여 뇌과학자 김대식에 이르는 전문가들이 우리가 몰랐던 현대무용의 매력을 파헤치며, 올해도 다채로운 주제로 이어질 예정이다.

 

#관악의 물결

관악의 매력을 발견할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있다. 특히 2018년 성공적인 첫 내한 이후 다시 찾아오는 레 벙 프랑세(7·8일/롯데콘서트홀 외)가 단연 기대를 모은다. 단체는 에마뉘엘 파위(플루트), 프랑수아 를뢰(오보에), 폴 메이어(클라리넷), 질베르 오댕(바순), 라도반 블라트코비치(호른), 에릭 르 사주(피아노)로 구성된다. 멤버 모두 출중한 실력을 입증받고 있어 목관 어벤져스라 이를 만하다. 레 벙 프랑세는 편성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2016년 프랑스 호른 음악으로 채운 공연으로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은 김홍박(17일/예술의전당)이 돌아온다. 이번에는 펠릭스 드레제케, 키르히너, 프란츠 슈트라우스, 힌데미트 등으로 호른의 모든 색을 꺼내 보인다. 오슬로 필하모닉 수석으로 활동 중인 그가 보여줄 테크닉의 정점을 확인할 기회다.

대전에는 트럼펫의 화려한 기교를 확인할 공연이 찾아온다. 제임스 저드/대전시향(18일/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트럼피터 임승구와 아트루니안의 트럼펫 협주곡을 선보인다. 임승구는 서울대와 영국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대전시향 수석연주자로 재직했으며 현재 충남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INTERVIEW

레 벙 프랑세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2019년 1월호 발췌)

모두 다른 목소리를 가졌듯이, 각자가 지닌 음색 또한 모두 다르다. 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끝없는 여행과도 같아서 한번 소리를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에 영원히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악가들이 노래할 때 어떻게 숨을 쉬고, 소리를 나타내며, 몸을 사용하는지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 역시 학창 시절 여러 악기를 가지고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 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끝없는 여행과도 같아서 한번 소리를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에 영원히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악가들이 노래할 때 어떻게 숨을 쉬고, 소리를 나타내며, 몸을 사용하는지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글 이미라

 

 

#초연의 묘미

국립오페라단이 푸치니의 오페라 ‘서부의 아가씨’(1~4일/예술의전당)를 국내 초연한다. 1907년 뉴욕을 방문한 푸치니가 미국 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의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작품은 미국 ‘골드 러쉬’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19세기 미국으로 간 유럽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담는다.

국내 초연작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시 판 투테’에서 신선한 해석을 선보였던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하고 이탈리아의 마에스트로 미켈란젤로 마차가 지휘한다는 소식에 국내 오페라 팬들의 호기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소프라노 이윤정, 바리톤 양준모, 테너 신상근 등이 출연을 예고했다.

 

 

 

 

 

 

 

#놓쳐선 안 될 연극들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백상연극상을 받은 ‘그을린 사랑’(연출 신유청)(2~4일/대전예술의전당)이 대전을 찾는다. 2016년 초연 당시 묵직한 원작, 감각적인 연출, 세련된 미장센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 ‘화염’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드니 뵐니브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2010)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극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어머니가 남긴 편지를 전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다.

2017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2018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분을 수상한 김정 연출가가 경기도극단 배우들의 저력을 선보일 작품으로 아서 밀러의 ‘시련’(16~25일/경기아트센터)을 준비 중이다. 집단적 광기에 맞서는 한 개인을 다룬 현대 비극의 정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떠오르는 신예 스타들

홍민수

박규민

임주희
ⓒJino Park

2021년, 더 큰 도약을 꿈꾸는 네 연주자의 무대에 함께해보자.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15일/금호아트홀 연세)은 하얼빈 콩쿠르 2위, 어빙 클라인 현악 콩쿠르 3위에 이어 2019 막스 로스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고, 2019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콩쿠르를 준우승하며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임주희(15일/티엘아이 아트센터)는 2010년 6월 러시아 백야의 별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게르기예프/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와 도쿄 산토리홀 체임버 뮤직 가든,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초청되는 등 매해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부소니 콩쿠르 2회 연속 4위(2011/2014), 2016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3위, 2017년 리스트 콩쿠르 준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홍민수(22일/금호아트홀 연세)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피아니스트 신창용(29일/금호아트홀 연세)은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18년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를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스타인웨이&선스’ 레이블에서 두 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이 중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의 소나타를 담은 첫 앨범은 미국 클래식 전문 방송 WQXR가 꼽은 ‘2018년 최고의 음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8월 AUGUST

글 이미라 기자

#홍콩 위크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을 찾지 못했던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홍콩 필이 다시 한번 내한 소식을 알렸다. 이번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다. 2019년 홍콩 필은 최고의 영광을 뉴렸다. ‘그라모폰’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전 세계 유수의 악단을 제치고 이름을 올린 것. 아시아 최초로 세운 이 기록에 츠베덴의 역할은 지대했다.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안 ‘홍콩 위크 2021 @서울’의 일환으로 준비되며, 츠베덴/홍콩 필(27일/대극장)에 이어 9월에는 홍콩 발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9.4·5/대극장)를 만나볼 수 있다.

INTERVIEW

얍 판 츠베덴 (2020년 2월호 발췌)

ⓒWong Kin Chung HK Phil

2012년부터 홍콩 필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어떻게 인연이 시작되었나?

홍콩 필은 재능은 있으나 아직 그것을 최대한으로 사용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에 대한 호기심에서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경험한 홍콩 필은?

단원들도 젊고, 역사도 그리 길진 않지만,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한 그들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이것이 내게 매우 큰 성취감을 준다. 우리는 전설적인 악단으로 성장하는 길에 서 있다.

홍콩 필에서 이룬 성과 중 하나를 꼽자면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음반이다.

2015~2018년까지 4부작을 모두 실황 녹음했다. 전통이 중요한 이 세계에서는 스스로 실력을 증명해내야만 한다. 더 높은 수준으로의 도약을 꿈꾼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레퍼토리가 ‘링’ 사이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업을 통해 오케스트라가 이전보다 더 유연하고 강력해졌다.

오케스트라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헌신과 애정, 그리고 분명한 계획 등이 필요하다. 이성과 감성이 함께하는 자세랄까. 사람의 심장처럼, 오케스트라의 ‘심장’은 목관 파트에 있다. 이들로부터 시작된 모든 혈관이 다른 단원들에게 흘러간다.

20년 경력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악장에서 지휘자로 전향했다. 이후에 보장되지 않을 미래가 두렵진 않았는지.

내게 가장 큰 위험이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삶의 모든 부분에는 실패에서 오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자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에 전념해라. 100퍼센트 애정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앙상블, 색깔을 입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더해가고 있는 앙상블을 만나보자.

2015년 창단한 발트앙상블(17일/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9일/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은 유럽 각지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비올리스트 최경환을 예술감독으로 이지혜(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 김세준(NDR 라디오 필 비올라 수석) 등 스무 명이 넘는 연주자가 함께한다. 개성 있는 연주자가 모여 음악으로 하나의 ‘숲(Wald)’을 이룬다.

1994년에 창단한 세종솔로이스츠(22일/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는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에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단체다.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 ‘펜디’와 함께 스트리밍 이벤트 ‘펜디 르네상스-아니마 문디’를 선보이며,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에 예술과 패션, 음악을 통해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시대 음악과의 가장 빠른 소통은 TIMF앙상블(28일/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을 통해 가능하다. 2001년 창단해 수준 높은 연주와 협업으로 매년 다양성을 더해가고 있으며, 바카우 현대음악제,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 등 세계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TIMF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

발트앙상블

 

 

 

 

 

 

 

#라이브로 즐기는 영화 음악

디즈니 인 콘서트
ⓒStudio Bob

2010년 중후반부터 영상과 함께 오케스트라 라이브 공연을 즐기는 ‘필름 콘서트’가 빠르게 성장했다. 런던 심포니·도쿄 필·볼티모어 심포니·서울시향 등의 국내외 주요 악단이 정기 프로그램으로 삽입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디즈니 인 콘서트’(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아트센터 인천)는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며 음악을 즐기는 디즈니 공식 프로덕션 콘서트다. 본 공연을 위해 내한하는 디즈니 콘서트 싱어즈의 실감나는 연기와 노래,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가 함께한다.

강남심포니 ‘클래식 품격콘서트’(5일/장천아트홀)는 ‘여름의 재즈 & 영화음악’을 주제로 열린다. 조윤범 해설로 진행되는 이날 공연에서는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등을 들을 수 있다.

 

공연 전 이 음반

어크로스 더 스타

안네 조피 무터(바이올린)/존 윌리엄스(지휘)/ 로스앤젤레스 리코딩 아츠 오케스트라

Deutsche Grammophon 4797553

존 윌리엄스가 자신의 영화 음악을 특별히 안네 조피 무터를 위한 바이올린곡으로 재탄생 시켰다. 직접 로스앤젤레스 리코딩 아츠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맡았다. 음반에는 등장인물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테마곡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 음악이 담겼다. ‘레이의 테마’(스타원즈), ‘헤드위그의 테마’(해리포터), ‘야행’(드라큘라)를 비롯해 영화 ‘쉰들러 리스트’ ‘파 앤 어웨이’ ‘게이샤의 추억’ ‘사브리나’에서 흘러나왔던 친숙한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다.

 

 

 

에어라인

에마뉘엘 파위(플루트)/알렉상드르 데스플라(지휘)/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

Warner Classics PWCD0094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두 차례의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작곡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작품집이다. 앞의 두 영화를 비롯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색, 계’ 등 그의 대표적인 영화음악을 파위를 위해 새롭게 편곡했다. 특히, 앨범의 타이틀인 ‘에어라인’은 플루티스트 출신인 데스플라가 특별히 파위를 위해 작곡한 독주곡으로,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직접 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유롭고 풍성한 음악을 들려준다.

 

 

 

 

#여름의 축제

축제의 계절,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진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삼아 개최되는 제주국제관악제(8~16일)를 시작으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페스티벌(12~14일),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15~21일), 대전시립무용단 ‘한 여름밤의 댄스 페스티벌’(15~17일), 수원발레축제(18~22일), 대전국제음악제(18~21일), 국립합창단 ‘코랄 페스티벌’(24·25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8.25~11.7) 등을 만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 X 스테파노 포다

“스테파노 포다가 맡은 연출·무대·의상·조명은 전혀 어렵지 않으면서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간명하게 드러냈다.”(2015년 국립오페라단 ‘안드레아 셰니에’ 리뷰 중)

스테파노 포다는 해외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연출뿐 아니라 무대미술·의상·조명·안무를 총괄하며 현대미술 작품 같은 무대를 선보여 왔다. 국립오페라단과는 ‘안드레아 셰니에’(2015)와 ‘보리스 고두노프’(2018)를 통해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인 그가 베르디의 ‘나부코’(12~15일/국립극장 해오름)로 다시 한번 국립오페라단과 만난다. 웅장한 군중신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하는 그의 탁월한 연출로 만나게 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이번 무대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홍석원/경기필하모닉, 국립합창단의 연주와 함께 고성현·정승기·문수진·양송미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속 신화와 고대의 시간

뮤지컬 ‘엑스칼리버’

코로나19도 새로운 작품을 향한 열정을 꺽진 못한 것 같다. 에스앤코는 이달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록과 재즈를 다채롭게 녹여낸 브로드웨이 시작 ‘하데스타운’(8월 중/LG아트센터)을 선보인다. 2019년 3월 브로드웨이에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그해 토니 어워즈에서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엑스칼리버’(8~11월/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는 아서왕의 전설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마타하리’ ‘웃는 남자’에 이은 EMK의 세 번째 오리지널 뮤지컬로, 스티븐 레인(연출), 아이반 멘첼(극작), 프랭크 와일드혼(작곡) 등 세계적인 창작진이 빚어낸 대작이다. 2019년 초연 당시 ‘명품 뮤지컬의 탄생’이란 평을 받았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대작의 탄생을 예고하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대작의 탄생을 예고한다. 예술감독 원일(연출)과 성찬경·손다혜(작곡), 한웅원(음악감독) 등 스타 창작진이 함께하는 무대, 뮤지컬 ‘금악 禁樂’(18~29일/경기아트센터 대극장)이다. 경기도극단, 경기도무용단도 함께할 예정으로, 경기도예술단이 만들어낼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타카치 콰르텟, 5년 만의 내한

올해로 마흔여섯 번째 시즌을 맞은 타카치 콰르텟이 5년 만에 내한한다(31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타카치 콰르텟은 1975년, 부다페스트의 프란츠 리스트 아카데미 출신의 네 명의 헝가리 학생이 창단했다. 현재는 에드워드 듀슨베리·하루미 로데스(바이올린), 안드라스 페어(첼로), 그리고 지난해 창단 45주년을 맞아 새롭게 합류한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이 함께한다. 이번 무대는 용재 오닐이 합류한 이후 선보이는 첫 내한 공연이다. 임동혁(피아노)도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Amanda_Tipton

 

공연 전 이 책

새로운 세대를 위한 베토벤

에드워드 듀슨베리 저 | 장호연 역 |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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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만 더 조용하게 연주해봐. 슬픔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면에서 느껴지도록.” 베토벤 현악 4중주곡의 악구를 해석하는 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이 음악을 20여 년간 연주해온 연주자라면 어떨까? 타카치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인 저자 에드워드 듀슨베리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을 연주하며 한 그간 시도와 고민에 대해 풀어놓는다. 베토벤이 음악적 주제로 삼았던 실험과 균형을 나폴레옹 전쟁 등의 시대적 배경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하고, 라주몹스키 백작과 같은 후원자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작품에 담긴 다양성을 조명한다. 더불어, 타카치 콰르텟의 리허설 현장과 네 명의 멤버 사이 오가는 의견도 생생히 담았다. 글 박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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