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이 함께한 대한민국 공연예술사 30년 1987

발레 르네상스를 예견한 두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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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3월 1일 12:00 오전

1987
발레 르네상스를 예견한 두 젊음

이제는 각각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게 된 문훈숙과 강수진이 1987년 봄 서울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 간의 풋풋한 일문일답에 2014년 문훈숙의 답변을 더하니 성공적인 발레 대중화의 오늘이 증명된다

1987년 강수진 유니버설발레단은 모던 쪽도 함께 하나요?
1987년 문훈숙 우리는 아직 모던발레는 안 해요. 개인적 견해로는 현대무용을 해야 표현에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아무래도 클래식 발레는 표현에 한계가 있습니다.
2014년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버전의 ‘백조의 호수’ 초연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고전 클래식 발레 명작을 공연하는 한편, 컨템퍼러리 발레 소품 개발에도 주력합니다. 2003년부터는 세계 현대 발레계의 거장인 한스 판 마넌·이르지 킬리안·윌리엄 포사이스·오하드 나하린·나초 두아토·크리스토퍼 휠든 등의 대표작들을 소개해왔습니다. 무용수와 관객 모두 즐기는 공연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디스 이즈 모던’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올리는 모던 발레 공연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레퍼토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도 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987년 강수진 발레를 애호하는 관객들이 그동안 많이 늘어나지 않았나요?
1987년 문훈숙 무용 관객의 대부분이 아직은 무용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우리 무용계의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
2014년 문훈숙 2014년 발레 관객은 현재 ‘발레 르네상스 시대’ 라고 할 만큼 그 수가 많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레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화 수준·관객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마니아에 국한되어 있던 발레 관객은 2000년 중반부터 더 많은 대중에게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2005년 ‘지젤’ 공연은 한국 발레 최초로 전석 매진을 달성했고, ‘호두까기인형’은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효자 작품이 됐습니다.

‘객석’이 창간한 해인 1984년, 즉 30년 전 두 분은 어떤 사람이었으며,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문훈숙 1984년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한 해입니다. 발레단 창단 멤버로 첫 국내 활동을 시작했죠. 프로 무용수로서 막 시작하는 단계였던 저로서는 낯설고 힘든 한국 생활이었지만 발레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강수진 당시에는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서 발레를 공부하고 있었고 로잔 쿵쿠르에 나가 입상했었지요. 저에게는 어머님과 같은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선생님의 지도로 발레를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을 때입니다.

지나온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문훈숙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아들 신철이와 딸 신월이를 제 품에 처음 안았을 때입니다. 힘들었던 순간이라면, 무용수로서의 삶을 시작해 은퇴하는 날까지 모든 날인 듯합니다. 동네 발레학원에서 재미로 시작한 발레였지만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자 제 몸이 발레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눅이 들기도 하고 남모를 마음고생도 있었죠. 그래서 늘 남들보다 더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해왔습니다. 발레단으로서는 1998년 첫 미국 투어가 생각이 납니다. 한국 발레로서는 첫 북미 진출이었죠. 당시로서는 한국 발레단이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시티 센터에서 공연을 올린다는 것 자체만으로 도전이자 모험이었어요. 모든 단원들이 한국 발레의 미래와 자존심, 사활을 걸고 공연에 임했던 기억이 납니다. 힘들었던 순간이며 동시에 최고의 기쁨을 안겨준 공연이었죠.
강수진 제 인생에서 만난 그 모든 순간들이 다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그해의 화제와 인물
1987년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에 출연한 강수연이 동양인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81년 ‘피막’이 동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이래 한국 영화가 이룬 쾌거였다.

국립국악원이 제1회 국악교육에 대한 세미나 및 국악동요 발표회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개최했다. 국악동요 발표회는 계속 이어져 지난해 27회를 맞았다.

강수진이 1987년 11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이자 최연소로 입단했다. 1993년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역무용수로 발탁됐고, 1997년 수석무용수로 승급됐다.


▲ 마당놀이를 연극계에 정착시킨 극단 ‘미추’가 12월 창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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