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르푸앵 페스티벌 10주년

파드칼레 곳곳에 울려 퍼진 파이프오르간 선율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5년 11월 1일 12:00 오전

콩트르푸앵 페스티벌이 10주년을 맞았다. 9월 19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린 이 페스티벌은 파드칼레 지역의 역사적인 파이프오르간들을 고증하고 복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파드칼레 지역 위원회는 침체된 경제 위기에도 불구, 문화 예산을 동결한 다른 지역들과 달리 올해도 30만 유로의 예산을 책정하는 열성을 보였다.

페스티벌의 첫째 주에는 파드칼레의 역사적 맥락을 상기하며 ‘플랑드르와 스페인, 프랑스와 영국’이라는 주제의 연주를 가졌다. 둘째 주의 주제는 ‘왕의 서거’였다. 샤르팡티에·퍼셀·몰리·푹스가 왕의 장례식을 위해 작곡한 작품들이 연주됐다. 셋째 주에는 퍼셀·로크·마르탱·에르상이 셰익스피어의 ‘태풍’에 붙인 곡들이 연주됐다.

에르 쉬르 라 리스에서 열린 26일의 오후 연주회는 소프라노 라켈 안두에사와 앙상블 라 갈라니아의 연주로 시작했다. 파드칼레는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와 영국의 헨리 8세, 그리고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스페인의 펠리페 2세가 서로 충돌하던 지역으로 에르 쉬르 라 리스는 그 충돌의 중심지였다. 스페인 건축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곳으로, 이날의 연주회장인 생 자크 예배당 역시 스페인 양식의 화려함이 돋보였다. 안두에사는 바로크 기타와 테오르베 반주로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후안 이달고를 비롯한 바로크 작곡가들의 여러 민요와 궁정 노래를 불렀다. 고음·중음·저음이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닌 안두에사의 목소리는 관객에게 온화하면서도 관능적인 스페인 무드를 선사했다.

저녁에는 콜레지알 생 피에르에서 장 클로드 카사드쉬가 이끄는 릴 국립 오케스트라의 페스티벌 10주년 기념 연주가 있었다. 20미터 높이의 거대한 궁륭 아래 자리한 오르간은 장관을 연출했다. 오르가니스트 뱅상 바르니에가 연주한 바흐의 프렐류드와 푸가 A단조 BWV543, 리스트 ‘B·A·C·H 주제에 의한 프렐류드와 푸가’는 압도적이었다. 초월의 경지에 이른 곡의 분위기는 고딕 양식의 연주회장과 잘 어울렸다. 생상스 교향곡 3번 1악장은 긴장과 이완의 유희가 미적지근했다. 교회 특유의 울림 때문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서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3악장의 주제가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될 때 청중은 웅장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27일 11시에는 니엘 레 자드르의 생 피에르 교회에서 복원된 17세기 플랑드르식 오르간 연주가 있었다. 이 오르간은 여전히 수동으로 바람을 불어넣는 오르간이며, 연주가 까다롭다고 한다. 스페인의 오르가니스트 다니엘 오야르사발은 스페인 바로크 오르간 작품과 16~17세기 플랑드르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했다. 오야르사발은 “이곳의 오르간 음향은 마치 노래하듯 울리는 카바이예 콜의 오르간과는 달리 직접적이었으나,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5시의 연주는 전형적인 바로크풍 제단을 지닌 투르넴 쉬르 라 엠의 생 메다르 교회에서 열렸다. 남성 성악 앙상블인 앙상블 라 레브즈가 선보인 곡은 퍼셀의 ‘세 명의 남성을 위한 종교 음악’이었다. 프랑스 앙상블의 영어 딕션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테크닉적으로는 잘 소화된 연주로 청중의 박수를 샀다.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