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200주년 서거 100주년 맞은 슈베르트·브람스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이들의 삶과 음악을 조망하기 위한 집중탐구 섹션을 마련했다. 본지는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생가인 빈·함부르크를 직접 찾아가 현지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냈다. 두 작곡가의 음악세계와 더불어 문화사적 위치를 재평가했으며, 한 해 동안 빈에서 열리는 슈베르트 기념공연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브람스 기념공연에 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바그너의 히틀러인가 히틀러의 바그너인가, 새롭게 조명된 바그너 가계 4월, 독일에서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후계자를 둘러싼 바그너 가의 집안 싸움과 히틀러에 연루된 과거 청산 문제가 다시 대두되면서 바그너 가문이 구설수에 올랐다. 이와 때를 같이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바그너 가의 갖가지 문제들을 폭로한 두 권의 책이 독일 서점가에 출간됐다. 요아힘 쾰러가 쓴 ‘바그너의 히틀러, 예언자와 그 망나니’와 바그너의 증손자인 고트프리트의 자서전 ‘늑대와 함께 춤을 추지 않으면’이다. 이로써 한동안 잠잠했던 바그너의 반유대주의 논쟁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8월 1일 타계 외향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고 오로지 내적인 음악탐구에 평생을 바쳤던 리흐테르가 향년 82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3년 전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탁상용 스탠드를 켜놓고 라벨의 모음곡 ‘거울’을 연주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그도 피아노 뚜껑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뉴욕 무대에 진출한 뮤지컬 ‘명성황후’ 많은 이들의 우려 속에 우리나라 뮤지컬 ‘명성황후’가 뉴욕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미국 언론도 놀랄 만큼 연일 꽉 찬 객석으로 초반부터 뜨거운 열기를 보이던 ‘명성황후’는 후반에 이르면서 미국 매스컴의 호평 속에 표가 매진되는 이변까지 낳았다. 동양을 소재로 한 ‘미스 사이공’과 ‘왕과 나’가 장기 공연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제작해 한국인들이 출연하는 순수 한국산 뮤지컬인 ‘명성황후’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최초의 순수 동양 뮤지컬로 기록됐다.
게오르그 숄티 9월 5일 타계 1989년 7월 19일 카라얀이 세상을 떠나자 숄티는 그의 뒤를 이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70세가 넘은 나이에 다시 한 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후 많은 애호가들은 숄티의 지칠 줄 모르는 음악적 정열에 놀랐고, 그가 20세기의 막바지에서 더욱 많은 것을 남겨주길 원했으나 결국 숄티도 8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카라얀이나 번스타인에 비한다면 숄티의 생은 그리 화려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피아니스트로 시작해서 지휘자의 길로 들어선 이후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외길을 올곧게 걸어왔던 숄티의 인생과 음악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다. 무대에서 정열적으로 지휘봉을 휘두른 그를 영영 볼 수 없게 된 것은 애석한 일이지만, 그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숄티가 50여 년간 피땀 어린 노력을 통해 남긴 방대한 양의 음반 자료를 통해서 그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파리 국제 무용 페스티벌 9월 19일부터 10월 5일까지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는 ‘새로운 파리 국제 무용 페스티벌’이 열렸다. 34년의 전통을 가진 유일한 무용 페스티벌에 올해는 프랑스 출신의 안무가 중 네오 클래식 장르를 이끌어온 로잔 베자르 발레단의 모리스 베자르·낭시 로렌 국립발레단의 피에르 라코트·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장 크리스토프 마요까지 3대 안무가가 한자리에 모여 어느 해보다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쿄 신국립극장 개관 ‘현대 무대예술의 메카’로 불리는 도쿄 신국립극장이 신주쿠 외곽에 개관했다. 총 공사비 802억 엔, 4년 반이라는 기간에 걸쳐 완성된 신국립극장은 지상 5층, 지하 4층의 건물로 오페라극장과 함께 연극·현대무용을 중심으로 실내오페라·발레·뮤지컬 등을 공연할 수 있는 중극장과 실험적인 연극을 올릴 수 있는 소극장을 갖추었다. 10월 13일부터 4일간 신국립극장 개관 개막작인 이쿠마의 신작 오페라 ‘건(健) 다케루’가 공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