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5년 4월 14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세기와 세계의 전환자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

피에르 불레즈/강혜선(바이올린)/ 피에르 로랑 에마르·마우리치오 폴리니· 플로랑 보파르(피아노) 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빈 필하모닉,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BBC 싱어즈 외

DG 4847513(13CDs)

 

스티브 라이히: 선곡집

스티브 라이히/ 마이클 틸슨 토머스·얍 판 츠베덴(지휘)/ 머핸 에스파하니(건반)/

크로노스 콰르텟/ 스티브 라이히 앙상블, 런던 심포니, LA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외

Nonesuch 7559790418(26CDs, DVD)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1925~2016), 그리고 지금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스티브 라이히(1936~)는 각각의 활동지였던 유럽과 북미는 물론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친 20세기 작곡가이다. 그들의 작품을 묶은 컴필레이션 음반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음악을 익혀보자.

불레즈 탄생 10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은 앞서 출시됐던 84장의 세트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2022)의 후속으로, 이번 13장의 세트에는 작곡가의 해설이 담긴 252쪽의 소책자가 포함되어 있다. 작곡가가 직접 지시하며 녹음한 작품들로 엄선했으며, 본인을 포함하여 음반에 참여한 연주자와 단체 수는 마흔을 거뜬히 넘긴다. 장르와 편성 역시 바이올린 독주부터 관현악곡까지 폭넓고, ‘구조Ⅰ·Ⅱ’ 등 주요 역작이 가득 담겨있다.

라이히가 지난 60년 동안 작곡하여, 논서치 레이블에서 40년 동안 녹음한 음악이 묶음으로 발매된다. 1965년 발표했던 ‘비가 올 것이다(It’s Gonna Rain)’부터, 가장 최근 츠베덴/뉴욕필과 함께한 ‘야곱의 사다리(Jacob’s Ladder)’까지 담겨있으며, 니코 뮬리, 티모 안드레스 등 여러 작곡가가 쓴 두 권의 작품 해석 책자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라이히의 음악은 친근하면서도 조금은 무섭습니다. 표면은 깨끗하고, 세련된 동시에 유머가 있고, 본능적인 아름다움이 들리죠.”(안드레스) 이의정

 

 

같은 여름 밤, 남다른 꿈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조르디 사발(지휘)/ 르 콩세르 데 나시옹, 라 카펠라 레이알 데 카탈루냐

Alia Vox AVSA9960(4CDs)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발리 길, 시린 사바, 돈 시브라이트, 니콜라스 암필드, 라이언 허튼,

매튜 베인턴, 프레미 타망/엘리노어 로드(연출)

Opus Arte OA1392D(DVD)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깊이 매료된 17세의 멘델스존은 음악으로 또 다른 여름 밤의 풍경을 펼쳐냈다.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달콤한 소동 속으로 빠져들어 보자.

고음악 연주의 대가 조르디 사발(1941~)이 그가 창단한 연주 단체 르 콩세르 데 나시옹과 합창단 라 카펠라 레이알 데 카탈루냐와 함께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선사한다. 알리아 복스 레이블의 25주년을 기념해 발매된 이번 음반은 총 4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서곡과 8개의 부수 음악, 6개의 멜로드라마 전곡이 각각 영어와 독일어로 수록되어 있으며, 대사를 제외한 음악도 포함되어 있다. 시대 악기의 특성과 매력을 극대화한 연주가 돋보인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현실 세계와 요정 세계를 동시에 펼쳐낸다. 2024년 실황으로, 네 쌍의 젊은 연인이 마법에 걸린 숲에서 겪는 하룻밤 사이의 사건을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연인들의 눈에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하고, 사건의 진실을 아는 인물은 요정 ‘퍽’ 뿐이다. 연출을 맡은 엘리노어 로드는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작품의 특징을 한껏 살려내며 한여름 밤의 가장 깊은 곳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홍예원

 

 


 

화제의 신보

 

마사바네 세실리아

마사바네 세실리아 랑와나샤(소프라노)/ 애런 골딘(피아노)

Rubicon RCD1180

2021년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가곡상을 받은 마사바네 세실리아 랑와나샤(1993~)의 데뷔 음반이다. 마사바네는 남아프리카 출신으로 케이프타운 대학을 졸업, 케이프타운 오페라에서 2년간 가수로 활동했다. 음반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녹이기 위해 남아프리카 음악을 포함하여 가스펠·흑인영가·가곡·샹송·오페라 아리아가 혼재돼 있다. 그는 2024년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음악가상을 받았다.

 

‘누구일까요?’

올가 파시첸코(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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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시코드·포르테피아노·오르간 등 다양한 건반악기에 능통한 올가 파시첸코(1986~)의 신보이다. 멘델스존 남매의 ‘무언가’를 서로 교차 배치한 뒤 ‘누구일까요?’라고 묻는 음반에는 뼈 있는 재치가 담겨있다. ‘무언가’ 장르를 처음 쓴 작곡가가 파니와 펠릭스 중 누구인지 지금도 논쟁 중이라는 사실도 떠오른다. 음반에 사용된 악기는 당대 제작사인 콘라드 그라프의 1836년산 피아노로 현대 피아노보다 가벼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2번, 죽음의 섬

보리스 길트버그(피아노)

Naxos 8574601

보리스 길트버그(1984~)가 라흐마니노프 소나타들과 ‘죽음의 섬’을 담았다. 특히 ‘죽음의 섬’은 길트버그가 직접 편곡한 버전이다. 지난 2013년 퀸 엘리자베스에서 우승, 낙소스 레이블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으며, 2015년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오푸스 클라식 어워드를 수상했다. 오는 4월 24일(금호아트홀 연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을 포함한 프로그램으로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카라얀/베를린필: 1953~1969 미공개 음원 모음집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베를린 필하모닉/ 크리스토프 에셴바흐(피아노) 외

Berliner Philharmoniker BPHR 240291(24SACDs) 1

953년부터 1969년까지 카라얀(1908~1989)과 베를린필이 방송을 위해 녹음한 연주로,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음원들이다. 고해상도 리마스터링된 음반에는 바로크 협주곡부터 고전·낭만·인상주의까지 방대한 레퍼토리와 23곳의 공연장 실황이 담겨있다. 1963년 이후에는 ‘카라얀 텐트’로 불린 베를린 필하모니에서의 녹음이 주를 이룬다. 2022년 ‘푸르트벵글러의 보석들’ 발매 이후, 베를린필의 두 번째 역사적인 에디션이다.

 

 

요나스 카우프만 ‘사운드 오브 무비’

요나스 카우프만(테너)/요헨 리더(지휘)/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C major 768708(DVD), 768604(Blu-ray)

2024년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열린 카우프만(1969~)의 영화 음악 콘서트 실황물이다. 요헨 리더(1970~)의 섬세한 지휘하에, ‘슈퍼맨 행진곡’(영화 슈퍼맨)와 ‘마리아’(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고전 명화부터 비교적 최근 작품까지 총 17곡의 아름다운 영화음악이 이어진다. 오페라 아리아를 부를 때와는 또 다른 요나스 카우프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카우프만이 별도로 준비한 해설 영상이 감상의 깊이를 더한다.

 

로열 발레 ‘백조의 호수’

마틴 게오르기예프(지휘)/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야스민 나그디(오데트·오딜), 매튜 볼(지그프리드) 외

Opus Arte OA1389D(DVD), OABD7326D(Blu-ray)

2024년 로열 발레 실황 영상물. 안무가 리암 스칼렛(1986~2021)이 2017/18 시즌에 선보인 프로덕션으로, 당시 로열 발레에서 31년 만에 새로운 연출로 제작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폰 로트바르트(토마스 화이트헤드 분)와 지크프리트의 친구 베노(전준혁 분)의 비중이 커진 것이 특징이다. 웅장한 계단과 황금 장식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 로열 발레의 수석 무용수 야스민 나그디와 매튜 볼의 아름다운 2인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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