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니의 드뷔시 프렐류드 2권 외
드뷔시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전주곡 2권 음반이다. 폴리니는 1960년 제6회 쇼팽콩쿠르 우승자로 1999년 드뷔시의 전주곡 1권을 음반을 발매했었다. 드뷔시의 전주곡 2권에는 평화로운 선율의 ‘고엽’과 열정적인 피아니즘의 ‘불꽃’ ‘물의 요정’ 등이 담겨 있다. 이번 앨범에는 드뷔시의 ‘백과 흑으로’도 수록되었는데 이 작품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작곡가인 그의 아들 다니엘레 폴리니가 참여했다. 다니엘레 폴리니에게는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앨범이자 폴리니 부자가 함께 녹음한 최초의 프로젝트이다.
알렉산더 멜니코프의 ‘4개의 작품을 위한 4대의 피아노’
멜니코프의 새 앨범은 ‘피아노의 역사’에 주목해, 4개의 작품을 서로 다른 시대의 피아노 4대로 연주했다.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은 멜니코프 본인 소유의 19세기 초 알로이스 그라프 피아노로 연주했고, 쇼팽 에튀드 Op.10은 1837년산 에라르 피아노로 연주했다. 기계적인 사운드의 그라프와, 그보다 조금 더 풍부한 소리의 에라르 피아노의 비교가 흥미롭다. 묵직한 음색의 1875년산 뵈젠도르퍼는 리스트 ‘돈 조반니의 회상’과 잘 어울린다.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은 2014년산 스타인웨이의 현대적이고 깔끔한 소리로 연주된다.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전곡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처음으로 발매한 음반이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라흐마니노프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여러 레이블에서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 온 그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라흐마니노프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러시아의 색채와 아름다운 선율, 다이내믹한 효과를 담고 있어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파워풀한 테크닉과 섬세한 해석이 담긴 루간스키의 연주로 24개의 프렐류드에 담긴 저마다의 개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 필립 리오피의 ‘리오피’
프랑스의 피아니스트 장 필립 리오피는 막스 리히터, 윱 베빙과 같이 감수성 어린 선율과 미니멀한 구성의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탄탄한 실력과 빼어난 감수성으로 수많은 광고 음악과 영화 음악을 만들며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한 그가 마침내 워너 클래식을 통해 음반을 발매한다. JPRP 등의 예명을 사용해온 그는 이번 앨범에 ‘리오피’라는 타이틀을 달아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앨범에는 2017년 한 해 동안 디지털 싱글로 발표하며 인기를 얻은 ‘아이 러브 유’ ‘온 어 클라우드’ 등 총 16곡이 수록되어 있다.
아니타 라흐벨리슈빌리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아리아 모음집’
메조소프라노 아니타 라흐벨리슈빌리가 발매한 첫 솔로 음반. 비제 ‘카르멘’, 생상스 ‘삼손과 델릴라’, 베르디 ‘돈 카를로’ 등 프랑스와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 중 널리 사랑받는 아리아들이 담겼다.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탁돼 라 스칼라 극장에서 2009/2010 시즌에 선보인 ‘카르멘’ 무대에 서며 주목받은 아니타는 압도적인 연기력과 존재감을 뽐내며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베를린 슈타츠오퍼, 로열 오페라 하우스 등 세계적인 극장에서 잇따라 데뷔했다. 탄탄하면서도 짙은 감성이 베인 라흐벨리슈빌리의 음색은 관능적이고 강렬하다.
문의 ‘키스 미’
재즈 그룹 윈터플레이의 보컬로 활동해온 재즈보컬리스트 문혜원이 문(Moon)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앨범은 일본 유니버설뮤직이 녹음했으며, 브라질 음악의 거장인 기타리스트 고로 이토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가요 ‘슬픈 인연’의 일본 번안곡 ‘Kikuna’와 ‘Kiss me’ 등 귀에 익은 노래와 함께 ‘Quando, quando, quando’ ‘Something stupid’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을 담았다. 이 앨범으로 문은 한국인 최초로 유서 깊은 재즈 레이블 버브의 뮤지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존 넬슨의 베를리오즈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
2017년 4월 스트라스부르에서 콘서트 오페라 버전으로 열린 베를리오즈 ‘트로이 사람들’의 실황. ‘트로이 사람들’은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에네이아스’를 바탕으로 베를리오즈가 직접 대본을 쓴 오페라로, 트로이 목마 사건으로 인한 트로이의 함락, 카르타고의 디돈 여왕과 트로이의 영웅 에네의 이야기를 담은 대작이다. 5막에 달하는 전곡을 무삭제로 4장의 CD에 담았고, DVD에는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수록했다. 베를리오즈에 정통한 거장 존 넬슨이 지휘를 맡았다. 조이스 디 도나토가 디돈 역을, 마이클 스파이어스가 에네 역으로 분했다.
박자영의 ‘해금, 노래하다’
해금 연주자 박자영이 그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선보여온 창작곡 등을 한데 모은 음반이다. 해금의 무궁무진한 소리 스펙트럼과 표현력을 바탕으로 삶에 녹아 있는 무수한 감정을 담은 총 7곡이 수록됐다. 악기 간에 합을 맞추고 숨을 고르는 ‘다스름’을 시작으로, 해금과 기타·타악기로 그리움의 정서를 그려낸 작곡가 강은영의 ‘서연곡’, 소리꾼 유태평양과 거문고 연주자 이정아가 함께한 전라도의 향토 민요 ‘육자배기’, 지영희류 해금 산조를 25현 가야금과 해금을 위한 소나타 형식으로 재구성한 ‘허튼가락으로 흘러’ 등이 절묘한 화음을 이루고 있다.
글 월간객석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