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알프레드 브렌델 전집’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5년 9월 1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노장의 일생을 담다

 

 

알프레드 브렌델 전집

알프레드 브렌델(피아노)

Decca 4788827(114 CDs)

 

 

 

‘아르보 패르트 작품집 : For Arvo’

게오르기스 오소킨스(피아노)

DG 4867672(CD), 4867673(LP)

 

 

2016년, 데카(Decca) 레이블은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1931~2025)의 85세 생일을 기념하여, 데카·DG·EMI 레이블에서 녹음한 총 114장의 CD 박스 세트를 발매했다. 이 방대한 컬렉션은 1940년대부터 2008년 은퇴 투어에 이르는 60여 년의 연주를 집대성한 것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11개의 작품 등 다양한 레퍼토리의 브렌델 스튜디오 앨범을 비롯, 라이브 실황물과 라디오 방송 녹음까지 포함했다. 또한 영국의 음악 평론가 미샤 도넷의 글, 브렌델이 직접 작성한 원고, 그리고 200페이지 분량의 음반 트랙 리스트가 함께 수록됐다. 지난 6월 브렌델의 별세 후, 위대한 음악가의 삶을 기념하며 그를 깊이 추모하는 의미로, 이 박스 세트를 재발매했다.

라트비아 피아니스트 게오르기스 오소킨스(1995~)가 DG 데뷔 음반을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1935~)에게 헌정했다. 음반에는 ‘알리나를 위하여’를 비롯한 기존의 작품뿐 아니라 오소킨스가 편곡한 패르트의 ‘프라트레스’ ‘파리 인터벌로’ 등이 포함됐다. 오소킨스는 “패르트가 음악적 계시를 경험한 순간을 담으며, 현대 음악에서 시작해 아름다움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출시된 지 100년이 넘은 블루 스타인웨이로 녹음되었으며, 배음이 풍부한 소리는 패르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유내리

 

 

음악이 신을 향할 때

 

 

‘왕 중의 왕’

앤드루 데이비스(지휘·편곡)/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handos CHAN20400

 

 

바흐 ‘요한 수난곡’

페터 노이만(지휘)/콜레기움 카르투지아눔· 쾰른 체임버합창단/

루스 홀튼(소프라노), 보냐 바르토스(알토), 마르쿠스 브루처(테너), 토마스 라스케(바리톤), 톰 졸(베이스)

MDG 1022351-6

 

 

바흐는 후대 음악가들이 숭상하는 작곡가이자, 종교음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드뷔시는 ‘레뷔 뮈지칼 S.I.M’(20세기 초 프랑스 음악잡지)의 칼럼에 바흐를 ‘자애로운 신’이라 언급하며, 그의 종교적 표현력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고 기고한 바 있다. 신을 극진하게 섬겼던 바흐는 후세에 본인조차도 신적인 존재에 가까운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앤드루 데이비스(1946~2024)는 지휘자이기 이전에 오르가니스트로서 특히 바흐의 곡에 일찍이 매료되었다. 그는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위해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BWV565, 코랄 전주곡 BWV731을 비롯한 11개의 곡을 직접 편곡하였다. 비록 마지막 녹음을 앞두고 타계하여 모든 수록곡을 지휘하지는 못한 채 유작으로 남겼지만, 바흐에 대한 그의 오롯한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요한 수난곡’은 요한복음에 쓰인 예수의 수난을 그려낸 곡으로서 1724년 초연 이래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다. 엠데게(MDG) 레이블의 ‘명반(PREZIOSA) 시리즈’로 발매한 이 음반은 흔히 연주되는 1749년 버전 대신 1725년 버전을 택하며 300주년을 기념하였다. 낭만 합창과 고음악을 주로 다뤄온 페터 노이만(1940~)의 지휘로, 그가 1970년 결성한 쾰른 체임버합창단, 그와 여러 차례 호흡해 온 콜레기움 카르투지아눔이 연주하며, 소프라노 루스 홀튼을 비롯한 고음악 전문 가수들이 솔리스트를 맡는다. 최성혁

 


 

‘도플갱어’

요나스 카우프만(테너), 헬무트 도이치(피아노)

SONY 19439781382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1969~)이 서로 다른 색채를 띠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과 ‘케르너 시에 의한 12개의 가곡’을 연주하며, 그와 오랜 시간 호흡해 온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1945~)가 함께 한다. 또한, 카우프만이 1994년 학생 시절 비공개로 녹음한 ‘시인의 사랑’ 중 6곡이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됐다. 동봉된 DVD에서는 2023년 카우프만이 연주한 ‘도플갱어’(슈베르트 ‘백조의 노래’에서 착안한 음악극)를 감상할 수 있다.

 

하이든 : 현악 4중주 Op. 33–2·4·6

라이프치히 스트링 콰르텟

MDG MDG30723332

 

라이프치히 스트링 콰르텟(슈테판 아르츠베르거·틸만 뵈닝(바이올린), 이보 바우어(비올라), 페터 브룬스(첼로))이 하이든 현악 4중주 Op.33의 2번 ‘농담’과 4번·6번을 담았다. 특히 2번의 마지막 악장 주제가 끝나면, 청중은 작품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지만 4마디의 쉼 후, 처음 두 마디의 프레이즈를 반복하여 피아니시모로 마무리한다. 하이든의 재치 넘치는 작곡 기법을 이들은 연주로 생생히 살려낸다.

 

로열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코엔 케셀스(지휘)/로열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크리스토퍼 휠든(안무)

Opus Arte OA1386D(DVD), OABD7324D(Blu-ray)

 

2011년 크리스토퍼 휠든(1973~)이 안무한 로열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화려한 색채와 세련된 안무로 관객을 순식간에 동화 속 세계로 끌어들인다. 조비 탤벗(1971~)의 음악은 현대적인 사운드와 19세기 발레 음악의 유려한 선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으며, 밥 크로울리의 무대 디자인은 인형극부터 프로젝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원더랜드를 눈앞에 생생히 펼쳐낸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자난드레아 노세다(지휘)/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합창단/

크리스토퍼 퍼브스(알베리히), 볼프강 아블링거-스페르하케(미메) 외/안드레아스 호모키(연출)

Accentus Music ACC70656(7DVDs), ACC60656(4Blu-ray)

 

2024년 5월, 취리히 오페라가 선보인 ‘반지 4부작’은 극장의 규모와 특성을 살린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자난드레아 노세다(1964~)는 1,100석 규모에 맞춘 섬세한 음향을 구축했으며, 안드레아스 호모키는 레지테아터식 해석 대신 서사구조를 강조했다. 지크프리트 역의 테너 클라우스 플로리안 포크트(1970~)와 브륀힐데 역의 소프라노 카밀라 닐룬드(1968~)는 첫 배역 도전임에도 신선한 해석으로 관객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도니체티 ‘로베르토 데브뢰’

리카르도 프리차(지휘)/도니체티 오페라 오케스트라 & 라 스칼라 아카데미 합창단/

시모네 피아촐라(노팅엄) 외/스티븐 랭그리지(연출)

Dynamic 38076(DVD), 58076(Blu-ray)

 

튜더 왕조의 마지막 여왕을 소재로 한 오페라. 엘리자베타(제시카 프랫)는 어린 연인 로베르토 데브뢰(존 오스본)를 사랑하지만, 그는 정작 노팅엄 공작의 아내 사라를 사랑한다. 얽힌 치정 속 로베르토 데브뢰는 처형당하고, 여왕은 절망감에 왕좌를 제임스에게 넘긴다. 여왕과 같은 옷을 입은 해골 인형이 등장하는 등 강렬한 정서를 전달하는 연출가의 감각이 돋보인다. 2024년 베르가모 도니체티 페스티벌 개막작 실황 영상물.

 

다큐멘터리 ‘요아나 말비츠-모멘텀’

귄터 아텔른(감독)/요아나 말비츠(출연) 외

Accentus Music ACC20688

 

지휘자 요아나 말비츠(1986~)는 2020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포디엄에 선 여성이었다. 개인적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뉘른베르크 극장 총감독 재직기(2018~2023)와 첫 아이의 출산, 2023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취임하는 시기를 다룬다. 완벽을 위한 성실한 오케스트라의 리더,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첫 아이를 낳은 후의 시간을 살아내는 열정적인 삶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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