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우수 컨텐츠 잡지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2월 2일 9:33 오전

베토벤 교향곡 3번 & R. 슈트라우스 ‘메타모르포젠’
에사 페카 살로넨(지휘)/신포니아 그랑주 오 락 Alpha 544

핀란드의 명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이 신포니아 그랑주 오 락을 이끌고 베토벤과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녹음했다. 2018년 에비앙 축제에서 만들어진 이 오케스트라는 베를린·프랑크푸르트·런던·루체른·파리 등 유럽 최고 악단에서 활동하는 젊은 주역들로 꾸려졌다. 음반 속 살로넨이 그려낸 베토벤은 투명하고 간결하다. R. 슈트라우스의 ‘메타모르포젠’은 바로 에비앙 건너편 몽트뢰에서 쓴 슈트라우스 최만년작으로 에로이카의 ‘장송’ 선율을 그 주제로 한다. 젊은 연주자들과 살로넨의 열정적인 호흡이 두 곡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논 벗 론리 하트
다니엘 로자코비치(바이올린)/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지휘)/러시아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eutsche Grammophon DG40249

도이치 그라모폰의 최연소 아티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선율을 선보인다. 차이콥스키가 생전에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Op.35로 시작하는 이번 앨범에서는 화려한 기교와 함께 로자코비치만의 섬세한 표현력을 느낄 수 있다. 구소련 출신 부모와 스승의 영향으로 러시아 전통에 익숙했던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품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감상적인 왈츠’ 역시 인상 깊다. 로자코비치의 데뷔 무대를 지휘했던 지휘자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한결 성숙한 연주를 들려준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
야닉 네제 세겡(지휘)/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ATMA ACD2 2452

야닉 네제 세겡이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해 로테르담 필하모닉을 떠나 현재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뉴욕 메트 오페라 음악감독에 전념하고 있으며,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에서 야닉 네제 세갱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1981년에 창단했으나, 이름을 알린 것은 2000년 세갱이 부임하면서부터이기 때문. 이번 음반 속 시벨리우스는 북유럽 스타일의 익숙함보다 독일 후기 낭만주의 교향악에 편입된 듯한 세련된 느낌이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Op.61 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지휘·바이올린)/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외 Sony Classical S80470C

그리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카바코스는 만 18세에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했고,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전 세계 최초로 녹음하며 1991년 그라모폰 올해의 협주곡 상을 받았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에서 화려한 독주의 즉흥적인 악상은 베토벤의 음악성을 부각한다. 2악장에서는 안개가 드리운 숲속을 연상시키듯 부드러운 사운드를 이끌어 낸다. 특히 카바코스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하며 그만의 온전한 음악적 해석을 선보인다.

 

뉴욕의 마드무아젤
루시엥 르노뎅 바리(트럼펫)/빌 엘리엇(지휘)/BBC 콘서트 오케스트라 Warner Classics 0190295407100

지난 2017년, 트럼피터 루시엥 르노뎅 바리는 통통 튀는 위너 데뷔 음반을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그의 연주는 노래하는 듯한 감미로운 트럼펫 음색이 특징이다. 지난 음반은 인기 오페라 아리아를 편곡해 주목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파리음악원에서 클래식과 재즈 트럼펫을 동시에 공부한 이력을 살려 최적의 선곡을 담았다.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와 ‘파리의 미국인’,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캉디드’를 비롯해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까지 루시엥 르노뎅 바리의 유려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베토벤 어라운드 더 월드
에벤 현악 4중주단 Erato 0190295396022

내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리며 에벤 현악 4중주단은 21개국 세계 투어 중에 있다. 그중 빈, 필라델피아·도쿄·상파울루·멜버른·나이로비·파리 등 일곱 개의 도시에서 실황 녹음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녹음된 이 첫 번째 음반은 베토벤 현악 4중주 7번과 8번 ‘라주몹스키’를 담았다. 네 명의 연주자는 초반부터 넉넉한 사운드로 음색의 균형을 맞춰간다. 감정적이고도 느린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빠른 패시지는 우아하게 처리한다. 나머지 여섯 개의 음반이 몹시 기다려진다.

 


요나스 카우프만(테너)/아담 피셔(지휘)/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ony Classical S80471C

독일 출신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의 오스트리아 빈을 노래했다. 이 시기 빈에서는 전통적인 어법을 유지하되 어렵지 않은 선율과 밝은 분위기로 대중을 사로잡는 음악이 성행했다. 슈트라우스 2세 ‘박쥐’나 레하르 ‘유쾌한 미망인’ 등 오페라보다 다소 가벼운 오페레타와, 당시 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소박한 노래인 빈 리트 등 대중친화적인 음악으로 청중에게 성큼 다가선다. 마지막에는 2011년까지 생존했던 게오르그 크라이슬러의 곡을 수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탄탄한 징검다리까지 마련했다.

 

바흐 & 리스트 & 비도르
조재혁(오르간) Evidence EVCD058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건반악기에 뜨거운 애정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오르가니스트로서의 활동에 몰입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인천 엘림아트센터·프랑스 앙굴렘의 성베드로 성당에서 독주회를 가졌고, 코리안심포니와 요셉 용건 오르간 협주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작년 여름에는 파리에 위치한 마들렌 성당에서 오르간 녹음을 진행했다. 바흐와 리스트, 비도르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접근에 입각한 연주가 특징이다. 더불어 작곡가 김택수에게 의뢰한 신작 ‘파도’를 담아 시대를 초월한 오르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바흐 첼로 모음곡 전곡집
에마뉘엘 베르트랑(바로크 첼로) Harmonia mundi HMM90229394 (2CD)

낭만주의부터 20세기 작곡가들의 무반주 솔로 음반까지 다양한 음반으로 극찬받았던 프랑스 출신의 첼리스트 에마뉘엘 베르트랑이 선보이는 바흐 무반주 모음곡이다. 투명한 음색과 폭넓은 감성이 바흐가 주는 감동을 배가시킨다. 그녀는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그라모폰 어워드, 칸 클래식 어워드를 비롯해 디아파종 올해의 음반상, ‘2011년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피아니스트 파스칼 아모얄과 함께 15년간 실내악 연주와 녹음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가 프로젝트-바람가는 대로
홍현수(소리)/한철종(기타)/김진이(대금) 외 Gogeum GGC19024

홍현수의 노래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가 열두 곡을 실은 음반이다. 홍현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이며 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 졸업 후 이화여대에서 한국음악과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전통 12가사 중 8곡을 국악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작·편곡했다. 이중 매화가·황계사·수양산가는 전통발성과 가락은 지키면서도 피아노·기타 등 대중적인 악기를 더해 소리를 풍성하게 했다. 작곡가 김성광과 성화정이 앨범에 참여해 상사별곡·춘면곡·어부사·권주가·처사가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새로이 작곡했다.

 

하르모니아
포르테 디 콰트로 Decca DD41206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포르테 디 콰트로의 정규 3집 앨범. 이탈리아어로 화음·조화를 뜻하는 앨범명(Harmonia)처럼 이번 앨범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악기로 꼽히는 4중창을 섬세한 하모니로 구현했다. 이전 앨범에서 밴드와 오케스트라 등 악기 소리에 의존했다면 이번에는 서로의 목소리에 오롯이 의존하며 밀도 있는 화음을 쌓아간다. 모차르트 ‘라크리모사’에서부터 콜드플레이 ‘픽스 유’까지 폭넓은 장르를 선보인다. ‘컴포트’ ‘새벽의 끝에서’ ‘별의 노래’ 등 풍성하게 수록된 신곡에서는 이들의 음악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숨은 굿소리
이승희(해금·소리) 외 악당이반 ADCD704

해금 연주와 춤, 노래를 함께 선보이는 이승희의 ‘그때 놀던 판’ 시리즈 두 번째 음반이 발매됐다. 이승희는 굿에서 치유의 기능과 예술성을 발견하고 무악에 잘 쓰이지 않는 해금의 숨은 자리를 펼치고자 이번 앨범을 기획했다. 굿은 지역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경기도당굿·동해안별신굿·진도씻김굿을 해금과 노래, 타악기만으로 재구성해 담아냈다. 서울대 음대, 한예종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를 졸업한 이승희는 풍류와 산조, 민요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힘 있는 음색으로 소화하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Leave a reply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