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끌 젊은 예술가, 한지호·박혜상·김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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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6년 1월 1일 12:00 오전


▲ 1992년생인 한지호는 서울예고 재학 중 도독하여 에센 폴크방 국립 예술대를 졸업했고 2009년 베토벤 콩쿠르 3위, 2011년 슈베르트 콩쿠르 2위, 2014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 2014년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2위, 2014년 ARD 콩쿠르 1위를 했다. 현재 하노버 국립 음대 대학원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하면서 동시에 이탈리아 이몰라 레이크 코모 국제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수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한지호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통해 감동과 위안을 받고 살아가며 그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음악은 신이 제게 주신 선물이에요. 음악은 그동안의 제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해주었죠. 그래서 음악과 함께하는 매 순간 저는 행복하고 감사해요.

클래식 음악 마니아인 부모님 덕분에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저는 언제나 음악을 듣고 자랐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어느 연주회장에서 피아노 선율의 아름다움에 빠져 피아니스트의 꿈을 갖게 되었죠. 물론 피아노가 늘 좋았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음악을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었기에 콩쿠르에서 탈락하거나 제 자신의 연주가 실망스러울 때조차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유난히 좋아해요. 이 곡은 대중적인 곡이면서도 굉장히 인간적이고 로맨틱한 감정이 음악 안에 진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 협주곡을 연주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살면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만나게 되죠. 절망, 슬픔, 아픔, 동경, 사랑, 환희 같은 감정이 가슴속 깊이 굉장히 직접적으로 다가와요. 마치 그 음악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요.

결국 진실한 음악이란 그렇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 아닐까요? 2015년 여름, 미국에서 있었던 하우스 콘서트에서 제 마음이 잘 전해졌다는 걸 느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날도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는데 피아노 너머로 제 연주를 듣고 있던 한 청중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시는 걸 봤어요. 그 순간 제 진심이 통한 것 같아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2016년에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많은 연주 활동이 예정되어 있어요. 특히 슈만과 쇼팽의 곡을 음반으로 녹음할 계획이라 기대가 큽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 피아니스트라는 사실이 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그래서 날마다 꿈을 꾸죠. 시간이 흘러도 지금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변함없기를, 그래서 더 아름다운 순간을 무대에서 창조할 수 있기를.


▲ 1988년생인 박혜상은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에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했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5위에 입상했으며, 2015년에는 몬트리올 콩쿠르와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수상했다. 현재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소프라노 박혜상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오페라 그 자체의 삶을 살고 있어요. 본 공연과 리허설은 물론 로비에서는 가수들이 지나다니며 흥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공연장 안 카페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죠. 최근에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를 듣고 눈물을 쏙 뺐답니다. 진심 가득한 연출과 연기를 보며 어제보다 오늘 더 큰 꿈을 꾸고 있어요.

성악은 죽을 때까지 완벽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합니다. 영원히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죠. 마치 가장 빛나는 보석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깎고 다듬는 세공사처럼 점점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여섯 살 즈음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던 시간은 레슨이 끝난 후 10분 동안이었어요. 선생님의 반주에 맞추어 동요를 부르는 시간이었죠. 노래할 때마다 반짝반짝 빛나는 저를 보며 선생님은 동요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유하셨고, 저는 그 대회에서 귀여운 1등을 거머쥐며 노래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하기 전 두 번의 실패를 맛보았을 때 ‘내 노래 인생은 여기까지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다시 도전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스스로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칭찬해주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겨주는 것. 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자세를 그때 배운 것 같습니다.

2016년 2월에는 스페란차 스카푸치의 지휘에 맞춰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에 출연합니다. 이후 뉴욕에서의 리사이틀과 제임스 러바인/메트 오케스트라와의 콘서트 무대가 예정되어 있죠. 여름에는 유럽 각지에서 바쁘게 보낼 것 같아요.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 1990년생인 김희영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했다. 2000년 11세의 나이로 경기 12잡가 완창발표회, 2004년에는 휘몰이잡가 완창발표회를 가졌다. 1998년 제주 KBS 주최 국악경연대회 종합대상, 2007년 동아국악콩쿠르 학생부 정가부문 금상, 2011년 월하정가경창대회 명가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희영의 경기소리’ ‘김희영의 휘몰이잡가’를 음반으로 내놓았다. 현재 음악그룹 시로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소리꾼 김희영

제게 음악은 뿌리입니다. 전통음악은 각 지역마다 지닌 다양한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언어이자, 한 민족의 뿌리가 담겨 있죠. 전통음악에 대한 연구와 지속적인 관심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민족의 정신은 뿌리 뽑힌 나무처럼 흩날리는 바람에 여기저기 흔들릴 겁니다.

저는 민요와 정가에 대한 연구를 통해 두 장르 간 조화를 이루고 전통음악의 뿌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은 민중이 부르는 민요, 양반이 향유해온 정가, 그리고 공연 형태의 판소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민요와 정가는 노래의 창법이 다르기에 소리꾼 한 명이 두 가지 창법을 모두 구사하기 어렵다는 시선과 마주할 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경기민요와 정가는 ‘토리’(민요에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조(調))를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서상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토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민요는 민요답게, 정가는 정가답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살 무렵, 저를 처음 이끈 경서도 소리로 실력을 인정받아 민요, 잡가, 산타령 등 여러 소리를 전수받았어요.

2000년 초등학교 4학년 시절, 경기 12잡가 완창 발표회를 가지면서 많은 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이것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민요와는 다른 절제된 소리의 아름다움을 지닌 정가의 아름다움을 느껴 전공을 하게 됐습니다.

제 꿈은 정가와 민요가 한 무대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2013년 같은 시를 민요와 정가의 두 창법으로 표현한 독창회 ‘피어오르나니’를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공연을 많이 올려서 정가와 민요를 모두 부를 수 있는 국악인으로 대중에게 기억되길 바랍니다.

2016년에는 민요와 정가의 조화된 음악을 연구하는 그룹 시로의 멤버로 앨범 ‘골목환상2’ 작업을 계속해 상반기 중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갖고, 6월에는 소리꾼들로만 구성된 프로젝트로 파리와 하노버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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