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9주년 다시 만난 세계 1984-2013 ‘다시 만난 세계’가 전해준 고유의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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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3년 4월 1일 12:00 오전

한국 공연예술의 과거·현재·미래를 묻는 사람이 있다면 두말 하지 않고 ‘객석‘을 읽어보라고 하겠다. ‘객석’은 1980년 대 중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공연예술계의 산증인으로 살아왔다. 창간 29주년을 맞아 ‘객석’에 실린 주요 기사를 통해 국내외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되돌아보노라니 그 사이에 새로운 천년이 눈앞에 펼쳐졌고 격변하는 세계정세와 눈부시게 발전한 정보기술로 공연 환경도 크게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객석’이 창간되던 해인 1984년에는 뉴욕 카네기 홀 내에 있는 268석짜리 와일 리사이틀홀을 빌려 독주회를 열었는데도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했다”라고 국내 언론이 대서특필하던 시절이었다.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고 인터넷도 없었으니 외국 공연계에 대한 정보도 전무하던 때였다. 이제 제법 높이 쌓인 ‘객석’의 과월호 목차를 들추어보노라니 정보 부재로 혼란을 겪어야 했던 시절의 어려움이 새삼 떠올랐다. 당시 ‘객석’은 해외 통신원이나 기자의 현지 취재를 통해 생생한 해외 소식은 물론 외국 정보에 목말라했던 국내 무대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대중적 보급과 IT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빈 필하모닉 같은 ‘유명 상품’에 대한 정보는 안방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후 ‘객석’은 일반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작지만 알찬’ 기사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 인터넷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닌 말 그대로 ‘레어템’을 찾아 떠난 것이다. 예를 들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대신 생트 페스티벌 혹은 마니아들은 잘 알지만 대중에겐 생소했던 라 로크 당테롱이나 루르 페스티벌 등을 발 빠르게 취재해 국내 관객에게 소개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해온 ‘객석’은 고유의 안목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양한 해외 공연예술계의 다양한 역사와 흐름을 한 권의 책에 담아온 29년이었다.

글 이장직 객원전문기자(lu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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