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2026, 새로운 예술의 해가 찾아왔다!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6년 1월 12일 9:00 오전

SPECIAL ISSUE

 

2026 새로운 예술의 해가 찾아왔다!

새해를 맞이하며 미리 내다보는 2026년 공연계

 

 

예술은 언제나 시간과 함께 축적되어 왔다. 과거로부터 흘러들어와 드디어 오늘, 그리고 기탄없이 미래로 향하는 것이 예술의 흐름이다. 새로운 한 해와 함께, 새로운 예술이 밝았다! 1월호는 ‘2026년’에 의미를 담은 기념 주기들부터 굵직하게 예견된 행사들, 그리고 지금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꿈틀대고 있을 가능성의 순간들까지, 새해 예술계를 꽃피울 ‘키워드’를 살펴본다

총괄 허서현 기자

※ 클래식 음악·연극·뮤지컬·무용·전통예술의 공연 일정을 담은 2026년 총괄 프리뷰는 2월호에 게재 예정

 


 

1. 202‘6’년의 등장

 

붉은 말의 해

‘붉은 기운’과 ‘말’이 등장하는 음악들로, 병오년을 열어보자!

글 유내리 기자

 

 

바그너 ‘발퀴레의 기행’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연작 중 두 번째 작품인 ‘발퀴레’ 3막의 서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발퀴레는 전장에서 죽은 전사들의 영혼을 거두어 낙원인 ‘발할라’로 인도하는 여신으로, 작품 안에서는 게르만 최고의 신 보탄의 딸 아홉 명의 발퀴레가 천마를 타고 하늘을 가르며 부상 전사들을 방패 위에 실어 나르는 장면을 웅장하게 묘사한다. 이들이 외치는 ‘호오토! 헤이하!’라는 감탄사는 전장의 긴박함을 더욱 고조시키며, 층층이 쌓여 오르는 금관의 선율은 발퀴레의 기세와 용맹함을 맹렬히 드러낸다. 이 작품은 영화 ‘지옥의 묵시록’(1998)에서 미군 헬기 부대가 적진으로 진격하는 장면에 삽입되며 상징적 위력을 얻었고, 히틀러가 바그너의 열광적 추종자로서 병사들에게 출전 전, 이 작품을 반드시 듣게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스트라빈스키 ‘불새’

고대 이집트 신화 속 불새는 진홍빛과 황금색 깃털로 몸을 장식한 신비로운 존재로, 수백 년의 삶을 끝으로, 불꽃 속에 몸을 던지고 단 한 번의 아름다운 노래를 남긴 뒤 재에서 다시 부활한다.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 음악 가운데 최초의 작품인 ‘불새’ 역시 신화를 중심에 두고 전개된다. 불새를 붙잡는 이반 왕자의 모험을 따라가며, 상상 속 존재와 그를 쫓는 인간의 긴장과 매혹을 현란한 음색으로 풀어낸다. 스승 림스키코르사코프를 통해 러시아 전통음악을 체득한 스트라빈스키는 자국의 민요 선율을 풍부하게 삽입했다. 1910년 파리에서 초연된 ‘불새’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작품이 되었을 뿐 아니라, 20세기 음악의 지형을 재편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코피예프 ‘키제 중위’ 중 트로이카(삼두마차)

프로코피예프가 소련 정권을 피해 망명한 후, 다시 조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는 영화 ‘키제 중위’의 음악 의뢰였다. 그중 널리 사랑받는 4악장 ‘트로이카’는 러시아어로 세 마리 말이 나란히 끄는 전통 마차나 썰매를 뜻한다.
‘트로이카’는 러시아의 겨울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이름만큼이나 음악도 시원하게 질주한다. 튀어오르는 피치카토, 썰매 종소리, 경쾌하게 흐르는 선율이 어우러지며 한겨울 눈밭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삼두마차가 눈앞에 펼쳐진다. 덕분에 이 악장은 오늘날까지도 ‘겨울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의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병오년에 떠오르는 예술가들

탄생 연도 끝에 ‘6’이 붙어,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글 최성혁 기자

 

병오년 탄생, 쇼스타코비치 & 리히터

막스 리히터 ©Mike Terry

1906년은 쇼스타코비치가 탄생한 해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이른 나이에 음악에 재능을 보이며 1919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했다. 1925년 졸업 작품으로 발표한 교향곡 1번의 성공으로 유명세를 탔으나, 오페라 ‘므첸스크의 멕베스 부인’(1934)이 스탈린의 심기를 건드리며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그의 탄탄대로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후에 당국의 입맛에 맞춘 교향곡 5번과 같은 작품을 내놓으며 목숨은 부지하였지만, 항상 감시의 공포 속에 지내야 했다. 스탈린의 사망(1953) 후 교향곡 10번을 발표할 수 있었고, 음악원 교수 활동도 재개하였지만, 평생을 두려움 속에 살아 온 탓에 건강은 이미 쇠약해졌으며, 교향곡 15번까지 이어진 작품 활동마다 끊임없는 이념적 논쟁이 일었다.

그 다음 병오년인 1966년, 쇼스타코비치의 불행한 말년이 이어지던 그 사이에 독일 하멜린에서는 막스 리히터가 탄생했다. 그는 고전적인 작법에 미니멀리즘·전자음악 등을 결합한 작곡가로, 이탈리아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1925~2003)를 사사했다. 6인조 피아노 앙상블 ‘피아노 서커스’를 공동 설립하고 10여 년간 이 활동을 통해 필립 글래스·아르보 패르트를 비롯한 현대 미니멀리즘 음악가들과 조우하며 점차 음악가로서의 영향력을 넓혀갔다. 현재까지 발표한 10개의 솔로 앨범 중 비발디의 사계를 재구성한 ‘사계’(2012)와, 8시간 30분간의 수면을 위한 프로젝트 ‘수면 서클’(2015)이 널리 알려져 있다.

 

 

PERFORMANCE INFORMATION

로베르토 아바도/국립심포니(협연 니콜라스 알트슈테트)

2월 11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슈니트케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다’, 프로코피예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엘리아후 인발/KBS교향악단(협연 그리고리 슈카루파)

2월 28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3번 ‘바비 야르’

김덕우 바이올린 리사이틀

1월 31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 챔버홀

아르보 패르트 ‘프라트레스’, 막스 리히터 ‘사계’

앤서니 가브리엘/국립심포니

5월 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막스 리히터 ‘낮의 본질에 관하여’ 외

 

병오년에 초연된 윤이상 ‘예악’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은 1966년 독일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에서 ‘예악’을 발표하며 작곡가로서의 국제적인 위상을 얻게 된다. ‘예악’은 한국의 전통 음악 ‘종묘제례악’에서 영감을 받아 동양의 음악 요소를 서양의 관현악 편성으로 재해석한 곡이다. 실제 국악기가 사용되지는 않지만, 국악에서 곡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박’ 소리를 타악기 ‘채찍’을 통해 나타내는 것을 비롯하여, 하프는 양금의 효과를, 플루트와 오보에는 대금과 피리의 효과를, 저음 현악기는 아쟁의 효과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국악기의 음색을 보다 선명히 묘사하기 위해 미분음 연주와 같은 특수한 기법이 사용되며, 느린 박자로 분절 없이 이어지는 구성은 ‘종묘제례악’의 특성을 반영한다.

 

PERFORMANCE INFORMATION

최수열/인천시향(협연 이수빈)

3월 27일 오후 7시 30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윤이상 ‘예악’,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Op.35,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병오년 예술가 연표

1786

작곡가 베버 탄생

오페라 ‘마탄의 사수’ ‘오베론’의 작곡가

 

1876

작곡가 파야 탄생

 

1906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탄생

작곡가 안익태 탄생

 

1926

명창 안비취 탄생

소프라노 윤심덕 서거

 

1966

작곡가 막스 리히터 탄생

 

1976

벤저민 브리튼 서거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피터 그라임스’의 작곡가

 


 

2. 2026년, 세계의 화제들

올해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할 행사들이 많다. 2026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예술 축제들과 기관, 그리고 예술을 넘어 문화와 정치에 이르기까지… 한 해의 1면을 장식할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기념주기 맞이

특별한 해를 맞아, 예술의 향연을 펼치는 축제·단체

허서현 기자

 

바이로이트와 ‘링’ 초연 150주년

바이로이트 극장 전경

음악과 시, 회화, 무용, 그리고 건축까지. 예술의 융합을 일찍이 꿈꾸며 ‘총체예술론’을 주장했던 바그너. 독일의 바이로이트 축제 극장은 이 지독한 작곡가의 집념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소다. 바그너는 관객이 자신의 작품을 마치 가상 세계에 몰입하듯 관람하길 바랐다. 이를 위해 관객석은 완벽히 암흑이어야 했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도록 11m까지 피트를 파고 뚜껑(!)을 덮어 버렸다. ‘환상적 극장의 극치’. 영화나 증강 현실 같은 개념이 등장하기도 전, ‘선구자적’ 바그너는 정말 본능적으로 미래를 내다본 것일까? 결론적으론 덕분에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하 바이로이트)은 늘 동시대 예술과 맞닿은 혁신적 장소로서의 이미지를 고수한다.

바이로이트의 연출은 언제나 화제이자 논란의 중심이다. 50년 전, 바이로이트가 자신들의 ‘1세기(100주년)’ 역사를 기념한 방식은 20세기 레지테아터 연출에 불을 지폈다. 연출을 맡은 파트리스 셰로는 신화 속 이야기인 ‘니벨룽의 반지’를 산업혁명 무렵의 어느 도시 변두리로 옮기며 작품에 담긴 계급에 관한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당시엔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오늘날엔 ‘링’ 시리즈 프로덕션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올해, 바야흐로 ‘1세기 반’이 흘러 맞이한 바이로이트의 모습은 어떨까? 미래 지향의 최전선에 있는 축제라는 앞선 설명 덕분에, 올해 ‘니벨룽의 반지’의 부제가 ‘링 10010110’이라는 사실에 조금 덜 당황할 수 있게 됐을지. ‘니벨룽의 반지’ 초연 150주년이기도 한 2026년, 제작진 명단엔 ‘연출(Director)’이라는 단어 대신 ‘큐레이터’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도르트문트 극장의 연극·디지털 아카데미의 담당자이자 연출자 마르쿠스 로베스는 1876년부터 지금까지 바이로이트 무대에 오른 모든 ‘링’의 시각적 자료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재해석해낸다. 다소 낯선 시각적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지휘봉은 독일 레퍼토리의 대명사인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잡았다. 테너 플로리안 포그트가 로게(‘라인의 황금’)·지그문트(‘발퀴레’)·지그프리트(‘신들의 황혼’) 역을 맡았고, 소프라노 카밀라 닐룬드도 브린휠데 역을 맡으며 애호가들을 안심시킨다. 탄탄한 음악적 라인업과 생소한 연출 개념. 바이로이트는 150주년에 오페라사에 영원히 회자될 만한 사건을 다시 한번 기록할 수 있을까?

 

바이로이트 무대 첫 출연!

‘리엔치’와 ‘타오르는 브륀힐데’

7월 25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시작하는 올해의 바이로이트. 빠지지 않고 오르는 ‘니벨룽의 반지’ 4부작과 ‘파르지팔’, 바이로이트 역사상 첫 여성 지휘자였던 옥사나 리니우가 지휘하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공연되며, 그간 한 번도 바이로이트 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던 바그너의 초기작 ‘리엔치’가 처음으로 공연된다. 바그너의 첫 성공작이었지만, 후에 자신이 주장한 ‘총체예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기에 바이로이트에 그간 오르지 못했던 작품. 바이로이트 측은 “그가 생전에 이 작품이 바이로이트에 오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수정을 계속한 작품”이라며, 1871년 판본을 기준으로 바이로이트에 걸맞는 ‘리엔치’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는 바이로이트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신작도 등장한다. 150주년 기념 위촉 초연작, ‘타오르는 브륀힐데’다. ‘니벨룽의 반지’의 스핀오프 격으로, 반지에 시달리던 브륀힐데의 이야기가 잠에서 깬 오페라 가수 ‘헤르미네’로 이어진다. 바그너의 작품 속 수많은 등장 인물과 갈등을 겪지만, 이들은 삶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두 여성, 아니 한 여성이다. ‘현대 오페라’의 대표자들인 작곡가 베른하르트 랑·극작가 미하엘 슈투르밍거의 솜씨로 만나볼 수 있다.

 

‘바그너는 위험한가’

알랭 바디우 저 | 김성호 역 | 북인더갭

2012년,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1937~)가 기존의 서구 철학자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바그너를 살피며 새로운 ‘바그너 상’을 적립하고자 했던 단행본. 바그너 스스로가 가졌던 ‘반유대주의적’ 사상, 이후 나치 선전에 적극 활용된 음악 등은 이 작곡가에 대한 뜨거운 찬반을 남겼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또한 바그너 아들 지그프리트의 아내 비니프레트가 친히틀러 행적을 보여 그 역사에 오명을 남긴 바 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전후에는 비니프레트의 아들 빌란트·볼프강에 의해 ‘신 바이로이트 시대’로 명명했고, 2008년부터는 바그너의 증손녀 카타리나가 지금까지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바그너, 혹은 바이로이트를 떠올릴 때마다 뒤따라오는 거부감에 대한 관점을 조금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오랜 전통’을 내세운 해외 단체와 축제의 활약

전통을 유지해온 단체들의 기념비적인 해가 세계 곳곳에서 전해진다. 올해 가장 오랜 역사를 기념하는 곳은 북유럽의 스웨덴 왕립 오케스트라로 창단 500주년을 맞았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악단 소속 비올리스트인 토르비에른 헬란데르 신작 ‘시간의 짜임’을 초연하며 이를 기념할 예정.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가 스웨덴에 있다면 아시아에서도 오래 역사를 가진, 마닐라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자신들의 100주년을 기념할 차례를 맞이했다. 한때 제2차 세계 대전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던 이들은 오는 1월 마닐라 서킷 마카티에 위치한 삼성공연예술극장(Samsung Performing Arts Theater, 2022년 개관)에서 100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 러시아 오페라와 발레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볼쇼이 극장도 올해 250주년이다. 극장은 2026년 1월 차이콥스키 ‘오를레앙의 처녀’, 림스키 코르사코프 ‘황제 술탄의 이야기’ 등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 다수를 공연하지만,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를 전 세계인들이 함께 충분히 축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고음악 축제도 올해 50년째를 맞았다. 16세기 예수회가 김나지움(중등교육 기관)을 세워 합창음악 교육을 하며 고음악의 주요 도시로 떠오른 이곳은, 1976년 도시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며 공식적 축제로 도약했다. 50주년을 맞아 르네 야콥스·장 롱도·조반니 안토니니 등 유수의 연주자가 함께하며 안토니오 체스티(1623~1669)의 바로크 오페라 ‘황금사과’, 축제가 주관하는 체스티 바로크 성악 콩쿠르 출신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헨델의 ‘아탈란타’도 공연된다.

 

국내 교향악단의 말러 행렬

올해 각각 창단 70주년, 창단 60주년을 맞이한 KBS교향악단과 인천시향이 말러 레퍼토리에 힘을 실었다. KBS교향악단은 지휘자 정명훈의 지휘봉 아래 총 두 번의 ‘마스터즈 시리즈’를 진행하는데, 교향곡과 말러의 가곡을 엮었다. 3월 13일에는 말러 교향곡 5번에 마티아스 괴르네(바리톤)가 함께하는 가곡 레퍼토리를, 10월 2일에는 말러 교향곡 4번과 함께 크리스티아네 카르트(소프라노)가 협연할 가곡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한편 인천시향은 지난해 클라리넷·호른 차석 등의 신규 단원을 모집하고 최수열을 예술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60주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정비를 마친 이들은 지난해 말러 교향곡 9번 연주를 시작으로, 올해 ‘대지의 노래’(4.25), 교향곡 8번 ‘천인’(9.5), 교향곡 7번(12.19)을 이어가며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2026년, 세계의 화제들

 

글로벌 앤 코리아

지구촌을 들썩일 이슈들! 그 속에서 K-컬처의 존재감은?

홍예원·유내리 기자

 

한불수교 140주년

모딜리아니 콰르텟

2026년은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 지 1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1886년 체결된 조불수호통상조약으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은 한 세기를 넘어 이어졌다. 프랑스가 낳은 수많은 작곡가와 음악 사조는 한국 음악계에 꾸준히 영감을 불어넣어 왔으며, 한국의 무대는 프랑스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청중과의 만남을 선사해왔다.

이 뜻깊은 해를 기념해, 올해 한국에서는 ‘포커스 프랑스’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 음악을 조명하는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프랑스 작곡가와 연주자, 앙상블이 참여하는 공연들이 전국 주요 무대에서 이어지며, 프랑스 음악의 섬세한 결과 깊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포커스 프랑스’는 3월 개막 공연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아드리앙 페뤼숑이 이끄는 부천필하모닉은 드뷔시의 교향시 바다와 윤이상의 ‘인상(Impression)’을 함께 무대에 올리며, 프랑스와 한국 현대음악의 교차점을 조명한다(3.7/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같은 달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모딜리아니 콰르텟이 정통 실내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4월에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프랑스 작곡가의 레퍼토리와 현지 앙상블 중심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프랑스 근현대 작곡가들의 숨겨진 명곡이 관객과 만나는 뜻깊은 자리가 될 예정. 여름에는 강원도 대관령 고원에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그 흐름을 이어받아, 고요한 자연 속에서 프랑스 음악의 서정을 전한다.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주요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의 내한 무대도 이어진다. 5월에는 토마스 체헤트마이어가 이끄는 오베르뉴론알프 국립 오케스트라가 첼리스트 양성원과 함께 깊이 있는 프랑스 음악을 선사한다. 이어 9월에는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 11월에는 프랑스 바로크 음악 앙상블 르 포엠 아르모니크가 내한해 고음악의 매력을 소개한다. 연말에는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독주회가 예정되어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라벨의 ‘물의 유희’를 연주하며 화제를 모은 그는, 이번 내한에서도 프랑스 피아노 음악의 정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동계올림픽

올해 2월, 이탈리아 밀라노 시와 코르티나담페초 시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동계올림픽(2.6~22)이 성큼 다가왔다. 올림픽 역사상 두 도시가 함께 여는 최초의 올림픽이기도 하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이 내건 키워드는 ‘조화’. 분열의 시대에 각기 다른 요소를 하나로 모으는 메시지다.

16번째의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개막식 제작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마르코 발리치(1962~)는 이번 개막식을 “2026년, 인류가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정의한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멀티센터 모델을 채택됐고, 밀라노·코르티나·발텔리나 등 경기가 열리는 모든 지역에서 전 종목 선수들이 개막식에 참여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마틸다 데 안젤리스가 개막식 해설을 맡았으며, 음악감독 안드레아 파리, 의상 디자이너 마시모 칸티니 파리니 등이 함께한다.
특히, 이번 개막식에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1934~2025)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르마니는 수십 년 동안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및 패럴림픽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이탈리아 스포츠의 미학을 구축해 온 거장을 기리는 순간은, 이번 올림픽이 품은 ‘조화의 정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예정이다.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장 이병현)가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린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7월 15일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을 차기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우리나라는 개최국으로서 위원회 의장국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보호를 논의하는 최고 권위의 국제회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196개 협약 당사국 대표단,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세계유산협약(1972년 협약) 당사국으로 가입해, 현재 네 번째 위원국(2023~2027)으로 활동 중이다.

 

미국 독립 250주년

건국 250주년을 맞이해, 미국의 주요 예술기관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를 기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카네기홀은 ‘하나 된 소리’라는 부제 아래, 클래식 음악·재즈·영화 음악 등으로 미국 음악의 다채로움에 집중한다. 루이 랑그레/뉴욕 세인트 루크 오케스트라(3.26)가 카네기홀에서 초연됐던(1955) 엘링턴의 ‘밤의 생물’과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을, 야닉 네제 세갱/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앙상블(3.1)이 윌리엄 L. 도슨 ‘흑인 민속 교향곡’ 등을 연주하며 미국 음악의 뿌리를 짚는다. 뉴욕필은 프레데릭 제프스키의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의 오케스트라 버전을 세계 초연(3.12~17)하며 기념 행렬에 동참한다. 뉴욕시 설립 400주년을 맞아 초연되는 데이비드 랭의 ‘국부론’(3.19~22)은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고전 ‘국부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헨델이 ‘메시아’ 작곡 당시 성서 구절을 음악적으로 극화한 방식을 착안했다.

케네디 센터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NSO)는 ‘미국의 약속’이라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상반기에 다섯 개의 초연 작품을 선보인다. 피터 보이어의 ‘아메리카 모자이크’(2.19), 리나 에스마일 ‘더블 콘체르토’(2.26), 케네디 센터 상주작곡가인 카를로스 사이먼의 ‘더블 콘체르토’(3.12), 발레리 콜먼의 피아노 협주곡(6.5), 필립 글래스의 교향곡 15번 ‘링컨’(6.12)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언어로 선정된 한국어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제80회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이 2026년 공식 초청언어로 ‘한국어’를 선정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1947년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장 빌라르에 의해 시작된 유서 깊은 축제로, 매년 7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비뇽에서 개최된다. 음악·연극·무용·설치미술을 아우르며, 매해 약 40편의 작품이 공식 초청되고 13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찾는다. 중세 고성 안팎과 야외 광장에서 열리는 독특한 무대 환경은 아비뇽 페스티벌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초청언어 프로그램’은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 기획으로, 영어(2023), 스페인어(2024), 아랍어(2025)에 이어 2026년에는 한국어가 네 번째 공식 초청언어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에 따라, 한국 연극·무용·공연 작품의 공식 초청은 물론, 문학·영화·시각예술 분야와의 협업 프로그램, 예술가 토크·문화 포럼, 그리고 ‘한국어’ 정체성을 주제로 한 한국관 운영 등을 준비 중이다.

 

 

2026년, 세계의 화제들

 

INTERVIEW

올해 축제 트렌드의 전망과 변화

 

루체른 페스티벌 대표 역임·상하이 국제예술제 예술 고문

미하엘 헤플리거

올해 축제의 화두는 예술과 경영 사이 균형 맞추기

 

첫눈이 내리던 12월 5·6일, 대학로에 전 세계 주요 클래식 음악 관계자가 모이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와 국제콩쿠르세계연맹(이하 WFIMC)이 공동 주최한 ‘비욘드 더 스테이지 : 차세대 아티스트를 위한 국제 커리어 포럼’을 위해서였다. 콩쿠르의 바람직한 커리어 지원 방식, 마케팅 전략, 프로그래밍, 에이전시와 레코딩 등 국제 활동 방식을 위한 안내부터 오늘날의 국제 음악계에 필요한 담론까지 실질적인 현장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장에 참여한 국제 인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WFIMC 회장 피터 폴 카인라트, WFIMC 사무총장 플로리안 리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대표 글렌 곽, 홍콩공연예술아카데미 교수 첸양-핑, 밴 클라이번 대표 자크 마르퀴스,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 디디에 슈노르크, 빈 콘체르트하우스 예술기획팀장 앤 폴린 슈타이거발트, 쇤펠트 콩쿠르 대표 시시 예 등이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26년간 루체른 페스티벌을 이끈 미하엘 헤플리거는 창의성 있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세션에 참여해, 오래된 축제의 변곡점이 된 혁신과 도전의 순간에 대해 언급하며 미래 예술에 대한 투자 가치를 강조했다. 다음은 포럼 이후 나눈 미하엘 헤플리거와의 일문일답.

 

이번 포럼에 참여하며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디지털 기술부터 제도의 정체성까지, 폭넓은 주제가 진지하게 논의된 것 자체가 인상 깊다. 오늘날 예술계가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복합적 질문 속에서 자신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히 느꼈다. 특별히 한국은 연주자부터 관객, 교육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집중도가 고루 갖춰진 것 같다.

루체른 페스티벌과 26년간 함께 했다. 그간 축제는 어떻게 변화해 왔나?

2003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창단했고, 다음해에는 피에르 불레즈와 함께 독보적인 현대음악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단순한 프로그램의 확장을 넘어, 페스티벌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였다.

비욘드 더 스테이지 현장(2025.12.5·6)

오늘날 콩쿠르와 페스티벌은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더 넓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듯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페스티벌의 본질은 무엇인가?

국제적 예술 페스티벌은 아카데미 설립·마스터클래스 운영과 같은 교육적 관점에 반드시 열려 있어야 한다. 재능 있는 학생이 연주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절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늘날 모든 페스티벌은 이 전환의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하는 책임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 최고의 페스티벌일수록, 젊은 세대와 미래에 대한 의무를 진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예술 축제가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예술 축제가 경계해야 할 안 좋은 관습이 있다면 무엇일까?

축제가 시작된 이유는 제각각일 수 있다. 루체른 페스티벌도 초기엔 관광청이 주도해 시작됐고, 한때는 사업처럼 운영되기도 했다. 이후 재단으로 전환되며 예술 중심의 구조를 갖추게 됐다. 나는 축제의 핵심 동기가 반드시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영적 도전이 필요하지만, 축제를 이끄는 사람은 예술에 대한 이상, 그리고 도시와 지역 전체를 이해하는 감각을 지녀야 한다.
예술과 경제적 관점은 언제나 부딪히기도 하고, 균형을 찾기 어렵다.

성공적인 축제에선 예술성과 경제성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페스티벌은 높은 예술성을 지니면서 동시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루체른 페스티벌의 경우, 루체른 지역에 연간 5천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926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보조금 비율이 단 8%에 불과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과다.

이제 루체른을 떠나 상하이 국제예술제의 예술고문을 맡게 됐다. 동아시아의 예술적 역량이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 예술제를 통해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가?

중국과 한국은 새로운 인재를 키우고, 새로운 관객을 만들어가는 데에 매우 열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나라들이다. 상하이 국제예술제는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연극·오페라·발레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아우르는 큰 규모의 축제다. 장르 간의 경계를 넘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 축제의 미래에 어떤 이바지를 할 수 있을지를 찾는 과정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 예술 축제 기획에 도전할 이들에게, 또 예술 축제 무대에 출연을 꿈꾸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날 우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이미 자리 잡은 예술가들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 설 자격과 열망을 지닌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예술가, 기획자, 매니지먼트들이 보다 더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 클래식 음악계는 여전히 지나치게 분절되어 있다. 상업적인 이유, 혹은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 장벽을 허물고 더 많이 함께해야 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이해관계가 아닌 예술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며, 클래식 음악은 산업이 아니라 인류의 창조 정신에 헌정된 예술적 지향을 가진 최고의 형식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한국에선 새해를 맞이하며 색과 동물을 합쳐 그해의 이름을 정한다. 2026년은 ‘붉은 말’의 해다. 신년에 맞춰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2026년은 큰 변화의 해다. 스위스 루체른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시작된다.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과 공연 예술 분야에 몸담은 모든 이들에게, ‘붉은 말’의 강인함과 용기가 함께 하길! 우리에게는 음악이라는 하나의 공통 언어가 있음을 잊지 말자.

허서현 기자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국제콩쿠르세계연맹

 


 

3. 한 해를 전망하다

새해의 첫 장을 펼친 지금, 우리가 써내려가야 할 이야기는 무엇일까? 새로운 연주자, 새로운 공간, 그리고 새로운 예술! 가까운 미래, 혹은 곧 다가올 오늘을 대비하기 위한 정보와 고민들을 모아봤다

 

올해의 주목할 콩쿠르

202‘6’년, ‘6’개의 대표 콩쿠르가 열린다!

허서현 기자

 

단순한 경쟁의 장을 넘어 교육과 교류, 기회 제공의 음악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오늘날의 콩쿠르들.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대표 글렌 곽은 “콩쿠르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기회가 다르다”며, “참가자들의 음악적 성장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고, 당장 전문 연주자로서 조명하기도 한다. 콩쿠르의 특징을 면밀히 살피고, 지금 내 성장과 목적에 맞는 콩쿠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차세대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또 발견하기 위한 콩쿠르의 역동성은 분명하다. 올해도 30개 넘는 국제 콩쿠르들(국제콩쿠르세계연맹 기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2‘6’년에 맞춰, 참신한 음악의 새 얼굴들이 탄생할 콩쿠르 Top 6를 꼽아보았다.

우선 가장 먼저, 벨기에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5.4~6.10)다. 성악·바이올린·피아노에 이어, 올해 첼로 부문이 열린다. 2022년 첼로 부문 당시 우승자는 최하영. 그 다음해 연달아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두 연주자 모두 콩쿠르 이후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같은 달에는 체코 프라하의 봄 콩쿠르(5.6~14)에서 두 부문(플루트·피아노)이 열린다. 특히 플루트 부문은 유채연(2019년 최연소 우승)·김유빈(2015년 우승) 등 우리나라 차세대 목관 주자들을 발견해왔기에 주요하다.
3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독일 말러 지휘 콩쿠르(6.23~7.3)는 밤베르크 심포니가 2004년부터 개최를 시작했다. 1회 우승자는 구스타보 두다멜, 2회 때는 1위 없는 2위로 성시연이 선정됐고, 2013년에는 라하브 샤니가 우승을 차지하며 콩쿠르는 짧은 역사에도 단숨에 ‘지휘계 등용문’으로 등극했다. 한편 올해 지휘 분야에서 주목해야 하는 콩쿠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제네바 콩쿠르(11.13~18). 기악·성악·실내악 등 많은 부문을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이 콩쿠르는 2년에 한 번씩 작곡 부문에도 상을 수여한다. 특별히 올해는 2년에 걸친 지휘 부문 결승자가 선발되는 해. 지난해에 지휘 부문 1차를 진행해 6명의 준결승 진출자를 이미 선발했고, 올해 이들의 지휘 부문 2차와 작곡 부문 콩쿠르가 함께 열리게 된 것. 지휘 부문 참가자들은 작곡 부문 결선 진출자들과도 협업을 하는 과제를 받는다. 작곡 부문 심사위원장은 진은숙. 젊은 음악가들이 선보이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현대음악’의 탄생을 기대해볼 만하다.

독일의 음악적 정통을 깊게 품은 ARD 콩쿠르(8.30~9.18)는 한국인 우승자를 배출한 적 없는 네 개의 부문을 연다. 바순·타악기·현악 4중주·오르간으로, 2012년 노부스 콰르텟이 2위에 입상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일찍이 성악·현악·피아노 부문에선 우승 및 입상자가 꾸준히 있어온 만큼 올해는 다양한 악기의 수상자 또한 만날 수 있길.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부소니 콩쿠르(글로컬 프로젝트 11.20~30/결선 2027. 8.25.~9.5)는 2년마다 개최되기에 결선은 2027년에 진행되지만, 이를 위한 여정은 올해부터 시작된다. 전 세계 스타인웨이 쇼룸에서 진행되는 부소니 콩쿠르의 예선,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는 전문 촬영팀이 녹화하고 심사위원들이 이 영상을 심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예선의 압박을 줄이고, 참가자들의 연주를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2026 Concours Schedule

 

JANUARY

1.16~24 리스트 피아노 콩쿠르
네덜란드 / 피아노

 

FEBRUARY

2.26~3.7 헤이스팅스 피아노 콩쿠르
영국 / 피아노

 

MARCH

3.13~21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
독일 / 바이올린·바로크 바이올린

3.15~26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
스페인 / 피아노

 

APRIL

4.14~18 리옹 실내악 콩쿠르
프랑스(리옹) / 목관 5중주

4.28~5.15 루빈스타인 피아노 콩쿠르
이스라엘 / 피아노

 

MAY

5.4~6.10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벨기에(브뤼셀) / 첼로

5.6~14 프라하의 봄 콩쿠르
체코(프라하) / 플루트·피아노

5.22~8.21 대구국제성악콩쿠르
한국(대구) / 성악

5.27~6.4 몬트리올 콩쿠르
캐나다(몬트리올) / 바이올린

 

JUNE

6.3~6 프림로즈 비올라 콩쿠르
미국 / 비올라

6.6~13 하차투리안 콩쿠르
아르메니아 / 첼로

6.14~17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미국 / 피아노

6.23~7.3 말러 콩쿠르
독일 / 지휘

 

JULY

7.31~12.31 루치아노 베리오 작곡 콩쿠르
이탈리아 / 작곡

 

AUGUST

8.9~14 제주국제관악콩쿠르
한국(제주) / 유포니움·튜바·베이스 트롬본·타악기
(작곡 부문은 2.20~3.21 개최)

8.21~11.29 버르토크 콩쿠르
헝가리 / 피아노

8.23~9.19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
루마니아 / 첼로·바이올린·피아노·작곡

8.30~9.18 ARD 콩쿠르
독일(뮌헨) / 바순·타악기·현악 4중주·오르간

 

SEPTEMBER

9.17~10.4 인디애나폴리스 바이올린 콩쿠르
미국 / 바이올린

9.18~27 프리츠 크라이슬러 바이올린 콩쿠르
오스트리아 / 바이올린

 

OCTOBER

10.5~16 트빌리시 피아노 콩쿠르
조지아(트빌리시) / 피아노

10.8~25 비에니아프스키 바이올린 콩쿠르
폴란드 / 바이올린

10.9~17 비오티 콩쿠르
이탈리아 / 성악·피아노

10.27~31 오를레앙 피아노 콩쿠르
프랑스 / 피아노

 

NOVEMBER

11.9~14 롱 티보 콩쿠르
프랑스 / 바이올린·피아노

11.13~18 제네바 콩쿠르
스위스 / 작곡

11.20~30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예선
이탈리아 / 피아노

 

 

한 해를 전망하다

 

INTERVIEW

세계의 콩쿠르 트렌드 전망

 

국제콩쿠르세계연맹 회장·부소니 콩쿠르 예술감독

피터 폴 카인라트

콩쿠르는 우승자만을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오랜 전통의 쇼팽 콩쿠르가 1927년 시작되었으니, 콩쿠르의 전반적인 역사는 100여 년 정도 되었다. 콩쿠르를 둘러싼 국제적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오늘날 전 세계에는 7,000개가 넘는 국제 음악 콩쿠르가 존재한다. 지난 12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제콩쿠르세계연맹(이하 WFIMC)이 공동 주최한 ‘비욘드 더 스테이지 : 차세대 아티스트를 위한 국제 커리어 포럼’을 위해 한국을 찾은 피터 폴 카인라트는 포럼 기조연설에서 “지금처럼 수많은 아티스트가 글로벌 청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적은 역사상 없었다”며, “모든 것이 쉽게 복제되는 시대에서 관객은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새로운 해석과 신선함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WFIMC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공동의 과제는 무엇이었나.

지난 몇 년은 팬데믹의 여파,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디지털 가속으로 인해 음악 환경이 급변하며 어려운 시기였다. WFIMC는 2022년부터 ‘탈국가화’를 적극 추진해 왔다. 국적보단 예술의 진정성에 관심을 두기 위함이다. 새로운 회원들과도 교류하고, 국제적으로는 의미 있는 관점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얼빈에서 열린 연례 총회는 한국·일본·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오늘날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였다. 더불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의 협력으로 주최한 이번 포럼은, 한국처럼 풍요로운 음악 생태계를 다루는 데에 필요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두 기관은 MOU를 체결, 앞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출발선에 이제 막 선 셈이다.

WFIMC의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 세계 7천 개가 넘는 국제 음악 콩쿠르가 있지만, 모두가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뜻을 공유할 수 있는 WFIMC 같은 ‘우산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는 콩쿠르 운영 전반의 공정성,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또한 재능 있는 음악가들을 위한 목소리에도 힘을 싣는다. 현재 130개 회원 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음악 콩쿠르 역사는 약 100년 정도로 볼 수 있다. 그간 콩쿠르가 어떻게 변화해 왔다고 보는가?

1957년 WFIMC가 창립되었을 때 회원 수는 13개에 불과했고, 가입된 콩쿠르에서의 우승은 곧바로 국제 활동의 시작을 의미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콩쿠르는 단순 경연을 넘어, 한쪽으로는 예술의 비교와 지식의 전달을, 다른 한쪽으론 서로 다른 음악 시장의 특징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적절한 레퍼토리로 젊은 음악가들이 성장할 기회를 주고, 음악가들에게 다양한 활동 영역을 제공하는 것이 콩쿠르의 핵심 과제다. ‘경력’이라는 단어는 정상에 오른 소수의 연주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예술적 개성과 그에 상응하는 전문성은 훨씬 넓은 관점에서 정의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콩쿠르는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콩쿠르의 실황 중계는 대중적으로 중요한 요건이 됐다. 더 나아가 음반 발매와 다양한 연주자에 대한 주목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오늘날 콩쿠르 운영에 온라인 운영의 중요도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오늘날 콩쿠르에서 온라인 활용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가자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전 세계 모든 음악 애호가와 전문가들이 젊은 음악가들의 초창기 모습,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수도 있게 됐다. 연주자 본인에게도 이러한 기록들은 콩쿠르라는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자신의 연주를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로테르담 지휘 콩쿠르는 준결선 이후 선발된 소수의 인원에게 1년 간의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2025년 결선을 진행했다. 현재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부소니 콩쿠르도 세계 각 지역에서 예선을 진행하는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가 진행됐었다. 콩쿠르 형식의 다양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핵심은 책임감이다. 예술가들이 콩쿠르에 지원하는 궁극적 목적은 수상이 아니다. 예술가로 성장하고 자기의 길을 찾기 위함이며,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콩쿠르는 하나의 길이고, 수상 이후와 그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로테르담·제네바 콩쿠르 등은 그들이 자신만의 자리를 구축할 수 있는 형식들을 개발하고 있다. 부소니의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는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었다. 스타인웨이&선즈와 협력해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콩쿠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로써 1차 예선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고, 참가자들은 시작부터 하나의 예술가로 존중받는 경험을 하게 됐다. 콩쿠르는 음악적 삶의 반영이다. 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을 얼마나 정밀하게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그 삶이 반영된 결과는 더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앞으로 더 개발되어야 할 장르나 콩쿠르 형식이 있다면 무엇일까?

WFIMC의 회원들은 각자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콩쿠르를 창의적인 문화 프로젝트로 조직하고 있다. WFIMC는 우산 조직으로서 아프리카·남미와 같은 대륙에서도 새 콩쿠르를 통해 음악의 가치가 중요해지도록 돕고자 하며, 예술가곡(리트)과 같은 장르도 다시금 관객의 중심에 놓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소니 콩쿠르는 2년마다 개최된다. 2027년 대회는 현재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를 ‘글로컬 피아노 페스티벌’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발된 100명의 피아니스트는 아시아·유럽·미국에서 열리는 ‘피아노 마라톤’에 참여하게 되며, 각 지역의 정기 구독 관객들이 전문 심사 위원단과 더불어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리는 결선에 진출하는 연주자를 추천할 기회를 갖는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콩쿠르에 진출할 두 번의 기회를 얻고, 열정적인 음악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에게도 의사 결정 과정에 발언권을 부여하고자 한다. 한국에선 예술의전당이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함께 하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인터뷰가 병오년을 맞은 2026년 첫 호에 실린다. 신진 예술가들을 위한 ‘콩쿠르’의 수장으로서, 새해 인사를 건네달라.

붉은 말은 자연의 아름다움, 길들지 않는 힘이 떠오른다. 도전적인 이 시대에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움’과 ‘힘’, 이 두 가지가 필요한 듯하다. 좋은 기운을 안고 안장에 올라, 두려움 없이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갈 때다.

허서현 기자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국제콩쿠르세계연맹

 

 

한 해를 전망하다

 

새 시대, 새 공연장

예술을 담는 공간들이 변화하고 있다

글 홍예원 기자

 

새로 개관하는 국내 공연장

낙동아트센터 ©낙동아트센터

2026년, 공연예술계는 새로운 무대의 탄생과 함께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전국 각지에서 새롭게 개관하는 공연장들이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을 준비를 마쳤다.

가장 먼저 개관 소식을 전한 곳은 화성예술의전당이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 들어서는 이 공연장은 1,450석 규모의 대공연장(동탄아트홀)과 1,2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화성특례시의 공연·문화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개관 기획공연으로는 정명훈/KBS교향악단의 협연(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무대(1.15)가 예정되어 있으며, 2월에는 김성진/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소리꾼 김준수와 무대(2.1)를 꾸민다.

부산 강서구 낙동강변 문화지구에 들어서는 낙동아트센터 역시 1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987석 규모의 슈박스형 콘서트홀과 292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인 앙상블극장을 갖춘 전문 공연장으로, 개관을 기념해 1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약 두 달간 개관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개막 공연은 1월 10·11일 양일간 진행되며, 백진현이 이끄는 낙동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NAFO)가 정수란의 창작 교향곡 ‘낙동강 팡파레’를 세계 초연하고, 합창단·성악가·연주자를 포함해 총 330여 명이 비수도권 최초로 말러 교향곡 8번 ‘천인’을 연주할 예정이다.

한편,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꾀하는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는 평택아트센터가 1월 25일 문을 연다. 1,318석 규모의 대극장과 305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소공연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관 전부터 다채로운 무대들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1.2~4)와 빈소년합창단의 신년음악회(1.23)를 비롯해 개관일인 1월 30일에는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협연 임윤찬)의 개관 기념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퐁피두센터, 서울에 들어서다

세계 현대미술의 상징인 프랑스 퐁피두센터가 올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분관을 개관한다.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조성되는 이 공간은 ‘퐁피두 서울 한화’라는 이름의 복합 예술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퐁피두센터는 1977년 파리에 문을 연 이래, 현대예술과 건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다.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한 이 건물은 내부 구조와 설비를 외부로 드러낸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으며, 두 건축가는 이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퐁피두센터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도시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해왔다.

서울 프로젝트의 설계는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맡았다. 인천국제공항 설계로도 잘 알려진 그는, 63빌딩 내부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전시, 교육,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할 예정이다. 프랑스 본관과의 협업 전시도 기획 중으로, 서울에서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공연예술계의 새 무대

투르쿠 뮤직홀 푸가

세계 각지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공연장들은 지역의 문화적 자부심과 예술가와 관객의 새로운 만남을 이끄는 플랫폼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2026년 개관을 앞둔 핀란드, 일본, 호주, 미국의 공연장들은 각기 다른 도시적 배경과 예술 철학을 바탕으로, 공연예술의 지형을 새롭게 그리고 있다.

먼저 핀란드 남서부 도시 투르쿠에서는 새 콘서트홀인 투르쿠 뮤직홀 푸가(Fuuga)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인 투르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상주 무대가 될 예정이며, 1,30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300석 규모의 다목적홀을 갖춘 복합예술공간으로 조성된다. 친환경 건축과 현대적 디자인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북유럽 음악의 새로운 중심지로 기대를 모은다.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지역 금융기관인 서일본시티은행(NCB)이 새 본사 건물 안에 마련한 문화 공간 NCB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지하에 마련된 다목적 공연장으로, 콘서트·강연·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한 문화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며, 후쿠오카 시민에게는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에서는 기존 퀸즐랜드 공연예술센터(QPAC)의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 일환으로, 글래스하우스 시어터(Glasshouse Theatre)가 2026년 문을 연다. 약 1,500석 규모로 설계된 이 극장은 뮤지컬, 오페라, 대형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형 공연장이다. 다수의 예술단체가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 특성과 맞물려, 브리즈번 공연 생태계의 질적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는 민간 예술기관인 글로벌 아츠 라이브(Global Arts Live)가 주도하는 복합예술공간 더 플랫폼(The Platform)이 문을 연다. 이 공간은 월드뮤직, 현대무용, 실험음악 등 세계 예술 흐름을 반영한 공연을 중심으로 창작·교육·국제 교류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문화 허브를 지향한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

롯데콘서트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프로젝트 ‘10 for 10’을 중심으로 총 10편의 기념 공연을 선보인다. 시즌의 문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연다. 이번 무대에서는 정명훈의 지휘 아래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1.28).

이어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4.7)가 2016년 개관 시리즈 이후 10년 만에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며, 올리비에 라트리는 오르가니스트이자 배우자인 이신영과 함께 듀오 무대(10.26)를 선보인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김세현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4.12),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은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와 듀오 무대(6.4)를 선보인다.

2026년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조성진은 올해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 클라리네티스트 벤첼 푹스, 호르니스트 슈테판 도어, 비올리스트 박경민,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함께 실내악 콘서트(7.14)를 열고, 독주회(7.19)에서는 바흐·쇼팽·슈만·쇤베르크의 작품을 연주한다.

10월에는 헬싱키 필하모닉이 첫 내한 무대(10.22)를 갖는다. 유카 페카 사라스테의 지휘 아래 시벨리우스 교향곡을 연주하며, 양인모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테오도르 쿠렌치스/유토피아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11.17·18), 샤를 뒤투아/KBS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무대(11.21·22) 등 다채로운 공연이 연말까지 이어진다.

 

 

한 해를 전망하다

 

INTERVIEW

관객의 변화와 극장의 역할

 

세종문화회관 사장 안호상

극장은 관객의 변화에 가장 먼저 응답해야 한다

 

새해를 앞두고 공연예술계는 다시 한번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관객의 취향과 관람 방식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으며, 공공극장은 그 변화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받고 있다. 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 강화, 공공성의 재정의, 그리고 공연장의 확장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마주한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방향성이 주목받는 이유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만나, 최근 공연예술계의 변화와 이를 바탕으로 구상 중인 2026년의 방향을 들었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공연예술계가 어떤 국면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며, 그 변화는 현장에서 어떻게 감지되고 있나?

공연계 전체로 보면 팬데믹으로 위축됐다가 반등했고, 2023~24년을 거치며 다시 한번 조정 국면을 지났다. 2025년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해였다고 본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읽힌다. 이는 단순한 공급 증가라기보다, 국내에 그만큼의 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신호다. 다만 이러한 활력이 특정 장르나 네임 밸류 중심의 공연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온기가 다른 장르로까지 확산되고 있는지는 계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OTT나 디지털 콘텐츠처럼 강력한 경쟁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공연예술 역시 관객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메시지와 형식, 경험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공공극장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술단체를 보유한 기관이라면 제작은 선택이 아니라 본분이다. 그동안 단체는 있었지만 제작 역량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고, 제작극장으로의 전환 선언은 그 방향을 분명히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동시에 관객의 니즈와 동시대적 흐름에 맞춰 극장의 역할도 확장될 필요가 있다. ‘싱크 넥스트’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관객 경험을 실험하고, 공연을 올리는 공간을 넘어 문화적 플랫폼으로 기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026년 세종문화회관이 추진하는 ‘누구나 예술로 서울’은 어떤 고민에서 출발했으며, 어떤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나?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공공극장이지만, 한편으로는 위압적이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존재해 왔다. 세종 라운지 조성, 동선 개선,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을 통해 공간에 대한 체감은 분명히 달라졌다. 이제는 콘텐츠에서도 문턱을 낮추려 한다. 실내 공연뿐 아니라 야외 공연, 무료 행사, 일상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누구나 예술로 서울’은 세종문화회관을 서울 시민의 문화적 일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향이다.

누구나 클래식’ ‘클래식 피크닉’ 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전면에 내세운 기획도 눈에 띈다.

세종문화회관은 접근성이 뛰어난 위치에 있고, 음향적 보완을 통해 충분히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누구나 클래식’은 전국 시·도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정기 공연을 구성해 강북 시민의 클래식 음악 수요에 응답하고자 했다.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선호 레퍼토리를 반영했고, 협주곡과 교향곡을 균형 있게 배치했다.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는 관객을 위해 특히 중요하게 고려한 지점은 무엇이었나?

처음 접하는 관객일수록 공연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입문 공연이 실망으로 끝나면, 그 관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해설 강화와 낮 공연 확대 등을 통해 부담은 낮추되, 연주 자체의 완성도는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

‘클래식 피크닉’처럼 야외 공간과 광장을 적극 활용하는 시도는 공연장이 도시와 더 긴밀히 소통하려는 방향으로 읽힌다. 앞으로 도심 속 극장은 어떤 방식으로 도시와 연결돼야 할까?

공연장이 예술 그 자체만으로 관객을 붙잡기 어려운 시대다. 공연을 중심에 두되, 극장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이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출장 차 방문한 영국의 내셔널 시어터와 로열 페스티벌홀 역시 공연장이 밤에만 열리는 공간이 아니라, 낮에도 사람들이 머물며 문화를 경험하는 도시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었다.

최근 여러 공연장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디지털은 물리적 제약을 넘어 접근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도구다. 향후 리모델링과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과정에서 외부에서도 공연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미디어월을 구축할 계획이다. 긴 공연에 부담을 느끼는 관객을 위해 영상과 숏폼 콘텐츠 제작 등 SNS 활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여의도 공원) 건립과 2028년 개관 50주년을 앞둔 본관 리모델링 계획은 시민의 문화 향유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여의도에 들어설 제2세종문화회관은 2029년 개관 예정으로, 1,800석 규모의 오페라·발레 전용 극장과 800석 규모의 창·제작 극장, 그리고 대형 전시 공간을 갖춘 복합 문화시설로 조성된다. 기존 세종문화회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강북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로 재편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 세종문화회관을 찾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극장의 주인은 언제나 관객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시간과 장소, 콘텐츠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시민이 예술을 일상처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머물고 싶고, 쉬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공간. 서울 시민의 마음속 문화적 고향 같은 세종문화회관을 만들어가겠다.

홍예원 기자 사진 세종문화회관

 

 

한 해를 전망하다

 

Dialogue

편집부 좌담

 

특집을 진행하고, 현장을 둘러보며

‘객석 ’기자들이 부지런히 살펴본 공연예술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객석’의 기자들이 2026년과 연관된 공연 예술계의 흥미로운 이슈들을 탐색했다. 수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프랑스, 바이로이트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주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같은 해외의 소식부터, 국내의 교향악단들이 발표한 프로그램, 새롭게 문을 여는 공연장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은 논의해 볼만한 네 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간단한 대담의 시간을 가졌다.

 

국내 시장

가능성과 한계

허서현● 12월에 개최된 ‘비욘드 더 스테이지 2025’ 포럼에는 피터 폴 카인라트(세계국제음악콩쿠르연맹 회장)나 자크 마르퀴스(밴 클라이번 콩쿠르 CEO)를 포함한 국제적인 음악계 인사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레테 콰르텟이나 비올리스트 한재윤 등 포럼 현장에 참석해 국내의 아티스트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서도 세계적인 음악계 인사들과 조우하는 모습이었다. 국제 교류의 장으로서 서울이 가지게 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최성혁● 10월에 취재했던 ‘2025 대구 글로벌 오페라 마켓’ 현장에서도 동일한 감흥을 받았다. 서울에 국한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의 가능성으로 확장해 볼 수 있겠다. 국내의 음악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일까?

홍예원●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음대 한 학년의 머릿수가 웬만한 국내 음대 한 곳의 재학생 수보다 많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인구가 받쳐주는 수준이 아니라면 의미 있는 시장 규모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어찌 보면 국제 콩쿠르에서 탄생하는 ‘스타 연주자’들에게 쏟아지는 관심도에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유내리● 실제로 독일 음대에서는 정말 많은 숫자의 중국인이 공부하고 있을뿐더러, 국적을 막론한 비주류 악기 전공자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허서현● 클래식 음악 시장으로서 아시아권을 향한 관심이 상승한 데는 중국 시장의 규모가 큰 몫을 했다. 그렇지만 중국은 ‘진입장벽’이라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온라인 창구 이용의 제한, 검열은 교류의 큰 걸림돌이다. 시장의 규모와는 별도로 시장의 ‘거점’과 같은 입지를 꾀하기에는 큰 제약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가 그 ‘거점’으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K팝과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파급 등으로 ‘문화 강국’으로서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바로 지금이 ‘국제 교류 플랫폼’을 노려볼 좋은 기회 아닐까?

 

다양성

공연예술의 여전한 화두

홍예원● 최근 ‘라이프 오브 파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이, 기존의 장르로는 포괄할 수 없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들이 등장하고 있다. 몰입·체험형 공연, 미디어 아트를 활용하는 융복합 공연의 증가는 현장감 넘치는 공연을 좇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국내에 상륙했던 ‘슬립 노모어’도 그런 호응에 힘입어 공연 기간을 연장했다.

유내리● 만약 국내에서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하면, 이렇게까지 관심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항상 ‘해외에서’ 잘된 사례들이 그 유명세를 타고 국내로 흘러 들어오는 구조인데, 이러한 자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허서현● 결국 필요한 것은 ‘다양성’을 보장하는 환경이다. 일례로, GS아트센터는 개관 당시부터 ‘경계 없는 극장’을 선언했고, 지금도 ‘경계 없는 예술’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양성’을 제공하고 보장하는 ‘주체’가 뒷받침되어야 장르의 다양화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홍예원● 공연예술 장르가 다양화되는 환경에서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신생 장르에 대한 정의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다원’이라는 용어로 묶기에는 그 갈래가 너무 많아졌다. 공연예술 ‘전반’을 다루는 기자로서도 새로운 장르에 대한 용어 정의가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AI (인공지능)

예술의 새로운 운명

허서현● 2026년 개관 150주년을 맞이한 바이로이트는 150주년 기념하는 페스티벌에서 AI를 활용한 ‘링’ 연출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지난 150년간 올라왔던 모든 ‘링’ 프로덕션을 학습시켜서 그 결과로 도출되는 내용을 연출의 토대로 삼는다고 하는데… 아직 ‘판도를 바꾸는 수준’의 활용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기술적인 면에서 우리나라가 AI를 활용해 나가기에는 더 나은 포지션이 아닐지 생각도 드는데.

유내리● 유럽과 비교해 보면, AI 관련 기술이 사회에 침투하기에 더 빠르고 용이한 쪽은 한국이다. 문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얼마나 사회가 열려 있는가다. 유럽에서는 예술적으로 참신하고 전위적인 시도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결과보다는 그 시도 자체에 의미를 둔다. 국내에서는 이런 시행착오에 대한 허용치가 그리 높지 않다.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그 시도가 쌓여나가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결과물이 도출되는 것인데, 아쉬운 일이다.

최성혁● 가장 큰 걸림돌은 예술계 종사자들이 갖는 AI에 대한 인식이 아닐까? 주변만 둘러봐도 간단한 디자인이나 작곡이 필요할 경우 이미 AI가 적잖게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인력으로 처리하던 영역 아니던가. 예술계 종사자들이 AI를 위협 요소로 치부하는 경향도 이해가 간다. 이 간극이 남아있는 한 유의미한 담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홍예원● 불과 몇 년 전까지는 AI의 ‘사용’만을 놓고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정말 많은 인식이 개선이 이루어졌다. 적어도 지금은 AI를 쓰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는 아니니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AI를 도구로만 사용할 것인지, 혹은 특정 분야의 대체로까지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공연장

틈새전략과 친근함이 필요

홍예원● 2026년에는 국내에서만 낙동아트센터, 평택아트센터, 화성예술의전당 등 여러 공연장이 개관한다. 2026년 이후에도 부산오페라하우스나 제2세종문화회관과 같은 공연장도 들어설 예정이기도 하고. 규모 있는 공연장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공연장이 사회에서 가지는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선 로비라는 공간이 단순히 공연을 기다리는 공간이 아닌, 평소에도 사람들의 일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외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건축적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외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서현● 세종문화회관만 봐도 광화문 광장의 변화가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극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광장이 조성된 것만으로도 시민들의 일상에 침투한 공간으로써 활용가치가 크게 올랐다. ‘진입의 용이성’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공연장이라는 큰 공간이 낮에는 텅 비어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공공의 영역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데도 그 공간이 그냥 낭비되는 것 같다.

홍예원● 공연장의 입지가 주거 공간과 가까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람들도 일상에서 공연장을 마주하고 더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일 텐데 말이다. 새롭게 지어지는 공연장들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정리 최성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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