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JULY
7월에 시작해 8월까지 이어지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올해 역시 다양한 아티스트와 프로그램으로 알펜시아 콘서트홀 및 강원도 일대에서 클래식 음악의 향연을 이어간다. 백주영과 이진상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사이클로 시작하는 이달 역시 베토벤 탄생을 기념하는 공연들로 가득하다.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베토벤 소나타, 마르쿠스 슈텐츠/서울시향의 교향곡 5·6번 연주를 비롯해 제임스 저드/대전시향의 ‘합창 환상곡’, 브램웰 토비/KBS교향악단의 교향곡 3번, 여자경/대구시향의 피아노 협주곡 5번 등 베토벤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볼 기회다. 파비오 비온디와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가 콘서트 버전의 비발디 오페라 ‘아르기포’를 선보인다. 1730년 단 한 번 공연되고 이후 전설로만 남았던 비발디의 오페라로 체코 작곡가 온드레흐 마체크가 발견, 복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실체를 콘서트 버전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테너 김주택이 출연하는 ‘오페라 카니발 2020’과 빈 국립 오페라 앙상블 갈라 콘서트, 성남아트센터 ‘오페라정원-피가로의 결혼’, 라벨라 오페라단의 ‘블랙 리코더’ 등을 통해 풍성한 여름을 경험할 수 있다. 7월이 되면 해외 오케스트라는 시즌 오프 기간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 음악가들이 한국을 찾는 시간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수석 이지혜가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함께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 주립극장 수석지휘자 홍석원은 부산시향에 객원지휘로 함께한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독주와 협연, 지휘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독주회는 7일과 8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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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AUGUST
관악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는 8월이 될 듯하다. 1995년, ‘섬 그 바람의 울림’이라는 타이틀로 국내 여름음악축제의 시작을 알린 제주국제관악제. 올해는 8일부터 16일까지 제주 전역에서 펼쳐진다. 15일에는 김유빈 플루트 리사이틀이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유빈은 2014년 제네바 콩쿠르, 2015년 프라하 스프링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화제를 모은 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최연소 플루트 수석으로 입단했다.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부터 현대음악까지 자신감을 내비쳐온 김유빈. 이번 연주에서는 슈베르트와 줄리베의 작품을 선보인다. 2015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사임 이후 공석이던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으로 오스모 벤스케가 선임됐다. 2월 서울시향과 말러 ‘부활’을 선보인 음악감독 벤스케는 동향인 시벨리우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객원 지휘 시절부터 서울시향과 시도해온 시벨리우스 교향곡 연주를 2019년 교향곡 6·7번에 이어 8월에는 5번으로 이어간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어 지난 3월 미하엘 잔데를링과 호흡을 맞춘 트럼피터 호칸 하르덴베리에르 벤스케와 첫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바이올린이나 성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무엇이든 트럼펫으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트럼펫의 감성적인 선율을 마주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정명훈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KBS교향악단의 지휘봉을 잡는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며 23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28일 KBS교향악단과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을 선사한다. 28일은 지난해 KBS교향악단과 협연했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다시 한국을 찾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지난해 ‘열혈건반’으로 젊은 피아니스트를 재조명한 영아티스트 포럼 앤 페스티벌. 올해는 롯데콘서트홀에서 ‘현악본색’이란 제목으로 현악 연주자들과 함께한다. 8월에는 트리오 무대도 주목하자. 22일에는 트리오 제이드가 브람스 피아노 3중주, 29일에는 스테판 피 재키브와 지용, 마이클 니콜라스가 쇼스타코비치와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를 올린다.
장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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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SEPTEMBER
국립오페라단은 올해도 창작 오페라 발굴을 이어간다. 젊은 작곡가 전예은의 ‘분홍신’은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각색한 신작으로 정선영이 연출한다.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은 모차르트 ‘돈 조반니’(9월3~5일). 베이스 연광철, 테너 김건우가 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폐막작은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이며, 개·폐막작 모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다. 9월엔 세 명의 피아니스트를 기억하자. 아믈랭이 8년 만의 내한을 준비 중이다.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가진 그의 공연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뜨겁다. 18일에는 엠마누엘 엑스가 그라프/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부흐빈더는 2019년 베토벤 소나타로 전국을 투어, 2020년 3월에는 통영에서 베토벤 소나타 3·17·18·21번을 연주했다. 이번에는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협연·지휘하며 베토벤 사이클을 완료한다. 베토벤의 서거 190주년인 2017년부터 32곡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해온 손민수의 대장정 마지막 무대도 놓치지 말길. 비올리스트 치머만은 스위스 작곡가 미카엘 자렐이 헌정한 ‘출현과 재현’을 서울시향과 선보인다. 미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토마스 햄슨의 공연(협연 볼프람 리거)도 주목할 만하다. 첼리스트 마이스키와 츠츠미 츠요시도 9월에 한국을 찾는다. 2019년 ‘니벨룽의 반지’의 드레슬러 편곡 버전을 게오르크 플리취의 객원지휘로 한국 초연한 수원시향은 에케하르트 클램의 객원지휘로 바그너 ‘지그프리트 목가’ 등을 선보인다. R. 슈트라우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연주해 2015년 수원시향이 슈트라우스 사이클로 안겨줬던 감동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듀오 무대도 놓치면 아쉬우리라. 4일에는 ‘클라라 주미 강과 손열음’, 11일에는 ‘김영욱과 김다솔’, 19일에는 ‘백주영과 이진상’의 연주가 기다린다. 그 어느때보다 믿음직한 조합의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장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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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OCTOBER
10월은 실내악의 달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티엘아이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과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국 실내악 역사를 새로 쓴 노부스 콰르텟 리사이틀도 놓치지 마시길. 무엇보다 피아노 애호가들이 깊은 고민에 빠질 10월이다. 6일에는 트리포노프와 유자 왕이 각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펼친다. 11일에는 백건우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임동혁이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슈만과 베토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015 쇼팽 콩쿠르에서 치열한 경합 끝에 각각 1·2위를 차지한 조성진과 샤를 리샤르 아믈랭은 8일 인천과 서울에서 나란히 협연 무대를 갖는다. 지난해 공연이 무산된 후 다시 한국을 찾겠다고 약속한 파리 오케스트라가 투간 소키예프(지휘)·길 샤함(바이올린)·선우예권(피아노)과 함께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북독일방송교향악단에서 이름을 바꾼 뒤 처음으로 방한하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10월 중 상임지휘자인 앨런 길버트와 내한한다. 이 악단에는 비올리스트 김세준이 수석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올린다. 베토벤이 8년 동안 작곡하고 두 번의 개정을 거쳐 세상에 내놓은 작품으로, 프랑스대혁명 당시 감옥에 갇힌 남편을 구출해낸 귀족 부인의 실화를 다룬다. 2020년에는 KBS교향악단이 지휘자 츠베덴을 세 번이나 초청해 브람스 교향곡을 전곡 연주할 계획이다. 브람스는 베토벤의 음악적 정신을 가장 잘 계승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장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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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NOVEMBER
서울시향과 오스모 벤스케는 11월, 한국 출신 예술가들과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 런던 초연 당시 “기쁨으로 가는 지름 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곡가 신동훈의 작품 ‘카프카의 꿈’을 들을 수 있다. 이날 공연에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으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은 드보르자크 협주곡을 연주한다. 지난해 11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이끄는 빈 필하모닉이 내한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1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그레이트 시리즈’로 다시금 한국을 찾는 빈 필은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2020년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을 선보인다. 이날 제1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지난 2016년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며 화제를 모은 타악기 주자 에블린 글레니가 대전시향 협연을 위해 다시금 한국을 찾는다. 청각을 상실한 글레니는 장애를 극복한 타악기 주자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성악 마니아들은 주목하길! 12일에는 201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테너 신상근이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20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미 향후 몇 년간의 스케줄이 전 세계에 걸쳐 잡혀 있다는 소프라노 박혜상의 리사이틀을 만난다.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공연의 파트너로 함께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던 박혜상. 도이치 그라모폰과의 첫 음반 발매를 기념하여 갖는 이번 공연에서는 오페라 가수와 콘서트 가수로서의 주요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2020년, 75세를 맞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먼. 이번 내한 공연을 놓치면 좀처럼 그의 연주를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펄먼은 현재 리사이틀 횟수를 점차 줄이고 강연을 늘려가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의 리사이틀도 놓치면 아쉽다. 서울시향과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을 역임한 그는 2016년부터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장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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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ECEMBER
연말은 스타 연주자들의 내한이 기대를 모은다. 중국 출신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랑랑의 내한 소식만으로도 설레는 12월이다. 2일과 6일에는 유자 왕이 인천과 대구에서, 13일에는 랑랑이 서울에서 독주회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도 다시 한국을 찾는다. 율리아 피셔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독주회는 이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2005년, 피셔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이 레퍼토리를 녹음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영국 출신의 첼리스트 스티블 이설리스는 인천에서 공연을 올린다.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1월과 5월, 8월에 리사이틀을 연 이지윤. 그는 이번 10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한다. 아트센터 인천에서는 이지윤이 마테오쉬 몰레다/오덴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닐센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베토벤 ‘합창’. 올해도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부천필, 부산시향 등 여러 국내 악단이 ‘합창’으로 송년을 장식할 예정이다. 파보 예르비의 음악감독 취임 이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도이치 카머필하모닉이 2년 만에 내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마무리하며 베토벤 교향곡의 처음과 끝, 교향곡 1번과 9번 ‘합창’을 연주할 예정이다. 2018 그라모폰상 수상에 빛나는 에스토니안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와 함께한다. 국내 양대 오페라단인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시오페라단도 연말 분위기를 가득 담은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국립오페라단은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하는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서울시오페라단은 현대 오페라인 메노티의 ‘아말과 동방박사들’을 올린다.
장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