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글과 만난 공연예술
예술로 승화된 우리말의 아름다움 살펴보기
말과 글로 매일 마주하는 언어는 일상의 소통을 넘어 예술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한글 역시 음악·무용·연극 등 다양한 공연예술과 만나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언어다. 올해 제정 100주년을 맞은 한글날을 기념해, 국내외에서 10월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한글 관련 특별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총괄 장지현 기자

한글한마당 ©문화체육관광부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세종학당재단

한글실험프로젝트 ©국립한글박물관
#하나 생각을 열다
한글을 소재로 한 예술의 역사
한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다
한글이 노래와 춤, 연극과 합창을 거쳐,
공연예술의 언어와 소재가 되어온 길을 살펴 본다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종이와 화면 위에서 읽는 문자로 먼저 생각하지만, 처음부터 한글은 소리와 가까운 글자였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뒤 한글로 적힌 가장 이른 작품으로 꼽히는 ‘용비어천가’가 나왔다. 이후 궁중에서는 이 노래를 바탕으로 음악과 춤을 결합한 공연도 만들어졌다.
민간에서도 글자를 노래로 익혔다. ‘가갸거겨’처럼 글자의 순서를 장단에 맞춰 부르며 읽는 법을 배우고, 그 속에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섞었다. 한글과 공연예술의 만남은 최근에 생긴 일이 아니라, 글자가 태어난 때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관계였던 셈이다.
우리말이 노래가 되는 순간
근대에 들어 이 관계는 ‘우리말로 노래하기’라는 새로운 길로 넓어졌다. 1920년대 홍난파·박태준·안기영 등이 한국어 시를 서양식 성악곡에 담으면서 한국가곡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봉선화’ ‘동무생각’ ‘그리운 강남’에서 ‘가고파’ ‘동심초’ ‘비목’ ‘그리운 금강산’ ‘내 맘의 강물’ ‘마중’에 이르기까지 한국가곡은 시대마다 우리말의 감정과 리듬을 노래해왔다. 한국어로 노래하는 일은 생각보다 섬세하다. 어떤 음절을 길게 끌지, 받침을 어디서 닫을지, 말의 높낮이와 문장의 흐름을 어떻게 살릴지가 모두 음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독일 가곡이 독일어의 강세와 문장 호흡을 품고, 프랑스 가곡이 프랑스어의 모음과 운율을 음악으로 다듬어왔듯 한국가곡도 우리말의 억양과 발음을 어떻게 선율에 놓을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같은 시라도 어디에서 숨을 쉬고 어떤 모음을 길게 울리느냐에 따라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 결국 좋은 한국가곡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어(詩語)를 덮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말의 뜻과 맛을 더 또렷하게 들려준다.
우리말만의 음악성은 서양식 가곡에만 머물지 않는다. 판소리에서는 말의 높낮이와 사투리의 억양, 의성어와 반복이 장단과 선율 속에서 살아난다. 같은 뜻의 문장도 어떻게 발음하고 어디에 힘을 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난다. 말을 풀어가는 아니리와 노래하는 창이 오가고, 고수의 추임새까지 더해지면 말은 설명을 넘어 리듬과 극적 표현이 된다. 그래서 우리말은 음악에 실리는 재료이면서, 음악의 모양을 결정하는 힘이기도 한 셈이다.
기념의 글자에서 무대의 언어로
하지만 한글 자체가 무대의 재료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1954년 교과서에 수록된 최현배 작사·박태현 작곡의 ‘한글날 노래’를 비롯해, 1960~70년대 한글날 기념식과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에서 한글은 주로 자랑하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다뤄졌다. 당시 기록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한글을 공연의 형식으로 실험하기보다 기념하고 알리는 일이었다.
변화는 1980년대부터 조금씩 선명해졌다. 국립극단은 1981년 6월 제100회 공연 기념작으로 이재현 작·허규 연출의 ‘세종대왕’을 올렸다. 한글 창제가 기념식의 설명에서 벗어나 배우가 연기하는 이야기로 옮겨간 것이다. 이후 한글을 다룬 무대는 세종의 업적을 보여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새 문자가 필요했는지, 그 글자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한글이 왕의 업적을 설명하는 대상에서 벗어나 사람 사이의 소통과 지식·권력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의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다. 새 문자를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 하나를 더 얻는 일이 아니다. 누가 지식을 읽고 기록할 수 있는가가 달라지는 일이기에 한글 창제는 자연스럽게 권력과 소통의 문제를 품은 연극적 사건이 될 수 있었다.
1990년대에는 한글이 몸의 움직임이 되기도 했다. 이숙재가 이끈 밀물현대무용단은 1991년 ‘홀소리, 닿소리’를 시작으로 ‘한솔이어라’ ‘신용비어천가’ ‘한글기행’ ‘한글, 밀레니움’ 등을 이어갔다. 이러한 ‘한글춤’의 핵심은 글자를 무대에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몸을 한 획처럼 쓰고, 여러 무용수가 모여 글자의 모양과 짜임을 만들어내는 데 있었다. 글자의 원리가 춤의 원리로 바뀐 것이었다. 1999년 레이저와 컴퓨터 그래픽, 국악과 현대음악까지 더해져 한글은 움직이는 이미지로 확장됐다. 이 연작은 2005년 ‘말과 글이 춤추는 한글 대탐험-훈민정음’, 2008년 ‘한글춤 2350’으로 이어졌다. ‘한글춤 2350’은 홀소리 10자와 닿소리 14자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2,350개의 완성형 글자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글자의 생김새뿐 아니라 한글이 만들어지는 원리 자체가 춤의 소재가 된 것이다.
같은 시기 국립합창단은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공연으로 이영조 작곡의 ‘용비어천가’를 무대에 올렸다. 무용이 글자의 모양을 몸으로 옮겼다면, 합창은 오래된 한글 문장을 오늘의 소리로 되살렸다. 한글의 형태와 문장이 서로 다른 장르에서 동시에 새로운 공연 언어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문자를 몸의 움직임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한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만의 안무가 린화이민은 2001년부터 ‘행초(Cursive)’ ‘송연(Pine Smoke)’ ‘광초(Wild Cursive)’로 이어지는 3부작에서 중국 서예의 붓놀림과 먹의 농담, 선의 흐름을 무용수의 몸으로 옮겼다. 무대가 거대한 화선지가 되고 몸이 붓처럼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문자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획과 리듬을 몸으로 번역하려는 생각은 서로 닮아 있다. 한글춤 역시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문자 고유의 조형성과 움직임을 탐구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한글의 ‘모양’을 무대로 옮기는 실험은 춤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 가운데 하나로 타이포그래퍼 안상수가 원일의 음악과 한글 디자인을 결합한 2018년 국립극장 ‘장단 DNA x 안상수 홀림’을 꼽을 수 있다. 한글은 화면과 무대 위의 이미지가 되고, 안상수가 쓴 글은 인공지능의 기계음으로 흘러나왔다.
글자의 모양뿐 아니라 ‘낱소리’ 자체를 음악의 재료로 삼은 작업도 있었다. 재즈 보컬리스트 전송이는 김정식·조윤성과 함께한 ‘한글, 즉흥연주’에서 기존 재즈 스캣에 흔히 쓰이는 ‘두’ ‘밥’ 같은 음절 대신 ‘기역’ ‘니은’ 등 한글의 소리를 즉흥연주의 재료로 삼았다. 단어의 뜻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글자를 소리 내는 행위 자체를 음악으로 바꾼 셈이다. 이처럼 한글은 뜻을 전달하는 문자를 넘어 모양과 낱소리, 리듬까지 공연의 재료가 될 수 있었다.
새 노래를 낳아 세계로 가는 한글
2000년대 이후에는 한글이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내는 제도와도 만났다. 2009년 시작된 세일한국가곡콩쿠르는 성악뿐 아니라 작곡 부문을 함께 운영하며 한국시를 새 가곡으로 만드는 통로가 됐다. 이원주의 ‘베틀노래’, 김주원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처럼 작곡 부문 수상작들이 다시 연주되며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고, 화천비목콩쿠르의 창작가곡 부문도 이런 흐름을 넓혔다. 콩쿠르가 새로운 한국어 노래가 계속 태어나는 통로가 된 셈이었다.
한글 창제를 드라마로 바라보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2008년 연극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는가?’는 훈민정음 반포를 앞둔 집현전의 연쇄살인을 통해 수구와 개혁의 충돌을 전면에 내세웠다. 2010년대에는 한글 창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국립국악원이 2011년 선보인 ‘언문외전-한글을 만나다’에 이어, 2012년 ‘까막눈의 왕-세종어제훈민정음’은 글을 읽지 못하는 백성의 목소리를 앞세웠다. 서울예술단의 ‘뿌리 깊은 나무’(2014)도 한글 창제를 둘러싼 세종과 사대부 세력의 갈등을 통해 새 문자가 기존의 지식과 권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보여줬고, 국립국악원의 ‘세종의 신악-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2017)은 ‘용비어천가’와 궁중음악을 오늘의 무대로 불러냈다. 뮤지컬 ‘세종, 1446’ 역시 한글 창제를 위인의 업적만이 아니라 한 인간의 선택과 고민 속에서 바라봤다.
2020년대에는 무대가 더 넓어졌다. 국립합창단은 2021년 오병희가 작곡하고 오병희·탁계석이 극복을 쓴 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을 초연했다. 작품은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 대취타와 여민락 등 옛글과 전통음악의 소재를 현대 합창과 관현악 속에 다시 배치했다. 한글 창제의 서사와 전통음악의 어법을 21세기의 대형 합창 무대에서 다시 엮은 셈이다. 2023년에는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에서 미국 초연을 가졌다.
2024년에 시작된 세일한국가곡국제콩쿠르에서는 외국 성악가들이 한국어 가사를 익혀 한국가곡을 부르기도 했다. 그밖에도 르네 파페·플라시도 도밍고·아이다 가리풀리나 같은 해외 성악가들도 한국가곡을 우리말로 불렀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로 우리 시와 노래가 울린다는 것은, 한국어 가사가 번역되어 전달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말의 소리 그대로 무대에 오르는 공연 언어가 되었음을 뜻한다.
소프라노 박혜상의 무대에서는 우효원의 ‘어이 가리’ ‘가시리’ ‘새야새야’가 전통적인 말과 소리를 서양 성악의 호흡 속에서 풀어놓았다. 옛말과 민요, 전통악기의 음색도 오늘의 클래식 무대에서 다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글은 한국 안에서만 기념되는 문자를 넘어 다른 문화권의 연주자가 직접 배우고 발음하며 해석하는 예술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기념을 넘어, 살아 쓰이는 한글
오늘날에도 한글은 음악과 무용, 연극과 전통예술을 넘나들며 새로운 공연으로 태어나고 있다. 글자의 형태는 춤과 타이포그래피가 되고, 자음과 모음의 소리는 재즈의 즉흥연주가 되며, 옛 문장은 합창과 가곡으로 다시 태어난다. 우리말의 소리와 리듬을 탐구하고, 오래된 글과 노래를 오늘의 작품으로 되살리며, 그 매력을 국내외 관객에게 전하는 사람들의 꾸준한 작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객석’ 한글날 특집은 이러한 움직임과 그 가치를 함께 살펴보기 위해 마련했다. 한글을 기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지금도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쓰이고 불리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살아 있는 예술의 언어로 만나보기 위해서다.
2026년은 한글날을 처음 ‘가갸날’로 기념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자,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 겹치는 해다. 앞으로 한글을 다루는 공연은 세종과 훈민정음을 되새기는 데서 더 나아가 점자와 수어, 지역의 말, 이주민의 한국어, 디지털 글꼴과 인공지능 시대의 언어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예술이 한글에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헌사는 어쩌면 ‘찬양’보다는 ‘사용’일지도 모른다. 오래된 글자를 다시 입으로 부르고, 몸으로 쓰고, 새로운 노래로 만들고, 다른 언어권의 사람도 발음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한글은 오늘도 글자이면서 소리이고 소리이면서 몸이며, 다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말이 된다.
글 송현민(편집장)
#둘 만나다
한글을 사랑한 예술가들
피아니스트·한국 가곡 연구자 매튜 톰슨
역사와 꿈을 담고 모아 온한국의 노래
미국 피아니스트에게 듣는 한국 가곡의 매력과 자료 수집 프로젝트의 성과

©Chris Boyes
“봄처녀 제 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2022년 가을, 미국 미시간대학교 미술관에 홍난파(1898~1941)의 ‘봄처녀’가 울려 퍼졌다. 피아노과 교수이자 연구자인 매튜 톰슨(1982~)이 한국의 예술가곡에 대한 애정으로 연 리사이틀이었다. 2020년부터 영어권 화자를 위한 한국 가곡 데이터 수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피아니스트에게 한국의 가곡은 어떤 의미였을까? 프로젝트의 과정과 함께 한국어와 한글의 매력에 관해 물었다.
언어와 문화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의 발자취
2020년부터 미시간대학교에서 음악·공학 등 여러 분야의 학생들과 협업해 ‘한국 가곡 자료원(Korean Art Song Resource)’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죠. 이 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요?
제 학생들 덕분이었습니다. 2019년 ‘예술가곡 입문’ 수업에서 학생들이 한국어·일본어·중국어로 된 곡들을 발표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제가 가르치던 레퍼토리가 서구 중심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할아버지에게 한국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고, 한국인 배우자와 약 19년간 함께하며 제 삶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연결된 음악을 연구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작품 하나가 자료원에 올라가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학생들이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조성·템포·음역을 입력하고, 한국어 번역과 언어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국어 음성 규칙에 대한 설명을 검토했죠. 이후 데이터과학과 학생들이 메타데이터를 표준화하면 제가 음악적인 검토를 마무리했습니다.
작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언어를 변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진달래꽃’은 악보마다 ‘Azaleas’ ‘Azalea Flower’ ‘The Spring Flower’처럼 번역된 표현이 달라, 같은 시라는 것을 알아채기 어려웠죠. 저는 가능하면 작곡가가 선호했던 표기를 정확하게 기록하려고 합니다.
시를 번역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번역문에 운을 맞추거나 원문의 행마다 특정한 음절 수를 유지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간단한 문장도 강세를 두는 단어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성악가가 가사의 의미를 온전히 익히려면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번역이 필요합니다. 물론, 한국어의 ‘외부자’로서 ‘언제, 왜 소리가 바뀌는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것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둥근 공간감을 지닌, 노래하는 언어로서의 한국어
한국의 예술가곡을 경험하면서 발견한, 노래를 위한 언어로서 한국어가 지닌 음악적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혀끝에서 자연스럽게 굴러 나오는 언어, 노래에 잘 어울리는 여유로운 공간감을 지닌 언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뭐’라는 단어를 발음하면 입술은 자연스럽게 둥글어지고 입안은 충분히 열리는 것처럼, 고전적인 성악 발성의 차원에서도 유용합니다.
한국어를 구사할 때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점은 없나요?
‘깍두기’처럼 문장의 첫 단어에서 된소리를 발음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단독으로 발음하는 ‘옷’과 다른 ‘못잊어’의 받침 ‘ㅅ’이나 소유격 조사 ‘ㅢ(의)’ 역시 어려운 요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년 전에 비해 지금은 국제음성기호(IPA)에 덜 의존할 정도로, 논리적으로 설계된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현재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일상의 언어와 예술의 언어의 양극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소주 한 병 주세요.”처럼 일상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만, 예술가곡을 다룰 땐 가장 높은 수준의 문학적 언어와 섬세한 의미, 은유를 마주하죠. 그러니까 저는 음식을 주문하고 길을 물어볼 줄도 알고, 유명한 한국 시를 인용할 수도 있지만, 그 중간에 해당하는 한국어는 잘 모릅니다!(웃음)

학생들에게 한국 가곡 가사를 가르치는 매튜 톰슨

‘한국 가곡 리사이틀’(2022.9.16)/잭 모린(베이스바리톤), 매튜 톰슨(피아노)

‘한국 가곡: 문화의 영원한 목소리’(3.23)/박문숙(소프라노), 매튜 톰슨(피아노)
한국 가곡 프로젝트가 나아갈 길
올해 3·4월에 한국 가곡 독창회를 열었고, 9월 27일에는 소프라노 조수미(1962~)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한국 가곡 갈라 콘서트를 선보입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미국 관객들에게 한국 가곡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나요?
옛 작품과 현대 작품, 같은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함께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작곡가 김택수(1980~)가 시인 한용운(1879~1944)의 ‘님의 침묵’을 바탕으로 만든 세계 초연 작품도 선보이고요. 1947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에 정착해 이곳 음악계의 중요한 일원이 된 윤두선이 그보다 앞선 1941년에 만든 작품도 노래하며, 작품에 함께 반영된 한국과 서양의 음악적 요소, 한국과 한국인의 역사와 희망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한국과의 인연이나 한국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소개한다면?
소프라노 박미자·나경혜·박문숙·조윤조, 세일음악문화재단 정수연 이사장 등 수많은 분이 이 여정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 혼자서는 결코 이 일을 해낼 수 없었어요. 2024년에는 제자 잭 모린과 함께 한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한국이 당신을 초대합니다(Korea Invites U)’에 출연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홍난파의 ‘봄처녀’를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는 총 세 차례 방문했는데, 한국은 방문할 때마다 더 좋아집니다. 가끔은 한국에서 가르치고 공부하는 꿈을 꾸기도 해요.
프로젝트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자료원 웹사이트는 2022년 가을에 공개된 이후 약 50만 회에 달하는 페이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 특히 유럽의 성악가들로부터 레퍼토리에 관한 문의도 많이 받고 있어요. 한 번은 한국 가곡 콩쿠르에 참가하고 싶어 했던 한 젊은 성악가가 저에게 “한국 가곡 자료원이라는 웹사이트를 알고 계신가요?”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자입니다. 제 웹사이트예요!”
앞으로 ‘한국 가곡 자료원’ 프로젝트가 어떻게 발전하기를 바라시나요?
궁극적으로는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음역이나 조성, 시인과 작곡가의 생몰년도 같은 정보도 추가하고, 마스터클래스와 공연 영상 등 관련 자료 링크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시간대 도서관에 소장된 수천 곡의 한국 가곡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구비를 확보해 연구팀을 다시 지원하는 것이 꿈입니다.

‘한국 가곡 리사이틀’(2022.9.16, 미시간대 미술관)

‘Korea Invites U’(2024.6.29)
글 장지현 기자
매튜 톰슨(1982~)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미시간대학교에서 컬래버레이티브 피아노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페라·뮤지컬 등 분야에서 보컬 코치로 활동해 왔고, 2020년부터 한국 가곡 데이터베이스 수집 프로젝트를 시작해 2022년 ‘한국 가곡 자료원’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 미시간대학교 컬래버레이티브 피아노 전공 교수·캐롤린 모비 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만나다
한글을 사랑한 예술가들
소리꾼 이광복
우리말과 음악이 만나는 최상의 조화
다른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는 판소리만의 맛과 멋

한글은 우리말의 소리와 구조를 정교하게 적어 내는 문자다. 그렇다면 우리말의 억양과 리듬을 음악으로 밀어 올리는 판소리에서 ‘말’은 어떤 힘을 발휘할까? 언어와 문자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듯, 한글과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소리꾼 이광복의 이야기를 통해 판소리에서 우리말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맛과 조화를 들여다본다.
판소리에서 ‘우리말’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우리말의 언어적인 특성을 음악으로 가장 잘 녹여낸 장르가 바로 판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말맛’이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판소리에서는 우리말의 발음은 물론 억양과 운율이 장단 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말맛을 극한으로 이끌어냅니다. 판소리는 구전으로 전승되는 특징이 있는데, ‘입에서 입으로’ 전하며 습득한다는 점에서 그런 속성이 더욱 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판소리의 말맛이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나요?
판소리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그 지역 방언의 억양과 표현이 ‘구수한’ 말맛의 원천이라고 봅니다. 일례로, “어디 갔다 와요?” 와 “아따, 어디 갔다 와유?”는 같은 의미지만 아예 다른 분위기를 지닌 것 처럼요.
공연이 예정된 ‘흥보가’에서는 어떤 언어적 매력을 느낄 수 있나요?
판소리에는 전반적으로 의성어나 언어유희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데, ‘흥보가’는 그중에서도 해학성이 한층 돋보입니다. 한 대목을 소개하자면, 부자가 된 흥보 집에서 놀보가 화초장(화초 그림으로 장식된 전통 옷장)에 금은보화를 담아 짊어지고 가는 ‘화초장 타령’입니다. ‘화초장’을 모르는 놀보가 “화초장, 화초장” 이렇게 되뇌면서 걷다가,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 방장, 천장, 고추장, 된장 아니다. 송장, 구들장…” 이런 식으로 이어집니다.
현대에 잘 쓰이지 않는 말에는 표현에 변화를 주기도 하나요?
어쩔 수 없이 풀어서 쓰게 되는 부분들도 가끔 있으나, 대부분 원형을 유지합니다. 모르는 표현들이 지나간다 해도, 결국 그 장단과 분위기 속에서 청자들이 그 표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거든요.
북을 치는 ‘고수’의 역할은 판소리의 언어 전달에 어떤 효과를 주나요?
극중에 “얼씨구!”와 같은 추임새도 분위기를 돋우는 요소지만, 북의 가락 또한 판소리에서는 하나의 언어라 봅니다. 한 대의 북을 연주할 뿐이지만, 정말 복잡하고 섬세한 역할이라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거든요. 고수와의 호흡 없이는 소리꾼의 언어 전달이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판소리에 외국어 번안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영어나 프랑스어로 진행하는 경우를 보기도 했고요. 다만, 강박·운율·어순 등 언어적인 차이가 있어서 말이 자연스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판소리 중 ‘창’에 해당하는 짧은 대목에 그런 시도가 이뤄질 수는 있어도, 이야기꾼으로서 극 전체를 끌고 나가는 것은 어렵다고 봐요. 한번은 미국에서 판소리 공연을 올렸는데, 따로 번역이 없었는데도 관객들이 몰입하고, 자동으로 박수가 터지더라고요. 만약 번안한 가사였다면 그런 분위기가 나왔을까요? 이런 경험을 마주할 때마다 판소리는 더더욱 ‘우리말이기에 가능한 전통’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곤 합니다.
글 최성혁 기자
이광복(1983~) 9세의 나이로 판소리 공부를 시작하여 김수연 명창에게 ‘흥보가’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를, 송순섭 명창에게 ‘적벽가’를 사사했다. 2002년 국립극장 차세대 명창으로 선정되었고, 제19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부 장원과 제31회 일반부 장원을 따냈으며,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현재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재직 중이다.
PERFORMANCE INFORMATION
국립창극단 ‘완창판소리’
10월 24일 오후 3시 국립극장 달오름 흥보가(미산제)
작곡가 우효원
한글, 세계의 목소리를 입고울려 퍼지다
시에서 길어 올린 리듬, 우리말에서 발견한 새로운 소리

시는 이미 저마다의 리듬과 호흡을 품고 있다. 그렇다면 그 시가 우리말의 음절과 만나 노래가 될 때, 작곡가는 어떤 소리를 발견하게 될까? 시의 서사와 우리말의 울림을 음악으로 빚어 온 작곡가 우효원(1974~)의 이야기를 통해, 한글과 한국어가 음악 안에서 만들어 내는 특별한 소리와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이육사의 시 ‘꽃’, 김영랑의 시 ‘바다로 가자’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 기존의 시에 곡을 붙일 때, 작곡가의 눈에 들어오는 ‘음악적 재료’는 무엇인가요?
읽는 순간부터 이미 음악적인 구조가 보이는 시가 있어요. 이런 시들은 동시에 전달하려는 강렬한 메시지와 문장 길이와 호흡, 자연스러운 긴장과 이완도 갖추고 있죠. 클라이맥스와 기승전결이 분명하고요. 제 눈에는 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음악처럼 보이죠. 이러한 구조적 요소들이 직접 와닿아야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문장이 유려하게 리듬 단위로 흐르는 영어와는 달리, 한글은 음절 하나하나가 또렷해 음악화하기 까다로운 언어입니다.
음절 단위로 음을 얹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작곡할 때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지만, 소리 내었을 때 생기는 리듬과 말맛, 자음과 모음이 만드는 직관적인 울림이 영어보다 훨씬 도드라집니다. 소프라노 박혜상(1988~)과 작업한 ‘가시리’는 가사 안에 이미 숨 쉬고 있던 음악을 발견한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바리고 가시리 잇고”처럼 반복되는 구절 안에서 독특한 호흡이 생겨요. 붙잡고 싶은 마음과 보내야 하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절절한 정서가 이 안에 숨어 있죠. ‘가-시-리, 가-시-리’하고 음절을 반복할 때 잘 들어보면, 그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숨과 마찰음이 있습니다. 이 구절을 거듭할수록 감정이 점점 쌓여, 참아왔던 슬픔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 들리죠. 오래된 우리말 자체가 얼마나 음악적인지를 새삼 발견하게 됩니다.
최근 LA마스터코랄이 위촉한 ‘숨(SUM)’이나 박혜상과 작업한 ‘어이 가리’에서는 한글과 라틴어를 결합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청중과 연주자는 한국어의 문학적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계 무대를 염두에 둘 때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이나 ‘메나리’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가사로 한국적 정서와 소리의 재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썼어요. ‘숨’은 라틴어와 한국어를 접목한 작업이었습니다. 같은 발음인 라틴어 ‘sum’의 ‘나는 존재한다’는 의미와 한국어 ‘숨’의 ‘호흡과 생명’이라는 정서가 만나는 지점이 퍽 흥미로웠거든요. 숨이나 호흡을 뜻하는 라틴어(Spiritus·Spiracula·Halitus)와 “내 숨이 네 숨 되고, 네 숨이 내 숨 되네”라는 한글 가사를 교차 배치하여, 다른 두 선율이 한 곡 안에서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했습니다.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진 선율과 라틴어의 선율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지만, 오히려 그 두 가지가 한 곡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거든요. ‘어이 가리’는 라틴어 미사 구절 ‘Requiem Aeternam(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에 판소리 ‘심청가’에서 가져온 상여소리(어이가리·어넘차·어화노)를 결합하고, 첼로 음색을 아쟁으로 바꾸기도 했죠.
최근 해외 합창단의 위촉과 기존 작품의 연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연주된다는 건, 다양한 언어권의 합창단이 우리말로 우리 음악을 부르는 데에 충분한 당위성과 매력을 느낀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작업할 때도 늘 ‘다른 문화권의 연주자들이 실제로 이 작품을 수월하게 가창할 수 있는가’를 면밀히 가늠하게 됩니다. 한국어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외국인도 발음을 쉽게 익히고 음악 안에서 자연스럽게 소리 낼 수 있는 방식을 도모하는 것이죠.
글 유내리 기자
우효원(1974~)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해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서울레이디스싱어즈·인천시립합창단·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합창작곡아카데미 교수이자 ARI 프로젝트 음악감독·전임작곡가로 활동하며, 국립심포니·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업해 ‘북’ ‘팔소성’ ‘가라 모세’ ‘Harmonia Mundi’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셋 미리 보다
‘한글날’과 관련된 공연 및 행사 총집합
읽고, 노래하며 발견하는 한글의 매력

1926년 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가 ‘가갸날’을 제정한 이후 1928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뀐 ‘한글날’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게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경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는 한글날 100돌을 맞아, 전국 방방곡곡에서 한글의 탄생을 기념하고 그 우수성을 자랑하는 공연과 축제가 10월을 더욱 풍성하게 장식한다
글 장지현 기자
공연·축제
축제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주간 ‘내곁에한글’
10.6~17 광화문광장 외
국립한글박물관은 2026년을 ‘한글의 해’로 지정해,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각종 기획전시와 ‘사투리 체험’ 등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번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한글주간’(10.6~17) 기간 동안 ‘내곁에한글’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체험활동·기념 공연·온라인 사전 행사 등으로 꾸려지는 ‘2026 한글한마당’(10.6~8)과 한글발전유공 포상식이 진행되는 한글날 경축식(10.9) 등의 행사가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휴관 중이며 2028년 10월 재개관 예정이다. 현재는 용산구에 위치한 박물관 건물 대신 모두미술공간 등 외부 전시장에서 교육과 특별 강연을 운영 중이다.
축제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주간 ‘내곁에한글’
10.6~17 광화문광장 외
국립한글박물관은 2026년을 ‘한글의 해’로 지정해,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각종 기획전시와 ‘사투리 체험’ 등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번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한글주간’(10.6~17) 기간 동안 ‘내곁에한글’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체험활동·기념 공연·온라인 사전 행사 등으로 꾸려지는 ‘2026 한글한마당’(10.6~8)과 한글발전유공 포상식이 진행되는 한글날 경축식(10.9) 등의 행사가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휴관 중이며 2028년 10월 재개관 예정이다. 현재는 용산구에 위치한 박물관 건물 대신 모두미술공간 등 외부 전시장에서 교육과 특별 강연을 운영 중이다.
축제
세종한글축제
10.9~11 세종호수공원·세종중앙공원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는 세종한글축제는 올해 ‘온 누리에 한글’을 부제로, 예술이자 놀이, 축제로 변신하는 한글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축제는 한글날 당일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서 출발하는 마라톤 대회 ‘2026 한글런’으로 막을 올린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에 이어 외국어 가사를 한글로 개사해 노래하는 ‘한글노래 경연대회’ 결선 공연,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되는 ‘황금종을 울려라!’, 시민들에 의해 직접 기획된 ‘축제 속 작은 축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마지막 날에는 국립심포니콘서트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울트라 틴즈 댄스 경연대회가 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세종한글축제 개막 공연(2025)

세종한글축제 개막 드론 공연(2025)
공연
‘바른노래-머무는 빛’
10.28 오후 7:30 국립극장 하늘
국립극장과 서울대 공연예술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바른노래 정가 프로젝트’가 2026/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일환으로 무대에 오른다. 젊은 예술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정가 및 전통문화 기반의 창작 프로젝트로, 오리 이원익(1547~1634)의 시조와 시인 박목월(1915~1978)의 시를 활용한 작품과 기존의 창작곡, 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된 젊은 창작자들의 작품이 하나의 서사로 엮이는 융복합 공연으로 꾸려졌다. 윤학준·김상욱·정재일·김여진 등의 작곡가가 참여했고, 화음챔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박상연이 연출을 맡았다. 이유림·조윤영(정가), 이은샘(한국가곡), 유석균(대금) 등이 연주자로 무대에 오른다.

윤동주문학제(2025)©종로문화재단

윤동주문학제(2025)©종로문화재단
전시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4.4~11.1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제3전시실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에서 열린 전시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를 지난 4월부터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과 공동 개최해 다시 선보이고 있다.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은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조각한 조각가 김영원(1947~)의 작품을 소장·전시하는 미술관으로,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쓰기-도구-행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달라져 온 글쓰기의 방식과 서체의 변화를 시각·공예·제품·공간·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으로 펼쳐낸다.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김해 순회전 현장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김해 순회전 현장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장서각 온라인 특별전 ‘한글, 사람과 삶을 잇는 문자’
6.29~ 온라인 전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왕실문헌연구실이 소통의 문자인 한글을 조명하는 온라인 특별전을 열었다. 전시는 총 7부로 구성되며, 한글이 창제된 이후 연구·보급된 역사와 시조·가사·한글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한글이 사용되고 확장된 모습을 기록을 통해 살핀다. 각 서적을 편찬한 왕과 편찬 시기, 서적의 종류와 같은 정보와 함께 보존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고, 줄글과 음성 녹음 형태로 각 사료의 해제를 덧붙여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장서각 온라인 특별전

장서각 온라인 특별전
대회·축제
김삿갓문화제
10.16~18 강원도 영월 관풍헌 외
시인 김삿갓(난고 김병연, 1807~ 1863)의 정신을 기리고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는 김삿갓문화제가 강원도 영월 일대에서 열린다. 한글·한문·문인화 부문으로 열리는 전국휘호대회(10.16~18), 김삿갓문학상 우수상 시상식(10.16), 지방 향시를 재현하는 한시 백일장인 조선시대 과거대전(10.17) 등 전통 문학과 관련된 대회를 선보인다.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노래·춤·악기 등 다양한 재능을 선보이는 ‘김삿갓 갓(GOD) 탤런트’(10.18) 등 영월 군민이 참여하는 행사로 활기를 더한다.

김삿갓문화제 ‘김삿갓 갓 탤런트’
전시
한글사랑서예대전
10.9~15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사단법인 제주도한글서예사랑모임이 주최하며, 올해 제25회를 맞은 한글사랑서예대전 수상작 전시가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올해는 최고상인 한글으뜸상에 선정된 지현 박복희 작가의 ‘월인천강지곡 중에서’를 포함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총 189점이 입상했고, 바른글씨·흘린글씨·서각·문인화 등 다양한 부문의 입상작으로 한글 서예와 서체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전시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시상식은 한글날 오후 3시에 열리며, 한글으뜸상·세종상·훈민상·정음상 수상작은 제주아트센터 제1전시실에서 열릴 ‘2026 대한민국한글문화 큰잔치’(10.10~15)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
10.7~11 경상북도청 동락관
경상북도에서는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 상품과 아이디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올해 5회차를 맞은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은 한국국학진흥원의 주관으로 개최되어 ‘훈민정음과 한글문화를 활용한 상품 및 아이디어’를 주제로 가방·액세서리·사무용품 등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상품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전 국민이 참가할 수 있는 완제품 부문과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디어 부문으로 나뉘어 공모가 진행되었고, 한글날을 포함해 5일간 경상북도청 동락관에서 시상식과 수상작을 관람할 수 있다.

한글 활용 디자인 공모전(2025) ©한국국학진흥원
해외·외국인 대상 행사
대회
세계 한국어 웅변대회

한국어 웅변대회 유튜브 채널
10.8 오전 8:30 여주 세종대왕 영릉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영릉이 자리한 여주에서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또는 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 웅변대회가 열린다. 대회는 초등·중고등·대학일반부와 외국인 부문으로 나뉘어 개최되며, 본선 진출자로 선정된 17명의 참가자는 ‘한국어 소통과 세계 평화’를 주제로 세종대왕릉 특설무대에서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일본·태국·멕시코 등 각국의 대표 선발전을 통해 뽑힌 해외 연사 또한 본선 무대에 참여한다. 본선 대회는 한국어 웅변대회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전시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프랑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 교류전
7.4~10.11 프랑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에서 특별 교류전 ‘한 왕의 꿈, 만백성의 말’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활자와 목판·문방사우·경전 등 조선시대의 문자 문화와 한글을 모티브로 창작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최초의 프랑스어판 춘향전인 ‘향기로운 봄’을 중심으로 문자를 통해 이어져 온 한국과 프랑스의 인연 등을 되짚는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국보 ‘훈민정음해례본’(영인본) 또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향기로운 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행사
USC 한글날 기념 행사
10.7 오전 10:30 LA 안 하우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한국학연구소는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내 한국어 프로그램과 함께 매년 한글날 기념 행사를 연다. 행사가 열리는 안 하우스는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가족이 거주했던 역사적 장소로, 현재는 USC 한국학연구소 연구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글쓰기 대회·한글 글자 만들기·전통 놀이 등의 부스가 마련돼 학생들과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한글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다.

USC 한글날 기념 행사 ©Michael Cahn
전시
주일한국문화원 한글 캘리그래피 공모전·한일교류 작문 콘테스트
10.1~15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주일한국문화원이 한글을 소재로 하는 두 창작 대회의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응모를 마친 ‘한글 캘리그래피 공모전’에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참가자들이 붓과 펜으로 그린 50자 이내의 한글 캘리그래피 수상작이 전시될 예정이다. 2010년부터 시작되어 지난 8월 응모를 마친 ‘한일교류 작문 콘테스트’는 한국의 문화콘텐츠·스포츠·관광·요리 등을 주제로 하는 에세이와 센류·하이쿠(일본의 짧은 정형시) 부문 작품을 공모했고, 같은 공간에서 수상작을 전시할 예정이다.

한일교류 작문 콘테스트·한글 캘리그래피 공모전 입상작 전시회(2025)
대회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 한국문화 경연대회
10월 국내 초청 연수기간 중
세종학당재단은 올해 제17회를 맞은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를 개최한다. 대회는 전 세계에 세워진 세종학당의 수강생 및 수료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올해 참가자들은 ‘나의 생활에서의 한국어’ ‘내가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 중 한 주제를 택해 글을 쓰거나 발표한다. 올해 신설된 ‘세종학당 한국문화 경연대회’에서는 케이팝 댄스·전통음악·전통무용 부문 참가자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한국의 음악 및 춤에 대한 재능을 뽐낼 예정이다. 각 대회 수상자에게는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또는 ‘2027년 국내 대학 어학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2025) ©세종학당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