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메세나 첫 회, 파리 오페라와 AROP 파리 오페라 중흥협회, 약자로 AROP의 매력 중 하나가 세금 감면 혜택이다. 개인의 경우 기부액의 65퍼센트가 감면 대상이며, 이는 실제 세금의 20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기업의 경우에는 60퍼센트다. 게다가 공연 티켓과 관련해 AROP 회원들만을 따로 관장하는 부서가 있어 원하는 좌석을 빠르게 구할 수 있다. 파리 오페라의 갈라 공연 때는 칵테일 파티가 제공된다. 이러한 부수적인 서비스를 반영하듯 일반 관객에 비해 AROP 회원들의 티켓 가격은 오히려 비싸게 책정돼 있다. 파리 오페라의 1년 예산은 1억 6천만 유로(당시 한화 약 1,780억 원)에 이른다. AROP의 후원금인 7백만 유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프랑스 정부에서 파리 오페라에 주는 보조금은 얼마나 될까? 무려 1억 유로(약 1,300억 원)이다. 이 어마어마한 정부 보조금은 오케스트라 단원과 무용수, 고급 행정요원에서 청소부까지 극장 스태프들의 월급을 주는 데 주로 사용된다. 최근 오페라 극장 단원들이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사르코지 정부가 밝힌 문화 재정 감면 정책 때문이다. 물론 사립 메세나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예도 있지만,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페라극장이 자유주의에 입각한 사영화 시스템을 채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세페 디 스테파노 3월 3일 타계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표적인 리릭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가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004년 12월 케냐 나이로비 인근의 별장에서 아내의 목걸이를 빼앗으려는 괴한을 막으려다 흉기로 머리를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있은 지 3년 4개월 만이다.
데뷔 50주년 맞은 호세 카레라스 독점 인터뷰 테너 호세 카레라스에게 지난 1년은 만감이 교차한 시절이었으리라.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존경하는 동료 루치아노 파바로티에게 최후의 인사를 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비행기를 놓치기 일보 직전까지 간 끝에 그의 우상이었던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장례식에는 참가할 수 있었다. 카레라스는 지난 6월 바르셀로나 리세우에서 열린 갈라 콘서트 무대에 섰다. 바로 그 무대에 처음 섰던 때가 정확히 50년 전이다. 노래를 불렀던 무대야 그전에도 있었지만 티켓을 사서 입장한 청중을 위해 불렀던 때는 50년 전인 1958년이 처음이었다. 바르셀로나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데뷔 50주년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들은 나를 80대 노인으로 생각한다니까요. 나는 열한 살에 리세우 오페라극장에서 마누엘 데 파야의 오페라 ‘페드로 주인의 인형극’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습니다. 보이소프라노가 담당하는 트루자만 역이었죠. 그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냥 모두들 가는 길을 택했죠. 공부를 해서 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한 겁니다. 인정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정말 화학 공부를 못 했어요. 스물셋이 되어서야 다시 노래할 수 있었죠. 그때도 역시 리세우였어요. 몽세라 카바예가 주연한 ‘노르마’에서 플라비오를 불렀어요. 그 뒤의 얘기는 잘 알 려져 있지요.”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취임한 다니엘레 가티 “빈 필과의 리허설을 앞둔 어느 날, 오케스트라 대표들이 저에게 “마에스트로 가티, 당신처럼 우리 오케스트라가 지닌 음향 전통을 존중하고 유지하려는 지휘자가 많지 않습니다”라고 하더군요.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서 프랑스 특유의 목관이 돋보이는 사운드를 창출해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프랑스 레퍼토리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어떠한 사람들이 추앙하는 ‘토스카니니의 가장 위대한 해석’이란 실제 공연장의 어쿠스틱은 고려하지 않은,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반’을 통한 결과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음반을 통해서는 당시의 음악적 아이디어와 연주 수준만 엿볼 수 있을 뿐입니다. 저런 얘기를 하면서 실제 NBC 교향악단이 지녔던 사운드가 어떤 것인지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브루노 발터나 푸르트벵글러의 사운드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