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
최정상 악단의 ‘첼로 자치구’ 일지
악단 속에서 피어난 실내악단은 많다. 그러나 공연 매진이 가능한 팀은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가 유일하지 않을까. 특히 아시아에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이들은 오는 7월, 중국·일본·대만을 거쳐 한국 무대에 오른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세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독립적인 예술 공동체로 자생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총괄 허서현 기자 사진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
INTERVIEW 매니징디렉터 슈테판 콘츠 & 예술감독 브루노 들르플레르 _박찬미
INFORMATION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단들 _류태형
INTERVIEW
매니징디렉터 슈테판 콘츠 & 예술감독 브루노 들르플레르
악단 밖, 12인의 이야기 결성
동기부터 미래를 향한 계획, 그리고 음악을 통한 우정과 소소한 일상까지. 12명을 대변하는 그들의 대화를 들어본다

슈테판 콘츠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이하 12 첼리스트)라는 그 공식 명칭처럼 베를린 필하모닉과 12 첼리스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12 첼리스트의 성공담에 베를린 필하모닉은 등장하지 않는다. ‘본가’의 직접적인 지원 한 번 받아본 적이 없는, 지극히 독립적인 단체이기 때문이다. 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베를린 공연을 앞두면 감회가 남다르다 할 정도다.
1972년, 12 첼리스트의 등장은 대단한 뉴스거리였다. 악단의 몇몇 단원이 합심해 ‘유닛’을 창단한 것도 새로운데, 같은 악기 열두 대 편성이라니. 그나마 클래식 음악계 ‘이단아’로 불리지 않은 건, 세계 최정상 악단의 검증된 첼리스트들이기 때문이었을 테다. 12 첼리스트는 이제 반세기 동안 장수한 전설적인 앙상블이다. 세계 곳곳에서 순회 공연하는 것을 넘어, 공연을 속속 매진시키는 악단 유닛이기 때문.
12 첼리스트의 명성이 제아무리 높다 해도, 베를린 필하모닉 내에서의 의무는 늘 앞서 있다. 리허설과 공연, 1년에 3분의 1가량 차지하는 악단의 순회공연 일정을 차질 없이 참여해야 한다. 이는 곧, 12 첼리스트가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시간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기꺼이 12 첼리스트라는 이름을 지고 간다. 그로부터 얻는 것이 오케스트라 연주자에겐 생명수와도 같아서다.
12 첼리스트의 단원이자 매니징디렉터인 슈테판 콘츠, 예술감독 브루노 들르플레르와 영상으로 만났다.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2시간을 앞두고 시작된 대화. 두 사람은 길에 나서야 할 마지막 순간까지 12 첼리스트의 일원으로 사는 삶을 들려주었다.
우연에서 필연으로
‘5 첼리스트’도, ‘8 첼리스트’도 아닌 ‘12 첼리스트’가 된 건 지극히 우연이더군요. 당시 베를린 필하모닉이 고용하던 첼리스트가 12명이었다고요.
슈테판 맞아요. 그런데 마침 12 첼리스트 탄생의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이 운명처럼 등장합니다. 1972년 잘츠부르크 라디오 방송국이 베를린 필하모닉 첼로 단원들에게 연주 의뢰할 작품을 조사하다가, 율리우스 클렝겔의 12대 첼로를 위한 ‘찬가’(1922)를 발견해요. 작곡가가 자신의 친구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였던 아르투르 니키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쓴 곡이었죠. 베를린 필하모닉의 모든 첼로 단원이 동원돼 이 작품을 연주한 게 12 첼리스트의 탄생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네요. 그러면서 하나의 필연이 생기는 거지요.
슈테판 12는 종종 완전체를 상징해요. 1년은 12달로, 1옥타브는 12개 반음으로, 하루를 채우는 오전과 오후도 12시간씩이죠. 음악적으로도 쉬운 숫자입니다. 3개의 4중주나 2개의 6중주를 만들 수 있거든요.
일회성 연주에 그칠 수 있었는데, 12 첼리스트는 독립적인 앙상블로 발전했어요. 악단의 첼로 단원들이 앙상블 창단에 공감한 결과인가요?
슈테판 창단 멤버였던 루돌프 바인하이머(1931~2023)가 크게 공헌했어요. 아주 사교적이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가 단원들의 참여를 독려했죠.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정기적으로 공연하기 위해서는 12대 첼로를 위한 작품들을 개발해야 했죠. 바인하이머는 특출난 수완으로 작곡가들도 사로잡았어요. 이에 대해선 아름다운 일화가 많습니다.
그 일화 중 하나를 꼽아주신다면요?
슈테판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오던 어느 날, 운전 중이던 바인하이머는 히치하이크하고 있는 어느 소녀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다줬어요. 알고 보니 그 소녀는 작곡가 보리스 블라허(1903~1975)의 딸이었죠. 사례를 하겠다던 블라허에게 바인하이머는 12 첼리스트를 위한 곡을 의뢰합니다. 그렇게 12 첼리스트를 위한 첫 작품이 탄생했어요. 저희가 즐겨 연주하는 ‘블루스-에스파뇰라-룸바 필하모니아’(1973)입니다. 아프리카, 스페인, 중남미의 열정적인 세 춤곡을 재해석한 작품이죠.
그 작품 초연은 일본에서 이뤄졌더라고요. 프로그램을 갖춘 12 첼리스트 ‘최초의 공연’도 일본에서 열렸죠? 일본은 앙상블의 초반 ‘굳히기’에 이바지한 것 같아요. 이후 12 첼리스트의 이름이 아시아 전역으로도 알려지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슈테판 바인하이머의 수완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결과입니다. 마당발이었던 그는 여러 나라의 고위공직자들과도 친분이 있었어요. 그중 한 명이 아키히토 일왕이었죠. 첼로를 즐겨 연주한 아키히토는 12 첼리스트를 일본 황실로 여러 차례 초청했습니다. 이 외에도 대통령 접견이나 UN 의회, 나토 정상회담, 세계은행 콘퍼런스 등에서 문화 대사로 연주하면서 12 첼리스트의 이름이 세계 각국에 알려졌죠.
12 첼리스트의 목소리를 찾아

브루노 들르플레르
국경을 넘어 두루 사랑받은 건, 궁극적으로 이 앙상블이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지녔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요.
브루노 악기 자체의 특성 덕분이기도 해요. 첼로는 현악기 중 가장 폭넓은 음역을 지녀서 12대가 모여 고음의 선율과 저음 베이스, 리듬을 다채롭게 아우를 수 있어요. 오케스트라와 같은 풍성함도 만들 수 있죠. 편곡할 때 그런 다이내믹을 최대한 살리려고 합니다. 또, 잘 알려진 것처럼 첼로는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음역을 지녀요. 그래서 청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성악과 첼로 앙상블이 호흡하는 작품들이 특히 마음을 울리더군요. 빌라 로부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5번’처럼요.
브루노 성악은 음악적 대화를 나누기 참 좋은 것 같아요. 여러 악기와 협업을 시도해 봤지만, 개인적으론 성악과 합이 특히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장르를 포용한 것도 사랑받은 이유일 텐데요. 일찍이 크로스오버를 실험했어요. 음반 ‘비틀스 인 클래식’(1983, Teldec)은 12 첼리스트의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였죠.
슈테판 그 음반은 적확한 시점에 발매됐다고 생각해요. 아직 크로스오버가 새롭던 시절에, 클래식 음악만을 듣던 애호가들은 큰 충격을 받았죠. 저는 당시 아주 어렸을 때인데, 이 음반의 유명세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12 첼리스트의 1세대가 대중음악을 주로 실험했다면, 2세대는 탱고를 비롯한 남미 음악을 다루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친한 친구이기도 했던 아르헨티나 출신 음악가 호세 카를리가 편곡에 자주 참여했어요. 이 시기를 거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음반 ‘남미로의 휴가’(2000, EMI Classics)가 나왔습니다.
편곡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12 첼리스트의 많은 레퍼토리를 작업한 윌 카이저 린데만도 빼놓을 수 없어요. 20여 년을 앙상블의 편곡자로 활약했는데요.
슈테판 특히 2세대가 탱고 음악을 다루기 시작했을 때, 린데만은 12 첼리스트의 사운드, 프로필, 이미지를 재정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앙상블이 새로운 장을 연 계기였죠. 린데만은 10년 전쯤 세상을 떠났어요. 이후 저나 브루노, 루드비히 콴트 등 단원들이 직접 편곡하면서 아직 앙상블이 발견하지 못한 사운드를 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1세대를 거쳐 2세대가 그랬듯이, 저희도 12 첼리스트를 다시 한번 재정의할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직접 편곡해 보니 가장 도전적인 점은 무엇이던가요?
브루노 같은 악기 열두 대로 다양한 표현, 아티큘레이션을 구사하도록 하려니 엄청난 창의력을 요구해요. 오케스트라였다면, 특정 표현을 가장 효과적으로 낼 법한 악기에 간단히 배정할 수 있었겠죠.
첼리스트가 아니라면, 오히려 편곡할 때 창의력을 발휘하기 쉽겠어요. 정석 연주법에서 벗어날 테니까요. 베토벤의 몇몇 첼로 곡들도 당시로써는 말도 안 되는 테크닉이 요구됐지만, 그 덕에 독창적인 작품이 되었죠.
슈테판 린데만도 호른 연주자였어요. 편곡자가 꼭 첼리스트일 필요는 없어요.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죠.
브루노 린데만의 음악은 분명 첼로로 연주하기에 까다로운 점이 많은데, 연주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부분이 음악적으로 굉장히 멋져요. 린데만이 첼리스트였다면 그런 표현이 가능했을까 싶어요.
슈테판 ‘아, 이렇게 쓰면 연주가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앞섰겠죠.(웃음)
각 단원의 특성, 강점을 고려해서 파트를 분배하나요?
슈테판 오랫동안 베를린 필하모닉과 12 첼리스트에서 함께해서, 각 단원이 주로 어떤 스타일로 연주하는지 간파하고 있어요. 그래서 각각의 성격을 염두에 두고 편곡합니다. 높은 음역에서 환상적인 연주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짙은 어두움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있죠. ‘맞춤형 편곡’을 통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거예요. 서로를 잘 안다는 게 함께 음악을 만들 때 정말 큰 이득이에요.
브루노 동시에 가능한 민주적으로 분배하려고 합니다. 누군가 주 멜로디를 독차지하거나 베이스만 연주하는 일이 없도록요. 모두가 작품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어야 하죠.
다음 세대의 고민

베를린 필하모닉 대공연장(Großer Saal) ©Uwe Arens
볼프강 림, 구바이둘리나 등 많은 작곡가가 12 첼리스트를 위해 새로운 작품을 썼어요. 크세나키스 작품에서는 12 첼리스트가 무대에 동그란 원처럼 둥글게 앉아서 연주했다고요!
슈테판 1세대가 그런 실험을 많이 했어요. 이 앙상블에 무엇이 잘 맞는지, 그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습니다. 열두 대 첼로를 위한 정통 레퍼토리 같은 게 없었으니까요.
브루노 현대음악은 지금까지도 12 첼리스트 레퍼토리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최근에는 페테르 외트뵈시가 작곡한 ‘Dodici’(숫자 ‘12’를 뜻함), 베를린 필하모닉의 비올라 단원이기도 했던 브렛 딘이 작곡한 ‘12명의 화난 사람들’ 등을 자주 연주하고 있어요. 7월 아시아 투어에서는 친애하는 제 동료인(웃음)
슈테판 콘츠가 작곡한 ‘스윙 온 드보르자크’를 세계 초연합니다. 장 프랑세의 ‘찬가’ 중 빠른 악장도 연주해요. 프랑스의 유명한 자동차 경주인 ‘르망 24시’를 묘사하는 작품이에요. 첼로가 경주 자동차의 터보 엔진을 묘사한다는 게 신선하지 않나요? 슈테판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12 첼리스트의 핵심 정신은 ‘음악적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기’입니다. 앙상블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그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3세대에서도 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하고 있고요.
브루노 조만간 또 신선한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단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단계입니다.
트럼펫이나 하프, 탱고 무용 등과 협업을 진행한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겠군요. 실험해 보고 싶은 새로운 편성이 있나요?
브루노 흠… 드럼셋 같은 타악기와 협업해 보고 싶어요! (슈테판을 향해) 우리 얘기 좀 해보자. 질문 줘서 고마워요! 마지막 정규 음반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어요.
3세대로서 다음 음반에 대한 고민도 깊겠어요.
슈테판 지금까지 10장 정도 발매됐는데, 각 음반이 기념비적이었어요. 새로운 음반이 나오려면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해요. 비틀스 음반이나 탱고 음반이 12 첼리스트의 상징이 된 것처럼요. 그런 ‘확실한’ 작품을 찾는 데 시간을 들이는 중입니다. 물론, 12 첼리스트 레퍼토리 중에 음반으로 남지 않은 작품들은 많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탱고 음반, 영화음악 음반 등을 발매하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오랫동안 음반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12 첼리스트가 정체되어 있다는 뜻은 분명히 아닙니다.
브루노 걸맞은 곡을 찾는 게 중요한 만큼,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 편곡자를 찾는 일도 중요해요. 린데만처럼 12 첼리스트의 음악성을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죠.
슈테판 현재 첼로 시장을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젊은 스타 독주자들, 투 첼로(2Cellos) 같은 대중적인 음악가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15년 전에 “첼리스트가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게 될 거야”라고 말했으면, 다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흐름이 변했고, 첼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죠. 저희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에게 맞는 방향성일지요. 브루노나 저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앙상블의 색과는 다를 수도 있거든요.
브루노 우리의 정체성에 충실하게 남는 것도 중요해요.
슈테판 맞아요, 클래식 음악에서 진정성은 정말 중요한 가치거든요. 자신답게 연주해야 하죠. 그래서 시간을 들여, 직접 무대에서 실험하며 우리에게 맞는 길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나와 우리가 되는 시간
베를린 필하모닉에 입단하면 자동으로 12 첼리스트의 일원이 되는 거죠?
브루노 무언의 규칙이죠.(웃음) 그런데 앙상블에 참여하길 꺼리는 단원은 없어요. 저만 해도, 어릴 때 베를린 필하모닉만큼이나 12 첼리스트도 동경했거든요. 제 아이돌이었어요. 특히 여러 음악 스타일을 누비는 게 멋졌죠.
슈테판 12 첼리스트라는 또 하나의 이름은 오히려 인센티브에 가까워요. 저에게도 12 첼리스트의 일원이 된다는 건 일생일대의 사건이었거든요.
12 첼리스트는 지금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슈테판 제가 16살에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아주 신이 나서는 ‘훌륭한 동료들과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함께 연주하다니, 아주 환상적이에요! 심지어 저는 그런 앙상블을 이끌고 있죠!’하고 답했을 거예요. 지금은 12 첼리스트로서 연주하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해하고 있습니다.
브루노 엄청난 특권이죠. 특히, 또 하나의 가족을 얻은 것 같아요. 악단의 그 어느 그룹보다도 서로를 친밀히 느낍니다.
슈테판 보통 베를린 필하모닉이 순회공연을 마치면,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고 12 첼리스트만 남아요. 저희는 함께 또 다른 모험을 떠나죠. 자기 자신이 되는 시간이에요.
브루노 악단에서는 아무래도 큰 규모 때문에 모두와 소통하는 게 어려워요. 12도 작지 않은 숫자이지만 그래도 모두가 함께 같이 놀고 소통하는 게 가능한 규모죠.
12명이 12 첼리스트 안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음악 내외적인 부분을 통틀어서요.
브루노 모두 굉장히 개성이 강해요.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해지고 있죠.(웃음) 물론 삶의 일부분이겠죠. 그렇게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거고요. 동료들 불만 사기는 싫으니, 공개적으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할게요!
창단의 산파와도 같은 루돌프 바인하이머(1931~2023) 시절에는 잘츠부르크에 12 첼리스트가 자주 모여 한담도 나누고, 프로그램도 논의하던 술집이 있었다고요. 지금 세대에도 그런 공간이 있나요?
슈테판 모여서 자주 놀아요. 음악에 대해 진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주로 공연할 때 있어요. 베를린에서의 연주는 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해서, 우리가 공연 중이라는 건 곧 여행 중이라는 뜻이죠. 같이 먹고, 놀고, 자고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악단에서보단 훨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겠어요.
슈테판 각자 개성이 강하다고 했지만, 다른 의견을 잘 소화해요. 그래서 우리 사이엔 자기검열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끔 논의에 불이 붙기도 해요. 그래야만 하죠.
브루노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죠. 좋은 공연을 하는 거요. 논의가 격앙돼도 결국엔 음악이 치유해 주더라고요.
슈테판 정말이에요. 좋은 공연을 함께하고 나면, 화를 계속 품고 있기 어려운 법이죠.
악단에서 말러나 브루크너의 작품을 연주하다가, 12 첼리스트로 서면 한숨 돌린 것 같은 느낌은 안 드나요?
브루노 말러, 브루크너도 즐겨 연주하긴 합니다만.(웃음) 중요한 건, 내 연주 생활에 얼마나 큰 다양성이 있는가예요. 같은 곡을 늘 반복하는 ‘일상적인 연주’가 음악 생활에 타성을 불러오거든요. 베를린 필하모닉이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긴 하지만, 12 첼리스트에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연주함으로써 그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어요.
슈테판 음악가로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예술적 자율성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물론 교향곡을 좋아하는 음악가라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지휘자가 방향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90여 명의 사람들과 팀워크를 발휘해야 하겠죠. 그 역할도 분명 가치 있지만, 음악가로서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해봐야 해요. 12 첼리스트 같은 프로젝트가 그런 기회를 제공하죠. 많은 오케스트라 음악가가 실내악·독주·교육·작곡 등 여러 활동을 겸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해야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도 최고의 음악성을 발휘할 수 있어요. 혼자 연습할 때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할 때, 자신의 판단력을 쓸 수 있게 되죠.
전설의 무게
수십 명의 첼리스트가 거쳐 가면서 12 첼리스트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어요.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힌 것도 그중 하나고요.
슈테판 첼로가 엄청난 주목을 받은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전에는 첼로가 그렇게 주목받는 독주 악기도,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악기로도 여겨지지 않았어요. 12 첼리스트가 첼로 레퍼토리를 대폭 확장하기도 했죠.
브루노 어린아이들에게도 첼로를 매력적인 악기로 어필할 수 있었어요. 첼로를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레퍼토리를, 더욱 개방적인 공연 환경에서 선보일 수 있었죠. 실제로 저희 공연에 어린이 관객도 많이 오고, 교육적인 공연도 진행합니다. 2022년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는 첼로를 공부하는 12명의 어린이와 함께 연주하기도 했어요. 이런 특별한 경험이 다음 세대 첼리스트들의 기억에 남아 있을 거예요. 저희는 첼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 열정을 가능한 많은 사람과 나누려고 해요. 그래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도 많이 하고요.
우문이겠지만…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에게 12 첼리스트와 같은 앙상블 활동을 추천하시겠어요?
슈테판 이미 다른 많은 악단이 실내악 앙상블을 운영 중이에요. 12 첼리스트가 분명 그 첫 출발을 했고, 다른 앙상블의 탄생에 영향을 줬죠. 12 첼리스트가 그런 영향력을 갖는다는 데서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기 위해 늘 솔선수범해야죠.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언젠가 그런 말을 한 적 있어요. “베를린 필하모닉은 성공이라는 저주를 타고났다”고요. 우리는 늘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를 유지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덕분에 관객의 큰 사랑을 얻고 있고,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거지만요.
브루노 훌륭한 다음 세대 연주자들을 끌어당기고 있기도 하고요.
슈테판 맞아요. 저희는 그 음악가들로 가득한 호수에 살고 있는 거예요. 좌우, 위아래 다양한 방향으로 헤엄치게 하는 영감이 주변에 가득하죠.
브루노 슈테판은 상어에 가깝죠.(웃음)
슈테판 하하. 고래로 할래요. 아주 큰 고래요. 브루노는 감수성 풍부한 돌고래예요!(웃음)
글 박찬미(독일 통신원)
PERFORMANCE INFORMATION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 리사이틀
7월 17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7월 18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대구)
7월 19일 오후 4시 아트센터인천 클렝겔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 포레 ‘파반느’, 에디트 피아프 ‘라 비앙 로즈’ 외
12 첼리스트 단원들의 한마디
우리가 첼로를 통해 꿈꾸는 것들!
➊ 루드비히 콴트 (1991년 입단)
“2002년, 월드컵 열기로 가득했던 한국에서 공연한 게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앙코르 때 전 첼리스트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는데, 정말 그렇게 큰 함성은 처음 들어봤다니까요! 브루노 입단 이전에 예술감독으로 앙상블을 이끌었고, 지금도 그 역할을 나누어 맡고 있어요. 또, 가끔 앙상블의 오랜 습관을 바꿔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음 음반에 꼭 들어가야 할 곡은 친애하는 동료 슈테판 콘츠의 신작 ‘스윙 온 드보르자크’죠! 정말 멋진 작품이라 큰 성공을 거두리라고 확신합니다.”
➋ 레이첼 헬러 심콕 (2009년 입단)
“이탈리아 베네치아, 성 마르크 대성당에서의 연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에서 연주할 수 있다니 정말 영광이었죠. 저는 꽤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예요. 괜히 드라마에 휘말리는 건 딱 질색이고, 주어진 일에 조용히 최선을 다하는 게 제 스타일이죠. 새 음반이 나온다면, 버트 바카락의 어떤 작품도 잘 어울릴 거예요. 첼로 음색과 정말 잘 어울리는 음악이거든요.”
➌ 크리스토프 이겔브링크 (1989년 입단)
“12 첼리스트가 지금껏 단 한 번도 공연을 취소해야 했던 적이 없는 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동료가 갑자기 아프거나, 악보가 사라지거나, 비행기가 취소되는 일이 다행히도 없었죠. 12 첼리스트에서 늘 음악적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편곡도 많이 했고요.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해서, 전 동료 첼리스트였던 게오르그 파우스트의 도쿄 산토리홀 공연에서 반주도 했습니다. 은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첼로 넘버 5’로서 율리우스 클렝겔 ‘찬가’의 솔로를 연주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➍ 올라프 마닝어 (1995년 입단)
“전 12 첼리스트의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정치인입니다. 벌써 30년째 앙상블과 연주하고 있죠. 두고두고 기억할 공연은 크세나키스의 작품을 처음 연주한 때입니다(크세나키스의 ‘Retours(회귀)’는 무대에 12명 첼리스트가 동그랗게 앉아 연주하는 작품으로, 옆 첼리스트가 한 명씩 소리를 이어받아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듯한 음향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도 벌써 30년 전 일이네요. 또 한 번 녹음할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로랑 잘베르의 ‘장미꽃이 피었습니다(Es ist ein Ros entsprungen)’를 연주하고 싶습니다.”
➎ 솔레인 케르마렉 (2006년 입단)
“12 첼리스트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제 첫 아시아 순회공연이었어요. 대외적으로 활약하는 편은 아니지만, 12 첼리스트가 특히 힘에 부치는 투어를 할 때면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합니다. 다음 음반이 나온다면 제임스 본드 음악을 수록하고 싶어요!”
INFORMATION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단
세계 정상 악단 내의 실내악 자치구들
전통을 자랑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각 단원이 실내악적 감각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한 미덕으로 여긴다. 그 결과, 다양한 편성과 성격을 지닌 실내악단이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이들은 오케스트라의 확장판이자 독립된 예술 공동체로 활동하며, 고전부터 현대, 실험적 장르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현악 중심의 실내악단

메이드 인 베를린
베를린 필하모닉 12 첼리스트는 아마도 베를린 필 내 실내악단 가운데 가장 유명한 단체일 것이다. 12대의 첼로로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음색을 뽐내며 진지함과 유머, 깊이와 가벼움이 어우러져 남녀노소에게 호소하는 매력이 있다. 보리스 블라허·브렛 딘·탄 둔 등 유수의 작곡가들이 이들을 위한 12대 첼로 작품을 썼다. 이들의 음반은 2001·2005·2017년에는 에코 클래식 상을 받았다.
메이드 인 베를린은 2016년 창단했고,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노아 벤딕스 발글레이 등 스타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전통 사중주 외에도 비정형 레퍼토리에 집중하며 세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은 2018년 창단한 젊은 세대 중심의 현악 4중주단이다. 고전부터 현대까지 넓은 레퍼토리와 높은 기교로 주목받는다. 음반 작업도 하고 바덴바덴 부활절 축제 등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
더 큰 편성의 실내악단들도 있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은 5중주에 더블베이스를 포함한 편성이다. 오리지널 작품은 적지만 다양한 편곡을 통해 새로운 음향을 추구한다. 유럽·일본에서 활동했다. 필하모닉 현악 6중주단은 2쌍의 형제·자매가 포함된 구성이 특징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 두 대의 비올라, 두 대의 첼로로 깊은 해석력을 보여준다. 바덴바덴 등지에서 활동한다.
비슷한 경험을 중심으로 집결하는 때도 있다. 필하모닉 카메라타 베를린은 2001년 창단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젊은 단원들이 주축이 됐다. 정교한 실내악과 풍부한 사운드를 결합한 앙상블로 국제무대에서도 활동 중이다. 스트라디바리 솔로이스츠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트라디바리 악기 컬렉션을 갖춘 현악 앙상블이다. 1999년 창단 이후 주로 일본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연주한다. 바리안 프라이 콰르텟은 베를린필 아카데미 출신 단원 중심으로 2012년 창단했다. 미국의 자유투사 바리안 프라이(1907~1967)에서 따온 팀명으로, 클래식 음악 해석에 집중하고 있다.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목·금관 앙상블

베를린 필하모닉 브라스 앙상블 ©Peter Adamik
베를린 필하모닉 브라스 앙상블은 가장 오랜 기간 함께 연주해 온 필하모닉 실내악 그룹 중 하나다. 단원들은 솔로 연주에 대한 상호 관심을 일상적인 오케스트라 작업과 완전히 동등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앙상블은 고도의 미묘한 취주 기법과 아름다운 음색을 위해 독일 악기를 선호한다. 4개의 트럼펫과 4개의 트롬본으로 구성된 표준 악기는 앙상블 레퍼토리의 주류를 이루는 16~17세기 음악에 정통해 보인다.
물론 음악가들은 베이스 트럼펫부터 콘트라베이스 트롬본에 이르기까지 음악이 요구하는 대로 다양한 악기를 사용한다. 때로는 호른·튜바·타악기 등 추가 연주자와 다른 악기가 투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심지어 비틀스 곡을 편곡하기도 한다. 이 앙상블은 성공적인 활동으로 유럽의 여러 음악 수도와 페스티벌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일본 투어도 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스튜디오, 라디오와 텔레비전 녹음을 진행했다.
1983년에 창단한 빈-베를린 앙상블은 빈필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자들이 협력해 관악 5중주 장르 발전에 이바지했으며, 동시대 음악 중심의 레퍼토리를 구축한다. 외에도 베를린 필하모닉 8인의 호른 단원으로만 구성된 호른스 오브 더 베를린 필하모닉은 오페라 편곡·위촉곡·호른 특화곡 등 폭을 넓히는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악기와 장르의 만남을 주선하다

필하모닉 옥텟
현악과 관악기가 만난 혼합 편성 앙상블도 있다. 앙상블 베를린은 오보이스트 크리스토프 하트만 주도로 1999년 결성했다. 편곡 중심으로 다양한 편성을 시도하며 고전부터 현대까지 레퍼토리를 확장했다.
필하모닉 옥텟은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실내악단이다. 70여 년 유럽·아시아·미국 등지에서 공연했다. 다수의 위촉 작품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8인의 상임 멤버로 구성된 샤룬 앙상블은 1983년 창단했고. 현대 작곡가와의 협업에 주력하며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우웨이 트리오는 전통악기와의 앙상블을 보여준다. 비올라, 더블베이스, 그리고 중국 전통악기 ‘솅’의 독특한 조합이다. 유럽 클래식과 중국 악기의 만남으로 새로운 청취 경험을 제공한다.
새로운 앙상블의 형태는 더 있다. 여성 중심이나 비정형 장르의 앙상블이다. 2003년 결성된 비너스 앙상블은 베를린 필하모닉 여성 단원들이 주도한 실내악단으로, 다양한 편성으로 여성 연주자만의 해석력과 개성을 드러냈다. 비올렌탱고는 비올리스트 4인이 결성한 탱고 앙상블이다. 클래식과 탱고, 즉흥 연주를 결합하여 전통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가장 이색적인 앙상블로는 볼레로 베를린이 있다. 이들은 라틴, 재즈, 클래식의 크로스오버를 하며, 재즈 연주자와의 협업으로 생동감 넘치는 공연을 구성한다.
악단의 밖, 미래까지 포용하다

콘체르토 멜란테
베를린 필하모닉에는 피아노를 기반으로 한 실내악단도 다수 있다. 먼저 베를린 피아노 콰르텟의 멤버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킴 바르비에와 베를린 필하모닉 현악 주자들이다. 대표 레퍼토리 외에 시닛케 등 덜 알려진 작품을 발굴해 연주한다. 한편 1985년 창단된 필하모닉 피아노 콰르텟은 2005년부터 새 멤버를 꾸려왔다. 대니 엘프먼 위촉곡을 연주 및 음반 발매하는 등 활발한 창작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파이닝어 트리오는 2005년 결성됐다. 고전 트리오 레퍼토리에서 모더니즘까지 폭넓은 해석을 자랑하는데, 특히 문학 등 다른 예술 장르와의 결합 공연도 시도하고 있다. 외에도 관객과의 교감이 돋보이는 필하모니아 피아노 트리오가 있으며, 판게아 트리오 베를린은 2023년 국제적 배경을 가진 단원들이 모여 창단한 실내악단이다.
고음악 및 원전연주 중심의 실내악단으로는 베를린 바로크 졸리스텐을 들 수 있다. 1995년 창단했으며 현대 악기로 바로크를 해석하는 실험적 앙상블이다. 쿠스마울과 괴벨 등의 지휘로 독창적 사운드를 구축했다. 콘체르토 멜란테는 애너그램(문자 순서를 바꿔 명칭 만들기)으로 작곡가 텔레만의 이름을 토대로 팀명을 지었다. 보컬·악기 솔리스트와의 협업으로 바로크 성악 발굴에 기여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내의 실험과 융합을 내세운 실내악단들도 눈에 띈다. 누클레우스는 피아노·타악기·더블베이스 중심으로 현대 음악과 시각 예술, 연극 등 타 예술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한다. 카프리치오 베를린은 자유로운 구성과 형식의 실내악단이다. 다양한 악기 조합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을 진행한다. 그만큼 창의성과 유연성이 특징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단은 단순한 오케스트라의 파생 그룹이 아니다. 각 단원의 예술적 정체성과 세계관을 반영한 ‘독립된 목소리’이다. 그들은 고전의 정수와 현대의 실험, 장르적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까지 아우르며 세계 실내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단은 미래 클래식 음악 문화를 향한 길을 개척하는 중요한 예술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사진 베를린 필하모닉 공식 홈페이지
PERFORMANCE INFORMATION
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 리사이틀
8월 3일 오후 5시 광주시문화예술의전당 남한산성홀
베토벤 목관 5중주 Op.71, 온슬로 목관 5중주 Op.81, 힌데미트 목관 5중주를 위한 실내악곡 Op.24-2
키릴 페트렌코/베를린 필하모닉(협연 김선욱)
11월 7~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그너 지그프리트 목가, 슈만 피아노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1번,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