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
수성아트피아 관장 박동용
지역 문화예술의 모범이 되기를 꿈꾸다
재임기를 기점으로 살피는 대구 수성아트피아의 현재와 미래
대구광역시 수성구는 국립대구박물관, 대구미술관, 대구간송미술관, 대구스타디움, 대구삼성라이온즈 파크까지 시민이 많이 찾는 문화기관이 꽉 들어찬, 문화예술의 성지이다. 그 성지 위에 클래식 음악을 비롯하여 연극·무용·오페라·뮤지컬·콘서트는 물론, 다양한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 축제를 진행하는 수성아트피아가 함께 있다.
2007년 문을 연 수성아트피아는 설립 이래 첫 리모델링을 마치며 2023년 재개관하고, 제7대 수성아트피아 관장으로 박동용을 임명했다. 2년 전 대구의 르네상스를 그리며 다양한 기획 공연 확장을 이야기하던 그는 올해 4월에 수성아트피아 관장으로 재임용됐다. 사업에 관한 명확한 이해와 각 프로그램 비전을 분명하게 전하는 그의 언어에서 수성문화재단의 공표를 수긍할 수 있었다. 해낸 일도, 해낼 일도 많은 수성아트피아의 미래가 기대되는 가운데, 박동용 관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2023년 리모델링을 마친 수성아트피아와 함께 출발하여, 올해 수성아트피아 관장으로 재임용됐다. 지난 2년간 수성아트피아가 이룬 중요한 변화는 무엇인가?
우리는 2년 전부터 단순한 공연 유통보다는 자체 제작을 늘려 시즌 레퍼토리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계절별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5월 가정의 달의 행사를 추가한 것 또한 변화이다.
실제로 어린이 관련 사업 증진이 눈에 띈다. 어린이 예술체험교육센터인 ‘아테이너’도 지난 재임 기간에 시작됐다.
2024년 1월 문을 연 ‘아테이너’는 예술가와 함께하는 과정형 중심 교육으로 단순히 ‘보고 배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술가와 어린이가 함께 호흡하며 예술을 창작해 볼 수 있는 컨테이너 구조의 ‘배움의 공간’이다. 여러 어린이 예술교육이 일회성 무대 공연 또는 미술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그칠 때가 많으나, ‘아테이너’는 그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미술·음악·연극·무용·건축 다섯 분야로, 놀이와 과정을 통해 자기효능감, 의사소통, 협력, 문제해결을 익히도록 이끌고 있다.
이밖에 일반인 대상인 예술아카데미도 수성아트피아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 중이다.
예술아카데미는 예술 ‘향유’에서 ‘참여’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중점을 둔 정책이다. 수성아트피아를 찾는 관객이 관람 중심의 공연 소비를 넘어, 참여하고 체험하는 ‘예술가’로 활동하도록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구 수성구는 문화 수준과 교육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예술을 배우고자 하는 일반인 분들이 많아, 예술아카데미가 지역 주민을 위한 예술 창구로 이바지하고 있다.
2023년 독일 카를스루에 바덴국립극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 역시, 지난 재임 기간에 있던 중요 사업이었다.
지자체 공연장으로서 매우 드문 사례였다. MOU 체결 이후 지역 성악가를 카를스루에 극장에 진출시키는 것을 우선 과제로 두었는데, 2023년 첫해 오디션에 베이스 김주현이 선발되어 이듬해 카를스루에 극장 ‘카르멘’ 무대에 출연하게 됐다. 2024년에 선발한 지역 성악가 3명 중 소프라노 1명과 바리톤 1명도 올해 7월 카를스루에 극장의 시즌 폐막 공연에 출연한다. 카를스루에 극장과는 또한 매년 오페라를 공동제작하고 있으며, 올해는 9월 ‘라 트라비아타’를 우리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앞으로는 교류를 확대하여 공연기획자 및 무대 엔지니어 등의 협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두 걸음 더 나아가다
새로운 임기 2년이 주어졌다. 강조하고 싶은 목표 중 ‘조직 역량 강화’를 꼽았는데, 어떻게 달성해 나갈 예정인가?
앞으로의 2년은 지금의 기반을 더 탄탄히 다지는 시기라고 생각하여 ‘조직 역량 강화’를 우선으로 꼽았다. 좋은 콘텐츠도 결국 사람이 만들고, 그 사람을 움직이는 건 조직의 힘이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부 직원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성아트피아가 단순히 ‘기획을 잘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고, 지속가능한 조직 문화가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의 비전은 ‘국내 문화예술 기관 중 벤치마킹하고 싶은 첫 번째 대상’이 되는 것이다.
기관 밖의 경영에 관해서도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그중에는 공연예술 분야가 어려워하는 ‘환경’ 문제도 있는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탄소 배출 저감 방법을 항상 고려한다. 기본적으로는 QR코드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홍보물 인쇄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아가 무대 설치와 전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항상 재사용과 친환경을 고려한 자재로 공급·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경북 지역 산불 피해로 인해 영남과 대구의 사회적·문화적 분위기가 다소 침체했다. 문화예술 기관으로 이를 어떻게 대처했는가?
지난 4월 16일 수성아트피아는 대구음악협회와 공동으로 인근 경북 산불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개최했다. 감사하게도 모든 출연진이 무료로 공연하여 티켓 수입금 전액과 추가 기부금을 피해지역으로 직접 전달하였다. 성금 마련이 가장 도움이 되는 실질적 도움이라 생각되어 음악회를 개최하게 됐으며, 예술이 가진 위로와 치유 역할을 고민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재난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도 역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2년에 맞춰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전해달라.
먼저 많은 분이 사랑해 주시는 수성구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제작을 추진 중이다. ‘뚜비’가 단순 캐릭터를 넘어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길 바란다. 또한 지역 내에 작은 미술관 운영을 통해 일상 속 예술 향유를 확대하고자 한다. 지역 박물관 및 대학 미술관과 전시를 연계해 학문과 예술이 함께하는 협력 모델도 만들고 싶다. 끝으로, 해외 예술 영재 발굴 지원 사업도 준비 중이다.
글 이의정 기자 사진 수성아트피아
박동용(1965~)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CBS편성국, 국제오페라단 기획 차장, ㈜서울음반 팀장, 경기필하모닉 기획실장을 역임하였으며, 2023년부터 제7대 수성아트피아 관장으로 취임, 2025년 4월 10일 재임하였다.
PERFORMANCE INFORMATION
수성아트피아 주요 공연 일정
5월 14~17일 이머시브 연극 ‘THE VOTE’
5월 30·31일 연극 ‘꽃의 비밀’
6월 20·21일 유니버설발레단 ‘춘향’
8월 31일 베르나르 베르베르×세종솔로이스츠 ‘키메라의 시대’
11월 8일 재닌 얀센 바이올린 리사이틀 1
2월 14일 백건우·이 무지치 듀오 리사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