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 아믈랭

건반에 담은 쇼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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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8년 11월 5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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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쿠르를 통해 세계무대로 떠 오른 그의 첫 내한 독주회가 펼쳐진다

©Yamaha.portrait

지난해 2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마주했던 피아니스트 샤를 리샤르 아믈랭. 당시 기품있고 진중한 음악을 자유롭게 펼쳐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오는 11월 20일 다시 한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는다. ‘올 어바웃 쇼팽(All About Chopin)’, 쇼팽의 음악으로만 가득 채운 이번 무대는 국내에서 선보이는 첫 단독 공연이다. 4개의 발라드와 4개의 즉흥곡, 녹턴 20번과 폴로네즈 6번 ‘영웅’까지 다채로운 쇼팽의 음악이 건반 위로 펼쳐진다.

캐나다 퀘벡 출신의 샤를 리샤르 아믈랭은 맥길 대학교와 예일 음대, 몬트리올 음악원에서 사라 라이몬·보리스 베르만·앙드레 라플랑트를 사사했다. 아믈랭과 한국의 인연은 2014년 서울국제콩쿠르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3위에 오른 그는 처음 참가한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다음 해 쇼팽 콩쿠르로 세계무대로의 발판을 마련하며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15년 쇼팽 후기 작품으로 구성해 발매한 그의 첫 솔로 앨범은 펠릭스 상·디아파종 상·BBC 음악 매거진 상 등을 받았고, 이듬해 퀘벡 몽칼름 궁전 공연 실황을 담아 발매한 두 번째 앨범 또한 호평받았다. 최근 퀘벡 문화예술공로훈장까지 수상한 그는 캐나다를 넘어 이 세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쇼팽 콩쿠르 입상자 투어 콘서트 이후 오랜만의 내한이다. 한국은 내가 참가했던 첫 국제 콩쿠르(2014년 서울국제콩쿠르) 장소이다. 당시 한국의 모든 것이 경이로웠다. 발전된 과학기술과 건물, 문화, 그리고 사람들까지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첫 솔로 리사이틀을 위해 다시 방문하게 된 것에 매우 특별함을 느낀다. 특히 멋진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연주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번 공연에서 쇼팽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특별히 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이유가 있는가? 아마 많은 관객이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콩쿠르에서 조성진의 뒤를 이어 2위를 수상했던 참가자로 나를 기억할 것 같다. 그래서 내 리사이틀 데뷔 프로그램을 쇼팽의 음악적 특징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도록 구성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는 곧 캐나다에서 녹음할 예정인 즉흥곡과 녹턴, 폴로네즈, 그리고 4개의 발라드를 연주할 예정이다.

어떻게 음악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여러 악기 중에서도 왜 피아노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내 아버지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다. 집에 오래된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었고, 내가 4살이 되었을 무렵에 아버지가 처음으로 피아노를 가르쳐주셨다. 내가 피아노에 재능을 보이자 폴 서두레스쿠(Paul Surdulescu) 선생님에게 데려가셨고, 선생님과 함께 18살 때까지 피아노를 공부했다.

현재 장 솔니에르에게 음악적 조언을 받고 있다고. 그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장 솔니에르(Jean Saulnier)는 몬트리올에 있는 피아노 선생님이다. 앙드레 라플랑트(André Laplante)와 함께 쇼팽 콩쿠르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콩쿠르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협주곡들을 많이 배웠어야 했을 때도 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선생님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고, 가능하면 레슨도 받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내 삶을 이끌어준 중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준 사람은 앙드레 라플랑트다. 매우 독특하고 고무적인 피아니스트로 나는 모든 사람에게 그의 음반, 특히 라벨과 리스트 녹음을 들어보라고 권한다. 그는 내가 나만의 음색을 찾고, 개성을 만들어가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는가? 기간을 올해로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일본에서 세 번의 투어를 통해 스무 번 이상의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무대를 통해 일본 관객과 특별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이처럼 앞으로 한국 대중과도 더 많은 관계를 맺고, 발전시켜갈 수 있기를 바란다. 특별한 무대는 수없이 많았지만, 쇼팽 콩쿠르에서의 마지막 파이널 라운드 연주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던 무대라 더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무대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만큼 쇼팽 콩쿠르가 연주 인생에 있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것 같다. 쇼팽 콩쿠르 이후 내 삶은 마치 낮과 밤처럼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캐나다 내에서 일 년에 20~25회의 연주를 했다면, 콩쿠르 이후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90여 회의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달라진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학생의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이제 내 앞에 새로운 과제들이 생겼다. 사람들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배워야 하는 레퍼토리의 양 또한 방대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연주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이 있다면. 종종 내가 연주하는 악기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우리 피아니스트들은 집에 있는 악기 외에 다른 악기와는 장기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아주 좋은 피아노를 만날 때 매우 행복하다. 그 악기가 주는 것에 반응하고 답하다 보면, 진정한 대화로 이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음악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하다. 이미 2015년 쇼팽 콩쿠르를 통해 가장 큰 꿈을 이뤘다. 이를 통해 남은 평생 계속해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고, 세계를 여행하며 연주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다.

글 이미라 기자 사진 더브릿지컴퍼니

 

샤를 리샤르 아믈랭 피아노 독주회

11월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쇼팽 발라드 전곡·즉흥곡 전곡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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