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막스 리히터 ‘풍경 속에서’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9월 9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THEME RECORD

 

아프리카의 정서, 아시아의 선율

 

 

아프리카 피아니즘 vol.2

레베카 오모르디아(피아노)

SOMM SOMMCD0688

 

 

바이올린 협주곡 ‘나비 연인’ & 파가니니

클로이 추아(바이올린)/ 마리오 벤자고(지휘)/싱가포르 심포니

Pentatone PTC5187230

 

아프리카와 아시아, 두 광활한 대륙의 음악이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로 펼쳐진다. 레베카 오모르디아와 클로이 추아(2007~)가 낯설고도 매력적인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 세계로 안내한다.

‘아프리카 피아니즘’은 나이지리아계 루마니아 피아니스트인 레베카 오모르디아가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녹음한 음반 시리즈다. ‘아프리카 피아니즘 vol.1’(2022)을 잇는 이번 2집 음반에는 모로코, 나이지리아, 가나,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들의 동시대 작품을 담았다. 이들은 서양음악의 문법에 민속적인 리듬과 멜로디를 더해 아프리카 대륙의 지리적·문화적 다양성만큼이나 특색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각 작품을 발굴한 오모르디아의 명료한 연주 역시 아프리카 음악의 개성을 십분 드러낸다.

싱가포르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클로이 추아는 2018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2022/23 시즌부터 싱가포르 심포니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추아는 중국 작곡가 허잔하오·첸강의 바이올린 협주곡 ‘나비 연인’으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작품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연인이 나비로 환생해 사랑을 이어간다는 고대 중국의 설화를 배경으로 하며,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과 장대한 오케스트라 연주는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홍예원

 

 

동시대 음악을 사유하다

 

 

선율적 연습곡

마리 아와디스(작곡·피아노)

DG 4865992

 

 

풍경 속에서

막스 리히터(작곡)

Decca 5875717(1CD), 5882352(2LP)

 

두 명의 작곡가가 깊은 사색을 신비로운 선율로 표현했다.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음악들이 수록돼 있으니,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음반을 추천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곡가와 같은 사유를 공유하는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먼저 ‘선율적 연습곡(Études Mélodiques)’은 도이치 그라모폰이 새롭게 발굴한 여성 작곡가 마리 아와디스의 데뷔 음반으로,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12곡의 연습곡이 수록돼 있다. 아르메니아인인 그는 레바논 국립음악원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수학 후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데, 이러한 그의 다면적인 배경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간결하고 낭만적인 분위기, 풍부하고 애상적인 색채, 아름답고 매력적인 선율이 음악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풍경 속에서(In A Landscape)’는 막스 리히터(1966~)의 아홉 번째 정규 음반이다. ‘대립하는 것들의 화해’를 다루며, 전자음악과 어쿠스틱, 인간과 자연, 삶의 큰 질문들과 조용한 기쁨을 아우른다. 리히터는 현악 5중주와 건반악기만을 사용해 작곡 및 녹음 과정을 최소화해 명상적인 느낌을 더했다. 음악에서도 공간감과 한적함이 느껴져 자연스레 주변을 돌아보고 묵상하게 된다. 8시간에 달하는 수면 음악 ‘슬립’(2015), 세계인권선언문을 활용한 ‘보이스’(2020) 등을 잇는 그의 새롭고도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김강민

 


화제의 신보

new & good

 

 

브람스: 교향곡 전곡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야닉 네제 세갱(지휘)

DG 4866000(3CDs)

 

2년 전 베토벤에 이은 네제 세갱(1975~)과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교향곡 전집이다. 현악 그룹이 작다 보니 섬세함이 더 돋보이며, 색색으로 살아나는 관악 음색이 일품이다. 웅장함이 필요할 때는 저음 현악기보다 팀파니에 기대는 편. 무게가 덜어져 부담 없이 감상하기 좋은 한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여 네제 세갱의 좋은 해석을 들여다보기에도 적합하다. 그는 녹음을 위해 악단과 작곡가의 생가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그레이스 :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음악

마이클 틸슨 토머스(작곡)/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뉴 월드 심포니/

장-이브 티보데(피아노), 르네 플레밍(소프라노) 외

Pentatone PTC5187355(4CDs)

 

지난 20년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도약을 책임졌던 지휘자이자 뉴 월드 심포니를 창단한 마이클 틸슨 토머스(1944~)의 80세를 기념한 음반. 그가 작곡한 작품 18개의 연주본이 수록됐다. 음반에는 그의 작곡 노트부터 전방위적 활동을 모두 기록한 책자도 포함됐다. 수익금은 캘리포니아 대학과 샌프란시스코 뇌암 센터에 기부된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2022년 뇌암 판정을 받았으나, 수술을 받고 다시 무대에 서고 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 전집

빈 필하모닉·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카를로스 클라이버(지휘)

DG 4863796 (12CDs+Blu-ray Audio)

 

음반 발매를 선호하지 않은 카를로스 클라이버(1930~2004)이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여전히 다양한 묶음으로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음반에는 빈필과 함께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5·7번, 브람스 교향곡 4번, 슈베르트 교향곡 3·8번이 담겨 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베버의 ‘마탄의 사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악단과 함께한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도 포함되어 있다.

 

바그너 ‘지크프리트’

크리스티안 틸레만(지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 & 합창단/

안드레아스 샤거(지크프리트), 안야 캄페(브륀힐데) 외/ 드미트리 체르냐코프(연출)

Unitel Editions 810208(DVD) 810304(Blu-ray)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틸레만(1959~)의 2022년 실황. 바렌보임의 건강상 이유로 예정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지휘봉을 대신 잡으며 바그너 음악에 대한 그의 역량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선 두 시리즈 ‘라인의 황금’ ‘발퀴레’와 동일하게 이 오페라를 실험실로 재해석한 체르냐코프(1970~)의 독특한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 지크프리트 역을 맡은 안드레아스 샤거는 브륀힐데 역의 안야 캄페와의 듀엣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푸치니 ‘마농 레스코’

엠마누엘 비욤(지휘)/리세우 대극장 오케스트라·합창단/ 류드밀라 모나스티르스카(마농)/그레고리 컨드(데 그리외)/

데이비드 비지치(레스코)/카를로스 쇼송(제론테)/ 다비데 리버모어(연출) 외

C Major 766308(DVD), 766404(Blu-ray)

 

푸치니의 세 번째 오페라 ‘마농 레스코’(1893)의 2018년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 실황이다. 작품은 프랑스 작가 아베프레보의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요절한 옛사랑 마농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1966~)는 늙어버린 데 그리외가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인다. 리버모어는 12월 22~31일 ‘투란도트’ 서울 공연(코엑스 D홀)의 연출을 맡아 한국을 방문한다.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임윤찬(피아노)

AULOS AMLP3005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임윤찬(2004~)의 준결선 무대가 LP로 재탄생했다. 당시 임윤찬은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S.139를 연주하며, 강렬한 타건과 섬세한 표현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여 콩쿠르가 끝난 후에도 큰 화제를 모았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을 다시 만날 기회다. 이번 LP는 180g 중량의 버진 바이닐로 제작되었으며, 독일 SST사에서 레커 커팅을, 팔라스사에서 프레싱을 진행했다.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