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렙코·보스트리지·햄프슨과 파파노의 브리튼 ‘전쟁 레퀴엠’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월 1일 12:00 오전


▲ 안나 네트렙코(소프라노)/이언 보스트리지(테너)/토머스 햄프슨(바리톤)/안토니오
파파노(지휘)/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관현악단과 합창단
Warner Classics 6154482 (DDD)
★★★★☆

지난해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은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오페라극장에서는 ‘피터 그라임스’를 상연하겠지만 콘서트홀에서는 아무래도 ‘전쟁 레퀴엠’이 제격이다. 대편성 관현악, 실내 관현악단, 혼성 4부 합창단, 소년 합창단과 세 명의 독창자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작품인데다 브리튼은 물론 20세기 음악을 대표할 만한 작품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음반은 2013년 6월 25~29일 로마 파르코 델라 무지카 산타 체칠리아 홀 실황 녹음이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해석한 ‘전쟁 레퀴엠’은 섬세한 음악의 내밀한 울림을 추구하는 브리튼의 음악세계와 통하는 데가 많다. 전장에서 아침이슬처럼 사라진 수많은 목숨에 대한 비통함과 비극에 함몰되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관조와 명상에 빠지게 한다. 디테일에 충실하고 섬세한 관현악 처리, 많은 연주자를 하나로 아우르는 파파노의 영도력이 돋보인다. 독창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하지만 네트렙코와 햄프슨은 보스트리지의 진지한 해석만 못하다. ‘전쟁 레퀴엠’ CD가 한 장도 없다면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 이미 몇 종류 있더라도 브리튼 음악의 팬이거나 성악이 곁들인 관현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고려해볼 만한 컬렉션이다. 이장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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