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고양특례시장 이동환
관점을 바꾸면, 도시 곳곳이 축제다
고양시 종합운동장과 공연장들을 활용한 문화정책의 활발한 성과를 엿보다
‘스위프트노믹스’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Swift)와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단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개최된 도시에 엄청난 규모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나타나며 생긴 신조어다. 그녀의 공연 도시에 몰려드는 팬들로 항공·교통·숙박 판매가 급증하는 바람에 2023년 한해에 발생한 스위프트노믹스의 효과만 해도 무려 100억 달러로 추산된다.
K-컬쳐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가 높아지며 한국 방문 수요도 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공연을 위한 수도권의 기반이 변하고 있다. 서울의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은 리모델링 공사 중이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프로 스포츠 경기를 위한 잔디 보호 등의 이슈로 대관이 까다롭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고양특례시가 공연계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벌써 K팝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고양콘’ 후기가 부지런히 회자한다.
“4만 석이 넘는 고양종합운동장의 좋은 시설이 떠올랐죠. 훌륭한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일뿐더러 수익 창출을 통한 세금 수입 확보까지 가능했으니까요. 2023년부터 추진한 대형 공연 유치사업을 통해, 글로벌 공연 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행정 비결을 듣고자 지난 3월, 고양특례시 이동환 시장을 만났다. 고양시는 서울과 공항이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 공연을 위한 시설로 고양종합운동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경찰·소방 등 교통 당국과의 협력, 30여 개 관련 부서와의 협의 창구 일원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행정 지원에도 힘을 실었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최고 수준의 음향이라 자부할 수 있는 고양아람누리·고양어울림누리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공연장이 떠오르는 베를린이나 뉴욕·시드니처럼 고양시는 공연의 도시로 각인될 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세계적인 콘텐츠로 도시를 채워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장님이 직접 강조해서 소개하고 싶은, 고양특례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고양이라는 지명은 조선 태종 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행주대첩의 현장인 행주산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 이미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삼릉과 서오릉 등을 품고 있죠. 인구 100만이 넘어 지정된 고양 ‘특례’시이며, 도농복합도시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도시기도 합니다.
도시의 잠재력을 일깨운 예술 행정

고양종합운동장
2023년부터 추진한 ‘글로벌 공연거점도시’ 육성을 통해 여러 성과를 확인하셨다고요.
팝스타 칸예 웨스트의 리스닝 파티를 시작으로, 여러 대형 공연이 성사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시범 유치한 대형 공연들에 대한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와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해 여가·오락·음식 업종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매출을 확인했습니다.
올해도 록밴드 콜드플레이(4월), 오아시스(10월)의 내한 공연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시장님이 기대하고 계신 공연도 있으신가요?
모든 공연이 기대되는군요! 올해 K팝 아이돌 공연으로는 지드래곤·블랙핑크의 공연도 고양에서 열립니다. 지난해에는 세븐틴 콘서트 현장에 방문했었는데요, 평소에 아이돌 노래를 즐겨 듣지 않은 저도 현장에서 느낀 열기와 대단히 멋진 그들의 무대에 위세를 실감했습니다.
공연 기획사(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의 업무 협약 체결 등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개선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GTX-A 개통과 서울-문산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교통망이 지속적으로 확충되는 가운데, 공연문화의 새로운 대안지가 되기 위한 생태계 구축 전략이 필요합니다. 안정적인 공연 유치를 위한 대관 일정 사전 확보, 주관 부서인 문화예술과를 통한 ‘원스톱’ 행정 지원이 주요합니다. 공연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상권 활성화로 연결되도록 여러 기획을 추진 중입니다.
균형 잡힌 플랫폼으로의 도약

카타르 필하모닉
고양아람누리와 고양어울림누리는 수도권 내에서 자체 기획이 가능한 공연장 중 하나입니다. 공연 기획 측면에서는 서울과 차별된 고양만의 특색이 있는 공연장을 기대하게 되는데, 시의 행정적 입장에서 이 공연장이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나요?
2010년, 마린스키 발레 내한 당시 예술감독 유리 파티예프가 “이렇게 훌륭한 극장을 가진 고양시민을 축하한다”고 극찬했던 적이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공연에 대한 고양시민의 관심과 사랑 또한 대단하죠. 1년에 150여 회의 클래식 음악 공연이 열리며, 연간 방문하는 시민은 약 40만 명입니다. 독창적 기획과 예술 색채 강화도 중요하지만, 행정적 관점에선 폭넓고 균형 잡힌 문화 플랫폼으로의 기능이 주요 과제입니다. 이와 함께 공연뿐 아니라 지역 예술인·신진 아티스트를 비롯, 다양한 공연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며, 고양만이 가진 시그니처 공연을 기획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가 구축되길 바랍니다.
오는 4월, 카타르 필하모닉 내한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연 유치를 앞두고 주한 카타르 대사와의 접견 등도 진행됐는데요, 중동과의 협력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간 상대적으로 교류가 적었던 국가인 만큼, 새로운 기회 창출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죠. 중동은 글로벌 문화산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몇 국가는 한류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단순히 일회성 초청이 아니라, 앞으로 문화예술 및 교육 분야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고, 고양문화재단과 카타르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국제음악 페스티벌로 발전되는 것을 목표해 보고 싶습니다.
공연 관람을 위해 고양시를 찾게 될 이들에게 방문할 만한 명소나 문화 공간을 추천해 주세요.
먼저 일산호수공원은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노래하는 분수대도 방문객들을 맞아주죠. 라페스타와 웨스턴돔도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주산성도 있습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고양행주문화제·고양호수예술축제 등 곳곳을 배경으로 축제도 펼쳐집니다. 공연 관람을 위해 방문하셨다가, 고양시의 이 다양한 매력에 푹 빠져 ‘꼭 다시 찾고 싶어지는 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글 허서현 기자 사진 고양특례시
이동환(1966~) 고려대(건축공학) 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 석사, 연세대학교 도시공학 박사를 졸업했고 연세대·홍익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경기도 정무실장, 대통령직무인수위 자문위원 등을 맡은 바 있으며 저서 ‘도시, 시민과 경영하다’ ‘이동환의 고양산책’ ‘이동환의 k-도시’ 등을 집필했다.
INFO
연극 ‘톡톡’ | 4월 4·6일 고양어울림누리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 4월 5·6일 고양아람누리
윌슨 응/카타르 필하모닉(협연 조수미) | 4월 12일 고양아람누리
뮤지컬 ‘적벽’ | 4월 26·27일 고양어울림누리
고양종합운동장 주요 라인업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4.16~25)
블랙핑크 월드 투어(7.5·6)
오아시스 내한 공연(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