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
매번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선다는 소프라노 서희정은 독창회의 레퍼토리를 짜기 전, 항상 그 무대의 테마를 정한다. 그녀가 테마에 유독 애정을 쏟는 이유는 청중과의 공감을 위해서. 테마는 청중과 거리를 좁히는 일종의 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희정의 이번 독창회의 테마는 ‘여행’. 그녀는 일상의 번뇌를 떨치고 새로운 꿈을 꾸는 여행을 통해 청중들이 더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길 원했다.
서희정은 전공생 치고는 늦은 나이인 만17세에 성악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음악시험에서 이탈리아 칸초네를 부른 것이 그 계기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으며, 이화여대에 입학했고, 서울레이디스싱어즈에 들어가 전국 공연부터 해외 공연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했다. 현재는 동덕여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의하랴, 독창회 준비하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인터뷰 직전까지 열렬히 레슨 중이었다. 그녀는 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요. 매번 독창회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대 위에서 느낀 현장의 감정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청중과 눈을 맞추며 교감했던 작은 음악회들을 잊지 못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앞으로도 스무 명 남짓의 소규모 살롱 음악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여행을 테마로 한 4월 29일 독창회에서는 총 네 곡을 부를 예정이다. 로시니 ‘베네치아의 곤돌라 경주’, 엔리케 그라나도스 ‘사랑의 노래집’, 모리스 라벨 ‘5개의 그리스 민요’, 에이토르 빌라로부스 ‘브라질풍의 바흐 5번’. 여행이라는 테마와 알맞게 이국적 색채감이 드러나는 곡들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이날 그녀의 노래를 듣는 청중들은 마치 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브라질로 여행을 떠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