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꽃별

충남 태안

시작은 끝이기도 하고, 끝은 다시 시작으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남는 가장 값진 것은 아마도 ‘추억’일 것이다. 인도의 사막에서 보았던 일몰이 떠오른다. 지평선 너머 해가 지기 시작하고, 하늘은 차츰 주황색으로 변했다. 그 붉은 하늘색이 땅을 물들이고, 해는 꼴깍 넘어가고, 남은 세상은 모두 불타는 듯했다. 그리고 진보라색 여운이 남았다. 붉은 기가 천천히 사라진 하늘엔 작은 별이 떠 있었고 이윽고 깜깜해진 밤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매일 그렇게 해가 졌다. 하루는 그렇게 열렬하게 떠나고, 다시 오고 있었다.

구례 화엄사

화엄사를 향해 가는 동안 벌써 가을인가 싶었다. 세상은 지나치게 소란하고, 그래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그 소란함은 수많은 우리의 마음을 할퀴고 있다. 그렇게 상처 난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은 결국 내 옆의 사람들이었다. 나와 같이 걷고, 그렇게 걷다가 눈이 마주친 이 땅의 많은 사람이 애틋했다. 우리는 서로 보듬고 살아야 하는 운명일지 모른다

안동 도산서원 ‘자연의 고고함을 닮은 음악, 황병기의 침향무’

어디론가 떠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이 계절에 가려고 아껴둔 안동으로 향하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설레었다. 봉화부터는 중앙선도 제대로 그려 있지 않은 도로를 타고 달렸는데,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구불거리는 길 옆 오목한 곳에서, 사과나무와 사과를 닮은 사람들이 가을을 살고 있었다

제천 청풍호 ‘이열치열의 음악, 윤윤석류 아쟁산조’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로다값없는 청풍이요 임자 없는 명월이라이 중에 병 없는 이 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성혼(成渾)…

남한산성

‘비에 젖은 해금’ 아픈 마음을 보듬다

강화도 ‘강화 고사소리’와 ‘창부타령’에 담긴 간절한 마음

내비게이션을 따라 들어선 길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간신히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에 무척 가팔랐다. 어쩌지… 우물쭈물하는 사이, 길은 비밀의 숲으로 이어졌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그 몽롱하고 아련한, 신비로움이 가득한 숲으로!

종로 백사실 계곡 ‘웃음이 만드는 생명력, 수궁가’

어느 초여름, 부암동 어딘가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공연이라니까 뾰족한 굽이 달린 예쁜 구두를 신었다. 그런데…

안압지에서 김소희 명인의 구음과 함께 울다

안압지에서 받았던 위로내가 김소희 명인(1917~1995)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재수할 때였다. 대학에 떨어지고 앞이 깜깜했다. 해금을…

Load More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