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 DNA 복제로 탄생한 클론

무용 작품의 탄생과 파장을 담은 인생 이야기                …

1년 공연을 한눈에! 2019 공연 총정리

SPECIAL 올 한 해를 수놓을 클래식 음악·무용·연극·뮤지컬·국악의 다양한 공연정보를 모았다. 올해도 풍성한 무대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공연예술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

PREVIEW     ‘가능성’ 이 짧은 세 글자 안에는 가늠할 수 없이 큰 기대와 설렘이…

노경애의 ‘21°11’’ & 정세영의 ‘세 마리 곰’

REVIEW  ‘객석’ 필자들이 꼽은 화제의 무대   안무의 차원에서 춤은 동사를 다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춤을 현란한 운동성의 세계와 동일시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스펙터클한 움직임을 전시하는 춤의 근대적 욕망의 기저와 조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며, 춤이 다른 예술 장르들 틈새에서 독립적인 예술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 제시한 물 흐르듯 이어지는 운동성이라는 이상향을 의문시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사가 개입되지 않는 인간 활동이 거의 없는 만큼, 광범위하고 확장된 개념으로서의 춤의 영역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안무는 춤과 다르다. 이 두 가지를 동일시하는 시각은 춤의 자율적 영역을 확보하려는 근대적 기획에서 비롯된 편견일 뿐이다. 안무는 춤에 대한 일종의 거리감각을 내포한다. 춤을 춤이라고 여기는 관념을 다시 검토하고,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요소와 조건을 들여다보는 일을 포함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동사를 다룬다는 것 또한 춤이나 일상에서의 그 관성적 사용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가령, 움직임의 매끄러운 흐름 혹은 연속성 안에 갇힌 테크니컬한 스텝은 얼마나 ‘걷는다’라는 의미와 멀어져 있는가? 혹은 ‘걷는다’라는 개념의 추상은 어떻게 거기에 잠재된 독특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여기에 중단과 머뭇거림의 미학이 있다. 이미 있지만 의식하지 못했던 무엇을 다시 발견하는 순간, 혹은 오래된 사용이 비활성화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기존의 목적 추구 방식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거나 중단되고 망설임을 불러오지만, 또 다른 창조, 즉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의 용어로 ‘탈창조’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것이면서 기존의 것이 아닌 모순 사이에서 틈을 내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노경애의 ‘21°11’’(12월 11일, 이음센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걸음걸이 사이에서 그러하듯이, 그리고 정세영의 ‘세 마리 곰’(12월 6~9일, 문래예술공장 M30)이 비극적 상황을 구성하는 술어를 재현하지 않음으로써 전혀 다르지만 그렇지 않은 또 다른 길을 내듯이.   걷기의 무수한 조합  우선 노경애 안무의 ‘21°11’’에서 중단과 머뭇거림의 순간은 수시로 발생한다. 출연자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는 무대 양옆 단상에 관객들이 섞여 앉게 되는 순간부터 어떤 낯섦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무용수들과 함께한 뇌성마비 시각예술 작가들의 존재 자체로 인해 겪게 되는 다차원적인 미세조정의 순간이랄까. 그것은 그들이 하나둘씩 나와 무대를 걷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일어난다. 일종의 시지각적 지각변동을 거쳐 이내 그 자체의 특이성으로 다가온다. 사람마다 걸음걸이는 사실상 무한히 달랐다. 이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걷기의 대위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걷기들을 보면서 일련의 판단 중지와 망설임의 과정이 조금씩 더해지자, 무용수와 장애인 출연자가 함께 걷는 순간에도 통상적인 차별의 기제가 작동하기보다는 그저 다름 혹은 다양성 그 자체로서 인식될 뿐이다. ‘걷는다’라는 동사에는 무궁무진한 개별의 몸짓이 잠재되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서로 다른 선율이 포개져서 또 다른 음 구성을 이루듯이 걷기의 조합이 무수히 펼쳐졌다. 그뿐만 아니라 걷기는 몸 전체에 해당하는 얘기였다. 특히 뇌성마비 출연자들의 경우, 몸 부분들은 각각의 걷기를 행하는 상태라고 할까. 안무가 머스 커닝햄이 움직임에서 기본이 되는 것을 걷는 것으로 보고 심지어 “나는 발, 다리, 손, 몸통, 머리로 걷는 것을 한다”고 했을 때, 그들은 인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히려 무용수들에게는 애써서 도달해야 하는 어떤 비관성적 지점인 것이다. 이러한 기준의 변환은 사실 조금 앞서 공연된 ‘움직이는 표준’(11월 18·19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탐구된 바 있다. ‘21°11’’에서는 이미 중심이 많은 몸과의 차이와 그로 인한 입장의 전복을 보여주지만, 여기서는 균형을 잡는 중심점을 이동시킬 때 위태로워지는 몸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동하다’라는 동사는 어쩌면 이러한 모순적 지점에서, 가장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여겨지는 지점을 건드림으로써 제대로 사유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적어도 거기에는 새로운 컨트롤 지점과 또 다른 균형점의 계속된 생성이라는 의미가 잠재되어 있었음을 보게 된다.  이 두 작품은 개별적이기도 하면서 마치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듯 보이기도 한다. 다중심의 몸이든 중심을 변화시키는 몸이든 ‘걷다’나 ‘이동하다’에 가정된 전제 조건에 대한 통념을 깨고 있음은 분명하다.   동사를 다루는 또 다른 방식 한편 이와는 좀 다르게 동사를 다루는 방식은 정세영의 ‘세 마리 곰’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말에 담긴 소리와 의미 혹은 이미지와 의미의 분열을 통해 그 사이의 지연된 망설임 같은 것을 겪게 하는 방식이다….

이본 라이너 ‘트리오 에이’

이 춤의 운명이라니_6 무용 작품의 탄생과 파장을 담은 인생 이야기 글 정옥희   스펙터클의 부정, 기교의…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REVIEW 글 장인주(무용평론가)  사진 유니버설발레단·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한동안 뜸했던 해외 유명 발레단들이 올해는 줄지어 내한했다. 스코틀랜드 발레가 26년 만에, 볼쇼이 발레가 13년 만에 연이어 내한했고(볼쇼이 오케스트라와 합동 내한은 23년만), 현대발레의 최선봉에 서 있는 NDT1이 16년 만에 방문해 반가웠다. 올 한해, 갈수록 예술계 불황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문전성시를 이루는 발레공연만큼은 예외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공연계에서 블루오션은 말일 뿐,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순수예술 중 발레는 대중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특히 11월에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야심작을 내놓았고, 이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까지 내한하면서 발레축제가 열린 듯했다. 국립발레단이 발표한 신작 ‘마타하리’(10월 31일~11월 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이탈리아 태생의 레나토 자넬라를 초대해 안무를 맡겼다. 그는 슈투트가르트 발레 상임안무가를 거쳐 빈 국립오페라 발레 예술감독을 지낸 바 있다.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마타하리의 생을 내레이션하는데 그친 밋밋한 시놉시스로 인해 극의 절정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이탈리아에서 제작해 공수한 화려한 의상과 무대·영상 디자인의 세련미가 드라마발레의 뼈대가 되어주었고, 관객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라 바야데르’(11월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를 공연했다. 1999년 처음 무대에 올린 이후 꾸준하게 다듬고 있어, 작품 선정만으로는 야심작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러시아 스타 발레리나인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를 주인공으로 초청하면서 올해 발레계 최고의 이슈가 되었다.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 지역극장 마린스키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와 함께 내한했던 김기민이 올해는 오케스트라까지 대동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발레 본진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2011년 마린스키 발레에 입단해 4년 만에 수석무용수 자리까지 단숨에 올라간 김기민은 ‘돈키호테’(11월 15~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익살꾼 바질 역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올해가 고전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의 탄생 200주년이기도 하지만 유독 발레에 대한 환호성이 넘쳐났다. 그 중심에 있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김기민.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둘의 비결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자하로바의 근육은 고무줄인가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를 부르는 ‘프리마 발레리나 압솔루타’라는 호칭 그대로였다.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불혹의 나이를 맞은 지금이 오히려 전성기인 듯했다. 그녀보다 선배격인 프랑스 출신 에투왈 실비 길렘 이후에 이처럼 유연하면서 강인한 발레리나의 ‘몸’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정작 13년 전에도 그녀를 보면서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풍부한 감정몰입까지 가세하면서 남들 은퇴할 나이에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으니 ‘완벽’을 뛰어넘는 그 이상을 꿈꾸는 듯했다. 러시아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의 결혼과 딸 출산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을까. 스스로도 인생 경험이 더 큰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고백하듯이 니키아를 춘 자하로바는 세계 최고의 정점에 도달해있었다. ‘라 바야데르’ 2막 감자티와 솔로르의 결혼식이 한창인 라자왕 중정의 정원에 니키아가 등장했다. 길게 꼬인 팔과 다리를 타고 눈물이 흐르는 듯하고, 한껏 뒤로 젖혀진 허리의 곡선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절함이 고여 있었다. 양다리를 옆으로 벌려 ‘그랑 주테 아 라 스공(양다리 옆으로 벌려 높이 뛰는 동작)’을 뛸 때는 두 다리가 180도를 넘어 어깨에 닿을 듯했다. 마치 자하로바에게 있어 유연함의 한계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음악의 여운만큼 최대한 길게 뻗어 나갔다. 더할 나위 없이 길고 가는 8등신 미녀에 톡 튀어나온 발목 아치까지 최상의 신체조건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도 진행 중인 세계 최고 발레리나의 치열한 노력은 나이 들어 뻣뻣해지는 근육까지 녹여내었던가. 아니면 우리는 그녀의 원숙한 감정이 심장을 지나 다리를 타고 발끝까지 뻗쳐오르는 걸 목격한 것일까.   점프하는 김기민은 깃털 같았다  러시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마린스키 발레에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입단한 김기민. 그에게 행운이라는 단어가 쫓아다닌 것은 신인 시절 뿐이었다. 김기민이 점프하는 것을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그것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COVER STORY _글 정옥희(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자하로바가 한국에 온다. 2005년 볼쇼이 발레의 ‘지젤’…

캐서린 던햄 ‘사우스랜드’

이 춤의 운명이라니 _5  글 정옥희(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조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그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볼 수 있는 자이다.  그리고 단점을 보았을 때 자신의 자유나 생명을 걸고서라도 규탄할 수 있어야 한다  -캐서린 던햄, ‘사우스 랜드’…

Load More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