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자신만의 대채로운 색채로 무대를 사로잡는 힘 있는 에너지를 만나다
얼마전 마이애미에서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듀오 연주를 가진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영혼의 짝이라 불리는 음악 파트너 케빈 케너와 호흡을 맞춘 그녀는 케빈의 음악적인 아이디어와 소리에 대한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음악 안으로 더 깊이 빠져가고 있는 그녀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 보았다.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근 의미 있는 공연은 무엇이었나?
케빈 케너와 함께 한 연주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직접 같이 연주 해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듣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던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올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바흐 샤콘을 연주했던 것도 인상에 남는다. 벨기에 국왕이 한국에 방문하셨을 때 대통령 내외, 벨기에 국왕과 여왕님께 연주 해드린 것도 잊을 수 없는 연주였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작품을 연주할 때 어떤 면에 초점을 맞춰서 연주하려고 하나?
이 작품은 북유럽의 음산하고 침체되어 있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려있고 특히 1악장은 리듬과 조성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다소 불균형적인 느낌을 띄고 있는 가운데 선율 자체가 갖고 있는 마성적인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차가운 불균형 속에 아슬아슬 하게 균형을 이어나가면서 바이올린으로 표현 할 수 있는 불꽃같은 이글거림을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벨리우스 협주곡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차가움 속에 뜨거움, 불균형 속에 균형.
이 곡을 통해 청중과 무엇을 함께 느끼고 싶은가?
어릴 적 길 샤함의 시벨리우스 음반을 즐겨 들었다. 그때마다 이 곡이 가진 매력에 완전히 빠져 전주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1악장 오프닝의 처연하고 차가운 바이올린 소리만 들어도 서늘한 느낌이 들었고, 3악장 마지막 부분은 광적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음역대나 리듬이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연주자로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연주자로서 다양한 무대를 설 수 있었다. 연주자로 성장하는데에는 경험이 무척 중요한데, 여러가지 경험의 하나인 ‘무대에 서는 것’의 기회를 얻을 수 있던 것이 가장 소중했다. 앞으로는 그 외의 경험도 다양하게 하면서 더 풍요로운 음악관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유학 생활이 어느덧 3년째에 접어든다. 현재는 독일에 있는데 그곳에서의 삶이 음악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2017년 2월부터 독일에서 생활했다. 연주 활동을 하기에는 어느 곳에 살아도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거의 집에서 연습을 하거나, 개인적인 일에 집중하느라 바깥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베를린은 음악가들이 지내기에는 편한 환경임은 확실한 것 같다. 매일 여러 장소에서 음악회가 있어서 갈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접근성도 좋다.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연주를 마치면 8월 중순에 지휘자 정명훈 선생님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연주를 한다. 오케스트라 연주도 처음이고 특별히 정명훈 선생님과의 첫 조우라서 무척 기대된다. 또 제주도에 있는 작은 공립 고등학교에 가서 뜻깊은 마스터클래스와 연주도 가질 예정이다. 그곳에 학생들과 음악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고 공유할 생각에 벌써 마음이 따뜻해진다. 9월에는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이끄는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와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한다. 지난번 함께 연주했던 비올리스트 매튜 립먼과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듀오 프로젝트도 굉장히 흥미로워 더 발전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글 국지연 기자
정치용/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임지영)
8월 1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이영조 ‘아리랑 축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