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놀트레축제

한국 현대무용단 LDP 이탈리아 밀라노를 넘다

WORLD HOT _글 문애령(무용평론가)  사진 LDP 전통을 넘어선 만남으로 관점의 교차를 경험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현대무용가를 주축으로 한 LDP(Laboratory Dance Project)가 밀라노 엘포 푸치니 극장(Teatro Elfo Puccini)에서 열린 무용축제 ‘밀라놀트레(MILANoLTRE)’에 참가했다. 밀라놀트레는 밀라노(Milano)와 올트레(Oltre)의 합성어로 ‘밀라노를 넘어’라는 의미다. 밀라노의 빛나는 발레 역사에 빗댄다면 ‘스칼라 극장의 고전을 넘어’로 까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현대무용 축제다. 엘포 푸치니 극장에는 공연장 세 개가 있는데, 대극장은 ‘셰익스피어’, 중극장은 ‘파스빈더’, 소극장은 ‘바우쉬’로, 연극·영화·무용의 대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LDP가 선보인 6일간의 데뷔무대  제32회 밀라놀트레는 9월 17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되었고, LDP는 셰익스피어 홀에서 장장 6일간 공연했다. 9월 27·28일은 ‘룩 룩(Look Look)’과 ‘노 코멘트(No Comment)’, 29·30일에는 ‘바우(Bow)’, 10월 1·2일에는 ‘노 필름(No Film)’과 ‘노 코멘트’가 무대에 올랐다. LDP 레퍼토리는 기교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으나 각 작품의 개성은 뚜렷한 편이다. 밀라노 관객은 서울보다 연령대가 높았고, 작품 감상의 연륜도 깊어 보였다. 특히 로비에서 예술가들을 기다렸다가 감동을 전하고 감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동규 작 ‘룩 룩’은 화려한 문양의 의상 덕에 올해 밀라놀트레 포스터 모델로도 빛을 발했다. 의상은 요란하지만 정작 얼굴은 천으로 가린 군무가 객석을 누비며 누군가를 집중적으로 쳐다보는 해프닝이 익명성의 용기를 강조한다. 요란한 굉음, 규칙적 박자, 손가락을 던지는 리듬감, 반복적인 행진, 상처를 주고받는 이미지 등이 줄곧 ‘보기(look)’를 강조한다. 전 출연진이 중앙에 모여 질주할 때 관객은 그들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대입시키고, 땀에 젖은 얼굴이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에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안무가의 고민을 나눠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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