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쿠렌치스/무지카 에테르나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무지카 에테르나가 연주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음반이다. 그리스 아테네 태생인 쿠렌치스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페름의 오페라 발레 극장에서 지휘자로 활동했고 올해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남서독 방송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가 됐다. 이번에 녹음한 교향곡 6번 ‘비창’ 연주에서 역시 다소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소리로 진지한 비창과는 전혀 다른 음악적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템포와 가벼운 듯한 앙상블의 조화는 차라리 경쾌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대니얼 하딩/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9번
18세에 베를린 필을 지휘하고 현재 파리 오케스트라와 스웨덴 라디오 심포니를 이끌며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명예지휘자로 활동 중인 지휘자 대니얼 하딩이 말러 교향곡인 9번을 녹음했다. 공식적으로는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은 작품 전반에 죽음과 이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죽음의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섬세하고 깔끔한 해석을 선보이는 하딩과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의 밀도 높은 앙상블은 약 1시간 2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거대한 작품을 비장하고 엄중하면서도 기묘하고 감미롭게 담아낸다.
메너햄 프레슬러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27번
피아노계의 살아있는 거장 매너햄 프레슬러가 2016년, 93세의 나이에 지휘자 킴보 이시이가 이끄는 마그데부르크 필하모니와 함께한 실황 연주다. 보자르 트리오의 창단 멤버로 2008년 트리오 해단까지 50여 년간 그 자리를 지킨 프레슬러는 현재까지 독주와 실내악 무대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번 앨범은 프레슬러가 그의 고향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무대에서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27번, 그리고 3개의 앙코르를 담고 있다. 노년의 거장이 노래하는 모차르트는 긴 세월만큼 깊은 여운으로 감동을 전한다.
리사 바티아슈빌리의 ‘프로코피예프의 비전’
조지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리사 바티아슈빌리가 다시 옛 소비에트 시절의 명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했다. 이 음반은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편곡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코피예프가 갖고 있는 독일 음악의 형식미, 프랑스 음악의 인상, 러시아의 서정이 어우러진 깊은 정서를, 자신의 동양과 서양이 조화를 이룬 고국의 문화적 전통에서 체득하여 깊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가운데 ‘기사의 춤’ 등 리사 바티아슈빌리만을 위한 편곡으로 만날 수 있다.
고티에 카퓌송의 ‘직관(Intuition)’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음반을 선보인다.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을 시작으로, 생상 ‘백조’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작품을 비롯해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엘가 ‘사랑의 인사’, 차이콥스키 ‘안단테 칸타빌레’ 등 첼리스트로서의 성장과 성공에 함께 했던 작품들로 채웠다. 피아니스트 제롬 뒤크로와 파리 실내 교향악단의 연주로 풍성함을 더한 이번 앨범은 첼리스트 모리스 바케에게 헌정되었다. 이번 음반과 함께 뮤직비디오 형식의 연주 영상이 담긴 보너스 DVD 합본 한정반과 12곡으로 구성된 LP도 발매된다.
에이빈드 홀츠마크 링스타드의 월튼 비올라 협주곡 외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인 비올리스트 에이빈드 홀츠마크 링스타드의 첫 번째 앨범. 1994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링스타드는 2016년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같은 해 노르웨이 청소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내한한 바 있다. 이번 음반에서는 대표적인 비올라 레퍼토리인 윌리엄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과 함께, 크리스티안 신딩의 ‘옛 스타일의 모음곡’을 담았다. 특별히 신딩의 모음곡에서는 바이올린 독주를 비올라 독주로 편곡해 현란한 기교를 선보다.
하차투리안 트리오의 바바자니안 ‘녹턴’ 외
아르메니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하차투리안 트리오의 하차투리안, 알렉시 쇼어, 아르노 바바자니안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 음반이다. 하차투리안 트리오는 고도의 기교와 섬세한 스타일, 따뜻한 사운드 명징한 음악성 등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앙상블로 연주와 교육 활등을 활발히 하고 있는 단체다. 그들은 현대 작곡가들과 긴밀한 연계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 담긴 작품들 역시 아르메니아 전통 음악을 기초로 하면서도 다양한 작곡 기법으로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하차투리안 트리오만의 개성 있는 해석 역시 돋보인다.
복스 루미니스의 바흐 ‘마니피카트’와 헨델 ‘딕시트 도미누스’
벨기에의 고음악 앙상블 복스 루미니스가 바흐 ‘마그니피카트’ BWV 243과 헨델 ‘딕시트 도미누스’를 한 음반에 담았다. ‘마니피카트’는 수태고지를 받은 성모 마리아의 환희와 감사를 노래한 것으로, ‘빛의 목소리’라는 악단의 이름처럼 밝고 투명한 앙상블과 금관의 화려한 표현력이 돋보인다. 구약성서 시편 110편을 담은 헨델의 ‘딕시트 도미누스’는 당시에 유행한 바로크적 기법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다. 복스 루미니스는 바로크 음악의 원형적 재현을 위한 소규모 편성 속에서도 재기발랄한 선율과 규모 있는 합창의 울림을 선보인다.
글 월간객석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