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기회를 기적으로 만든 폴 포츠. 그가 전하는 희망의 목소리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 놓치지 말고 꼭 그 기회를 잡으세요. 그리고 그 일을 즐기세요.”
제1회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하며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폴 포츠. 그가 무대에 데뷔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오디션 우승 이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 편의 영화와 책, 6개의 음반을 선보인 그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수많은 무대에 오르고있다. 특히 폴 포츠는 2008년 이후부터 꾸준히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서울과 지방의 크고 작은 공연장을 찾아 관객을 만나는 그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정’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음악가였다. 3월에 방송된 SBS ‘백년손님’ 촬영을 위해 한국에 들렀다는 그가 ‘객석’ 독자들을 위한 10주년 기념 앨범 ‘온 스테이지’를 잔뜩 들고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10년 전의 첫 내한 이후,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꼭 하는 일이 있다면?
걷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걷는데, 특히 한국에 올 때마다 남대문과 광화문 광장, 그리고 숭례문 일대를 걷는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밤새 켜져 있는 조명과 상점이 내게는 참 새롭고 신기한 광경이다. 무엇을 목적으로 두고 걷는 것은 아니지만,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헝가리와 빈에서 전시도 개최했는데, 한국에서 찍은 사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진으로 담았던 장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는가?
캠핑카를 타고 본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광경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에 못지않게 한국도 아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도 유명하지만, 동해안과 우도 등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 많다. 한국에도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한다.
2007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갑자기 찾아온 삶의 변화와 많은 사람의 관심이 부담되거나 두려웠던 적은 없는가?
삶에는 늘 변화가 있기 마련이라 너무 멀리 보고 기대하다 보면 오히려 그 변화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너무 앞서서 생각하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노력했다. 데뷔 이후에도 꾸준히 레슨을 받고 있는데, 지금은 시간이 날 때마다 런던을 찾아 레이먼드 코넬 교수님을 찾고있다. 목소리도 사실 근육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훈련하다 보면 잘 발달시킬 수 있다. 그동안 많은 훈련과 연습을 했고, 10년 전보다 더욱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언제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혹독하게 평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관객들이 아무리 내 노래를 좋아하고 호응해준다 하더라도 그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본인에게 음악과 무대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음악이 완벽함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감을 이루고 인간다워야 하는 것이 음악이다. 모든 연주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연주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울리느냐이다.
오페라 가수를 꿈꿨는데, 지금은 주로 콘서트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오페라 가수에 대한 꿈은 아직도 변함이 없는가?
데뷔 이전에도 아마추어 오페라 무대는 많이 경험했다. 2003년 푸치니 오페라 ‘마농 레스코’의 데 그리외 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수술한 지 4일 만에 무대에 서야 했다. 수술하고 이틀째 되던 날 리허설을 했는데, 수술 상처가 벌어져 피가 난 채로 리허설을 이어가다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었다. 그만큼 푸치니의 작품을 좋아하고, 꼭 공연하고 싶었다. 데뷔 이후 푸치니 ‘토스카’,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등 몇몇 프로페셔널 오페라 무대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런던에서 공연했던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카바라도시는 정말 극적이고 멋진 역할이었다. 영웅의 숙명, 피할 수 없는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카바라도시를 연기하며 큰 감명을 받았다. 아직 예정된 바는 없지만, 한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더 많은 프로페셔널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 공연 이외에 관심이 있는 활동이 있는가?
한국에서 소년원을 수차례 방문했었다. 법무부 ‘청소년 선도 명예대사’로 위촉받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음악은 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다. 내 노래를 통해 희망을 보여주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큰 성공만을 바라보며 희망을 잃어버리곤 한다. 작은 것들이 쌓여서 결국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인데, 큰 것만 보고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결국 희망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본인의 노래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인가?
내가 아닌 모습에 집착하면서 좇지 말고, 나 자신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완성하는 그 무언가를 찾았을 때가 바로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게 ‘음악’이 그런 존재고, 음악을 통해 희망을 느끼듯이 말이다.
앞으로 보여줄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한국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와 콘서트를 가지게 될 것 같다. 한국어도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10월, 한국에서 투어 공연을 예정하고 있으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글 이미라 기자 사진 메이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