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서진(지휘)/과천시립교향악단 Sony Classical S80468C
서진/과천시향이 고전적으로 해석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수록됐다. 이전 교향곡 1번의 참담한 실패 이후 10년 만에 발표된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에게 대성공을 가져다주며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밀도 있게 구성된 이 곡을 연주하는 과천시향의 연주 실력 역시 탄탄하다. 1시간가량의 연주에서 서정적인 낭만과 내성적인 우아함을 함께 노래하는 그들의 역량을 느낄 수 있다. 2014년 과천시향 제2대 지휘자로 취임한 서진은 섬세하면서도 극적인 테크닉을 통해 라흐마니노프 음악이 전하는 감동을 배가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외
장 에플람 바부제(피아노)/가보르 타카치 나지(지휘)/맨체스터 카메라타 Chandos CHAN20083
피아니스트 장 에플람 바부제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시리즈 네 번째 음반이다. 그는 더 높은 완성도의 음악을 위해 전곡 녹음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녹음은 헝가리 지휘자 가보르 타카치 나지와 함께 긴밀하게 호흡한다. 1785년 초 불과 한 달 만에 써 내려간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중 특히 인기가 높은 20번과 21번을 수록했다.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20번과 달리 밝은 분위기의 21번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장 에플람 바부제는 마치 실내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오케스트라와 안락한 교감을 나눈다.
2019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스텔라 첸·스테판 킴·송지원(바이올린) 외/장 자크 캉토로프(지휘)/왈롱 로열 체임버 오케스트라 QEC 2019 (4CD)
201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실황 음반이다. 매년 5월 벨기에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바이올린·피아노·첼로·성악 순으로 개최되며, 올해는 바이올린 부문으로 진행됐다. 우승을 차지한 스텔라 첸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포함하여 각국 수상자들의 연주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3위에 오른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킴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뿐 아니라 결선에 올랐던 송지원의 연주도 수록됐다. 익숙한 곡들을 색다르게 풀어가는 연주자들의 왕성한 기량을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더 인라이튼드 트럼펫
폴 머클로(트럼펫)/마리오스 파파도포우로스(지휘)/옥스포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ony Classical S80463C
1995년부터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트럼펫 수석단원으로 활동해 온 폴 머클로의 새로운 음반. 그는 레너드 번스타인·주빈 메타·발레리 게르기예프 등과 호흡을 맞췄을 뿐 아니라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트럼펫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수록곡 모두 18세기에 작곡된 작품으로, 비발디의 전형으로 묘사되는 우아한 형식에서 베토벤의 격정적인 형식으로의 변모를 담고 있다. 텔레만 협주곡에서는 바로크 트럼펫의 정점을 선보이며,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에서는 영웅적인 스타일에서부터 부드러운 서정성까지 표현한다.
모리스 앙드레 베스트 100
모리스 앙드레(트럼펫) 외 Warner Classics 0190295434861 (6CD)
세계적인 트럼피터 모리스 앙드레의 베스트 음반 100곡을 6장의 음반으로 나누어 담았다. 1장은 바흐·틸레만·헨델 등의 독일 바로크 협주곡으로, 2장은 마르첼로·알비노니·토렐리 등 이탈리아 작곡가의 협주곡으로 구성됐다. 3장에는 하이든·모차르트의 고전적인 협주곡과 낭만주의 시대의 곡들을 실었다. 4장은 트럼펫과 오르간이 조화를 이루는 곡, 5장은 오페라와 영화의 테마곡을 위주로 구성됐다. 마지막 6장은 트럼펫 연주자의 기교가 돋보이는 곡으로 장식했다. 모리스 앙드레의 부드러운 음색과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연주가 돋보인다.
싱잉 리듬
비비 바실레바(마림바·비브라폰·타악기) 외 Alpha 463
1994년생 독일 출신의 타악기 연주자 비비 바실레바의 데뷔 앨범이다. 바실레바는 열 살 무렵 해변에서 본 타악기 공연에 반해 바이올린 연주자에서 타악기로 전향했다. 이후 독일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13살의 나이에 독일 청소년 오케스트라 최연소 단원으로 활동했다. 뮌헨 국립음대 출신 동료로 구성된 비비 바실레바 퀸텟과 함께한 이번 앨범에서 ‘호라 스타카토’를 비롯해 타악기 솔로가 돋보이는 작품 을 선보인다. 타악기와 피아노·더블베이스·기타 등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음색이 매력적인 음반이다.
코렐리 리코더를 위한 소나타와 협주곡
마르코 스코르티카티(지휘·리코더)/에스트로 크로마티코 Arcana A112
바로크 리코더는 18세기 초 영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그 영향으로 많은 작품의 리코더용 편곡 악보가 출판됐다. 당대 영국 음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곡가는 이탈리아 출신의 코렐리였다. 그의 여러 작품은 리코더용으로 편곡돼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음반은 코렐리의 인기 작품인 바이올린 소나타와 콘체르토 그로소를 리코더와 바소 콘티누오의 구성으로 연주한 버전이다. 청명한 리코더 음색에 더해진 첼로·테오르보·하프시코드의 정갈한 앙상블이 특징이며 원곡과는 또 다른 신선한 울림을 즐길 수 있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정경화(바이올린)/피터 프랭클(피아노) Warner Classics PWCD0088
지난 9월 19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 아트센터 인천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를 선보였다. 24년 만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기념하기 위해 재발매한 특별 기념 한정반이다. 오리지널 음반은 1995년 가을, 영국 브리스톨에서 녹음됐다. 유명 프로듀서 크리스토퍼 레이번에 의해 발매됐으며, 발매 후 영국의 ‘하이파이 뉴스’지는 “정경화가 발매한 역대 최고 앨범 중 하나”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후 디아파종 황금상에도 선정된 명반이다.
바흐 비올라 다 감바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앙트완 타메스티(비올라)/마사토 스즈키(하프시코드) Harmonia Mundi HMM902259
앙트완 타메스티는 비올라의 역량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비올리스트다. 특히 그가 비올라로 연주한 바흐 첼로 무반주 소나타는 원곡보다 더 편하게 들린다는 평을 얻었다. 앙트완 타메스티는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사토 스즈키와 함께 바흐 비올라 다 감바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BWV1027·1028·1029을 녹음했다. 이번 음반에는 바흐 칸타타 5번 ‘제가 어디로 달아나리까’도 함께 실려 있다. 그는 1672년제 스트라디바리우스 ‘말러’로 이번 녹음을 진행했다. 묵직한 악기 울림에 더해진 우아한 활 컨트롤은 비올라 음색을 더욱 특별하게 한다.
대금정악
이결(대금) 외 악당이반 ADCD618
정악 선율의 깊은 울림에 집중해 온 대금 연주자 이결의 첫 음반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으로 오랜 기간 정악의 보존과 계승에 힘써온 그는 이번 음반을 통해 ‘헌천수’와 ‘평조회상’을 소개한다. ‘평조회상’은 오늘날 전승되는 풍류음악의 대표 기악곡인 ‘영산회상’의 변주곡 중 하나로 4도 아래로 조옮김해 만들어진 곡이다. ‘상령산’ ‘중령산’ ‘가락덜이’ ‘타령’ ‘군악’ 등 총 여덟 대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악단에서 오랜 호흡을 맞춰온 이영(피리), 김형섭(가야금), 안성일(장구)과 함께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김성혜(바이올린)/강현주(피아노) Sony Music S80465C
바이올리니스트 김성혜는 서울대 음대 졸업 후 인디애나 음대 전문연주자과정을 거쳐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7년 만의 신보인 이번 앨범은 꽃향기처럼 낭만적인 선율의 차이콥스키 ‘외로움을 아는 자만이’, 그라나도스가 안달루시아의 정열을 묘사한 ‘해변에서’ 등 계절감이 느껴지는 곡들로 구성해 자연의 생명력을 전달한다. 또 다른 특징은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과 한국적인 정서의 창작곡을 균형 있게 담았다는 것이다. 김성혜는 작곡가 이원주가 민요를 재해석해 만든 ‘새야 새야’와 ‘몽금포’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연주한다.
하윤주의 정가 프로젝트
하윤주(소리)/전지훈(피아노) Geum GGC19008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하윤주가 정가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하윤주는 전통가곡에 현대적 선율을 더하는 정가 프로젝트로 전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 출발선에 있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추선’ ‘연분’ ‘겨울 가지를 향하여’ 등 총 아홉 곡을 아우르는 주제는 ‘이별한 여자의 마음’이다. 음악극 ‘적로’(2017)에서 호흡을 맞췄던 극작가 배삼식과 작곡가 최우정이 서정적인 가사와 모던한 운율을 완성했다. 전통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피아니스트 전지훈이 반주를 붙였다. 정갈하고도 구성진 목소리로 지금 시대의 정가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