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시니어들을 위한 예술활동 길라잡이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6년 5월 31일 11:45 오후

SPECIAL ISSUE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우리는 도전한다!

시니어들을 위한 예술활동 길라잡이

앞으로의 삶을 더욱 빛나게 이끌, 손쉬운 예술 입문 안내서

 

바야흐로 100세 시대,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시니어들에게 예술 활동은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활기있는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그 의미와 현황을 짚는 이 특집이 예술 활동에 관심을 가졌거나, 혹은 멀게 느끼는 시니어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

총괄 최성혁 기자

 

1. 시니어와 음악, 삶을 다시 울리다 _박현희

2. 전국의 시니어 예술단체 & 실제 체험 공개 _최성혁

3. 시니어를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 _유내리·장지현

4. 할인 공연 관람 방법, 해외 시니어 예술단체들 현황 등 _장지현·홍예원·최성혁

 


 

COLUMN

시니어와 음악, 삶을 다시 울리다

능동적인 예술 참여 경험이 시니어에게 선사하는 의미

한국 사회는 ‘고령화 시대’를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약 20% 수준에 이른다. 이 수치는 시니어가 더 이상 보호와 배려의 대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시니어는 배우고, 소통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삶을 새롭게 구성해 가는 주체다. 이제 고령사회는 단순한 인구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방식과 문화의 방향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시니어의 문화생활, 특히 예술 활동을 바라보는 기준에도 분명한 ‘전환’을 요구한다. 그동안 예술은 대체로 감상하는 대상으로 이해됐다. 공연을 보고, 작품을 이해하고, 그것을 즐기는 일이 예술 향유의 중심처럼 여겨졌다. 물론 감상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의 시니어 예술을 논할 때 감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예술의 절반이 감상에 있다면, 나머지 절반은 직접 해보는 경험에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번 칼럼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예술은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고 관계 속에서 나눌 때 비로소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다.

 

삶을 다시 느끼도록 이끄는 예술

시니어의 예술 참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단순히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 무뎌진 감각을 다시 깨우고,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며,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더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어떤 감각과 태도로 살아내느냐에 있다. 시니어 예술 활동은 이 질문에 대한 매우 실제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예술은 남은 시간을 채우는 수단이 아닌, 지금 이 시간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문화 활동의 흐름도 이러한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문화예술 활동 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 직접 관람률은 60.2%이며, 문화예술행사 참여율은 5.8%, 문화예술 교육 경험률은 8.6%로 나타난다. 이러한 수치는 문화예술 활동이 단순한 감상 중심에서 점차 참여와 학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보는 문화’에 머무르기보다 직접 참여하고 배우는 경험에 대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오늘날 예술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나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일상적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니어에게 예술은 더 이상 거리감 있는 고급 취향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충분히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화 실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참여 중심의 예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예술이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서는 관계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감각을 열고, 타인을 이해하게 하며, 자기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시니어에게 예술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면서 동시에 이미 살아온 시간을 다시 읽어내는 과정이 된다. 지나온 기억과 감정, 관계의 흔적들이 예술적 표현 안에서 다시 의미를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 활동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삶을 다시 구성하는 하나의 방식이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예술은 시니어의 삶에 깊이 개입하는 실질적 힘을 갖게 된다.

음악은 비교적 접근이 쉬운 예술 장르이면서도, 인간의 정서와 인지에 깊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특성을 보인다. 노래는 기본적인 발성 경험을 통해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악기 연주는 신체의 움직임과 리듬을 매개로 감각을 다시 활성화하는 예술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음악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소리를 듣고, 함께 부를 때는 서로의 호흡과 박자를 맞춘다. 그 과정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정서가 안정되며, 삶의 리듬 또한 서서히 되살아난다. 음악은 언어보다 먼저 감정에 닿고, 설명보다 먼저 사람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시니어 예술 활동의 매우 유효한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가능성은 현장의 반응과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노년학 전문 학술지 ‘더 제론톨로지스트’에 실린 연구에서는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령자들이 건강 상태와 사회적 활동에서 개선을 보였고, 의사 방문과 약물 사용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결국 예술 활동은 여가의 한 형태를 넘어, 삶의 질과 생활 방식, 사회적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천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단순한 감상이 아닌, 경험을 통해 의미를 찾다

시니어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예술 활동은 합창과 중창, 노래 교실과 같은 음악 활동이다. 노래는 기억을 자극하고, 호흡을 통해 몸의 감각을 깨우며, 함께 부를 때 자연스럽게 공동체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부르느냐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 부르는 경험 자체다. 사람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발견하고, 타인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며 관계의 감각을 회복하게 된다. 시니어에게 노래는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정과 연결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어 주는 힘을 지닌다.

악기 연주 역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우쿨렐레·하모니카·오카리나·장구와 같은 생활 악기는 접근성이 좋고, 짧은 시간 안에도 성취감을 느끼기 쉽다. 무엇보다 악기 연주는 손과 호흡, 청각과 리듬 감각을 함께 사용하게 하므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움직이게 만든다. 특히 앙상블 활동은 혼자 하는 연습을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해외 사례 중에서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975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음악을 개인의 기술 습득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사회적 발달과 공동체 경험의 과정으로 확장해 왔다. 유럽권 전문가들의 설명 역시 음악 만들기를 사회적 실천과 연결된 교육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니어 예술 활동에서도 이 원리는 그대로 유효하다. 각자의 작은 소리가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되는 경험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관계의 회복과 공동의 리듬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글쓰기, 그림, 스토리텔링, 신체 표현 등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니어 예술 활동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니라 ‘경험의 질’이다.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표현으로 이어지고, 그 표현이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순간, 예술은 단순한 활동을 넘어 삶의 한 장면이 된다.

다시 말해 예술의 본질은 기술의 숙련도가 아닌, 표현을 통해 자신을 만나고 타인과 관계 맺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시니어 예술 활동은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기보다, 삶을 다시 느끼고 해석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스스로 빛나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제 시니어 예술 활동은 더 이상 취미라는 말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그것은 삶을 다시 조직하고, 관계를 다시 만들며,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보호만이 아니라 더 많은 ‘참여’다. 그리고 그 참여를 가장 자연스럽고도 깊이 있게 열어주는 것이 예술이다. 그러므로 시니어의 예술 참여는 이제 복지의 부속물이나 여가 프로그램의 한 항목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오래 사는 삶은 과연 충분한가’.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다. 예술은 그 시간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 된다. 한 곡의 노래를 부르고, 하나의 리듬을 나누는 일은 결코 사소한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멈춘 듯한 일상에 다시 떨림을 만들고, 익숙해진 시간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작은 시작이다.

결국 시니어 예술 활동은 남는 시간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새롭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한 생존의 연장이 아니라, 삶을 의미 있게 지속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예술이 놓일 때, 시니어의 삶은 보호받는 삶을 넘어 스스로 빛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박현희(성산효대학원대학교 예술융합학과 교수)

 

 


 

INFORMATION 1

인생 2막, 악보를 펼치다

전국의 시니어 예술 단체들, 그 속에서 빛날 당신을 위해

 

객석에서 관람하는 공연은 멋진 문화 체험이지만, 연주를 통한 무대 경험 역시 일상에 새로운 리듬을 부여하며 삶의 활력과 성취감을 더한다는 점에서 시니어 세대에게 뜻깊다. ‘왕년에 노래 좀 했었는데’ ‘악기 좀 잡았었는데’ 이런 마음을 속으로만 품고 있는 시니어들을 위해 그 열망을 해소해줄 연주단체들을 소개한다

최성혁 기자

서울편

 

강동시니어예술단 오케스트라

강동시니어예술단(합창단·오케스트라)

(사)대한노인회 강동구지회는 올해 시니어예술단으로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출범했다. 단순한 동호회와 같은 성격을 탈피한, 체계적인 연습과 기획으로 빚어진 시니어들의 전문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예술적 성취를 지향한다. 두 단체 모두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며, 일전부터 음악을 해온 시니어부터 뒤늦게 음악의 열정을 꽃피우고 싶은 모든 시니어들에게 열려있다.

 

 

강북구립실버악단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강북구립실버악단

 강북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대상의 합창단과 악단이다. 시니어합창단은 2005년 창단된, 59세 이상 시니어로 구성된 혼성 합창단으로 2025년 전국 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 대상 수상을 포함하여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국무총리상 전국합창경연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했다. 실버악단은 2009년 창단된 60세 이상 시니어로 구성된 빅밴드다.

 

 

광진구립블루스카이합창단

광진구립블루스카이합창단

음악을 통해 장년층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창단된 합창단으로 광진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66세 이상의 단원 구성으로 피크닉 인 나루, 서울시 삼일절 기념 타종행사 등에 참가했으며, 2024년 전국실버동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현재 여성 단원들이 주로 활동 중이지만 모두에게 열린 혼성합창단이다.

 

 

노원구립청춘실버합창단

노원구립청춘실버합창단

2018년 창단한 노원문화재단 소속의 합창단으로 56세 이상 75세 이하의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다. 공연과 문화행사를 통해 구민 화합과 지역 문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정기연주회 및 구내 축제 개막 퍼레이드나 자선 행사 등의 무대를 선보인다. 국무총리상 전국합창경연대회·전국 4.19합창대회에서 수상했다.

 

 

송파구립실버악단

송파구립실버합창단·송파구립실버악단

국내 최초로 창단된 실버 합창단과 악단이다. 합창단은 56세 이상 71세 이하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1993년 창단됐으며,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전국 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 등에서 수상함은 물론 필리핀·호주·태국 등 해외 합창대회에도 초청되기도 했다. 1994년 창단된 실버악단은 6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각종 행사 참여와 더불어 전국실버밴드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랑구립실버합창단

중랑구립실버합창단·중랑구립실버악단

중랑구에서 직접 관할하는 예술단체로 구민의 문화예술 진흥과 구내 거주 시니어들의 여가활동 지원을 위해 창단한 단체다. 실버합창단은 2021년, 실버악단은 2022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중랑 서울장미축제·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 등 구내 축제와 행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입단 대상은 두 악단 모두 61세 이상의 구민이다.

 

 

양천구립실버합창단

양천구립실버합창단

지역문화예술 발전 도모 및 시니어들의 사회 참여 및 자아실현을 독려할 취지로 2019년 창단된 56세 이상 시니어 구성의 합창단이다. 연 1회의 정기연주회 개최는 물론 수원시 우먼콰이어, KBS 어린이날 특별방송, 장수문화대학 수료식 등 각종 행사에서 초청받았으며, 2025년에는 베트남 국제합창경연대회에서 실버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천구에서 직접 운영 중이다.

 

용산시니어합창단

용산시니어합창단

용산문화원 소속의 합창단으로 시니어들의 여가 선용과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4년 창단됐다. 55세 이상의 용산구 거주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며, 정기연주회 개최는 물론 구내 여러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전국 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에서 특별상, 전국항노화 실버합창경연대회에서 은상과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역편

인천 미추홀은빛합창단·미추홀은빛오케스트라

인천 지역의 60세 이상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다. 합창단은 2012년 창단하여 이듬해에 전국 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 우수상을 수상했고, 이후에도 꾸준한 인천시내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11년에 창단한 오케스트라는 이듬해 전국시니어밴드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두 단체는 2015년부터 합동으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 바 있다.

미추홀은빛합창단

미추홀은빛오케스트라

 

 

 

 

 

 

 

 

경기 판교청춘오케스트라

판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대상 특화사업의 일환이다. 2022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시니어들의 건전한 여가생활 및 문화예술 향유를 목적으로 한다. 60세 이상 시니어 단원 구성으로, 창단 이래 지역 내 복지관과 같은 시설은 물론 교도소에도 찾아가며 꾸준한 봉사 연주를 실천했다. 작년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정기연주회를 올렸다.

 

제주 늘푸른합창단

제주문화원에서 관할하는 합창단으로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2011년 창단 이래 제주도민체전·제주국제관악제 등 지역 문화행사에 꾸준히 참여함은 물론 수원화성문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전국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에서 특별상, 탐라합창제 시니어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춘천실버예술단

춘천동부노인복지관 관할로 2002년 창단된 단체다. 소수의 시니어 모임에서 시작하였으나 점차 인원이 증원됨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과 연습 시스템을 갖춘 예술단으로 거듭났다. 현재 현악·전통소리·전통악기·한국무용 분야로 운영되며, 지역의 각종 축제와 행사는 물론 요양원·병원 등에서도 방문 공연을 이어 가며 고령화 사회 속에서 노년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춘천실버예술단 현악반

춘천실버예술단 한국무용반

춘천실버예술단 전통악기반

 

 

 

 

 

 

대전 대덕시니어오케스트라

대덕시니어오케스트라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의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중 문화예술 분야의 일환으로 2024년 창단됐다. 60세 이상의 시니어들로 구성되며, 공연 활동을 통해 시니어들의 무대 위의 주체로서 자존감을 높이고, 지속적인 사회참여 실현을 꾀한다. 대덕물빛축제, 대전0시축제를 비롯한 구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시니어오케스트라

2008년 대전실버오케스트라로, 창단 후 2015년에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여 첫 정기연주회를 실시했다.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에서 운영하며, 위문공연 및 행사 연주를 통해 사회공헌에 참여한다. 강원문화재단주최 실버페스티발·문화체육관광부주최 실버문화페스티벌을 비롯한 여러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대상은 60세 이상 시니어다.

 

울산 울주시니어합창단

‘노래와 함께 하는 삶’ 속에서 행복과 건강을 추구하는 울주문화재단 관할의 시니어 동호회다. 울산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며, 2020년 창단된 울주 지역의 합창단이다. 울산시가 경연대회·박제상·기념행사 등에 참여한 바 있으며, 정기연주회도 개최하고 있다.

 

전남 “청춘”윈드오케스트라

전남 고흥군노인복지관에서 2016년에 시작한 사업이다. 전문음악교육을 받지 않은 시니어들이 이 활동을 통해 꾸준히 음악교육을 받고 합주에 참여하며 연주를 통해 시니어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60세 이상의 시니어가 대상이며, 녹동바다불꽃축제·노인의 날 기념식 등에 초청연주를 올렸고, 2023년 첫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COMPETITION

국립합창단 전국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

연주 활동을 지속하다보면 현재 상태에서 한 걸음 더 도약하고 싶은 갈증이 타오르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경쟁’이다. 서로의 우열을 가르는 것이 아닌, 더욱 깊이 있는 음악적 성취를 이끌어내는 동기를 위한 경쟁인 것이다. 국내에는 시니어 부문을 별도로 두는 여러 합창대회가 있지만, 국립합창단이 주최하는 ‘전국골든에이지(어르신) 합창경연대회’는 시니어 합창단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2026년 공고 기준 제13회를 맞이했으며, 만 59세 이상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과 금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수여되며, 은상은 국립합창단 이사장상, 동상은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상이다. 올해는 예선 접수 기간이 5월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니, 관심이 있는 시니어 합창단들은 주목해 봐도 좋을 듯하다.

추가적으로, 국내에 시니어 대상 합창대회 중 작년까지 꾸준히 성료한 대회로는 작년부로 9회를 맞이한 ‘전라남도 시니어합창 경연대회’가 있다. 전남도 내 시니어 합창단을 대상으로 하므로, 지역 거주민이라면 참고해볼 만하다.

최성혁 기자

 


 

ON THE GROUND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을 만나다

노래를 향한 열정 하나로 뭉친 사람들, 그들에게 나이는 장벽이 아니다

 

2005년 창단한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은 2025년에 전국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 대상이라는 뜻깊은 20주년을 맞이한 후 올해로 21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이 합창단의 최초 명칭은 강북실버합창단이었으며, 지금의 명칭을 얻게 된 것은 2017년의 일이다.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와 목요일 오전 11시에 정기 연습을 진행한다. 기자가 참관한 연습은 월요일 오후 6시. 단원들이 모인 가운데 발성 연습이 시작됐다. 그들은 스케일·아르페지오·도약 등 여러 차례 변형되는 음형들을 익숙한 듯 불러내며 목을 풀었으며, 이어지는 시창과 화음 연습에도 능숙하게 악보에 기보된 음표를 따라갔다. 흐트러짐 없이 건강하게 모여드는 그들의 소리는 시니어의 소리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이 합창단의 저력은 어떻게 과연 어떻게 빚어진 것일까? 이 합창단을 긴 시간 이끌어 온 두 인물이 있다. 바로 2011년부터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 김충환과 8년여간 회장단으로 활동해 온 최한숙이다. 김충환은 시니어들의 느린 배움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노래는 여가를 넘어 삶의 기쁨이 되었고, 때로는 한 사람의 마지막을 함께 지키는 위로가 되었기에. 최한숙에게 시니어합창단은 다시 시작하는 삶의 무대가 되었다. 그는 시니어의 나이를 한계가 아닌 열정의 다른 이름으로 바꿔냈고, 합창이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증명해 보였다

최성혁 기자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 지휘자 김충환

처음 이 합창단의 지도를 맡았을 때의 합창단 분위기는 어떠했나요?

사실상 명칭만 ‘합창단’이었지, 그냥 단원들이 편안한 노래 가락을 흥얼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었어요. 대외적인 활동은 고사하고 합창단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도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단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실제로 제가 체계적인 지도를 시작한 순간부터는 절반 이상의 단원들이 빠져나갔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렇지만 제가 지휘봉을 잡은 이상 합창단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와 준 단원들이 계셨다니 다행입니다.

처음에 계이름조차 못 읽던 분들도 차근히 가르치다 보니 점차 공부에 적응을 하고 실력이 느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일전에도 미국에서 한동안 시니어 합창단들을 지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나름의 노하우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공부해 온 분들은 지금 모두 베테랑이 되었습니다.

지도 과정에서 포착되는 시니어들만의 특성이 있나요?

시니어들은 기본적으로 오랜 삶에서 수많은 경험을 쌓아온 분들입니다. 미국에서는 시니어를 하나의 ‘도서관’에 빗대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뭔가를 채울 수 있는 견고한 책장들을 갖췄다는 의미죠. 조금 느릴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해냅니다.

합창단을 이끌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꾸준히 참석하던 한 단원이 어느 날 활동을 그만뒀어요. 시간이 좀 흐르고 우연히 그분 따님이 제 제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제자를 통해 그 단원이 암으로 투병 중이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남긴 마지막 소원이 자신의 장례식장에 꼭 합창단이 와서 노래를 불러줬으면 한다는 거였죠. 본인 인생에서 이 합창단에서의 활동이 최고의 행복이었답니다. 그 분은 결국 돌아가셨는데, 합창단을 이끌고 빈소를 찾아 노래로 애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이 지휘자님께 많은 의미를 지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원 분들께서 이 합창단을 귀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느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더군다나 시니어이기 때문에 가지는 특별함도 존재하고요. 이 근처의 국립재활원에도 주기적으로 위문 공연을 가는데, 환우 분들이 저희를 보며 회복하고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크게 가진다고 합니다.

시니어들을 위한 예술단체가 많아져야 할 이유라고도 느껴지네요.

현실적으로도 인류의 평균 수명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는 소위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고, 앞으로도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요. 이런 세상에서 은퇴 후에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겠죠. 그 가운데서 분명 예술이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저희 합창단을 바라볼 때마다 그 확신을 매일같이 새기곤 합니다. 그래서 저희 합창단의 슬로건도 ‘재밌고, 즐겁고, 신나게,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멋지고 당당하게’입니다.

 

강북구립시니어합창단 회장 최한숙

회장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강북구립여성합창단의 회장으로 있었어요. 그러다가 연령이 차서 시니어합창단으로 넘어갈 시기가 되었는데, 그때 지휘자님께서 바로 회장단을 제안하시더라고요. 사실 그 당시에는 잘 지내던 여성합창단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아쉽다 보니 그렇게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지휘자님께서 어떻게든 제게 맡겨보려 하셨죠.(웃음) 어차피 시니어합창단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으니, 차라리 회장단으로서 제대로 이끌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지휘자님의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네요.

다행스럽게도 서로간의 시너지가 좋았습니다. 필요한 타이밍에 필요한 귀인을 서로 만난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소속한 합창단을 부흥시키고 싶었는데, 서로의 뜻이 잘 맞았으니 다행이죠.

발전하는 시니어들을 지켜보며 시니어들만이 가지는 힘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가진 ‘열정’이 어마어마합니다. 보통 시니어를 떠올리면 으레 체력도 떨어지고 활동도 수그러들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희 단원 분들은 안무와 함께 노래할 때도 거침없이 몸을 움직이고, 종종 대회에 출전하러 불편한 버스로 장거리 여정을 해도 지친 기색이 없으셔요. 그 열정이 결국 활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런 열정이 작년의 쾌거도 빚은 것이죠. 그때 돌아오던 버스 내부가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던 것이 아직도 선하네요.

이렇게 많은 이점이 있음에도 아직 문화예술 활동을 망설이는 시니어들도 보입니다.

“늙어가는 몸에서 노래가 어떻게 나오겠냐”라고 여기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오히려 가만히 두면 더 빠르게 닳는 법입니다. 여기 뿐 아니라, 수많은 시니어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꾸준히 성대를 쓰기에 계속해서 노래 부를 수 있는 것이죠.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적인 저변도 크게 확장됐고, 어디서든 쉽게 예술을 접할 수있는 세상입니다. 시니어들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은 생각보다 정말 가까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꼭 참여해서 윤택한 시니어의 삶을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INFORMATION 2

시니어를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

새로운 삶의 기쁨을 발견할 순간을 위해

 

2025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약 1천만 명을 넘어서는 등 우리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살고 있다. 길어진 시간을 어떻게 채워갈지 많은 대안이 앞서는 가운데, 예술은 삶의 질과 정서적인 풍요를 이끄는 하나의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절되기 쉬운 관계망을 다시 잇는 전국 곳곳의 예술 교육 현장은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유내리 기자

 

‘스마트 시니어’ 교육
2026년 상반기~ 서초구립 양재노인종합복지관

디지털 기술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는 일은 시니어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다. 스마트폰과 키오스크는 이들에게 특히나 부담이다. 서초구에 위치한 양재노인종합복지관의 ‘스마트 시니어’ 교육사업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활용법, 인터넷 활용과 키오스크 예약 방법 등을 교육한다. 현장 예매에 익숙한 시니어에게 공연 온라인 예매와 키오스크 발권 방식까지 익힐 수 있도록 도우며, 공연 관람 과정에서 겪는 디지털 이용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둔다. 스마트 시니어 수업은 서초구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복지관 회원이 참여할 수 있다.

나를 위한 첫 노래
3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 진행되는 참여형 음악 워크숍이다. 수업은 총 4회차로 구성되며, 수강생은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짧은 선율을 만들고, 가사를 쓴다. 다양한 화음 중 하나를 골라 곡의 분위기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곡을 창작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완성된 곡은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녹음하며, 곡의 분위기에 알맞은 커버 이미지와 간단한 영상 제작까지 이어진다. 작곡의 기초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되며 전 회차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 기자가 직접 체험한 현장은 다음페이지에!

2026년 국악문화학교
3월~ 국립부산국악원

올해 국립부산국악원에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전통예술 교육 프로그램 ‘국악문화학교’ 1기 수강생을 모집했다. 이 중 시니어 수강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과정으로는 사물놀이와 한국춤, 판소리가 포함됐다. 국악을 자신의 호흡에 맞춰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장단과 소리, 기본적인 표현 방식을 배우고, 전통 국악을 체감하는 데 초점을 둔다. 다만 3월 개강 예정이었던 시니어반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되지 않았다.

빛나는 고래마을 극장
5~12월 울산 새미골 문화마당

울산 고래문화재단 ‘스트릿 마더 파이터’

울산 고래문화재단에서 울산 거주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새미골 문화마당의 ‘시니어 예술 아카데미 2기’ 프로그램으로 모두 무료로 운영된다.
‘빛나는 고래마을 극장’은 작년 처음으로 문을 연 프로그램이며, 작년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도 다시 한 번 운영된다. 5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직접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구성되며, 참여자들은 연기 강사의 지도 아래 발성과 움직임, 역할 표현 등을 익히며 공연 제작 전반을 경험한다. 궁극적으로 성과 발표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니어들이 ‘주인공’으로 서는 색다른 순간을 만들어낸다.
‘스트릿 마더 파이터’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스트리트댄스 프로그램이다. 대중문화 기반의 춤인 스트리트댄스를 시니어들이 접함으로서 낯선 문화예술 장르를 경험하고,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일 기회의 장으로 삼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다. 참여자들이 기초 동작부터 프리스타일,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의 스트리트댄스를 배울 수 있도록 운영된다. 이외에도 시니어 대상 미술 프로그램인 ‘할매는 피카소’도 진행된다.

실버를 위한 발레
6월 초~ 강북문화대학

강북구민을 대상으로 전 생애주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북문화대학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발레 강좌를 마련했다. ‘실버를 위한 발레’는 노년기의 신체 변화에 맞춰 구성된 안전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중심으로, 몸의 균형과 안정감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프로그램은 발레의 기초 용어와 동작을 익히는 수업 단계부터 바 워크, 센터와 점프·플리에까지 점진적으로 확장되며, 시니어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발레의 기본을 체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내가 그리는 전통음악
6월 초~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1707~1769)의 ‘삼일포’를 모티브로 한 그림책 ‘눈 내리는 삼일포’(2024)를 바탕으로 기획된 정가(한국 전통음악) 프로그램이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강북에서 진행되는 전통예술 워크숍으로,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총 4회로 운영되며, 정가의 발성과 장단, 기본적인 표현 방식을 익히고 가사를 작성한다. 이후 창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과 선율을 결합해 그림책 형태로 확장하는 과정으로 프로그램은 마무리된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했다. 미술·문학·음악을 결합한 융합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며, 100년 넘은 한국 정가를 배워보고 싶은 시니어라면 기대해도 좋다.

빛나는 고래마을 극장(기획)

빛나는 고래마을 극장(연습)

빛나는 고래마을 극장(무대)

 

 


 

 

ON THE GROUND

시니어 작곡 워크숍 현장을 방문하다

풍부한 인생 경험, 나만의 이야기로 펼치는 창작 도전기

여기, 뒤늦게 ‘나’를 꺼내어 세상에 표현하는 방법으로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사·회사원·연구원·문화예술 기획자 등 각자의 방식으로 수십 년간 사회적 역할에 충실했던 그들의 삶이 만들어내는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서울문화재단)를 방문해 음악으로 승화된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토요일 9시, 이른 주말의 거리는 한산했지만 서초의 한 강의실은 수업 준비로 분주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팀은 중장년(만 50~64세) 대상 작곡 워크숍 ‘나를 위한 첫 노래’의 두 번째 시간을 맞아 수강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드러운 피아노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강사진은 악기와 음향 장비를 점검하고 책상 위에 오선지를 올려두며 오늘의 ‘예비 작곡가’를 맞았다.

 

잊고 있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다

소수정

기자가 방문한 4월 11일은 지난 수업에서 만들어둔 가사에 리듬과 멜로디를 붙이는 2회차 수업 날이었다. 강사 소수정은 가사를 리듬으로 만드는 요령을 소개한 후, 간단한 리듬 패턴을 수강생들과 함께 따라 불렀다. 처음에는 수강생들 사이에서 다소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이내 담임선생님을 따라 동요를 부르듯 다함께 소리를 냈다. “수강생들은 초반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무척 어색해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이 활동한다고 느낄 때 나를 표현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동 대상 음악 창작 프로그램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꼬마작곡가’와 청년·중장년·노년 대상의 ‘모두작곡가’ 등 비전공자 대상 예술 교육 경험을 쌓아온 소수정은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올해 4월 3일 문을 연 이 창작 프로그램의 첫 수업 주제는 ‘나의 이야기로 가사 만들기’였다. 삶의 여정·계절의 변화·인생의 전환점·사랑 등 수강생들은 각자만의 삶의 조각을 떠올렸다. 젊은 시절 영어 강사로, 은퇴 후에는 시니어 모델로 활동 중인 권보경(수강생)은 그의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네 자매 중 막내예요. 다들 성향도 다르고, 살아온 삶도 다르죠. 노년이 되어보니 언니들에게 애틋한 그리움이 생기더라고요. 나이가 들수록 가족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큰 용기라는 것도 깨닫게 되고요. 그런 제 속 이야기들을 어릴 때 동네에서 언니들과 놀던 행복한 추억과 함께 가사에 담았어요.” 내 안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수강생들이 ‘가장 재미있었던 활동’으로 떠올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시작은 어려워도 즐거움은 크다

이어 서너 명의 수강생끼리 한 팀이 되어 나태주의 시 ‘풀꽃’ 중 한 구절(‘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에 리듬을 붙이는 실습을 진행한 후, 가사에 직접 리듬을 붙였다. 본격적으로 선율을 만들기 전, 먼저 피아노 앱을 활용해 곡의 첫머리가 될 음 하나를 고르고 멜로디의 개념을 배운 뒤, 앞서 리듬 붙인 가사에 선율을 붙였다.

창작의 모든 과정에서 수강생들은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과제 수행에 집중했다. “수강생분들은 놀라울 정도로 과제를 잘 해오세요. 은퇴 후, 자신의 모호한 역할이나 반복되는 일상에 공허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수업에서는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어딘가에 ‘참여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는 데에 만족감이 크신 것 같아요.”(소수정)

하지만 이런 성실함이 ‘완벽주의’를 부를 때도 있다. 이때 강사는 시작을 어려워하는 수강생에게 “아주 짧은 구간만 만들어두고 반복”할 것을 추천하고, 좁은 음역대를 걱정하는 수강생에게는 “가능한 음역대 안에서만 만들어도 충분하다”라는 조언을 건네며 그들의 고민을 해결했다. “제가 가사·음악·영상 등 직접 예시를 들어드리며 창작 활동을 보조해 드리긴 하지만, 무엇보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것을 항상 강조합니다. 스스로 얽매인 규칙이 없을 때 새로운 경험과 도전이 펼쳐지니까요.”

 

전문가의 도움으로 넓어지는 시야

다음 순서로 등장한 건 첼로였다. 특별 강사로 활약한 첼리스트 송민제는 첼로의 소재·기법·소리의 특징·앙상블에서의 역할을 설명한 후, 수강생들이 만든 멜로디를 즉석에서 연주하며 악기에 대한 실질적인 감각을 전달했다. 새로운 악기를 접하는 경험은 음악에 문외한인 수강생에게 새로운 도전을 독려했다. “어릴 적 음악 선생님을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어 처음에는 참여를 망설였습니다. 제가 음치라서 가창 시험을 볼 때 피아노로 ‘꽝꽝’ 치는 소리도 듣기 싫어했고요. 하지만 오늘 첼로 소리를 들어보니 ‘귀호강’을 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제 노래도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지 더 궁금해지고요.”(김상일/수강생)

작곡 워크숍은 수강생들의 내면뿐 아니라 음악 취향을 발견하는 계기로도 나아갔다. 수강생들의 결과물 중에는 악구가 반복되며 명확한 곡의 형식을 갖춘 작품도 있었고, 멜로디가 자유롭게 변주되며 흐르듯 진행되거나, 통통 튀는 리듬이 반복되며 동요의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었다. 그중에는 과감한 도약과 반음계 등 ‘고급’ 기술을 사용해 아마추어답지 않은 응용력을 뽐내는 작품도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우아영/수강생)는 후기처럼, ‘나를 표현하고 음악을 만드는 것’을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수강생들의 이야기는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결과물로 의미 있게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추후 수강생들이 참여해 보고 싶은 수업은 무용·요가·명상·클래식 음악 이론 등으로 다양했다. “내 인생에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결국 문화와 예술이니까요. 시니어들도 편안하게 접근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권보경/수강생)

이어지는 3회차에 작곡을 끝마치고 나면, 수강생들이 직접 노래를 불러 녹음까지 완수하는 과정이 예정되어 있다. 소수정은 수강생들이 창작의 주체로서 더 오랜 시간 퇴고의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장기 프로젝트·시즌별 심화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수업이 모두 끝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나이에 한계를 두지 않는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이 마음에 새겨졌다. 시니어 세대만이 지닌 깊은 감정의 폭으로 그려내는 작품은 어떻게 완성될까.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병아리’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날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장지현 수습기자

 


 

APPENDIX

1.  전국의 공연장, 시니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은 공연장에서 시니어 관객은 종종 신체적 한계와 노화에 따른 불편함을 겪는다.
이들의 시간과 마음을 보다 여유롭게 채우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살펴보자

장지현 수습기자

 

팜플렛 속 글자 크기에 대한 의견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연주자 프로필·단체 소개·프로그램 노트 등 수많은 정보를 한두 장의 종이에 담아야하는 팜플렛 특성상, 작은 글자로 빼곡히 채워진 낯선 단어들은 예술과 가까워지려는 시니어 관객의 의지를 떨어트린다.

좌석·동선처럼 공연장 시설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관객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이 사람들을 헤치고 좌석을 찾아가기에는 통로가 너무 좁다는 것. 조도가 낮은 공연장에서 한참 계단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 과정도 시니어 관객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예매 과정에서의 불편함도 자주 언급된다. 스마트폰의 역사가 벌써 20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니어 세대에게 ‘피가 튀는 전쟁터 같은 티켓팅’이라는 은어인 ‘피켓팅’에 가까운 예매 시스템과 큐알코드의 존재는 익숙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세종예술의전당이 65세 이상 관객의 간편한 공연 예매를 돕기 위해 2024년부터 시행한 ‘어르신 전화 예매 서비스’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 외에도, 핵심 정보만을 큰 글씨로 적은 어르신용 팜플렛이나 이동 안내바를 공연장 곳곳에 배치해, ‘공연장은 어려운 곳’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부모님과 함께 공연장 방문 시 체크리스트

실물 신분증 지참
경로우대 할인을 적용받았다면 현장 티켓 수령 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실물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확인 불가시 추가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동 동선 확인
무릎이 불편한 부모님과 함께라면 출입구와 가까운 통로 좌석이나 계단 이용이 적은 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공연장 내 엘리베이터 위치까지 미리 확인해두면 이동이 한결 수월하다.

가벼운 겉옷 준비
공연장은 악기 보호와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실내 온도를 다소 낮게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앉아 있다 보면 한기를 느낄 수 있으니 가벼운 가디건이나 무릎담요를 챙기면 좋다.

여유 있는 도착과 휴식
공연 시작 20~30분 전에 도착해 화장실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공연장 내 휴게 공간에서 잠시 쉬었다가 입장하면 훨씬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관람 보조 도구 활용
대사가 많은 연극이나 뮤지컬이라면 공연장에서 운영하는 오디오 가이드나 오페라글라스 대여 서비스를 활용해 보자. 무대 위 배우의 표정과 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즐길 수 있다.

 

2. 알고 가면 이득! 시니어 할인 & 마티네 가이드

공연 관람은 시니어 세대에게 단순한 여가를 넘어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소중한 문화 경험이 된다. 국내 주요 공연장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양한 연령별 할인 혜택은 물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마티네 공연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홍예원 기자

 

국립극장 ‘정오의 음악회’

정오의 음악회

2009년부터 이어져 온 국립극장의 대표 브런치 콘서트다.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채치성) 단원 60여 명이 펼치는 국악의 풍성한 사운드에 아나운서 이금희의 섬세한 해설이 더해진다. 65세 이상 관객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공연 후에는 간식과 남산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국악 입문자나 시니어 관객에게 최적의 선택이다. 5월 공연에서는 지휘자 김영절을 중심으로 피리 연주자 최훈정과 뮤지컬 배우 장민제가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국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5.7/국립극장 해오름

세종문화회관 ‘2026 세종시즌 실버 패키지’
1961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실버 패키지’는 서울시합창단 ‘카르미나 부라나’(5.21/대극장),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작 국악 시리즈 신풍류전’(9.4/M씨어터), 서울시무용단 ‘무감서기’(9.10~13/대극장), 서울시극단 ‘아.파.트.’(10.24~11.14/M씨어터), 서울시뮤지컬단 ‘크리스마스 캐럴’(12.2~27/M씨어터) 등 6개 공연을 7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패키지 기간이 아니더라도 개별 공연 예매 시 경로우대 항목을 선택하면 상시 30~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 대부분의 시·도립 문화예술회관은 만 65세 이상 관객을 위해 30~50%의 경로우대 할인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관할 지역 회관의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를 통해 상세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콘서트홀
‘롯콘 마티네-대니 구의 플레이리스트’

대니 구의 플레이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진행으로 새롭게 단장한 롯데콘서트홀의 마티네 시리즈는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해 다른 낮 공연보다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5월 공연에서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와 재즈 피아니스트 최문석을 중심으로 결성된 밴드 라틴 키친 루나가 영화 ‘록키’ 삽입곡과 피아졸라의 명곡을 정열적인 라틴 리듬으로 재해석한다.

◎5.7/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강석우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11시 콘서트’
예술의전당은 69세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한 무상 멤버십 ‘노블회원’을 운영하며, 기획 공연 40% 이상 할인과 선예매 혜택을 제공한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에 열리는 ‘11시 콘서트’는 친절한 해설을 곁들인 프로그램으로 시니어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5월 공연에서는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박진수가 배우 강석우의 해설과 함께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 번스타인의 주요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 프로그램에는 영화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OST 등 친숙한 곡들도 포함돼 있다. ◎5.14/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해외의 시니어 예술 단체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크리에이티브 에이징(Creative Ag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문화예술 활동과 학습을 통해 의미 있고 능동적인 노년기의 삶을 보내는 방식을 지칭하며, 국내에서는 ‘창의적 노화’로 번역하지만 아직 생소한 용어에 가깝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시니어들의 삶에서 예술의 중요성을 일전부터 인지함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에이징’을 토대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그에 따른 수많은 단체를 설립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성혁 기자

 

독일 노인음악교육학회
Deutsche Gesellschaft für Musikgeragogik

2009년 설립된 협회로 노인음악교육학 연구 진행은 물론, 사회 시스템적으로 시니어들의 예술 참여 활동이 가능한 환경의 적극적인 확장을 목표로 한다. 독일 전역에서 이뤄지는 노인음악교육 관련한 학술 컨퍼런스나 노인 대상 예술교육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노인음악교육과 관련한 문헌·논문·단행본 등 서적 자료도 정리돼 있으며, 뉴스 레터도 발행한다. 눈에 띄는 것은 시니어 합창단에 대한 정보다. 독일 전역에 분포한 시니어 합창단의 정보를 망라하여 합창단의 명칭과 지역, 여성·교회·일반과 같은 합창단의 유형까지 분류했다. 합창단 검색 시스템에는 구글 지도가 연동돼있어 위치 파악도 가능하다.

 

 

 

 

 

 

 

미국 아츠 포 디 에이징
Arts for the aging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니어 생활 지원 비영리 단체로 1988년 설립됐다. 이 단체에서는 시니어들의 자발적인 예술 활동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체계적인 예술가 교육 과정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시니어 즉흥무용그룹인 ‘퀵실버’를 운영함으로써 예술 활동의 실현은 물론 시니어들의 건강 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르투갈 트루페 세뇨르
Trupe Sénior

포르투갈의 서커스 학교 샤피토(Chapitô)에서 2016년부터 운영한 프로그램이다. ‘트루페 세뇨르’는 ‘선배’를 의미하며 시니어들의 공공활동 및 공연 참여 증진을 목표로 한다. 서커스를 비롯한 음악·연극·무용 등의 다양한 장르와 더불어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공연 예술 역량 강화 사업이다. 정기적으로 포르투갈 전역을 순회하며 공연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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