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라는 이름의 축제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5년 1월 1일 9:00 오전

COMING UP 

2025 COMPETITION

 

‘콩쿠르’라는 이름의 축제

올해 열리는 세계 콩쿠르 집합, 다시 돌아온 쇼팽 피아노 콩쿠르까지

 

 

오늘날 콩쿠르는 도시와 음악, 작곡가와 그가 남긴 작품, 신예 음악가와 관객이 만나는 축제가 되고 있다. 어떤 콩쿠르에 출사표를 던질지 고민하는 음악가, 세계로 중계되는 콩쿠르 현장에서 어떤 신예의 탄생을 응원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2025년에 열리는 콩쿠르 정보를 담았다. 올해도 당신의 도전을 응원하고, 대중의 관심을 바란다!

 

INFORMATION » 테마로 만나는 콩쿠르 _박찬미

INTERVIEW » 쇼팽 인스티튜트 원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_이의정

 


2025 Concours Schedule

 

 


 

INFORMATION

 

테마로 만나는 콩쿠르

다 똑같은 콩쿠르가 아닙니다! 6개의 주제로 정리한 콩쿠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 행사를 벤치마킹하여 지난 세기부터 시작된 세계의 다양한 콩쿠르. 스포츠 행사의 모습이 21세기 오늘날 조금씩 변화하듯, 콩쿠르의 모습도 경쟁만을 강조하기보단,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참가자의 미래를 더욱 독려하거나, 역사 속 중요한 작곡가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진 여러 가지 콩쿠르를 여섯 개 주제로 정리해 보았다.

 

소통을 주제로 진화하다

피네롤로 토리노 콩쿠르(2023) ©Vergnano

콩쿠르의 역할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몇몇 콩쿠르는 경연에서 가장 뛰어났던 단 한 명의 연주자를 찾기보다, 젊은 음악가에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부여하고, 자신만의 음악성을 개발하도록 과제를 던지고, 경연에 얽힌 수많은 사람과 소통·교류하도록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 이를 실천하는 주요 콩쿠르를 소개한다.

세계 공연장에서 상주 아티스트로 활약할 기회와 다양한 워크숍 등을 제공하며 우승팀의 장기 커리어 개발을 지원한 밴프 현악 4중주 콩쿠르(8.25~31)는 올해 큰 변화를 시도한다. 결승에 오른 현악 4중주단은 45분 길이의 리사이틀을 직접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과제곡에는 최소 세 명의 작곡가를 포함해야 하며, 특정 주제를 설정해도 된다. 직접 작성한 프로그램 노트는 연주 전 심사위원 및 관객에게 전달된다. 지난 회에 이어 시벨리우스 콩쿠르(5.18~29)는 우승자에게 장기 멘토링을 제공한다.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지휘자 욘 스토르고르스와 핀란드의 대표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가 멘토로 나선다. 한편, 피네롤로·토리노 콩쿠르(3.3~9)는 처음으로 프린지 이벤트를 연다. 콩쿠르가 열리는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 맞은편 레스토랑에 설치된 피아노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즉석 연주를 펼칠 수 있다. 긴장을 풀거나, 현지 관객과 친밀감을 쌓을 좋은 기회다.

두 작곡가를 기리는 네 콩쿠르

베토벤 피아노 콩쿠르

슈베르트는 빈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오스트리아 그라츠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슈베르트와 절친했던 그라츠 출신의 작곡가 안젤름 휘텐브레너(1794~1868)가 슈베르트의 악보를 비롯한 음악 유산을 보존했기 때문. 그 역사를 품은 도시에서, 슈베르트와 현대음악 콩쿠르(2.8~15)가 열린다. 올해는 가곡 듀오, 피아노 2중주, 피아노 3중주 부문이 열리며, 참가자들은 슈베르트와 20~21세기에 탄생한 작품들을 아우르는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한다.

한편, 독일의 도르트문트 슈베르트 콩쿠르(3.22~30)는 독특한 전경으로 펼쳐진다. 역사적인 대규모 공업지대(루르)가 남긴 코크스 공장이 리사이틀 무대로 활용된다. 2·3라운드에 걸쳐 슈베르트의 중후기 소나타를 아울러 선보여야 한다. 베토벤이 태어난 독일 본과, 삶을 마감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작곡가를 기리는 두 콩쿠르가 열린다. 텔레콤 베토벤 콩쿠르(12.3~14)에 참가하는 피아니스트들은 1~3라운드, 실내악 라운드, 결선에 이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실내악 라운드에서는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본 베토벤 트리오와 협연하며, 결선에서는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빈의 베토벤 피아노 콩쿠르(5.16~24)는 참가자들에게 베토벤 피아노 독주곡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요구한다. 초·중·후기 소나타를 각각 선보여야 하고, 작품번호가 붙지 않은 곡(WoO)을 포함한 잘 연주되지 않는 작품, 그리고 바가텔이나 변주곡 중 한 곡도 필수로 연주해야 한다.

새로운 강자, 지휘와 실내악

트론헤임 실내악 콩쿠르

지난 여러 해 동안 국내 음악가들은 독주 악기 부문뿐 아니라, 여러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지휘, 실내악 분야에서도 값진 결실을 맺었다. 올해 펼쳐질 지휘, 실내악 콩쿠르는 이미 한국인 음악가의 입상, 우승 전례가 있어 더 기대를 모은다.

이탈리아에서는 오페라 지휘에 특화된 예술가를 발굴하는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본선 7.22~27, 결선 9.3~7)가 열린다. 토스카니니를 기리는 이 콩쿠르는 이탈리아 오페라를 중심으로 한 경연곡을 선보인다. 프랑스의 브장송 콩쿠르(9.22~27)는 교향곡, 협주곡, 오페라를 고루 다룬다. 세계 5곳에서 예선이 치러지는데, 올해는 서울도 그중 하나다. 예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4월 18·19일에 펼쳐진다.

지난해 아레테 콰르텟이 현악 4중주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쥔 리옹 실내악 콩쿠르(4.23~26)는 올해 성악과 피아노의 듀오로 펼쳐진다. 성악과 피아노 각각은 여러 국내 아티스트가 활발히 활동하는 분야지만, 듀오 부문은 여전히 한국인의 참여가 적은 편이기에,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도전이 이루어질지 기대된다. 한편, 10년 전 트리오 제이드의 입상 소식이 전해진 노르웨이의 트론헤임 실내악 콩쿠르(9.23~27)가 현악 4중주 부문으로 열린다. 2라운드를 주목해 보자. 현대음악 1곡과 자유곡을 아우르는 45분 길이의 리사이틀을 참가팀이 직접 기획해 선보여야 한다.

‘스타’를 배출하는 콩쿠르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임윤찬(2022)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가 탄생하여 세상을 한바탕 떠들썩하게 했던 주요 콩쿠르들이 돌아온다. 피아노 콩쿠르의 주축인 쇼팽 피아노 콩쿠르(10.2~23), 밴 클라이번 콩쿠르(5.21~6.7)에서 또 다른 조성진과 임윤찬의 등장을 알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박재홍을 낳은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8.27~9.7)가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바이올린·성악·작곡 등 타 분야에서 수많은 한국인 우승자를 낳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5.5~31)에서는 올해 피아노 부문 첫 한국인 우승자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양인모의 음악성을 처음 세계에 알린 파가니니 바이올린 콩쿠르(10.14~26)가 이목을 끌 예정이다. 또한 오늘날 유럽 곳곳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여러 한국인 연주자가 거쳐간 프라하 봄 콩쿠르와 ARD 콩쿠르는 다양한 악기 부문을 가진다. 오보이스트 함경, 플루티스트 김유빈·유채연, 바수니스트 김민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올해 프라하 봄 콩쿠르(5.6~14)는 오보에와 첼로 부문으로, ARD 콩쿠르(9.1~14)는 클라리넷, 트럼펫, 피아노 세 부문으로 펼쳐진다.

 

특별한 예술가를 기리며

파데레프스키 콩쿠르(2022)

폴란드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는 세기의 피아니스트, 작곡가일 뿐만 아니라 폴란드 독립 이후 초대 수상을 지냈던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폭발적인 연주와 열정적인 애국심이 만나 파데레프스키의 영향력은 음악 그 이상으로 확장됐고, 폴란드 독립에 큰 힘이 되었다. 파데레프스키 콩쿠르(11.9~23)는 그의 예술 정신을 구현할 젊은 피아니스트를 육성하여 다면적인 그의 업적을 기린다.

스페인 피아니스트 마리아 카날스(1914~2010)는 피아노에 대한 열정과, 연주자 육성에 대한 소명, 고향 바르셀로나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인물로, 바르셀로나를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모이는 장으로 만들어갔다. 그 첫 결과물은 아르스 노바 음악 아카데미였고, 이어서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가 창설됐다. 올해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3.23~4.3)는 그의 바람처럼 수많은 전 세계 젊은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스타니스와프 모니우슈코는 민족 정체성을 긴밀히 담은 작품들로 ‘폴란드 오페라의 아버지’로 불린 작곡가다. 오페라 ‘할카’와 ‘유령의 저택’과 같은 작품은 폴란드 문화의 핵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스타니스와프 모니우슈코 성악 콩쿠르(6.2~7)는 특히 동유럽 레퍼토리에서 떠오르는 성악 인재를 집중 조명하여 작곡가의 유산을 이어간다.

신선한 무대, 새로운 모험

야샤 하이페츠 바이올린 콩쿠르

야샤 하이페츠 바이올린 콩쿠르(2.14~22)는 20세기 명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하이페츠의 탄생지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최된다. 본 콩쿠르 참가는 빌뉴스가 간직한 고유한 클래식 음악 역사, 풍부한 문화유산을 탐방할 기회이기도 하다. 콩쿠르가 펼쳐지는 리투아니아 국립 필하모닉 협회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영 콘서트홀이다. 1940년 개관 당시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극장을 ‘시청’이라 불렀는데, 이는 문화 건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 문화에 따라 이 콘서트홀도 ‘시청’으로 불렸다.

한편, 터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조지아의 수도에서는 트빌리시 피아노 콩쿠르(10.1~11)가 열린다. 콩쿠르가 진행되는 트빌리시 음악원은 그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조지아 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음악원의 그랜드홀은 20세기 말 조지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겪은 정치적 격변으로 인해 10년간 문을 닫기도 했다. 콩쿠르를 통한 트빌리시 음악원 방문은 이곳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이다.

박찬미(독일 통신원)

 


 

INTERVIEW

 

쇼팽 인스티튜트 원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조성진의 한국인 최초 우승 이후 10년, 새로운 스타를 기대하다

 

5년이 흐르고… 다시 돌아온 쇼팽 콩쿠르

 

아르투르 슈클레네르(1972~) 야기엘론스키 대학에서 음악학을 전공, 엑서터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음악학 과정을 거쳤다. 2001년 국립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 설립 시기부터 연구자로 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했으며, 2009~2012년에는 교육·출판 부원장으로 활동, 2012년 5월 1일부로 원장으로 임명됐다. 2021년 폴란드 재건국 훈장을 받았다.

 

2015년의 10월,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가을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으로 물들었다. 음악을 전공한 모두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모두도 그의 이름을 대화에 올리며, 그의 연주 영상을 함께 나누었다. 물론, 조성진이 세계 유수 콩쿠르에서 굵직한 성적을 낸 적은 처음이 아니었다. 2009년 하마마쓰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달성했고, 그 뒤로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루빈스타인 콩쿠르 3위가 이어졌다. 그러나 2015년 제17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이 보여준 파급력은, 이 콩쿠르의 중요성을 역설하기에 충분했다. 조성진의 우승 이후 10년. 팬데믹을 거치며 함께 성장한 콩쿠르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주기 위해 바쁘게 준비 중이다. 쇼팽 피아노 콩쿠르 개최를 알리기 위해 지난 11월의 끝자락 한국을 방문했던 국립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Narodowy Instytut Fryderyka Chopina/이하 쇼팽 인스티튜트)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원장과 메일을 주고받아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옛 작곡가의 뜻에 최근 동향을 더하다

올해 10월에 개최되는 제19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이하 쇼팽 콩쿠르)는 지난 대회와 비교하여 모든 본선과 결선의 과제곡이 변하였다. 이전까지 자유곡으로 선택되던 전주곡 Op.28이 큰 비중을 얻게 되어 필수 과제곡으로 포함됐고, 이에 맞춰서 연습곡의 비중이 줄고, 필수 과제곡이었던 작품은 자유곡의 범위로 포함됐다. 이러한 선택에는 분명한 심사 방향이 있었다.

“쇼팽 콩쿠르의 예선 녹음 심사를 통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중에는 이미 기교로 부족한 연주자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젊은 세대의 기술적인 면모는 매우 뛰어나기에, 이에 맞추어 본선에서는 연습곡의 비중을 줄이고 음악성에 더욱 집중하도록 했죠. 2차 본선에 있던 왈츠를 1차 본선으로 옮겨 춤의 표현력을 보다 앞서 확인하려 했고, 2차 본선은 온전히 전주곡 Op.28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세기 말에 열렸던 대회에서도 전주곡 Op.28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가장 최근 대회인 2015년과 2021년에도 마찬가지였죠. 그러나 피아노 콩쿠르에 소나타를 배제할 수는 없죠. 소나타는 여전히 3차 본선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곡은 결선에 배치된 폴로네즈 환상곡 Op.61이다. 쇼팽 콩쿠르를 포함하여 여러 주요 콩쿠르에서 결선 과제곡은 항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독주 작품을 결선 과제곡으로 정한 이 선택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쇼팽이 남긴 Op.11과 Op.21, 두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가 20세였던 젊은 날에 완성된 곡이기에, 작곡가 말년의 양식이 담긴 작품을 추가한 규정은 결선 무대 프로그램의 음악적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

“폴로네즈 환상곡은 쇼팽이 말년의 양식으로 남긴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노앙에서 조르주 상드의 저택에서 머물 때 쓴 곡으로, 예술 작품의 역사와 그 본질에 도전하여 미래 시대를 연 작품이죠. 즉흥적인 도입 이후 이어지는 꿈같이아름답고 덧없는 장면들…. 관습적인 주제 선율 제시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변동적인 악구들이 이어지죠. 폴로네즈 리듬은 암시적으로 등장하다 곡의 후반부에 가서야 폭발합니다. 조성은 불안정하고, 주제를 제시하여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등장할 때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형식 구조는 당시 쇼팽의 작품을 옹호하던 이들조차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20세기에 그 천재성이 인정된, 새로운 미학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한 이 작품을 협주곡 전에 연주하면 오케스트라의 전주곡 역할을 하여 콘서트 프로그램으로도 만족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평가하는 올해의 콩쿠르 심사위원단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쇼팽 인스티튜트는 21세기에 접어든 이후로 심사위원단에 대학교수와 음악학자의 비중을 낮추고, 피아니스트와 연주자의 비중을 높여왔다. 쇼팽 콩쿠르의 수상자와 참가자들이 심사위원단에 합류하여 자리를 빛내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심사위원단에도 2010년 제16회 우승자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1985~)가 새롭게 참여한다. 1970년 제8회 우승자인 게릭 올슨이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1980년 제10회 우승자 당 타이 선이 이번에도 심사위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브제예바는 쇼팽의 작품을 다양한 판본으로 연구하는 뛰어난 해석자입니다. 그 전문성은 심사위원으로 모시는 데 부족함이 없었고, 그가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또한 심사위원단을 꾸릴 때면 쇼팽 콩쿠르가 가진 다양성을 증명하기 위해 성별과 연령, 국적의 균형을 맞추어 다양하게 선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연을 넘어, 축제로!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진행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기자간담회

작곡가의 고향이자 대회가 열리는 폴란드에서 쇼팽 콩쿠르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슈클레네르 원장은 이 시기에 바르샤바를 방문하면 택시 기사들의 대화 주제마저 좋아하는 쇼팽 작품과 피아니스트에 관한 이야기로 변모한다고 강조했다. 조사에 따르면 폴란드 성인 시민의 30퍼센트가 쇼팽 콩쿠르 예선을 1회 이상 시청한다고 한다. 이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폴란드를 방문하면 경연 외에도 다른 즐길 거리를 만나 볼 수 있다.

“미술 아카데미에서는 콩쿠르 포스터 전시회와 음악 관련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쇼팽 박물관에서는 ‘낭만의 삶, 쇼팽, 들라크루아, 셰퍼, 상드’라는 제목으로 1830~1840년대 파리 예술가 사이의 교류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릴 예정입니다. 음악가와 예술가 사이의 상호 관계를, 음악을 위해 방문한 관광객에게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재미있는 시도이죠.” 그렇다면 현지에 갈 수 없는 이들은 이 경연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쇼팽 콩쿠르는 실시간 온라인 중계에 있어서 언제나 선구자였다. 콩쿠르 우승자가 결정된 후 발매되는 실황 녹음도 큰 사랑을 받지만, 쇼팽 콩쿠르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채널에 남는 중계 영상은 매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 왔다.

“심야나 새벽에 접속해야 하는 아시아의 청중이 우리와 함께하는 사실을 발견할 때면 정말 감동을 받습니다. 그 의지와 관심에 큰 존경을 표합니다. 대회 기간에 송출되는 실시간 영상은 최상의 음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해 왔습니다. 다음 콩쿠르에 선보이는 것은 바이노럴 녹음(binaural recording) 기술로, 마치 공연장에 있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으니, 고품질 헤드폰을 사용하여 감상해 보세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쇼팽 인스티튜트는 다가오는 2027년에 쇼팽 콩쿠르 개최 100주년을, 2030년에 제20회 쇼팽 콩쿠르를 성대하게 준비 중이다.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목적으로 역대 콩쿠르 우승자들의 성대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며, 아시아와 북미를 비롯한 전 대륙 투어를 통해 쇼팽 작품의 예술성을 널리 알리는 행사가 펼쳐질 것이다.

이의정 기자 사진 국립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드·WCN

 

#뒷장에서 2025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 관한 세부 일정을 만날 수 있다

 


 

2025년 쇼팽 콩쿠르, 어떻게 진행될까?

 

쇼팽 콩쿠르가 5년마다 10월에 개최되는 것은 쇼팽의 기일이 이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10월 초의 2주간은 본선 1~3라운드가, 그 뒤로는 결선과 갈라 콘서트가 이어진다. 제19회를 맞는 올해 콩쿠르의 정확한 일정을 살펴보자!

이의정 기자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 ©Marcin Saltarski/Grzesiek Mart

언제까지, 어떻게 신청하나? 제19회 쇼팽 콩쿠르 신청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으며, 1월 12일(현지 시각)까지 쇼팽 인스티튜트 온라인 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에 필요한 사항은 짧은 자기소개와 경력 사항, 100유로의 참가비와 함께 예선 심사를 위한 연주 영상, 그리고 모든 본선 프로그램 계획이다.

 

예선은 어떻게 진행되나? 3월 5일에 예선에 오른 모든 참가자가 공개되며, 2일 뒤 예선 날짜가 각 참가자에게 공지된다. 이후 4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바르샤바 현지에서 예선이 진행되며, 과제곡은 에튀드 지정곡 안에서 2~3곡, 스케르초 4곡 중 1작품, 녹턴 지정곡 안에서 1작품, 마주르카 1작품. 다만 이전 국제 콩쿠르 수상 경력이 있다면 경우에 따라 예선 단계를 생략하고 본선에 진출할 수도 있다. 본선 진출자는 5월 9일 발표된다.

 

본선과 결선은 어떻게 진행되나?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그리고 관객과 함께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에서 진행된다. 10월 2일에는 개회식이 진행되며, 10월 3일부터 본격적인 본선이 진행된다. 3번의 본선(1차 10.3~7/2차 10.9~12/3차 10.14~16)으로 6명의 결선 진출자를 가린다. 10월 17일은 쇼팽 서거 176주기 추모 행사를 진행하며, 18일부터 3일간 결선이 진행된다.

 

우승자의 혜택은? 이번 쇼팽 콩쿠르는 우승 상금을 대거 인상했다. 1등에게는 6만 유로(한화 약 9,050만 원)가 부여되며, 이후 쇼팽 인스티튜트에서 주최하는 우승 기념 세계 투어에 함께하게 된다. 이밖에 협주곡·마주르카·폴로네즈·소나타·발라드 부문의 특별상 시상도 이어진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누구인가? 제8회 우승자인 미국의 피아니스트 게릭 올슨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이밖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미셸 베로프·사 첸·당 타이 선·넬슨 괴르네르·코다마 모모 등의 피아니스트와 쇼팽 인스티튜트의 연주자 겸 학자, 폴란드 언론인까지 총 17인의 심사위원이 평가를 내린다. 각 심사위원의 이력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월, 본선의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은 어디서 볼 수 있나? 왼쪽 위의 유튜브 채널(QR)을 확인해 보자! 또한 쇼팽 인스티튜트에서는 대회 시기에 맞추어 스마트폰으로 대회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발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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