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6월 10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THEME RECORD

 

첫 발걸음 후, 또 다른 시작

 

 

 

모차르트 : 교향곡 35·36·40번

타르모 펠토코스키(지휘)/ 브레멘 도이치 캄머필하모니

DG 4865744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전곡 외

켄트 나가노(지휘)/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미하일 플레트뇨프(피아노)

EuroArts 20473417(2CD)

 

 

 

음반에는 중요한 첫발을 내딛는 음악가의 순간이 담기기도 한다. 한 음반에 화려하고 경쾌한 시작이 담겼다면, 다른 한쪽은 어둠에서 빠져나와 빛을 향해 내디딘 용기의 첫걸음이다.

핀란드 지휘자의 계보를 잇는 2000년생의 지휘자 타르모 펠토코스키는 지난해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 후, 브레멘 도이치 캄머필하모니와 데뷔 음반을 발매했다. 22세의 나이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지휘한 바 있는 그는 첫 음반의 레퍼토리로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선택했다.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는 펠토코스키는 화성과 리듬을 입체적으로 강조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자신 있게 드러낸다(펠토코스키에 대해 알고 싶다면 p.134).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푸틴의 편에 서지 않았던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1957~)는 ‘망명 아닌 망명의 삶’을 스위스에서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새롭게 창단한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와 함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선보였다. 라흐마니노프의 노스탤지어에 공감한 플레트뇨프의 영감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이 음반에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글린카 ‘종달새’도 수록됐다. 협주곡 2번으로 시작하는 음반은 첫 패시지에서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실황을 담은 음반이라 화성의 풍성한 울림이 담겨 있진 않지만, 플레트뇨프만의 관점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전체를 통찰해 내며 청자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허서현

 

 

작곡가를 기억하는 방법

 

 

포레 : 피아노 독주곡 전집

뤼카 드바르그(피아노)

Sony 19658849882(4CD)

 

 

 

 

포레 이후

브래드 멜다우(피아노)

Nonesuch 7559790085

 

 

 

가브리엘 포레(1845~1924)의 서거 100주기를 맞이해 두 피아니스트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의 음악을 추억한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1990~)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괴짜’로 통한다. 피아노를 독학하고, 록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던 그의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4위에 입상하면서부터다. 2016년 소니 클래식스에서 데뷔 음반을 발매한 후, 니콜라이 메트네르(1880~1951), 미워시 마긴(1929~1999) 등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의 음악에 주목했던 그가 포레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선보인다. 4장의 CD로 구성된 음반에는 포레에 대한 드바르그의 코멘터리와 음반을 녹음한 피아노(스테판 파울렐로가 디자인한 ‘Opus 102’)에 대한 정보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작곡가 브래드 멜다우(1970~)가 포레에게 바치는 헌사를 준비했다. 음반에는 포레의 녹턴 4곡을 비롯해 멜다우가 작곡한 피아노 작품 4곡 등이 담겨 있다. 그는 “포레의 음악은 시간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위안과 유대감을 제공하며, 청중과 위대한 영혼은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고 설명한다. 음반은 멜다우가 포레의 피아노 4중주 2번 3악장을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곡으로 끝을 맺는다. 죽음을 넘나드는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그의 연주는 영원한 꿈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홍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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