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되고 싶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는 플루티스트 조성현입니다. 제게 음악은 ‘호흡’입니다. 호흡을 통해 소리를 내고 마음의 모든 것을 담아 표현해야 관객과 하나가 될 수 있지요(그런 면에서 축구와도 일맥상통하지 않나요? 허허). 어려서부터 음악 듣기를 좋아했지만 음악을 마음으로 만난 건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어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에마뉘엘 파위의 첫 내한 공연이었죠. 첫 곡 풀랑크의 소나타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집에 돌아와 생각만 해도 행복해졌죠. 그날의 연주곡 CD는 한동안 잠들 때마다 들을 정도였어요. 그때 저는 플루트가 궁금해졌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박의경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음악세계에 눈을 떴어요. 얼마만큼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저를 선생님은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죠. 그래서 한 음악가가 서고자 할 때 스승의 가르침은 정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에 처음 혼자 떠났을 때는 이탈리아 심포니가 연주한 멘델스존의 곡들을 듣기 좋아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 특유의 유머감각과 여유로움이 음악에도 잘 묻어났기 때문이죠. 유학생활은 정말 적막해요. 유일한 위로는 음악과 제 말에 늘 귀 기울여주시는 부모님이에요. 부모님은 학교에서 연주한 녹음 음반을 늘 사서 들으시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네 소리를 직접 듣는 것처럼 숨소리와 그날의 느낌까지 느껴진다”라고 하셨어요. 진짜 큰 힘이죠. 제 가까운 목표는 에마뉘엘 파위가 활동하고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는 거예요. 가까운 목표를 세워두면 열정과 에너지가 생기죠. 저는 그의 연주를 좋아했고 온통 그를 흉내 내고 있으니 그곳에 가도 재미있지 않겠어요? 올해 연주 계획은 3월 야마하 살롱에서 리사이틀을 준비 중이고, 여름에는 앙상블 디토의 실내악 연주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그 밖에도 해외 다수 페스티벌에 참여할 일정도 있고요. 아 참, 목관 5중주 활동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조성현은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2005년에 도미해 미국 오벌린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박의경·미셸 드보스트를 사사한 조성현은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에서 안드레아 리베르크네히트를 사사하고 있다. 2002년 금호 영재 콘서트에서 데뷔 후 2007년 일본 도쿄 플루트 컨벤션에서 입상을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09년 미국 오하이오 주 플루트 콩쿠르에서 2위, 2012년 이탈리아 세베리노 가첼로니 플루트 콩쿠르에서 우승, 같은 해 12월 제1회 야마하 음악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곡에 대한 타고난 이해력과 풍부한 표현력, 빼어난 음악성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플루티스트”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