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바인베르크 ‘승객’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5년 3월 10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THEME RECORD

 

망명자의 음악

 

바인베르크 ‘승객’

미르가 그라지니테 틸라(지휘)/ 테아트로 레알 드 마드리드 오케스트라·합창단/

다베다 카라나스(리자), 어맨다 마제스키(마르타), 니콜라이 슈코프(발터), 기울라 오렌트(타데우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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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바이올린·감독)/ 토마스 카우프만(첼로)/카메라타 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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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양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망명자가 생겨났다. 고향을 떠난 작곡가들의 그리운 감정은 새로운 땅에서 완성한 작품에 새어 나왔다.

폴란드의 유대인 미에치스와프 바인베르크(1919~1996)는 독일 나치 정부를 피해 소련으로 떠났다. 당시 헤어진 그의 가족은 모두 수용소에서 살해당했으며, 그는 이 사실을 1966년이 되어서 알게 됐다. 바인베르크가 작곡한 오페라 ‘승객’(1968)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수용소에서 근무했던 독일인 ‘리자’와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 유대인 ‘마르타’가 한 여객선에서 마주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음악은 역사의 음울함을 잘 품고 있으며, 마드리드 왕립오페라의 프로덕션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본지 2024년 5월호 노먼 레브레히트의 칼럼 참조.)

다양한 레퍼토리를 탐구해온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1977~)가 이번에는 조국을 떠나야 했던 작곡가들을 모았다. 시닛케(1934~1998)의 첼로 소나타 1번, 안제이 파누프니크(1914~1991)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협주곡, 이자이의 고음현을 위한 교향곡 ‘추방!’을 비롯하여 총 7작품이 담겨있다. 코파친스카야는 망명이라는 상황이 작곡가들에게 오직 고독과 고통만 안겨주었는지,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하였는지 알아보고자 이 주제를 택했다고 전했다. 이의정

 

 

독일 가곡, 그 너머로

 

 

‘나의 마음을 고요히 해주오’

크리스티안 임믈러(베이스바리톤), 헬무트 도이치(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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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사’

베냐민 아플(바리톤), 피에르 로랑 에마르·제임스 바유(피아노),

차바 벤체(트롬본), 게오르그 루카치(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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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명곡은 널리 알려진 명곡 못지않게 감동을 선사한다. 독일 출신의 두 성악가가 낯설고도 아름다운 가곡의 세계로 초대한다.

베이스바리톤 크리스티안 임믈러(1971~)와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1945~)가 2021년 오스트리아 작곡가 한스 갈(1890~1987)의 미출판 가곡을 모은 ‘숨겨진 보물’(BIS)을 발표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잘 알려지지 않은 두 작곡가를 조명한다. 스위스 출신의 작곡가 로버트 건드(1865~1927)와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빌헬름 그로스(1894~1939)로, 이들은 독일의 시인 클레멘스 브렌타노, 아이헨도르프, 뫼리케 등의 시구를 토대로 가곡을 작곡했다. (※ 헬무트 도이치는 3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과 함께 슈만, 리스트, 브람스, 슈트라우스의 가곡을 연주한다.)

바리톤 베냐민 아플(1982~)은 2019년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쿠르탁(1926~)과의 만남 이후 꾸준히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음반에는 쿠르탁, 슈베르트, 브람스의 가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쿠르탁의 작품 중 다섯 곡은 이번에 처음 녹음되었다. 쿠르탁과 피에르 로랑 에마르, 제임스 바유가 피아노 연주를 맡고, 트롬보니스트 차바 벤체와 튜비스트 게오르그 루카치가 참여했다. 아플과 쿠르탁의 인터뷰도 담겨 있어, 녹음 과정과 죄르지 쿠르탁의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홍예원 

 


 

화제의 신보 new & good

 

 

‘관현악적 이야기’

엘립소스 색소폰 콰르텟, 마리 조제프 쥐드·장 프레데리크 노이부르거· 찰스 하이서(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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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4중주단으로는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2020)한 엘립소스 색소폰 콰르텟이 친숙한 관현악곡을 색소폰과 피아노로 녹음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비제 ‘카르멘에 의한 랩소디’,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등을 화려한 색소폰의 기교로 감상할 수 있다. 멤버는 폴 파티 라콩브(소프라노 색소폰), 쥘리앵 브르셰(알토 색소폰), 실뱅 자리(테너 색소폰), 니콜라스 에루에트(바리톤 색소폰)로, 편곡은 주로 에루에트가 맡았다.

 

브루크너: 모테트

요하네스 히메츠베르거(지휘)/ 시네 노미네 코러스/마르틴 하젤뵈크(오르간) Gramola 99335

시네 노미네 코러스는 지휘자 히메츠베르거(1971~)가 1991년 창단한 성악 앙상블로, ‘작자 미상’을 뜻한다. 주로 아카펠라로 활동하는 이들이 이번 음반에서는 브루크너의 무반주 모테트를 오르가니스트 마르틴 하젤뵈크의 즉흥연주와 교차시켜 다채롭게 재구성했다. 오르가니스트로도 활동한 브루크너는 여러 교회음악을 작곡했으며, 약 40개의 모테트를 남겼다. 이 음반에서는 ‘아베 마리아’를 비롯하여 총 6곡을 만나 볼 수 있다.

 

R. 슈트라우스 ‘아라벨라’

도널드 러니클스(지휘)/베를린 도이치 오퍼 오케스트라·합창단/사라 야쿠비악(아라벨라), 엘레나 찰라고바(츠덴카), 러셀 브라운(만드리카), 로버트 왓슨(마테오) 외/토비아스 크라처(연출) Naxos 2110774(DVD), NBD0182V(Blu-ray)

2023년 베를린 도이치 오퍼 실황. 토비아스 크라처(1980~)가 연출한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포용성과 변화를 강조한 해석으로 호평받았다. 경제적인 이유로 남장해야만 했던 츠덴카와 그의 언니 아라벨라가 각자 연인을 만나 사랑을 찾아간다. 1막은 원작대로 진행되고, 2·3막은 나치·디스코·현대 클럽 문화가 반영되어 있어 성과 젠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겼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화적인 연출이 몰입감을 더한다.

 

존 필드: 녹턴

알리스 사라 오트(피아노) DG 4866238(CD), 4866239(LP)

알리스 사라 오트(1988~)가 DG 레이블 역사상 최초로 존 필드의 녹턴 전곡집을 선보인다. 아일랜드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존 필드(1782~1837)는 오늘날 피아노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녹턴(야상곡)을 처음으로 쓴 작곡가이다. 녹턴은 쇼팽에 의해 널리 알려졌지만, 존 필드의 녹턴에는 그만의 아름답고 독특한 색깔이 담겨있다. 사라 오트는 오는 7월 내한을 앞두고 있다.

 

2024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 – 임동민

임동민(바이올린), 최형록(피아노) Aulos AMC2214

2022년 KBS한전콩쿠르와 서울국제음악콩쿠르를 동시에 석권하고,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윤이상특별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2001~)의 데뷔 음반. KBS클래식FM이 제작했다. 이자이 무반주 소나타 6번,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 등을 임동민의 유려한 음색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최형록(1993~)과 3월 4일 예술의전당에서 듀오 리사이틀이 예정되어 있다.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리카르도 무티(지휘)/빈 필하모닉 Sony 19802875582(CD), 19802875611(LP), 19802875599(DVD), 19802875609(Blu-ray)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슈트라우스 가문과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 올해 신년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집시남작 서곡, 안넨 폴카를 비롯해 여성 작곡가 콘스탄체 가이거(1836~1890)의 페르디난드 왈츠가 최초로 연주되며 화제를 모았다. 무티가 빈필 신년음악회 역사상 최다 지휘 기록(7회)을 남긴 공연이자, 드물게 CD와 LP, DVD와 블루레이로 발매된 공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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