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6•2014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가이드

서울 하늘에 울려 퍼지는 새로운 실내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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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5월 1일 12:00 오전

실내악의 계절이 돌아왔다. 5월 1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국내에서 실연으로 만나기 어려운 ‘실내악 레퍼토리 중심’이냐,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자 중심’이냐에 따라 다양한 감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2006년부터 매년 음악으로 서울의 봄을 맞이하고 있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가 올해 9회를 맞이했다. SSF의 올해 주제는 ‘신세계, 어제와 오늘(New World)’. 예술감독 강동석이 이끄는 이번 축제는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참여해 13일간 14개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많은 음악가들은 그들의 자유와 음악적 기회를 찾기 위해 ‘신대륙’이라 불리던 미국으로 모여들었다. 그중 대표적인 작곡가로 드보르자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미국에서 교직 생활과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문명을 흡수했고, 이러한 삶과 사유를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에 녹여냈다. 이번 SSF는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활동한 음악인들의 작품을 여러 형태의 실내악으로 선보인다.
축제의 오프닝과 전반부는 세종체임버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축제의 막을 여는 5월 13일에는 ‘드보르자크 인 뉴 월드’라는 테마로 올해 SSF의 주제를 단번에 보여주는, 드보르자크의 실내악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꾸며진다. 이어지는 14일에는 블리스·베토벤·브람스·비치 등 이니셜 ‘B’로 시작되는 이름을 지닌 작곡가들의 곡이 소개되고, 15일은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로타·드보르자크·메노티·도흐나니의 삶을 그들의 음악으로 되새겨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4년 만에 내한하는 칼리히슈타인·라레도·로빈슨 트리오는 16일 하이든·브람스 등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7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야외무대에서 만연한 봄날의 기운을 만끽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지휘자 장 베르나르 포미에와 프라임필하모닉을 중심으로 클라리네티스트 로맹 귀요, 첼리스트 조영창·앙리 드마르케트, 바이올리니스트 초량 린, 플루티스트 최나경이 출연하며 전석 무료로 진행되어 많은 이들이 SSF의 취지와 주제를 맛보며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한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18일 LG아트센터에서는 번스타인·코플런드·거슈윈 등 미국 작곡가들이 남긴 재즈 레퍼토리를 만나볼 수 있으며, 19일 세종체임버홀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을 테마로 계절이 표제를 이루는 베토벤·바버·슈베르트·크럼·브람스의 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후 폐막까지의 공연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20일에는 관악기로만 구성된 관악 실내악의 묘미를 접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며, 21일은 ‘라임 라이트’라는 테마처럼 모차르트의 호른 5중주, 번스타인의 초창기 작품인 피아노 트리오 등 지금까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레퍼토리를 조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22일에는 아렌스키·차이콥스키 등 우울하면서도 서정성 짙은 러시아 레퍼토리를 만나볼 수 있으며, 23일에는 개인사의 비극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글린카·바추시코프·브람스·스메타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운명’을 테마로 한 무대가 마련되는 24일은, 쇼송·거슈윈·브람스·그라나도스·슐호프 등 극적인 삶을 살았던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삶과 ‘운명’에 대한 음악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5월 13일부터 12일간 진행되는 SSF는 25일, ‘영&로맨틱’과 폐막공연인 ‘여명’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한다. 25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 마련되는 ‘영&로맨틱’은 ‘객석’ 5월호 표지를 장식한 트리오 제이드와 2014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 우승팀인 뷔에르 앙상블 등 젊은 연주자들이 나서 젊음과 청춘의 기운을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7시에 같은 무대에는 ‘여명’이라는 주제 아래 프랑세·월튼·수크의 초기 작품들이 연주되며 내년을 기약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처럼 올해 SSF의 묘미는 국내에서 취약한 실내악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주제로 엮인 다양한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동시에,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호흡, 열정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실연으로 접하기 힘든 ‘실내악 레퍼토리 중심’이냐, 아니면 자신이 애호하는 ‘연주자 중심’이냐에 따라 감상의 즐거움 또한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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