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벳
1월 ‘객석’ 기자들이 꼽은화제의 무대
REVIEW 유쾌하게 휘몰아친 춤 마르쿠스 슈텐츠/서울시향 연주회 (협연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2018년 12월 14·15일 | 롯데콘서트홀 서울시향이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 함께 12월을 맞아 선보인 공연은 춤의 향연이었다. 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프로그래밍하여 한 편의 휘황한 파티를 펼쳤다. 슈텐츠가 수석객원지휘를 하는 또 다른 악단인 미국 볼티모어 심포니의 악장 조너선 카니가 이번 공연의 객원악장을 맡아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흥겨운 무대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이었다. 슈텐츠가 선보이는 특유의 속도감은 유속이 빠른 강물을 연상케 했다. 서울시향의 장기인 풍성하고 일체감 있는 현악기군의 사운드가 에너제틱하면서도 세련되게 흘렀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인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는 짧은 두 작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슈타미츠 클라리넷 협주곡 7번은 트릴과 스케일 등 클라리넷의 쉼 없는 기교가 요구되는 곡인데, 오텐자머는 테크닉과 유머를 버무리며 고전적 우아함을 한껏 드러냈다. 루토스와프스키의 ‘클라리넷과 챔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댄스 전주곡’은 한국 초연으로, 오텐자머 본인도 피아노와 연주해본 경험만 있었고 오케스트라와는 처음 연주하는 기회였다고 한다. 5개 악장이 총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곡이지만 폴란드 민속춤을 기반으로 한 리듬이 인상적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춤판’은 2부에서도 계속됐다. 2부의 첫 곡은 버르토크의 ‘춤 모음곡’으로, 버르토크 특유의 쿵쿵거리는 투박한 리듬과 독특한 강세가 강렬하게 표현됐다. 슈텐츠는 거의 춤을 추듯이 머리와 몸을 흔들며 악단을 지휘했다. 마지막 곡인 라벨의 ‘볼레로’는 대중적으로는 유명하지만 연주가 까다로워, 막상 실연으로는 자주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스네어 드럼이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리듬을 연주하는 가운데, 관악기가 한 대씩 돌아가며 조용하게 주제 선율을 연주하며 점층적으로 쌓아올리는 것이 이 곡의 묘미다. 곡의 시작부터 중반까지 슈텐츠와 서울시향은 아주 조심스럽게 악상을 다져나갔다. 피치카토로 리듬을 잡아가던 현악기군이 중반 이후로 활을 잡고 주선율을 함께 연주하면서부터는 본격적인 관능의 소용돌이가 시작됐다. 계속해서 적극적인 사운드를 요구하는 슈텐츠의 모습은 사뭇 도발적이라고까지 느껴졌다. ‘볼레로’는 화려한 폭발을 향해 점점 더 달려갔고, 현·관·타악기가 총동원돼 포효하며 격정의 춤은 막을 내렸다. 이정은 예술을 함께 하는 여정 김대진 피아노 독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