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올 한 해를 수놓을 클래식 음악·무용·연극·뮤지컬·국악의 다양한 공연정보를 모았다. 올해도 풍성한 무대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관심 있는 공연일정은 미리미리 달력에 체크해놓자
무용
다채로운 색을 입은 춤의 향연
무용의 저변 확대와 더욱 넓어진 관객층, 그리고 한국 무용계의 높아진 수준을 가늠케 하는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을 찾아간다.
먼저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선보일 두 단체가 눈에 띈다. 5월에 내한하는 야스민 바르디몽 컴퍼니는 동화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한 무용극 ‘피노키오’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11월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안무가 앙쥴랭 프렐조카쥬가 이끄는 프레조카쥬 발레가 내한해 최신작 ‘프레스코화’로 관객과 만난다.
이 밖에도 여러 해외 무용단과의 만남을 통해 무용계의 트렌드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계속된다. ‘폭력’을 주제로 펼쳐지는 제22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생의 로빈 올린, 체코의 스핏파이어 컴퍼니, 스페인·영국·스웨덴·독일의 곡예사로 구성된 스발바르 컴퍼니 등과 함께하며 다양한 의미의 폭력에 대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올해 국내 무대에서는 더욱 다양한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무대가 상반기 무용계를 새로운 활기로 가득 채워주었다면,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단들의 잇따른 신작 발표가 하반기 무대에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국립무용단 또한 ‘향연’을 이을 대형 신작으로 ‘색동’을 준비하고 있다. 정구호 연출과 한국 춤 대가들의 만남으로 한국 무용에 또 다른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작품은 6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내 현대무용단체들의 세계무대 진출이 더 늘어나고 있는 지금, 그 선두에서 창작 활동과 함께 레퍼토리 유지에 힘쓰고 있는 LDP 무용단의 신작도 기대를 모은다.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신작 ‘트리플 빌’은 안무가 정영두·김동규·김설진이 함께하며 무용수들이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립발레단 ‘KNB 무브먼트 시리즈’와 국립현대무용단 ‘스텝 업’,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II’ 등 새로운 안무가와 작품을 발굴·지원·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역시 지속적으로 운영되며 창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간다. 한국무용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 음악과 협업하는 서울시무용단의 ‘더 토핑’또한 계속될 예정이다.
매년 봄 따뜻한 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김용걸댄스씨어터·윤전일·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 등의 공모작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하고, 수원발레축제·국제현대무용제(MODAFE)·NDA 국제무용페스티벌·서울무용제·코믹댄스페스티벌·서울국제즉흥춤축제·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서울무용영화제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글·정리 이미라 기자
연극
신작의 활약과 대작의 연륜
사회의 아픔을 바라보고 희망을 전하려는 연극계의 노력이 신작 발굴을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빛을 발한다. 연극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의 작품이 국내 연출가들과 만나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를 모으는 해다.
1월과 2월에는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하는 ‘레드’와 대한민국의 서울과 시리아의 알레포 등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눠 진행되는 ‘더 헬멧’을 다시 만날 수 있다. 기대를 모으는 초연작 역시 공연된다. 우란문화재단 기획공연이자 조선시대 시조를 소재로 한 ‘새닙곳나거든’을 볼 수 있고, 그리스 4대 비극 ‘오이디푸스’가 연출가 서재형의 색깔로 펼쳐진다. ‘빌미’ ‘가미카제 아리랑’ ‘세기의 사나이’ ‘비명자들1’ 등 2018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도 3월까지 공연된다.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아트랩1’에 선정된 ‘하이타이’ ‘폐지의 역사’ 등도 신선함을 더한다.
3월과 4월에는 국립극단의 ‘고독한 목욕’ ‘갈릴레이의 생애’ ‘나는 살인자입니다’가 무대에 오른다. 특히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또 다른 대표작인 ‘갈릴레이의 생애’를 이성열 예술감독의 연출로 만날 수 있다. 서울시극단의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 창작 플랫폼 선정작 ‘포트폴리오’와 ‘여전사의 섬’도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극단 여행자의 연출가 이대웅의 신작이자 벨기에 출신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추남, 미녀’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헨릭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가 다시 돌아온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미국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인형의 집, Part 2’도 기대를 모은다.
5월에는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969년 초연 이후 현대 한국 연극사의 궤적을 함께 그려온 작품인 만큼 공연 5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의 기획 초청 공연으로 진행된다. 줄리안 미첼 원작이자 영국 대표 배우 콜린 퍼스의 데뷔작으로 알려진 ‘어나더 컨트리’가 한국 초연되며, 6월에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한 ‘알앤제이’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펼쳐진다.
하반기 역시 풍성한 공연으로 채워진다. 연출가 김광보의 작품이자 안락사라는 소재를 무게감 있게 그려낸 ‘비Bea’가 재공연되고,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맨 끝줄 소년’을 예술의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 이보 반 호브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 비극’은 11월 LG아트센터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연출가 김수정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응시한 ‘이갈리아의 딸들’을 두산아트센터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며, 최근 중국 연극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궈스깅 원작의 ‘물고기인간’이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국립극단이 2019년 연말 공연으로 선택한 ‘한여름 밤의 꿈’ 역시 기대를 모은다. 글·정리 권하영 기자
뮤지컬
익숙함과 기대감 사이
창작 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과 재연작 등 다양한 형태의 뮤지컬이 알차게 관객을 기다리는 한 해다. 지난해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지킬 앤 하이드’와 ‘라이온 킹’이 올해 역시 그 열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먼저 굵직한 라이선스 뮤지컬의 재연이 돋보인다. 2007년 초연 이후 2016년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돌아와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차지했던 ‘스위니토드’가 3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전 배역 공개 오디션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아이다’와 ‘맘마미아!’는 신선함을 더했다.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안나 카레리나’ 등 고전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들과 함께 마니아층을 거느린 ‘헤드윅’의 재공연도 눈길을 끈다.
해외 뮤지컬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창작 뮤지컬의 재연도 기다린다. 초연 당시 큰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아시아로 뻗어가고 있는 ‘벤허’와 ‘팬레터’가 재공연된다. 10주년을 맞은 ‘영웅’은 약 5개월간 공연을 이어가고,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 ‘윤동주, 달을 쏘다’와 새로운 레퍼토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나란히 돌아온다.
창작 초연작들도 새로움으로 무장했다. ‘마타하리’와 ‘웃는남자’를 성공적으로 올린 EMK뮤지컬컴퍼니의 세 번째 신작 ‘엑스칼리버’는 아더왕과 그의 성검 엑스칼리버 등 전설적인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 화한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었다.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초연작 ‘파가니니’와 ‘마리 퀴리’도 눈길을 끈다. 초·재연 모두 큰 인기를 끌었던 ‘신과 함께_저승편’의 후속편인 ‘신과 함께_이승편’도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성을 갖춘 라이선스 초연작들 역시 관객의 호응을 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제작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자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 화한 ‘스쿨 오브 락’이 한국 초연된다. 다니엘 월러스의 원작 소설과 팀 버튼 감독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 작품인 ‘빅 피쉬’ 역시 한국 버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아더왕을 다룬 프랑스 뮤지컬 ‘킹아더’와 ‘엑스칼리버’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법 하다.
세계에서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킹키부츠’ ‘보디가드’를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하며 입지를 다진 CJ E&M은 ‘물랑 루즈’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동제작자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7월 보스턴에서의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호평받은 작품은 오는 6월부터 미국 알 허쉬펠드 극장에서 공연된다. ‘물랑 루즈’는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제작한 작품으로, 1970년대 히트 팝들에 비욘세 ‘싱글 레이디’, 레이디 가가 ‘배드 로맨스’, 아델 ‘롤링 인 더 딥’ 등 최근 음악까지 추가하여 화려한 음악을 선사한다. 글·정리 권하영 기자
국악
전통에서 찾는 새로운 즐거움
지난해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사물놀이 탄생 40주년 등을 기념하며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진 것에 이어, 올해에도 우리 음악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가득하다.
국립국악원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마련했다.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해 ‘겨울국악동화’ 시리즈가 주중과 주말에 공연되고, 30년 넘게 진행해온 ‘토요명품공연’ 또한 올해에도 계속된다. 자연 음향 공연장 우면당에서 진행되는 이 공연은 궁중음악·민속음악·창작음악·무용 등 매주 다른 주제로 꾸며져 더욱 깊은 우리 전통의 멋과 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KBS국악관현악단은 새로운 수장과 함께 2019년의 문을 열 계획이다. 올해부터 KBS국악관현악단의 지휘봉을 잡게 된 원영석 상임지휘자는 ‘역사콘서트’ ‘라이브러리 콘서트-팝콘’ ‘뉴 클래식 시리즈-심청’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콘셉트의 정기연주회로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정오의 음악회’를 계속해서 운영하는 한편, ‘양방언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인투 더 라이트’ ‘내셔널 & 인터내셔널’ 등 중량감 있는 관현악시리즈 무대를 선사한다.
창극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국립창극단의 신작 또한 기대를 모은다. 대만의 저명 연출가이자 경극 배우인 우싱궈가 연출한 ‘패왕별희(가제)’에서는 창극의 아시아적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연출가 박지혜와 함께한 ‘시(時)’로는 새로운 창극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했던 국립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심청가’는 올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새롭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서울아리랑페스티벌·수원화성문화제·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가 국악의 즐거운 향연으로 초대한다. 글·정리 이미라 기자
글·정리 ‘객석’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