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연주의 오늘을 말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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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9월 10일 12:00 오전

Part 3 올가을 만나는 당대연주 공연들

제21회 춘천국제고음악제 9월 8일~16일

물 맑고 푸른 녹음이 짙은 소양강 머리에 위치한 춘천. 그곳에 한 차례 더위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면 자연의 소리로 빚어낸 아름다운 현의 파동이 인다. 오는 9월 8일부터 약 7일간 춘천문화예술회관·축제극장몸짓·국립춘천박물관 및 춘천 시내 일원에서 제21회 춘천국제고음악제가 열린다. 올해로 개최 21주년을 맞은 춘천국제고음악제의 주제는 ‘7일간의 바로크 여행’이다.

고(古)음악은 중세·르네상스·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아우르는 용어로, 이번 축제에서는 바로크 시대에 사용했던 악기와 복원된 악기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연주 방식 역시 당대의 스타일을 반영해 이색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 시절 그대로의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힐레 펠

먼저 9월 8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첫 무대는 ‘독일 바로크-바흐 & 텔레만’으로 꾸며져 독일을 대표하는 두 작곡가인 바흐와 텔레만의 음악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지휘자 및 하프시코드에 미하엘 베링어과 테너 김세일,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힐레 펠, 하프시코디스트 오주희·아렌트 그로스펠트(Arend Grosfeld)·김재연, 알테무지크서울이 함께 무대에 선다.

 

축제 이튿날은 프랑스로의 여행이 준비된다. 축제극장몸짓에서 열릴 두 번째 무대는 ‘프랑스 바로크-루이 14세의 꿈과 춤곡’이라는 주제로 화려한 궁정에서 즐기던 춤곡을 힐레 펠의 비올라 다 감바와 미하엘 베링어의 클라브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셋째 날인 11일에는 국립춘천박물관에서 ‘라이징 스타-블루 바나나’가 열린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부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까지 문화·예술·경제로 빛났던 서유럽의 도시들을 엮으면 바나나 모양을 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블루 바나나’가 이날의 주제다. 리코디스트 허영진과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송은정, 하프시코디스트 아렌트 그로스펠트(Arend Grosfeld)가 도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루코 마르코나토

12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같은 시대에 공존했던 유럽의 바로크 음악과 조선시대의 기품있는 궁중무용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자리 ‘바로크 정재-조선시대의 궁중무용과 바로크 음악’이 꾸며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과 페스티벌 앙상블이 만나 일무·검기무·학무·춘앵전·처용무 등을 선보인다.

 

4일엔 사랑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달궈졌던 16·17세기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바로크 음악을 바로크 기타와 이탈리아 타악기로 선보이는 ‘스페인 & 이탈리아 바로크’가 열린다. 바로크 기타리스트인 루카 마르코나토와 프레임 드러머이자 퍼커셔니스트인 안드레아 피치오니가 국립춘천박물관 무대에 오른다.

축제 여섯 번째날인 15일엔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헨리 퍼셀의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와 영국으로의 귀화를 택한 헨델의 협주곡을 통해 태양이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바로크를 엿볼 수 있다. 성재창이 바로크 트럼펫을 연주하고, 소프라노 석현수와 베이스 김형수, 나레이터 겸 하프시코드에 아렌트 그로스펠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함께한다.

마지막 날인 16일 공연은 ‘이탈리아 바로크-비바! 비발디!’다. 음악·미술·건축·문학·연극 모든 장르를 아울러 융숭한 꽃을 피웠던 이탈리아의 몬테베르디에서부터 비발디까지 폭넓은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다. 바로크 기타리스트 루카 마르코나토와 퍼커셔니스트 안드레아 피치오니, 페스티벌 앙상블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2018 금호아트홀 ‘바로크 시그니처’ 시리즈

금호아트홀이 아름다운 고음악 선율로 물든 가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일찍이 크리스티네 쇼른스하임과 사토 슌스케 등 원전음악 연주가를 국내 무대에 소개해온 금호아트홀은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세계적인 고음악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바로크 시그니처’ 시리즈를 기획했다. 지난 7월 스즈키 마사아키의 무대를 시작으로 총 5차례에 걸쳐 한국 무대에 꾸며질 고음악의 세계를 미리 살펴보도록 하자.

 

9월 20일 피에르 앙타이 하프시코드 리사이틀

조르디 사발을 비롯한 고음악계 거장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연주자로, 또 직접 이끌고 있는 앙상블 르 콩세르 프랑세를 비롯한 다수의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며 지휘자로 활동 중인 피에르 앙타이가 먼저 한국 무대를 찾는다. 미술을 전공하던 중, 바흐의 음악을 접한 후 음악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답게 이번 공연의 1부는 바흐의 건반을 위한 작품으로 꾸며진다. 2부에서는 헨델의 오페라 ‘충직한 양치기’ 중 서곡과 건반을 위한 모음곡 제2권 중 4번을 선보인다. 특히, 공연 당일 연주자가 공개할 특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기대해봄 직하다.

알프레도 베르나르디니 ©Arnold Ritter

9월 27일 알프레도 베르나르디니 & 체칠리아 베르나르디니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의 교수이자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드 무지카의 첫 번째 바로크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한 바 있는 바로크 오보이스트 알프레도와, 그의 딸인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체칠리아가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를 장식한다. 현대악기는 물론 원전악기 연주에도 탁월한 기량을 자랑하는 부녀는 하프시코디스트 오주희, 바로크 첼리스트 강효정과 함께 무대에 올라 헨델·삼마르티니·텔레만·바흐·밥티스타플라 등 당대를 대표하는 바로크 작곡가들의 작품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11월 22일 마한 에스파하니 하프시코드 리사이틀

하프시코디스트 최초로 ‘BBC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에 선정되고, 2014·2015년에 이어 2017년에도 ‘그라모폰상 올해의 연주자상’을 수상한 마한 에스파하니가 금호아트홀 무대를 찾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스탠퍼드 대학에 서 역사와 음악학을 공부한 에스파하니는 그간 C.P.E.바흐 뷔르템베르크 소나타 전집, 라모 클라브생 전곡집,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집 음반을 발매하며 고음악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을 계속했다. 현재 BBC 라디오에서 해설자이자 음반 평론가, 진행자로 활약 중이며 다큐멘터리 제작자로도 활동 중이다.

12월 13일 안드레아스 슈타이어 하프시코드 리사이틀

바로크·고전·낭만 시대 레퍼토리를 당대악기로 연주하며 세계적인 하프시코디스트이자 포르테 피아노 연주자로 인정받아온 안드레아스 슈타이어가 ‘바로크 시그니처’ 시리즈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이번 무대에서 슈타이어는 다양한 테마 아래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존 불 ‘도·레·미·파·솔·라에 의한 환상곡’, 바흐의 건반 악기를 위한 전주곡과 푸가, 뵘의 건반 악기를 위한 전주곡, 스베일링크의 건반 악기를 위한 반음계적 판타지아 ‘도리안’, 빌헬름 프리더만 바흐의 건반 악기를 위한 12개의 폴로네즈 일부 등을 통해 고음악의 정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정원 기자 사진 춘천국제고음악제·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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