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기의 록 음악적인 에너지를 끌어내는 두 청년, 투 첼로스에게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재산이다. 여느 크로스오버 팀들과 구분되는 지점은 록 음악을 클래식 악기로 연주해보기 위해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니라, 클래식 음악만을 연주해서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서 투 첼로스가 탄생했다는 것!
1986년생 스테판 하우저와 1987년생 루카 술리치는 크로아티아에서 유명했던 라이벌 관계였다. “세상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심”으로 하루 열 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던 지독한 연습벌레들로, 둘은 국내외 콩쿠르에서 무수히 부딪히는 떠오르는 신예들이었다. 그러던 중 2011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음악원에서 공부를 하던 이들은 재미 삼아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을 두 대의 첼로를 위한 곡으로 편곡해 유튜브에 올렸다. 이들의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고, 며칠이 지나자 각종 메이저 음반사와 TV쇼에서 연락이 왔다. “지미 핸드릭스 이후 최고의 라이브를 봤다”라고 흥분하며 엘튼 존이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 같은 해 소니에서 U2와 너바나, 건즈 앤 로지스 등 유명한 록 음악곡들을 편곡한 첫 앨범을 발매했고, 2012년에는 엘튼 존의 투어에 동행해 세계 곳곳을 누비기도 했다. 작은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하는 데 답답함을 느낀 이들은 수만 명이 모인 야외 콘서트에서 단독 공연 투어를 다니며 록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투 첼로스는 록 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2013년 발매한 두 번째 앨범에서도 록 가수들의 곡을 편곡해 실었지만, 사실 이들의 최고 히트작인 ‘Thunderstruck’은 바로크 음악을 패러디한 것이다. 바흐와 비발디로 분장한 하우저와 술리치는 바로크 음악을 재료로 사용해 점차 록 음악으로 변화시키는데, 바로크 음악에 내재된 에너지를 무척 재치 있게 풀어내는 시도는 클래식 음악에 매진했던 그들의 번뜩이는 통찰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쉽지 않아 보이는 편곡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투 첼로스는 “우리는 원곡을 귀로만 듣고 즉흥적으로 편곡해버리는데, 원곡에 담긴 재료를 가지고 노는 기분으로 연주한다”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 첼로스의 첫 내한 공연은 5월 24일 울산현대예술관, 25일 성남아트센터, 26일 라움아트센터, 27일 서울 LG아트센터으로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마이클 잭슨 ‘Smooth Criminal’, 콜드플레이 ‘Viva La Vida’,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 리한나 ‘We Found Love’, U2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외.
글 김여항 기자(yeohang@gaeks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