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IN AUTUMN 1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송형종
흩어진 무대를 하나의 계절로
38개 축제, 478편의 공연이 73일간의 서울어텀페스타로 모인다!

서울에는 가을이면 공연이 넘친다. 클래식 음악과 연극·무용·전통예술·오페라·거리예술이 각자의 극장과 광장, 공원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서울어텀페스타는 이 많은 공연을 새로 만드는 축제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공연과 축제를 하나의 계절 안에서 발견하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에 가깝다. 2025년 40일간 116건의 참가작으로 출발한 축제는 올해 9월 18일부터 11월 29일까지 73일간 이어진다. 참가작은 245건으로 늘었고, 558개 세부 프로그램이 총 2,014회에 걸쳐 펼쳐진다. 무대는 서울 시내 117개 극장을 비롯해 한강과 공원 등 도시 곳곳으로 확장된다.
올해 슬로건은 ‘서울의 가을, 도시가 예술이 되다’. 9월 18일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예술감독 이루다가 이끄는 개막공연 ‘서울, 한강에서 춤을’로 문을 연다. 지난해 145명으로 출발한 민관 협력체계는 올해 오정해와 송형종이 각각 민간과 공공 부문 공동추진위원장을 맡는 217명 규모의 추진체로 확대됐다. 22개 자치구 문화재단과 117개 극장이 참여하고, 해외 28개국의 주요 축제·기관과 협력해 국내 작품의 국제 유통도 넓혀가고 있다.
숫자만 보면 몸집을 크게 불린 축제지만, 송형종 대표이사가 강조하는 지점은 규모보다 ‘연결’이다. 공연을 찾는 관객과 관객을 기다리는 예술가, 서울과 지역, 나아가 국내외 공연예술 현장을 어떻게 이어낼 것인가. 두 번째 가을을 맞은 서울어텀페스타가 단순한 통합 홍보를 넘어 하나의 ‘시즌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을 볼지, 선택을 돕는 축제
서울에는 원래도 좋은 가을 공연과 축제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들을 ‘서울어텀페스타’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야 했습니까?
좋은 공연이 많아도 흩어져 있으면 관객이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어텀페스타는 기존 공연을 한데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계절적 흐름으로 연결해 서울의 가을을 공연예술의 시즌으로 만드는 플랫폼입니다. 결국 ‘모아놓는 것’보다 ‘연결해 더 잘 보이게 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첫해를 치른 뒤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첫해에는 서울의 가을에 얼마나 많은 공연예술이 펼쳐지는지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동시에 ‘서울어텀페스타가 무엇인지’를 더 분명하게 알리고, 많은 프로그램 가운데 관객의 선택을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확인했습니다. 올해는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르·관심사·공간·관객층에 따라 공연을 발견하도록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선택하기 어려워집니다. 관객이 자신에게 맞는 공연을 찾도록 어떤 장치를 마련했습니까?
‘무엇을 많이 보여줄 것인가’보다 ‘어떻게 발견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공연 입문자를 위한 추천부터 수능을 마친 수험생 대상 이벤트까지 관객의 상황에 맞춰 공연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서울연극센터에는 공연 정보와 실시간 예매 현황을 확인하는 통합안내센터를 마련하고,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외국인과 청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AI 공연자막안경도 시범 운영합니다. 결국 관객에게 ‘이 공연 한번 가볼까?’라는 마음을 만드는 것이 큐레이션의 역할입니다.

서울거리예술축제
공연에 ‘다음 기회’라는 생명력을 부여하며
대표님은 예술가가 겪는 어려움으로 ‘홍보와 유통’을 자주 언급해왔습니다. 축제가 끝난 뒤 예술가에게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좋은 작품이 한 번 공연되고 사라지지 않고 다음 무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올해는 충북·전북·강원 등 광역문화재단과 협업해 서울과 지역의 작품이 서로 오갈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있습니다. ‘쿼드, 연극의 질문들’의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연출 김아라)가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개막공연으로 이어지는 것도 한 사례입니다. 작품과 예술가가 새로운 관객과 무대를 계속 만나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 축제와 공연을 ‘서울어텀페스타’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소개하다 보면, 오랫동안 각자의 이름과 성격을 쌓아온 민간 축제나 개별 작품이 오히려 묻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서울어텀페스타가 개별 축제의 브랜드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큰 틀 안에서 각 축제와 작품의 이름과 개성이 오히려 더 잘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방식으로 포장하기보다 작품별 매력을 살린 큐레이션과 안내를 통해 관객이 각 공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를 통해 여러 이름을 더 많이 발견하게 하는 것이죠.
성과 역시 단순 누적 관람객 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겠습니다.
맞습니다. 원래 그 공연을 볼 예정이었던 관객까지 모두 ‘서울어텀페스타가 만든 관객’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는 축제를 통해 새로운 공연을 알게 됐는지, 실제 관람으로 이어졌는지, 한 공연을 계기로 다른 작품까지 보게 됐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축적해 ‘축제가 새로운 발견을 만들었는가’를 중요한 성과지표로 삼으려 합니다.

서울오페라페스티벌(노블아트오페라단)

리퀴드사운드 ‘2025 네오트래디션’

서울국제예술포럼(2025)
서울의 가을, 세계와 만나다
올해는 해외 28개국의 축제·기관과 협력하며 국제 유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해외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예술 도시 서울’의 얼굴은 무엇입니까?
K팝과 드라마가 서울의 대중문화와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렸다면, 공연예술은 서울이 지닌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대형 공연장뿐 아니라 대학로와 거리, 공원, 한강까지 도시 곳곳이 무대가 됩니다. 전통예술부터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오페라, 거리예술까지 한 계절에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큰 자산입니다. ‘서울은 공연을 보는 도시를 넘어 도시 전체에서 공연예술을 경험하는 도시’라는 인상을 주고 싶습니다.
5년, 10년 뒤 어떤 축제로 기억되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을이 되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올가을에는 어떤 공연을 볼까?’ 하며 서울어텀페스타를 떠올렸으면 합니다. 예술가에게는 작품을 발표한 뒤 새로운 관객과 다음 무대로 이어지는 이름이 되었으면 하고요. 가장 큰 축제가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서울의 가을이 공연예술의 계절로 기억되고, 나아가 세계의 관객에게도 ‘가을에는 공연을 보러 서울에 가자’는 인식이 생긴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송현민(편집장) 사진 서울문화재단
송형종(1966~)
연극연출가 출신으로 혜화동1번지 3기 동인, 서울연극협회 제5대 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이사, 서울시 문화수석 등을 지냈다. 2025년 1월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PERFORMANCE INFORMATION
2026 서울어텀페스타 9월 18일~11월 29일 (38개 축제, 478편 공연 중 일부)
개막공연 ‘서울, 한강에서 춤을’ 9월 18일 오후 7시 30분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클래식 음악 서울국제음악제 ‘Bravo, My Life!’ 10월 8~16일 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
연극 ‘쿼드, 연극의 질문들: 옥상 밭 고추는 왜’ 9월 19일~10월 4일 대학로극장 쿼드
무용 서울무용제 11월 4~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서울무용창작센터
국악·전통예술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10월 6~1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축제 마지막 날 ‘공놀이클럽의 사계절 체홉: 갈매기’
11월 29일 오후 4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