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케스트라 속 관악기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8월 1일 12:00 오전

오케스트라에서 이뤄지는 관악기 편성과 배치, 그에 따른 효과들을 살펴본다

소리가 작을수록 청중과 가까이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배치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편성뿐 아니라 악기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음향 효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악기군에서 고음·저음 현악기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절충식이냐를 구분 짓곤 하는데, 배치가 거의 고정된 관악기군은 이러한 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음량이 작은 악기일수록, 동종 악기에서는 서열이 높을수록, 지휘자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는다. 따라서 지휘자를 중심으로 현악기·목관악기·관악기·타악기 순으로 거리가 멀어진다. 목관악기는 오케스트라 한가운데에 자리 잡으며, 현악기와 가까운 지점에서 앞줄에 플루트와 오보에, 뒷줄에 클라리넷과 바순이 자리한다. 수석주자는 플루트 중에서 가장 오른쪽, 오보에 중에선 가장 왼쪽에 앉은 사람이며, 클라리넷과 바순도 각각 동일하다. 이들의 자리를 이어보면 사각형이 되는데, 4중주를 함께 연주할 때의 앙상블을 위한 배치다.

금관악기군은 목관악기군 바로 뒤를 빙 둘러싸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호른은 왼쪽, 트럼펫·트럼본·튜바는 오른쪽에 배치한다. 일부 오케스트라의 경우 금관악기를 무대 한편으로 몰거나, 단을 쌓거나 내려서 위치를 달리하는 등 악기 배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해 의도하고자 하는 음색을 취하기도 한다.

관현악의 규모를 결정하는 관악기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2관·3관·4관 편성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관현악의 규모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 기준은 목관악기의 수다. 계산법은 단순하다. 목관악기별로 2대씩 목관악기 연주자가 8명이면 2관 편성, 악기가 3대씩 편성되면 3관 편성이며, 2관 편성이 두 배가 되면 4관 편성이 된다. 2관 편성의 경우 호른은 목관악기의 배수인 4대가 배치된다.

오케스트라 총보를 보면서도 연주에 필요한 관악 주자의 최소 인원을 헤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악보에 제1호른과 제2호른 파트가 별도로 그려진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호른 주자가 최소 2명은 있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실제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 관악 주자의 인원수를 세다 보면 앞선 공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연주 중 에너지 소모가 큰 금관악기군의 경우 보조 단원이 항상 있다. 이들은 호른과 트럼펫의 경우 연주자의 호흡을 이어가거나, 의도에 따라 음량을 강화하기 위해 존재한다. 같은 작품이더라도 지휘자에 따라 악기 편성과 배치에 변수가 생기곤 한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온 오케스트라 편성

베토벤은 첫 교향곡에서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내놓았다. 목관악기군은 악기별로 2대씩, 금관악기는 호른과 트럼펫을 편성했다. 또 베토벤은 관현악에서 발휘할 수 있는 트롬본의 역량을 가장 먼저 알아본 작곡가였다. 이전까지 교향곡에 잘 쓰이지 않았던 트롬본을 교향곡 5번 ‘운명’에서 3대나 편성했는데, 이를 통해 강력하고도 풍성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관현악 역사에서 ‘혁명가’로 불리는 베를리오즈는 ‘환상 교향곡’에서 당시 혁신적이었던 편성을 정립한다. 플루트 2+피콜로 1, 오보에 2+잉글리시 호른 1, 클라리넷 3, 바순 4의 편성을 살펴보면 3관에서 4관 편성을 아우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커진 목관악기군의 규모는 자연스럽게 금관악기와 현악기, 타악기로 이어졌고,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한층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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