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레코드 신보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3월 29일 9:00 오전

RECORD

이달의 신보

 

존 윌리엄스 라이브 인 비엔나

존 윌리엄스(지휘)/ 안네 조피 무터(바이올린)/ 빈 필하모닉 Deutsche Grammophon 4860735(CD+Blu-ray)

2020년 1월, 빈 무지크페어라인 지휘대에 존 윌리엄스(1932~)가 올랐다. 높은 관심을 받았던 그의 빈 필 지휘 데뷔 실황이 CD와 블루레이로 공개됐다. 이 무대를 준비하며 녹음된 스튜디오 음반이 지난해 8월 발매(DG)된 바 있지만, 이번엔 영상을 통해 현장의 생동감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협연에는 윌리엄스의 음악적 동료로 호흡을 맞춰온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조피 무터가 활약한다. ‘해리포터’ ‘E.T.’ ‘쥬라기 공원’ ‘스타워즈’ 등 존 윌리엄스의 대표작들을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만나보자.

 

카르멘

 

클라우데 아이헨베르거(카르멘)/ 마리오 벤차고(지휘)/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른 콘서트 극장 합창단 외 Arthaus 109433(DVD+2CDS)

2018년 스위스 베른 콘서트 극장 실황영상이다. 특이하게도 ‘카르멘’의 오리지널 버전임을 밝히고 있다. 비제(1838~1875)의 ‘카르멘’은 1875년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초연 당시 미지근한 반응만 얻었다. 비제가 죽은 후 그의 친구이자 작곡가 에르네스트 기로가 부분적으로 수정한 판본이 빈을 비롯한 다른 극장에서 공연됐다. 그제서야 작품은 걸작으로 인정받았다. ‘하바네라’의 앞부분에 딸림음이 있다든지, 2막 전주곡은 없는 등 익숙한 ‘카르멘’과 조금씩 다른 부분을 음미하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CD가 별도로 제공되어 음악만 감상할 수도 있다.

 

알세스트

도로테아 뢰쉬만(알세스트)/ 안토넬로 마나코르다(지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합창단 외 C major 756804(Blu-ray)

부부애를 다룬 오페라로는 베토벤의 ‘피델리오’가 잘 알려져 있다. 그보다 한 세대 전에 독일의 글루크(1714~1787)가 헤라클레스의 모험담 중 하나를 차용해 작곡한 ‘알세스트’는 더욱 희생적인 부부애를 담았다. 1767년 초연된 빈 판본(이탈리아어)과 1776년 초연된 파리 판본(프랑스어)이 현재 남아있다. 본 영상은 음악과 춤이 풍부한 파리 판본. 벨기에 안무가 시디 라비 체르카위(1976~)가 연출을 맡아 현대적인 감각을 녹였다. 알세스트 역의 도로테아 뢰쉬만(1967~)은 마리아 칼라스의 절창으로 유명한 1막 피날레를 풍성한 감성으로 소화한다.

 

눈의 여왕

콩스탕스 데버나이(눈의 여왕)/ 장클로드 피카르(지휘)/ 스코티시 발레 오케스트라/ 크리스토퍼 햄슨(안무) 외 Arthaus OABD7284(Blu-ray)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영감을 준 안데르센의 동화를 발레로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2012년 스코티시 발레의 실황물이다. 안데르센의 원작이나 ‘겨울왕국’의 전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눈의 여왕에게 납치당한 연인 카이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게르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눈꽃 세상은 환상적인 무대 세트와 의상,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음악으로 구현됐다. 안무를 맡은 크리스토퍼 햄슨(1973~)은 영국 국립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약했으며, 1969년에 창단된 스코티시 발레의 예술감독으로 2012년부터 재직 중이다.

 

베토벤 교향곡 7번

테오도르 쿠렌치스(지휘)/ 무지카 에테르나 Sony Classical 19439743772

테오도르 쿠렌치스(1972~)는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두고 “고전 교향곡 중 가장 완벽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구조적 완성도는 고전 건축의 정점인 아테네 양식과 비견된다”고 말한 바 있다. 2020년 발표되어 큰 화제를 불러온 쿠렌치스/무지카 에테르나의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에 이은 베토벤 교향곡 두 번째 녹음이다. 지난해 쿠렌치스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는 이 작품으로 내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소됐다. 음반 또한 오랜 발매 연기 끝에 공개되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베토벤 3중 협주곡 외

이자벨 파우스트(바이올린)/ 장 기엔 케라스(첼로)/ 알렉산더 멜니코프(포르테피아노)/ 파블로 헤라스 카사도(지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Harmonia Mundi HMM902419

아르모니아 문디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 지난해부터 그의 서거 200주기가 되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시리즈 앨범을 기획 중이다. 그 일환인 이번 앨범에는 3중 협주곡을 비롯하여 베토벤이 직접 피아노 3중주로 편곡한 교향곡 2번이 수록됐다. 연주는 2017년 내한해 화제를 모았던 파우스트·케라스·멜니코프가 맡았다. 이들의 조합은 ‘피아노 3중주를 위한 완벽한 앙상블’이라는 평가를 받아 더욱 기대할 만하다. 당대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지휘자 파블로 헤라스 카사도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협연을 이룬다.

 

말러 교향곡 7번

알렉상드르 블로크(지휘)/릴 국립 오케스트라 Alpha Alpha592

말러 자신이 ‘비극적’이라는 부제를 붙인 교향곡 6번은 그야말로 어둡다. 1년 뒤 내놓은 교향곡 7번은 ‘밤의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2·4악장의 동명 제목 외에도 음산한 곡의 분위기와 다분히 어울려서다. 계속될 것 같던 어둠은 마지막 5악장에서 갑작스러운 반전을 맞는다. 기쁨에 찬 C장조는 밝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난해한 구성 탓에 말러의 교향곡 중 가장 홀대받는 이 작품을 알렉상드르 블로크와 릴 국립 오케스트라는 말러 사이클의 첫 곡으로 택했다. 그 기개로 잠시 밤을 맞은 듯하던 말러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여명을 비춘다.

 

루드비히를 찾아서

기돈 크레머(바이올린)/ 마리오 브루넬로(첼로)/ 크레메라타 발티카 Alpha 660

기돈 크레머(1947~)가 이끄는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베토벤 현악 4중주 앨범을 발매했다. 후기 작품인 14·16번을 현악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한다.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1997년 크레머의 50세 생일을 기념해 발트 3국에서 온 연주자 23인에 의해 창단됐다. 당시 일시적으로 모였던 단체는 오늘날 크레머의 중요한 동반자가 되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는 1986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마리오 브루넬로(1960~)도 참여해 레오 페레(1916~1993)의 첼로·현악 오케스트라·타악기를 위한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를 선보인다.

 

피아졸라 스토리스

 뤼시엔느 르노댕 바리(트럼펫)/ 사샤 괴첼(지휘)/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Warner classics 9029515563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프로젝트 음반. ‘망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리아’ 등 피아졸라의 대표작 9곡과 히나스테라 ‘아름다운 아가씨의 춤’ 등의 인기 탱고, 그리고 오페라와 뮤지컬 아리아를 다양하게 실었다. 사샤 괴첼이 지휘하는 몬테카를로 필하모닉의 하모니 위에서, 트럼피터 뤼시엔느 르노댕 바리(1999~)는 젊은 나이를 잊게 할 만큼 감각적인 연주를 펼친다. 기타리스트 티보 가르시아, 아코디어니스트 리샤르 갈리아노가 게스트로 참여해 다채로움을 더한다.

 

로맨티크

주연선(첼로)/문정재(피아노) Sony Classical 8803581185997

첫 솔로 앨범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소나타 전곡에 도전했던 주연선이 이번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소품집으로 돌아왔다. 생상스의 ‘백조’, 쇼팽의 ‘녹턴’, 엘가의 ‘사랑의 인사’,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이 수록됐다.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로맨틱한 첼로 음색을 선사할 예정. 서울시향 수석을 역임한 주연선은 예원학교·서울예고·커티스 음악원을 거쳐 라이스 대학에서 린 하렐을 사사했다. 이츠하크 펄먼, 로린 마젤 등 대가 음악가들과의 듀오 연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문정재의 섬세한 피아노 연주가 아름다움을 더한다.

 

Miserere

하워드 아먼(지휘)/ 바이에른 방송관현악단/ 바이에른 방송합창단 BR Klassik 900527

영화 ‘어바웃 타임’의 작곡가로 알려진 아르보 패르트(1935~)의 진면목을 만난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바이에른 방송합창단이 참가한 이번 앨범엔 성경의 시편을 가사로 하는 ‘불쌍히 여기소서(Miserere)’를 포함해 7곡의 합창곡이 수록되어 있다. 지휘를 맡은 하워드 아먼(1954~)은 듣는 이를 신비의 영역으로 이끈다. 그는 성숙한 연주와 높은 완성도로 정평이 나있다. “패르트의 초기 작품을 탁월한 해석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 지휘자 폴 힐리어의 뒤를 잇는 인물이다.

 

저녁노을에

마티아스 괴르네(바리톤)/ 조성진(피아노) Deutsche Grammophon 4860274

2019년 슈베르트 가곡으로 한국 관객과 만났던 마티아스 괴르네(1967~)와 조성진(1994~)이 다시 한번 뭉쳤다. 후기 낭만주의의 독일 가곡을 탐구하는 이번 음반은 바그너(1813~1883) ‘베젠동크 연가곡’으로 시작된다. 이어, 하이네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를 바탕으로 한 피츠너(1869~1949)의 초기 가곡들과 R. 슈트라우스(1864~1949)의 ‘저녁노을’을 들려준다. 비극적인 어둠과 화려하고 극적인 분위기를 넘나드는 수록곡들을 통해 동시대를 산 세 작곡가의 서로 다른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현의 유전학

양인모(바이올린)/ 임선혜(소프라노)/박종호(기타)/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외 Deutsche Grammophon 40265

2018년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를 담은 앨범(DG)에 이어 두 번째로 발매된 양인모(1995~)의 앨범이다.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을 기념하며 발매한 첫 번째 앨범과 달리 그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내세워 더욱 새로운 시도를 행한다. 중세 독일 철학자인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1179)의 시와 음악에 직접 바이올린 선율을 작곡해 덧입혔는가 하면, 이탈리아 마테이스(1670~1737)와 코렐리(1653~1713)의 곡은 조율을 달리해 연주했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그의 음악적 동료도 힘을 실었다.

 

시편

정재일 Universal music DU42223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으로 다시 한번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정재일(1982~)이 3집 앨범을 발매했다. 10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앨범이다. 끊임없이 돌고 도는 역사의 거대한 쳇바퀴 속에서 그저 무기력한 개인의 삶을 주목하는 음악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의 외침, 그 안에서 끝끝내 찾아내야만 하는 진실의 순간을 되새기게 만든다. 시편의 기도 속에서 12곡의 음악을 길어 올렸고, 합창·구음·일렉트로닉 음향 그리고 현악 앙상블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한 곡도 놓칠 수 없는 21곡의 탄생이다.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피아노) Warner classics 9029511875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1969~)가 유명해진 건 1990년 리즈 콩쿠르 때부터다. 준결선에서 자신의 연주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공연 도중에 홀을 나와 버렸던 것. 이후 그는 여러 음반을 통해 주목 받았다. 특히 아름다운 뉘앙스가 담긴 바흐의 ‘영국모음곡’ 음반으로 그라모폰상을 수상했다. 이번에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으로 다시 한번 바흐의 세계를 연다. 평균율 클라비어 2권에서 12곡을 선별하고 순서를 재배치하여 자신만의 흐름을 만들었다. 현대 피아노의 장점을 극적으로 이입시켜 자신만의 빛나는 바흐를 완성한다.

 

마음의 노래 14

강은구(작곡)/윤선애(작사·노래)/ 정소희(대금)/이지희(피아노) 외 프로덕션 고금 GGC20043

가곡은 시조시에 곡을 붙여서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이다. 현재 남창 26곡, 여창 15곡이 전승된다. 작곡가 강은구는 여창가곡 14곡의 노랫말을 가져와 선율은 서양음악 기법을 사용해 완전히 새롭게 창작했다. 각 곡은 옛 노랫말을 그대로 사용하는 부분과 그에 대한 해제(解題)에 해당하는, 새로운 노랫말로 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 가곡의 창법을 훈련한 가수가 지금의 청중에게 익숙한 창법으로 부르고, 피아노와 대금이 조화를 이룬다. 전통에 대한 재해석이자, 현재의 예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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